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38
12. 움직이기 시작하는 세력들.
두 마스터를 토벌군 총사령관으로 임명하는 즉시 비밀리에 움직이도록 명을 내렸다.
먼저 남부와 북부에 있는 병력 일부를 중앙 쪽으로 끌고 왔고, 동시에 자신들이 가장 믿을만한 자들을 지휘관으로 삼아 부대를 만들었다.
그러는 동안 알렉시안 역시 친위대를 통해 황궁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친위대를 통해 황궁 지하를 정비하고 기록상으로 남아있는 모든 비밀통로를 조사하게끔 했다.
귀족파가 몰래 잠입할 것을 염두에 둬야 했기 때문이다.
“후···중앙권력을 오랫동안 잡은 놈들이라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네.”
알렉시안이 골치 아프다는 표정으로 말하며 머리를 박박 긁었다.
오랫동안 중앙에 머문 놈들답게 황궁의 비밀통로 일부쯤은 알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거기다 수도에서 알렉시안이 모르는 지하통로까지 이용할 가능성이 컸다.
그나마 종말세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지하통로를 찾아냈지만 어딘가에 또 숨어있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그만큼 제국의 역사는 깊었다.
“시종장.”
“준비는?”
알렉시안의 부름에 들어온 시종장이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끝났습니다. 곧 토벌군에 관해서 정식으로 발표될 것이옵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알렉시안.
“토벌군에 수도방위군과 중앙군도 포함하는 것은?”
“군부대신이 추진 중입니다.”
주축은 북부와 남부의 병력이 되겠지만 굳이 수도의 방어력을 털어가며 군대를 지원하는 이유는 귀족파의 힘을 깎기 위함이다.
감찰단으로 한차례 털어낸 후 중앙군 병력 다수는 귀족파에 연줄을 댄 이들의 것이다.
그렇다면 균형을 맞춰줘야 하지 않겠는가?
본래라면 기를 쓰고 반대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무슨 명분으로 반대할까?
‘제국에 혼란을 야기시키는 자들을 토벌할 것이다!’
이 강력한 명분 아래 귀족들은 찍소리도 못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검성과 마르코가 이끄는 대규모 토벌단으로 움직인다면 감찰단도 힘을 받을 터. 전국적으로 혼란을 일으키는 이들의 움직임은 묶일 수밖에 없다.
거기에 서부의 마스터 역시 겉으로나마 반란군을 진압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 터.
감찰단을 포함해 마스터 전원이 움직인다면 내부의 혼란이 오랫동안 지속할 가능성은 낮다.
이는 귀족파가 원하는 바가 아닐 터.
여기서 고민이 있을 것이다.
알렉시안이 무리해서 중앙군을 빼서 토벌하려 한다.
‘확 일을 저질러?’
여기까지는 고민일 것이다.
재상 정도 되는 인물은 각이 보인다면 움직일 테지만 겁 많은 귀족들이 따라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다.
이들도 머리가 있으니 알렉시안이 미끼를 던진 것임은 알고 있을 터.
함정마저 파괴할 정도로 강력한 전력으로 전복을 시도한다면 될 일이지만 실패한다면? 이라는 가정이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러니 저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야 했다.
자신들이 가진 것이 죄다 털릴 수 있다는 경고를 한다면 함정인 것을 알면서도 미끼를 물으러 나올 것이다.
“아우는?”
3황자를 얘기하는 것임을 눈치챈 시종장이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현재 남동부에서 병력을 집결시키는 중입니다.”
“그럼 도와줘야겠지?”
“···동부 토벌군 사령관으로 임명하시려는 겁니까?”
그 말에 알렉시안이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명만 챙겨주면 서운하겠지?”
“···군부에 전해두겠습니다.”
“내무부에 전해서 토벌군 사령관을 상징하는 패 하나 만들라고 해.”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령에 밖으로 나가는 시종장.
북부와 남부가 있다면 동부와 서부도 있어야 하는 법.
마침 동부에서 나름 세를 불려가고 있는 3황자가 있기에 토벌군 사령관으로 삼았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서부.
마스터가 동부로 떠나고 주요 귀족들 역시 죄다 감찰단으로 파견된 지금, 서부사령관을 제외하면 서부에 남아있는 것은 변변찮은 귀족들 뿐이다.
사령관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국경을 지켜야하니 중앙지역에서 파견된 군을 이끌 사람은 2황자 뿐이다.
북부와 남부에 보내는 귀족파 출신의 중앙군은 검성과 마르코가 통제할 것이다.
남은 귀족파 출신 중앙군 역시 동부를 장악한 3황자가 통제할 수 있을 터.
세곳에 귀족파 출신 병력을 죄다 몰아줬으니 서부에는 선황파와 중립의 위치에 있는 병력들로 채워줄 수 있을 터.
‘여차하면 이들이 서부에서 일어날 일들을 견제할 수 있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며 책상에 놓인 제국의 전도를 바라보았다.
감찰단을 통해 자기의 영역에서 벗어나게끔 했다.
토벌단을 통해 혹시나 있을 상황까지 견제하게끔 했다.
이제 지방에서 대대적인 반란은 어렵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중앙뿐.
때마침 중앙군이 비어있고, 수도방위군과 근위대 또한 숫자가 많이 줄어있다.
귀족파 입장에선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2황자를 토벌군 사령관으로 만든 것도 컸다.
상황상 토벌군 사령관 임명은 약식으로 한다 하더라도 보고는 중앙으로 와야만 할 터.
‘황제가 2황자를 그냥 놔줄까?’
귀족들 입장에선 이런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제 선택지가 없다.
“어쩔거냐?”
알렉시안이 빙그레 웃으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높게 솟은 귀족원의 건물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 시각 시종장에 의해 군부에 알렉시안의 뜻이 전해지고, 이는 곧바로 귀족들에게 전달되었다.
“···강하게 나오시는군.”
재상이 알렉시안이 둔 수를 읽으면서 말하자 귀족들이 침묵했다.
그들이 준비한 한 수는 의미가 없게 되었다.
인접 국가들의 압박?
전통파와 망국의 존재들의 난?
토벌군이 나서는 순간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다.
애초에 제대로 들고 일어난 것이 아닌 귀족파와의 계약으로 인해 혼란을 일으킨 것이기 때문.
귀족파가 주는 돈 때문에 목숨까지 걸 자들이 아니다.
「준비 끝. 북부에서 대규모 혼란이 일어날 것.」
재상의 손에 쥔 종말세력의 쪽지.
이 역시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알 수 없으나 검성이 다시 북부로 간 이상 결국은 막힐 것이다.
그가 복귀하는 것만으로 웬만한 일은 해결될 만큼 강한 존재였으니까.
선황이 자리를 비웠을 때도,
위독했을 때도
다른 마음을 품지 못한 가장 큰 이유.
대륙 최강의 검이라는 검성이라는 존재 때문이었다.
종말세력이 검성만 잘 묶어준다면?
제국 전역에 일어난 혼란이 지방으로 퍼진 군대를 잘 붙잡고 있어 준다면?
계산을 끝낸 재상이 귀족들을 보며 말했다.
“여론을 만들지.”
“···황제의 함정입니다.”
“함정을 부수면 될 일.”
그렇게 말하며 중년 귀족을 바라보았다.
“이대로 끌려다니면 결국 우리의 끝은 뻔하다.”
“하지만···.”
“이대로 제국 내부가 정리된다면? 황제가 2황자를 그냥 놔둘까?”
“···.”
2황자가 중앙으로 끌려온다면 끝이다.
3황자가 있겠지만 과연 그가 서부귀족과 손 잡으려고 할까?
황제의 어미가 죽은 것처럼 3황자 역시 그가 이렇게 된 이유에 귀족파의 잘못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3황자가 황제가 되어도 좋아. 현 황제만 아니면 된다.”
재상의 확고한 의지에 귀족들이 공감한다는 듯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3황자의 세력이 제법 매섭긴 하지만 결국 한계가 있다.
결국 자신들의 도움이 필요할 터.
“2황자를 밀어보다 안 되겠다 싶으면 버리면 된다. 중요한 건 현 황제를 끌어내는 것.”
“최대한 살려야겠군요.”
그 말에 재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웬만한 현 황제를 살리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제국에 혼란을 야기시킨 황제.’
‘타협보다 폭정으로 문제를 만든 황제.’
그렇기에 자신들의 반란은 정당하다.
좀 부족한 명분일 수 있다.
그러니···
‘현 황제가 준비가 될 때까지, 두 아우들이 같이 국정을 이끌어 나가는 체제.’
이것이라면 검성도 섣부르게 움직일 수 없을 터.
그러니 생포가 중요했다.
최상의 결과를 위해선 압도적인 무력이 필요했다.
“황제가 던진 미끼. 물어보도록 하지.”
“예!”
재상의 명에 그곳에 모인 모든 귀족들이 고개를 숙였다.
네 지역의 토벌군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발표가 난 이후 곧바로 귀족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숱하게 알렉시안을 방해해 왔던 것 역시 멈추었다.
“마지막 꿈이라도 꾸시길···.”
어떠한 방해도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라는 듯 움직이지 않는 재상.
방해꾼이 없어졌으니 일처리 역시 순항할 수밖에 없었다.
[서브퀘스트(쉬움) 동쪽 지역의 배수로 정비가 완료되었습니다. 골격이 약간 강해집니다.] [서브퀘스트(보통) 상업지구 지역의 도로 정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오러가 소폭 상승합니다.] [서브퀘스트(쉬움) 서쪽 지역의 대규모 민원 처리가 완료되었습니다. 체력이 소폭 상승합니다.].
.
.
알렉시안이 관여한 일들이 해결될 때마다 건강은 점점 좋아지고 있었고, 실력 역시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더해 하루도 빠짐없이 수련했다.
[서브퀘스트(보통) 상업지구의 치안 안정화에 성공하셨습니다. 일주일간 모든 훈련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이런 버프가 있으니 시간을 쪼개서라도 수련을 해야만 했다.
황궁이 뚫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무조건 강해져야만 했다. 적어도 자신을 지키는 기사들의 발목이라도 잡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수련해야만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러, 검술뿐만 아니라 속성술 역시 숙련도가 대폭 상승하면서 빠르게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상이 준 달콤한 평화의 시간.
그 시간을 정신없이 보내는 동안 마침내 남부와 북부로 향할 토벌군이 움직였다.
그리고 내무부에서 챙겨준 임명장과 함께 동부와 서부로 향하는 토벌군이 수도를 떠나는 출정식을 가졌다.
“짐은 아우의 능력을 믿는다. 아우라면 서부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니 무리하지 말고 잘 해결한 다음 황궁에서 보고 싶다 전하게.”
“···예. 폐하.”
알렉시안의 말에 서부귀족출신의 내무부 관료가 똥 씹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출정식이 끝나고 마침내 모든 토벌군이 수도를 벗어났다.
그 모습을 수도의 성벽 위에 올라 가만히 지켜보는 알렉시안.
바로 그때, 피오라가 다급히 성벽으로 올라왔다.
“폐하.”
“무슨 일이지?”
다급해 보이는 그녀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알렉시안.
그러자 황급히 입가에 손을 올리며 귓속말로 보고를 올렸다.
“북부에서 대규모 몬스터들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전부···변이된 몬스터입니다.”
“대처는?”
“현재 검성 케일 공작이 토벌군을 이끌고 황급히 북부방어선으로 복귀 중입니다. 또한, 북부 전 병력이 집결 중이라 하옵니다.”
마침내 움직인 종말세력.
‘빠르다. 나로 인해 변한 것일 터.’
자신이 일찌감치 종말세력을 수면 위로 드러낸 만큼 적들 역시 더 빠르게 일을 진행한 것일 터.
“준비된 것들도 흐트러지겠군.”
“아니옵니다. 북부지역 남쪽에 여전히 치안유지를 위한 부대를 남겨두었습니다.”
피오라의 말에 알렉시안이 눈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케일 공작이 자신의 힘만으로 충분하다 합니다.”
압도적인 자신감.
그러나 충분히 근거 있는 자신감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피오라가 끝나지 않았다는 듯 남부와 동부의 소식도 전했다.
“제국 내부에 대규모 변이체들이 나타났습니다. 아무래도···.”
“종말세력이겠지.”
“예. 현재 이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자 한다고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다만 마르코 공작 역시 중앙지역 부근에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부대를 남겨두었습니다.”
일이 벌어질 때를 대비한 두 공작의 배려에 피식 웃은 알렉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여기 마탑주의 서신입니다.”
「필요하실 때 부르신다면 언제든 달려가겠습니다.」
각 지방의 마탑 신설로 다수의 마법사들이 빠져나가면서 중앙의 마탑을 온전히 장악할 수 있게 된 마탑주.
그녀가 알렉시안의 지원요청에 응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귀족들이 미끼를 물기를 기다리는 것뿐.
“시작됐나?”
알렉시안이 멀리한 건물에 걸린 현수막을 보면서 말했다. 그러자 피오라가 그것을 보면서 고운 미간을 찌푸렸다.
「제국에 혼란을 야기한 현 황제의 폭거를 규탄한다!」
귀족들이 미끼를 물었고, 이는 곧 수도에 큰 난이 일어남을 암시하는 일이었다.
“슬슬 준비하지.”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령에 고개를 숙인 피오라가 조용히 그를 옆에서 호종하며 황궁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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