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42
14. 수도의 개혁!
알렉시안이 직접 상황을 알려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수도 내의 내전 결과는 빠르게 퍼져나갔다.
물론 재상과 주요귀족들이 잡혔음에도 산발적으로 나타난 반란군이 있었으나 그들 역시 속속 들어오는 군대의 합류로 하나씩 정리되었고 정오가 채 지나기도 전에 모든 반란은 끝났다.
이 결과로 인해서 알렉시안이 얻은 건 굉장히 컸다.
그동안 수없이 알렉시안을 방해했던 귀족파를 이번 내전으로 일거에 쓸어버린 것.
거머리처럼 수도에 마지막까지 숨어있던 종말세력 정리.
수도개혁의 가속화.
이 세 개만으로도 초창기 알렉시안이 계획했던 것보다 족히 세배 가까이는 빨라졌다 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지쳤음에도 입가에 미소를 달고 있던 알렉시안.
그런 그에게 피오라가 찾아왔다.
“정리는 거의 끝났군.”
피오라의 보고서를 읽은 알렉시안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반란군으로 인해 드러난 통로들이 다수 발견되었다.
특히 귀족들의 권리라는 명목으로 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던 저택 수사가 이뤄진 것이 컸다.
은닉 재산.
비밀 통로.
비밀 집단.
당장 내전이 끝나자마자 수면 위로 드러난 것들만 보아도 알렉시안 즉위 이전에 치안대가 족히 몇 년은 넘게 수사해야 나올만한 큼지막한 건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렇기에 알렉시안의 입꼬리는 계속해서 올라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피오라가 고개를 숙인 채 조심히 물었다.
“폐하. 몸은 괜찮으시옵니까?”
“그대야말로 괜찮나?”
온몸에 상처를 입은 흔적이 보이는 피오라.
육체 자체는 마법사들의 도움으로 대부분 치유된 것 같지만 극심한 오러의 고갈과 재상에게 당한 오러의 데미지는 회복되지 못했기에 안색이 좋지 않았다.
“···송구합니다. 끝까지 잡아뒀어야 했는데···.”
재상이 결국 알렉시안에게 도달하게 만들었다는 것에 심적 부담감이 큰지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자신을 믿었기에 근위대장까지 외부로 돌렸는데 그 기대감을 저버린 것이다.
“잘 끝났으니 되었네.”
알렉시안이 괜찮다고 말했지만 피오라의 표정은 펴질 줄 몰랐다.
솔직히 선황의 정복 전쟁이 끝난 이후 내부의 관리만 하면서 어느새 그녀의 마음 한켠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 젊어. 급한 마음 갖지 말자.’
이전처럼 죽기 살기로 강해지기 위한 노력을 자제해 왔다.
자신의 위치가 있기에,
선황이 죽은 이후 제국의 혼란에 대비한다는 핑계를 대면서 애써 외면해 왔던 사실.
그건 ‘거대한 벽’을 마주한 그녀의 절망감에 도피하기 위한 것.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결국 마주하고 말았다.
‘내 실력의 부족함이 이런 결과를 발생한 거야.’
벽을 마주하기를 포기하고 뒤로 미룬 결과는 끔찍했다.
알렉시안이 조금만 약했더라면, 뒤늦게 마법사가 합류해 힘을 깎아놓지 못했더라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점점 파리해져 가는 피오라의 안색을 본 알렉시안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잠시 쉬게.”
“아니옵니···.”
“그 상태로는 방해만 될 것이야. 쉬면서 머리를 식히고 막힌 부분을 뚫게.”
알렉시안의 말에 피오라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제국은 멈추지 않고 전진할 것이네. 그런 제국에 홀로 멈춰 서서 바라보기만 할 셈은 아니겠지?”
그의 말에 혼탁했던 피오라의 눈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잠시만 휴가를 신청할까 합니다.”
“승낙하지. 돌아올 땐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이길 바라네.”
“예. 폐하.”
고개를 숙이고 나가는 피오라.
그러나 죄를 청하는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치안대장.
“송구합니다. 대응이 늦었습니다.”
“그대 잘못이 아니야.”
온 몸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는 치안대장.
그 입장에선 평민 출신인 자신을 대신의 자리에 앉혀줬는데도 그 믿음을 배신한 셈이니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그 이후로도 수도방위권, 수도 밖에서 대기하던 중앙군, 북부와 남부의 특수부대 대장들까지.
모두가 알렉시안에게 죄를 청했다.
심지어 근위대 같은 경우 궁 앞에서 모두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만큼 큰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알렉시안.
그도 그럴 것이 귀족들이 쳐들어올 것을 알고 있었고, 알렉시안이 대비까지 하게끔 준비할 시간까지 줬다.
그럼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후···자네까지 이러나?”
“송구합니다.”
시종장마저 죄를 청하자 한숨을 쉬며 괜찮다고 토닥여주었다.
알렉시안을 따르는 이들은 죄를 청하였으나 정작 내전을 일으킨 당사자인 재상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고문에도 비명만 지를 뿐 알렉시안에 대한 사죄보단 욕을 하는 재상.
그러한 보고에 해가 지고 난 후 조용히 재상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나 재상은 너덜거리는 몸으로 벽에 기대어 앉아있을 뿐 알렉시안을 노려보지도, 그렇다고 자비를 청하지도 않았다.
그저 무심한 눈으로 바라보기만 뿐.
“가문의 식솔만이라도 살려달라 청할 줄 알았더니···.”
“청하면 살려주시겠습니까?”
그렇게 물은 재상이 뭉개진 다리를 손으로 끌어모아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며 자비를 청했다.
“가문만이라도 살려주십시오. 그리만 한다면 스스로 죄를 청하고 귀족파의 모든 것을 불겠습니다.”
자비를 청하였지만, 의미가 있을까?
고개를 숙였을지언정 눈빛만큼은 여전했고, 자비를 청하는 목소리 역시 날카로웠다.
이건 자비를 구걸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이렇게 할 것이니 가문의 일부분이라도 남겨달라는 거래였다.
“누구를 살려줄까?”
알렉시안의 물음에 고개를 숙였던 재상이 고개를 들었다.
정말로 살려줄 것처럼 묻는 알렉시안을 바라보던 재상이 피식 웃었다.
“소신에게 뜯고 싶은 정보가 있으신가 보군요.”
“많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는 알렉시안.
그 모습을 보면서 재상은 자신의 가문 일부분을 존속하는 대가로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서부 귀족파의 절멸.
이들과 협력한 전통파, 망국세력의 절멸.
마지막으로···.
“종말세력에 관해선 폐하보다 아는 것이 적을 것이옵니다.”
“말해. 판단은 짐이 할 테니까.”
그 말에 재상이 가만히 알렉시안을 보며 물었다.
“어디까지 존속할 수 있습니까?”
“방계 일부. 가문의 이름 역시 바꿔야 할 것이다.”
직계는 안된다는 듯 단호히 고개를 젓는 알렉시안.
아이들은 죄가 없다지만 재상의 가문은 그들조차 죄인이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재상의 가문은 재상을 등에 업고 온갖 악행이라는 악행은 다 저질렀기 때문이다.
제국에서 금한 대부분의 범죄를 재상의 가문이 저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범죄를 바탕으로 얻은 재화를 통해 서부 귀족파를 한데 묶고 있는 것.
은닉한 재산을 한데 모으면 남부 제일의 부자라는 마르코조차 긴장해야 할 정도이니 그동안 저지른 범죄가 얼마나 클지 짐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종말을 앞두고 후환을 남겨둘 수는 없었다.
재상 역시 그 정도는 짐작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알렉시안이 원하는 인물들을 머리 속으로 떠올렸다.
“생각보다 많군.”
“전부 저에게 원한이 있는 이들입니다. 유명한 일이니 조사하시면 아실 것이옵니다.”
재상의 말에 알렉시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가문을 장악하기 위해 죽인 자들의 자식들이옵니다. 꽤 유용한 이들이니 비밀리에 움직이시기 괜찮을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를 알려주었다.
자신의 경우 동생이나 어미를 인질로 붙잡고 이용하였으나 알렉시안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타국으로 도망친 재상의 가족 일부가 있다. 그들을 잡아주는 대가로 이용하면 된다고 친절히 말해주었다.
“타국에 가족이 있다면 굳이 협력할 필요가 있나?”
“그들은 평생 음지에 숨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제국이라는 거대한 틀 안에 들어오지도 못하겠지요.”
재상의 말에 알렉시안이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대에게 원한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대 가문의 사람을 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은 그러실지도 모르지요. 하오나 쓸모가 있음을 증명해낸다면 다르지 않겠습니까?”
그의 대답에 알렉시안은 어째서 재상이 타국으로 보낸 자식들마저 버리면서까지 그에게 원한이 있는 이들을 추천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제국의 역사에 자신의 가문을 계속 남기고 싶어 한다. 동시에 쓸모가 있음을 증명한다면 중용하는 알렉시안의 성정도 감안한 것일 터.
“죄는?”
“폐하께서 정하신 선을 넘지는 않았사옵니다. 아슬아슬한 이들도 있을 것이오나 저희 가문에서 이들보다 깨끗한 이는 없습니다.”
재상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이지. 그러니 말하라.”
그 말에 재상이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서부 귀족파 그리고 중앙의 관료로 지내며 알게 된 주요 비밀들을 전부 알렉시안에게 들려주었다.
마지막으로 종말세력.
그것에 관해서는 의외로 아는 것이 많이 없었다.
그저 중앙에 지내면서 우연히 알게 된 집단이며 생각보다 유용하기에 손을 잡은 것일 뿐.
그래도 재상답게 그들의 행적을 조사한 것, 그리고 그들이 어느 곳에서 집중적으로 힘을 키워왔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아쉽군.’
종말세력에 관해선 생각보다 얻은 것이 없었기에 아쉬운 알렉시안.
그러나 얻은 것이 없지도 않았다.
그의 생각 이상으로 서부 귀족파가 은닉한 재산과 세력은 거대했다. 어째서 재상이 마르코만 회유했다면 제국을 반으로 갈라서 싸워볼 마음을 먹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
제국 내에서만이 아니라 인접 국가들에 뿌려진 자금을 통해 만들어진 첩보망 역시 방대했다.
재상의 얘기를 들으면서 기존에 서부귀족파의 주요가문들은 완전히 절멸시키겠다는 생각마저 바꿀 정도로 엄청났다.
이걸 그냥 묻어버린다면 엄한 놈이 가져갈 수 있으니 재상처럼 적당히 회유해야 했다.
“직계는 아니 된다. 하지만 방계 일부라면 살려두는 방향으로 검토하도록 하지.”
“···.”
재상보고 직접 설득하라 명령을 내린 알렉시안.
대가 역시 확실히 지불했다.
“공을 세운 후 방계의 아이가 원한다면 가문의 이름 일부를 부활시키도록 해주마.”
그 말에 재상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자신에게 원한이 있는 아이가 원할지 모르겠으나 그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일단 수도 내에 있는 은닉한 재산들이 곧바로 알렉시안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그 돈은 곧장 내전으로 망가진 수도를 복구하는 데 투입되었다.
막대한 예산으로 복구공사를 벌인 덕분일까?
수도 전체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재상과 서부 귀족들이 불은 정보들을 통해 추가로 걸려든 관료들이 대거 잡혀들어갔고, 그 빈자리를 평민으로 채워 넣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한 학자는 이리 평을 했다.
「귀족의 몰락!」
또 한 학자는 수도의 모습을 보며 이리 말을 했다.
지금껏 정체되어 있던 제국이 다시 걸어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여전히 제국 곳곳이 난으로 어지러웠으며 대규모 몬스터의 공격과 인접국가들의 공세로 힘든 상태였다.
그러나 적어도 수도만큼은 달랐다.
‘희망’
알렉시안이라는 황제가 보여준 희망을 보면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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