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40
13. 수도정화 완료?
황궁쪽 지하통로를 막고 있는 친위대.
“황제의 친위대다! 적당히 대응만 해!”
황궁과 연결된 많은 지하통로 중에 친위대를 만날 경우의 대비책.
그것은 뚫는 것이 아닌 묶어두는 것.
황제의 친위대 숫자가 적다는 점을 이용하기 위해 친위대를 만나는 이들이 최대한 묶어두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력 차이가 너무 컸다.
근위대장이 마음 잡고 키운 이들이 주축이라 굉장히 강했고, 시종장이 키운 아이들 역시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왔기에 만만하지 않았다.
“최대한 버텨! 버티면 승리한다.”
한 남자가 열변을 토하며 막아서려 하자 친위대원 중 하나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시간이 자신들의 편이라 생각하는 머저리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친위대들이 보기에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커헉! 모···못···가.”
“막아봤자 의미가 없을 거다.”
가슴에 검이 박힌 채 말하는 남자를 보면서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말하는 친위대원.
“폐하께서 준비하신 이들은 우리를 제외하고 꽤 많거든.”
그 말에 서서히 초점이 흐려지는 남자의 눈동자.
결국, 죽음을 맞이한 남자의 몸에서 검을 빼낸 친위대원이 먼저 움직인 동료들의 뒤를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친위대에 의해 지하통로 한 곳의 습격이 막혔지만, 반란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수도 곳곳에서 지하로 이동하는 귀족가의 사병들.
이뿐인가?
여전히 시위대는 황궁의 정문을 뚫으려 한다.
거기에 더해 황궁 주변으로 수상한 자들이 벽을 넘으려 했다.
“변이자들이다!”
근위병이 고함을 치며 적들의 습격을 알렸다.
황궁을 노리고 정문부터 외곽, 지하통로까지 사방에서 공격하는 귀족들.
몇몇 이들은 직접 검을 들고 이끄는 자들도 있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마침내 치안대장이 직접 치안대를 이끌고 나타났다.
“여기는 우리가 막을 테니 황궁 안으로!”
치안대장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근위기사가 재빠르게 병력을 이끌고 내궁으로 향했다.
어차피 사방에서 외벽을 타고 넘어오는 상황이니 병력을 끌어모아 내궁에서 승부를 보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삐이이이익~
근위기사의 호각소리에 근위대들이 일제히 황제의 궁을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빈 자리를 박박 긁어모은 친위대원들이 채웠다.
“막아! 근위대에 이 이상 부담을 줄 수는 없다!”
치안대장의 명령에 치안대원들이 이를 악물며 시위대의 돌진을 막아 세웠다.
“버텨라! 각 지역에 흩어진 치안대가 올 때까지만 버텨!”
치안대장의 말에 버텨보는 치안대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치안대원이 늘어나는 건 맞지만 그만큼 다른 곳에서 나타난 반란군 역시 늘어났기 때문이다.
뒤늦게 합류한 이들은 처음부터 경갑으로 무장하며 자신들이 반란군이라는 걸 숨길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치안대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쩌면···이곳이 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어.’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고, 폐하께오서 나름의 준비를 했을 것이라는 점도 잘 알았다.
그러나 그때까지 과연 자신이 버틸 수 있을까? 라고 묻느냐면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도 치안대장까지 해봤으니 되었나?’
평민의 신분으로 대신의 자리까지 올라봤으니 나름 만족할만한 인생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며 달려드는 반란군의 공격을 막아냈다.
점점 늘어나는 반란군 숫자를 막느라 허덕일 때, 동쪽에서 폭음이 들렸다.
“벽이 뚫렸다! 저쪽으로!”
“막아!”
치안대장이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폭음은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황궁의 벽 곳곳이 터져나가면서 그쪽으로 반란군들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안으로! 안에서 막는다!”
다급히 소리친 치안대장이 황궁 문을 개방하고 안으로 들어갔고, 치안대원들 역시 서서히 물러나면서 안쪽에 진형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황궁의 문이 반란군에게 점령당하는 그 시각, 광장 지역부터 가로막았던 반란군을 뚫고 황궁 인근까지 도착한 수도방위군.
“황궁 안으로! 빨리!”
수도방위군단장 로튼의 다급한 음성과 함께 황궁으로 달려가자 그곳에 보이는 건 시체뿐이었다.
문부터 인근 벽까지 터져나간 흔적들과 함께 전투 흔적들이 곳곳에 남겨져 있었다.
“전 병력 황제궁으로 간다! 폐하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야!”
로튼의 명령에 기사들이 먼저 황제의 궁으로 뚫고 나갔다.
치안대가 사력을 다해 막은 덕분인지 황궁 정문에서 황제의 궁으로 향하는 중간 길목인 중앙정원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막아라! 여기까지 뚫리면 안 된다!”
온몸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끝까지 부하들을 독려하면서 막아내는 치안대장.
지친 그를 향해 뒤에서 기습을 가하던 반란군.
그러나 그의 검은 치안대장에 닿지 못하고 그대로 허물어졌다.
“폐하께옵선!”
“모르겠습니다! 일단 황제의 궁으로!”
뒤늦게 도착한 로튼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사들만 데리고 먼저 궁으로 움직였다.
남은 병력은 1차적으로 반란군을 상대로 시간을 끌면서 전선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좋지 않았다.
합류하는 병력과 치안대보다 적들이 합류하는 숫자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하에서의 싸움 역시 마찬가지였다.
“황궁 안에서 막는다!”
절대적인 숫자의 차이를 실감한 친위대가 황궁 안에서 막기 위해 뒤로 물러나기를 결정했다.
친위대를 돕기 위해 북부의 특수부대와 남부의 특수부대가 합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마치 이들의 존재를 알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적들은 더 많은 인원을 끌고 왔기 때문이다.
미로처럼 얽힌 지하통로들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사방에서 혈향이 가득 찬 지하통로를 빠져나와 황궁 곳곳에 퍼져나간 반란군.
“꺄아아아악!”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지상으로 나온 반란군들이 움직였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붉은색 폭죽이 터졌다.
“황제가 도망쳤다! 모두 흩어져서 황제를 찾아라!”
황제의 궁에 황제가 없음을 나타내는 붉은 폭죽에 모두가 황궁 곳곳으로 흩어졌다. 수많은 반란군이 황궁에 진입했으나 누구도 황제를 찾지는 못했다.
뒤늦게 황궁으로 진입한 재상이 부하들의 보고를 들으면서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2차전 시작인가?”
황제가 준비한 작전의 핵심을 파악한 재상.
시간은 자신들의 편이 아니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도 외곽에서 병력들이 몰려오고 있을 것이고, 수도 밖에서는 더 많은 병력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반면에 자신들은 있는 것을 박박 긁어모았다.
수도에 숨겨둔 귀족들의 사병 하나까지 긁어모았으며, 자신들만 아는 통로를 통해 중앙지역에 숨어있는 종말세력의 변이자 부대까지 들여왔다.
모두 귀족들의 저택 지하시설에 이어진 통로를 통해서였다.
‘아마 이 전투가 끝나고 나면 모두 사라지겠지.’
지하통로로 이 사달이 났는데 그걸 가만 놔둘 자들은 없을 터.
자신들이 승리한다 해도 귀족저택의 수색을 막을 명분은 없다. 그걸 감수하고서 한 내란이었다.
여기서 지면 몰살이다.
서부 귀족파만이 아닐 것이다. 현 황제는 더 적극적으로 귀족들을 몰락시킬 것이다.
자신이 당한 것이 있으니 귀족에 대해 혐오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터.
“찾아라. 못 찾으면 우린 모두 죽는다.”
재상의 명령에 마지막까지 재상의 곁을 보좌하던 귀족들까지 무기를 뽑아 들고 황궁을 향해 달려나갔다.
그러나 황궁은 너무 넓었다.
황궁의 지하는 그보다 더 넓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찾아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할 만큼 넓은역을 탐색해야 하는 귀족들.
피융~
“1번은 없군.”
역대 황제들이 만약을 대비해 만들어둔 지하시설엔 없었다.
재상을 비롯한 과거 중앙에 요직을 차지했던 이들이 겨우 알아냈던 시설들.
피융~
두 번째도,
피융~
마지막 세 번째 불꽃마저 터져 나오자 재상의 표정이 구겨지기 시작했다.
첫번째 불꽃을 볼 때 황제는 안전한 곳에 숨어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외부로 나가는 것도 아니었다. 두 번째 불꽃이 하늘에 터졌기 때문이다.
그럼 무엇일까?
마지막 불꽃. 그것은 지상의 황궁을 전부 수색했음을 뜻했다.
그렇다는 건 지하뿐.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기분이군.”
미로처럼 얽힌 지하통로를 수색해서 황제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
과연 제 시간 내에 찾을 수 있을까?
벌써 꽤나 시간이 흘렀다.
수도방위군과 치안대 전원이 황궁에 모여들었으며 멀리서 들리는 소리로 보아 수도 외곽에 있는 방위군 역시 황궁 근방까지 도착한 듯싶었다.
이제부터는 황제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실패···인가?”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온 ‘실패’라는 단어.
바로 그때 하늘에서 푸른빛이 터져 나왔다.
그것을 본 순간 재상이 재빨리 달려나갔다. 황제를 찾았다는 불꽃을 보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간 것이다.
“황제를 잡아라!”
“버텨라! 목숨 걸고 폐하를 지켜라!”
황제를 죽이려는 귀족의 말에 가장 선두에서 온 몸에 피칠갑을 한 피오라가 고함을 치면서 적을 베어냈다.
기사급 존재들의 강력한 오러에 지반이 무너지면서 드러난 지하통로.
그곳에서 빠져나온 근위대와 군부쪽 엘리트 무인들이 반란군을 막아내며 로브를 쓴 사람을 사력을 다해 지켜냈다.
피오라를 비롯한 근위기사들의 저항에 쉽사리 뚫지를 못하고 있을 때였다.
“비켜라!”
고함을 치면서 나타난 재상이 검을 뽑음과 동시에 튀어나갔다.
콰아아아앙!
“크윽!”
힘이 빠진 것 때문일까?
마스터를 제외하면 가장 강하다는 소문이 도는 피오라가 다 늙은 재상의 공격에 뒤로 밀려났다.
“힘을 숨겼나!”
피오라의 외침에도 대답 대신 더 강력한 오러를 내뿜는 재상.
그가 피오라를 묶고 있는 동안 주요 귀족들이 오러를 내뿜으며 달려들었다.
근위기사를 제압할 필요도, 죽일 필요도 없었다.
그저 황제에게 닿기만 하면 되었으니까.
그렇기에 귀족들을 비롯한 기사들이 근위기사들을 잡아두었고, 기어코 빈틈을 만들어 낸 몇몇 이들이 로브를 쓴 남자를 붙잡았다.
“황제를 잡았···.”
로브를 붙잡은 남자가 당황한 표정으로 청년을 바라보았다.
황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 당혹스러움은 결국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커헉!
당황으로 인해 경직된 그의 심장에 검을 박아넣은 어린 기사가 흉흉한 기세를 내뿜으며 오러를 뿜어냈다.
그것을 본 재상이 피오라를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런 그를 향해 빙그레 웃는 피오라.
바로 그 때, 하늘에서 빛이 터져 나왔다.
과거 수 많은 적들을 쓸어버렸던 대마법이 자신들의 사병들에게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본 재상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탑은···움직일 수 없을 터.”
완벽하게 반란이라고 확정된 상황이 아니라면 중립을 지키는 것이 마탑이다.
마탑주가 황제에게 호의적이라고는 하지만 마탑 내부에 남아있는 친귀족파 장로들이 반대할 터.
이미 그러도록 손을 썼고, 그들에게 명분을 줄 수 있도록 여론까지 만들어서 기습적으로 움직였다.
“그런데···어째서?”
“폐하께서 마법사들에게 더 큰 이익 주었으니까.”
피오라의 말에 재상의 눈이 떨렸다.
귀족들에게 돈을 받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황제가 제시했다.
거기에 귀족이 몰락하는 즉시 신설될 마탑을 방해할 세력은 없고, 황제는 마법사들의 행사에 극히 제한적인 간섭만 할 것을 약속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무려 황실 예산의 3할을 마탑에 투자하기로 한 황제.
약속의 증표로 황실자금 1할을 마탑에 미리 쥐어주었다.
그러니 마법사들의 눈이 돌아갈 수 밖에.
“끝이 아니다! 병력은 우리가 더 많아!”
재상의 말에 사기가 꺾여가던 귀족들의 눈에 일말의 희망이 심어졌다.
마탑주만 아니라면 아직 해볼 만 했다.
마침 마탑주는 중앙지역에 종말세력의 조사를 위해 나가 있는 상황이다. 황제가 의도한 것이겠으나 몇 차례나 확인 끝에 움직였다.
이리 바로 올 수는 없을 터.
피유웅~
또 다시 떠오른 푸른 빛.
“진짜 황제를 찾아라!”
“변이종들부터 보내!”
부족한 병력을 변이종들로 커버하려는 귀족들.
그러나 그것이 패착이었다.
“무···슨···.”
시종의 차림을 한 알렉시안의 몸에서 터져나오는 빛.
그것을 볼 때마다 급격히 약화되는 변이종들.
마침내 시름시름 앓는 듯한 모습으로 변한 변이종들의 목을 구원이라도 내려주는 것처럼 베어낸 알렉시안이 검을 들어올렸다.
“반역자들을 한 놈도 남겨두지 말고 처단하라! 이는 짐의 명령이다!”
황제의 우렁찬 명령에 그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치안대와 병력들.
숫적 열세에 있었으나 상관없었다.
귀족들에게 우위를 가져다주는 변이종들은 알렉시안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으며 사병들 역시 전의를 잃었기 때문이다.
황궁 곳곳을 불태우는 불길 속에서 대치 중인 반란군과 알렉시안의 군대.
그러나 상황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황궁으로 속속 진입하기 시작하는 수도방위군과 황제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무기를 든 제국민들이 대치중인 귀족들을 포위했기 때문이다.
역으로 포위된 귀족들과 사병집단을 보면서 알렉시안이 나직이 말했다.
“머리를 박고 자비를 구걸하거라. 그리하면 그대들의 자식만큼은 살려줄 것이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