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39
13. 수도정화 완료?
결국, 귀족파가 움직였다.
중앙지역에 다수의 병력이 빠지는 것을 확인한 순간 움직인 여론.
그러나 알렉시안은 굳이 제지하지 않았다.
“점점 선을 넘는 것 같습니다.”
황궁으로 돌아온 알렉시안을 향해 피오라가 분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광장에 있는 현수막 일부를 가져온 것이다.
「무능함을 가리기 위한 과격한 행보!」
「제국의 혼란은 예정된 것이었다.」
단순히 비난만 적힌 글도 있지만···.
「황제 폐하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그의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선 경험이 필수!」
어떤 학자가 게시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유를 들어 현 황제의 경험 부족을 꼬집는 글도 게시되어 있었다.
그럴듯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그의 개혁으로 인해 앞으로 발전할 제국의 모습까지 설명하고 있었기에 적절히 중심을 잡은 글처럼 보였다.
그러나 핵심은 현 황제의 미숙한 국정 운영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
적어도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경험 많은 대신들과 귀족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개소리.
그걸 알기에 피오라가 분노하는 것이었다.
“최소한의 제재는···.”
“내버려 둬.”
알렉시안이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하자 피오라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폐하. 이대로 가만히 놔둘 경우 폐하에 대한 근거 없는 낭설이 진실처럼 될 것입니다.”
시종장조차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웬만하면 나서지 않는 그였으나 귀족들이 만든 낭설로 인한 여론이 수도 전체로 퍼져나가는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그러나 알렉시안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재상이 짐을 배려해줬으니 짐도 그리해야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 역시 철저히 계산에 의한 것이었다.
문을 열려면 활짝 열어야 하는 법.
적들이 반드시 움직일 수밖에 없게끔 퇴로를 차단해야 했다.
거기다 여론에 딱히 대응을 안 하는 것은 믿는 바도 있었기 때문이다.
[서브퀘스트(쉬움) 구도심 남쪽 지역의 치안이 좋아졌습니다. 구도심 사람들의 신뢰도가 상승합니다.] [서브퀘스트(쉬움) 수도 북쪽 지역의 하수도 시설이 완비되었습니다. 북쪽지대의 제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습니다./체력이 소폭 상승합니다.].
.
.
제국민들이 지지하고 있음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제국민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귀족들도, 단승귀족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무리 거창한 명분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반란은 반란.
자신을 죽이는 순간 반란군의 오명을 씻을 수 없을 테니 생포해서 어떻게든 협상을 하려 들 것이다.
거기다 더해 시간제한까지 있었다. 귀족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정보망을 통해 중앙지역 근방에 있는 부대의 의도를 알았을 것이니 제한된 시간 내에 작전을 성공해야 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버텨야지.’
어차피 지금의 판은 상대나 자신이나 모든 걸 다 알고 시작하는 것이다.
미끼의 의도.
반란의 목적.
시간제한까지.
모든 것이 서로에게 공개된 것처럼 알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서로가 숨겨둔 비장의 한 수를 이용해 싸워야 하는 전투.
그렇기에 적들은 그동안 숨겨왔던 모든 것을 걸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히 종말세력 역시 가담하겠지.’
수도와 중앙의 완전한 정화.
그것을 위해서 귀족파를 미끼로 삼을 생각인 알렉시안.
‘나의 목숨으로 귀족파를 끌어내고, 그들을 미끼로 종말세력까지 완전히 처리한다.’
그렇게 중앙에서 종말세력을 완전히 몰아낸다면 그다음은 제국 전체였다.
안정된 중심을 바탕으로 사방으로 뻗어 나간 종말세력을 하나하나 발견해 태워버릴 것이다. 그렇게 제국 내 모든 종말세력을 청소했을 때 비로소 멸망을 막을 준비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아직 준비의 준비를 준비하는 느낌이라 할 수 있는 상황.
“후···까마득하군.”
“예?”
“아. 그냥 혼잣말이네.”
당황하는 피오라를 보면서 피식 웃은 알렉시안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시종장과 피오라는 알렉시안이 지금의 상황에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드시 지켜드리겠습니다.”
“목숨 걸고 폐하를 지키겠습니다.”
뭔가 다짐이라도 한 듯 굳은 목소리로 말하는 두 사람을 보면서 쓴웃음을 지은 알렉시안.
“좋네. 그러려면 일단 준비부터 마무리해야겠지.”
“예!”
“좋아. 시종장은 ‘숨바꼭질’을 준비토록 하고, 피오라는 그들과 잘 연계하도록 하고.”
“예!”
알렉시안의 명령에 고개를 숙이고 나가는 시종장과 피오라.
「작전명: 숨바꼭질」
직접 명명한 작전.
그걸 위해선 황궁뿐만 아니라 수도의 비밀통로를 전부 개방해야 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제국답게 아직 파악하지 못한 지하통로가 많을 테지만 상관없다. 알렉시안이 파악하지 못한 통로가 있는 만큼 적들 역시 전부 파악하지 못한 통로가 있었으니까.
또 전부 파악하면 어떠한가?
수많은 통로 중에 자신이 어디에 있을 줄 알고?
제국 초창기에 만들어진 폐쇄된 통로.
그 밖에 내전을 겪으며 폐쇄되거나 만들어진 통로들.
역대 황제들이 비밀리에 만든 통로들까지.
황궁에만 알려지지 않은 통로들이 많았다.
그 모든 것을 ‘황궁 정비사업’이라는 명분으로 고문서를 뒤져가며 다 찾아냈다. 아마 귀족들도 수도의 많은 통로를 찾느라 분주할 터.
“놀이는 언제쯤 시작되려나?”
여론작업이 무르익을 때쯤?
아니면 북부의 상황이 정점으로 치달을 때?
언제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긴장감을 높이고 귀족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그래도 조금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상황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북부 대규모 몬스터 군단과 전쟁 중. 검성을 비롯한 토벌군 대다수가 접전지역에서 전투 중!」
「남부지역에 나타난 다수의 변이종(반마족)과 전투 시작!」
「급보! 동부에 언데드들이 나타남. 현재 동부군이 방어선 형성하고 막는 중.」
「서부지역의 접경지역에 다수의 국가들이 병력 집결 중. 일부 지역에선 국지전 발생!」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소식들.
그리고 이 사실을 귀족들은 대대적으로 알리면서 여론을 만들려 했다.
알렉시안은 이에 특별히 대응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에게 들어오는 소식들을 광장게시판과 공보를 통해 솔직하게 알렸을 뿐.
“감하는 것 없이 솔직하게 전부 알려줘.”
이런 명령에 공보를 담당하는 담당자가 당혹스러워할 정도였다.
귀족들을 비롯한 몇몇 과격 인사들이 알렉시안이 이 사태를 만든 것처럼 호도하며 상황을 끌고 나갔고 당장이라도 제국이 무너질 것처럼 굴었다.
그런데도 알렉시안은 꿋꿋하게 업무에만 집중했다.
황궁 앞까지 찾아온 과격 인사들에겐 황궁 문을 열고 직접 나와 상황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알렉시안의 모습에 귀족들이 당황했으나 작전은 제대로 진행 중이었다.
마침내···.
“명분은 만들어졌다.”
재상의 말에 몇몇 귀족들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현 황제가 성인이 될 때까진 귀족들과 대신들이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
「이 혼란을 넘기 위해선 귀족들과 대신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자신들이 억지로 쥐어짠 명분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을 확인했다.
이제 남은 것은 병력을 일으켜 황제를 확보하는 것뿐.
“지방군 전원이 각 지방에서 일어난 사태를 처리하느라 움직였음을 확인했습니다.”
귀족의 보고에 고개를 끄덕인 재상이 마지막으로 위협이 될 세력들을 확인했다.
“중앙지역 인근의 병력은?”
“종말세력으로 보이는 이들의 범죄조직으로 인해 쉬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앙군 역시 중앙지역에서 나타난 범죄조직들을 막기 위해 흩어졌습니다.”
알렉시안이 자신들을 잡기 위해 준비한 칼.
중앙지역 인근에 배치된 치안유지를 위한 남부와 북부 병력.
선황파와 충성파가 주축이 된 중앙군.
거기에 수도 밖에 배치된 수도방위군까지.
이들 모두가 귀족들이 준비한 범죄세력들의 발호, 종말세력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자아를 상실한 변이부대를 처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수도에서 난이 일어나면 다급히 돌아올 병력들이지만 그 전에 일을 마치면 된다.
“시간은?”
“반나절 이상은 벌 수 있을 겁니다.”
“내일 새벽. 그 안에 결판을 본다.”
재상의 말에 귀족들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해가 지고 재상의 명을 받은 귀족들이 일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움직임을 확인한 피오라가 다급히 황궁으로 들어왔다.
“폐하! 귀족들이 움직일 것 같습니다.”
“적들이 움직이기 전까지 티 내지 말도록. 핵심은 적들이 황궁의 방어를 뚫겠다 싶은 순간이야.”
알렉시안의 명령에 피오라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작전명 숨바꼭질답게 적들이 황궁 내부까지 침투하는 걸 가정한 작전이었다. 제국민들에게 적들이 반란군임을 확실히 인식시키려면 황궁이 귀족들의 군인들에 공격당하는 것을 연출할 필요가 있었다.
‘어설프게 빠져나가지 않게끔 확실하게 귀족들이 반란군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것.’
피오라에게 몇 번이나 당부한 숨바꼭질 작전의 핵심.
주 전장은 지상이 아니었다.
친위대, 북부와 남부의 특수부대들이 지하에서 격전을 벌이고, 지상은 수도방위군과 치안대가 격전을.
그렇게 시간을 버는 동안 외곽의 수도방위권이 들어온다. 뒤이어 중앙군과 중앙지역 인근에 있는 병력들이 차례대로 들어오면서 완벽하게 제압.
이것이 알렉시안이 생각한 숨바꼭질이라는 작전이었다.
자정이 넘은 시각.
횃불을 든 일단의 무리들이 황제를 규탄한다면서 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초반엔 몇몇 사람이 고성을 지르며 황제를 비난하는 것뿐이었으나 점점 사람이 많아지더니 달이 중천에 뜨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폐하. 움직이셔야 할 것 같사옵니다.”
시종장의 말에 황제의 궁 밖으로 나온 알렉시안.
광장에 모여 황제를 비난하던 사람들은 어느새 황궁 앞으로 모여들었다. 저 수 많은 사람들 중에 귀족들의 사병이 숨어있을 터.
“황제는 물러나라!”
시위자의 목소리와 함께 수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순간이었다.
“잠깐.”
알렉시안이 시종장을 멈춰 세우고는 황궁 밖을 바라보았다.
일단의 무리들이 나타나 시위대의 앞을 가로막았다.
“폐하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선황폐하 때보다 훨씬 살기 좋아졌어!”
“너희 귀족들의 끄나풀이지!”
알렉시안에게 구원들을 받은 변이된 자들.
알렉시안에게 재기할 기회를 받은 구도심 사람들.
귀족들의 횡포에 좌절했으나 알렉시안을 통해 다시금 기회를 얻은 사람들.
그 사람들이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는 알렉시안조차 예상하지 못한 상황.
당연히 귀족들 역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어떻게 합니까?”
멀리서 지켜보던 귀족이 당황한 표정으로 말하자 재상이 싸늘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며 명령했다.
“밀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밀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물러···컥!”
한 사내가 뽑아 든 칼에 허리를 베인 남자.
그러자 상황을 지켜보던 근위병들이 일제히 무기를 뽑아 들었고, 그것을 시작으로 양측이 격돌하기 시작했다.
“황제를 찾아!”
“저들을 뚫고 황궁 내부로 들어가야 한다!”
시위대로 위장한 병력들이 황궁을 뚫기 위해 싸우는 동안 지하 역시 수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었다.
“황제의 궁까지 도달하는 길은 없다. 황궁 외부에 도착하는 즉시 황제의 궁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말하며 작전을 설명할 때였다.
갑작스럽게 날아든 하나의 단도.
카아앙!
“누구냐!”
“반란군에게 답할 이름은 없다.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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