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44
14. 수도의 개혁!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
이 말이 이 세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모든 것이 순탄하게 흘러갈 때 한 번쯤 뒤돌아보며 재점검을 해야 했는데 마음이 급하다 보니 결국 문제가 터졌다.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반란군은 싹 다 잡아 들이거나 죽였다. 그러나 정리되지 못한 이들이 있었다.
“송구합니다.”
알렉시안이 미간을 찌푸리자 치안대장이 고개를 숙였다.
반란으로 싹 다 몰아낸 줄 알았던 종말세력들이 꾸역꾸역 나타나는 중이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예정된 몰락을 받아들이지 않는 귀족 출신들이 음지에 숨어들었다.
내전이 끝난 이후 수도를 봉쇄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곳을 뒤졌지만 전부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거기에 중앙지역의 범죄세력들까지 합류했다.
단순히 모이기만 하면 문제가 없는데 수도 곳곳에서 작업을 방해하고 있는 게 문제였다. 사방에서 테러를 저지르듯 문제를 일으키니 치안대가 대처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들이 이러는 이유가 뭘까?
첫 번째 이유는 현재 수도의 개혁이 다급하게 흘러감에 있었다.
알렉시안이 그만큼 무리수를 던지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더 이상의 분탕질로 시간이 낭비되는 것을 원하지 않음을 눈치챘다.
거기에 어떤 미친 새끼가 흘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알렉시안의 명대로 진행되는 계획들이 외부에 유출되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인한 쓰레기들이 한데 모여서 마지막 저항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알렉시안의 이미지였다.
제국민에게 자비로움과 개혁 군주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개혁이 자신들의 방해로 늘어지고 또 잔인한 이미지를 보여주기는 싫을 것이라는 나름의 해석.
그도 그럴 것이 무려 내란을 일으킨 귀족들을 단 한 명도 참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이유는 수도가 안정된 이후 군대가 수도 바깥으로 흩어졌기 때문이다.
도망친 반란군과 종말세력들을 잡기 위함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시금 쥐새끼처럼 흘러들어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것도 알렉시안이 정한 기준을 넘지 않는 아슬아슬한 선에서···.
“슬슬 움직여야겠군.”
“준비하겠습니다.”
서부 귀족들은 충분히 꼬여냈다.
고작 몇 분 시간을 내는 것으로 저들이 가진 막대한 자금을 손에 넣었다.
뿐인가?
자비를 베푸는 척하면서 중앙의 범죄조직들의 비리 자금을 꿀꺽했다. 재상과 반란의 수괴들을 팔아 벌 만큼 벌었으니 이제는 강하게 나가야 할 필요가 있었다.
지금껏 자비를 베푼다는 목적으로 다소 느슨하게 선을 만들어두었으나 그 선은 알렉시안의 마음에 따라 언제든 조일 수 있었다.
정치적 행보를 생각하며 언제까지나 이 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저들의 착각을 부숴줄 필요가 있었다.
그전에···.
“답이 왔군.”
알렉시안이 마지막까지 기다린 서신.
바로 서부의 검이라 불리는 마스터 프랑코였다.
선황비의 아비이자 2황자의 외할아버지인 프랑코.
그는 북부와 동부의 감찰단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북부는 몬스터 침공으로 바빴고, 동부는 3황자가 열심히 활약 중이었다.
한마디로 붕 떠버린 상황.
그런 그에게 알렉시안이 명령을 내렸다.
「상황이 매우 급하니 북동부로 가 크롬웰 후작의 임무를 대신하라.」
그도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았다.
유배.
중앙으로 합류하고 싶었으나 그러기 위해선 중앙인근에 배치된 군대들을 다 뚫어야 했다. 무엇보다 섣부르게 움직이는 순간 검성이 움직일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중앙의 반란이 성공하기를 바랐다.
결국 실패했고, 선택을 해야 했다.
목숨을 보존할 것인지, 반란을 일으켜 마지막까지 저항해 볼 것인지.
결과는···.
「폐하의 명을 받듭니다.」
크롬웰 후작을 대신하여 북동부로 가는 것.
그의 세력 하나없이 홀로 가서 매일같이 몬스터와 싸워야 한다. 심지어 마탑을 통해 만든 제어장치까지 목에 걸고서.
마스터라는 인물이기에 죽이기보단 노예처럼 부려먹겠다는 것.
치욕스러운 일이지만 프랑코는 이를 받아들였다.
자신의 딸과 손자, 그리고 가문의 존속을 위해서.
그 대가로 알렉시안 역시 가문의 재산 대다수를 거둬들이는 조건으로 존속을 허락한다는 문서에 도장을 찍었다.
쿵!
“이것을 서부와 동부로 보내게.”
“예. 폐하.”
선 황비와 프랑코에게 보낼 문서를 내무부 관료에게 건넨 알렉시안이 그동안 미적거린 것을 보충하기 위해 바로 움직였다.
가장 먼저 한 것은 발표였다.
「반란군 수괴들에 대한 재판 일정이 잡히다!」
재상을 포함한 서부귀족들의 재판 일정이 잡혔다.
지지부진하게 끌면서 서부귀족들을 제물 삼아 수괴들을 살려줄지도 모른다는 착각.
그러나 그것을 깨뜨렸다.
「재상에 대한 판결! 사형 확정되다!」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반란군에 가담한 귀족 다수 사형 확정! 가족들 역시 조사에 착수 중.」
무려 반란이다.
당연히 이렇게 될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자들이 일말의 기대감을 품었다.
그렇기에 서부에서 짐을 싸들고 알렉시안에게 자비를 구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함정이었다.
주요 귀족들이 살기 위해 알렉시안을 알현하면서 수도에 머물 때, 중앙군 일부가 추가로 서부로 들어가면서 장악이 거의 끝났다.
그들이 스스로 죄를 청하면서 부하들을 팔아먹은 결과 현재 서부는 자기들끼리 싸우는 중이었고, 마침내 알렉시안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내란에 가담한 모든 이들에게 자비는 없다.’ 황제폐하의 결단!」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종말세력과 손을 잡은 이들에겐 무조건 내란에 준하는 죄로 다스릴 것.」
현재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 중에 알게 모르게 종말세력과 붙어먹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 역시 내란에 준하는 죄로 평가하며 엄벌을 내리겠다는 발표를 한 것.
“···끝났군.”
서부를 팔아먹으며 막대한 돈을 안겨다 준 대가로 매일 수도에 있는 모든 신문을 제공받은 재상.
자신이 키운 가문들, 자신과 손을 잡은 가문들이 전부 몰락하는 것을 보는 것은 상당히 괴로운 일이었다. 알렉시안에게 협조하면 육체적인 고문은 끝났지만, 정신적인 고문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재상의 가족 전원 수도로 압송 중. 전원 참수 예정.」
「서부 주요 귀족들의 가족 전원 감찰부로 이송 중. 이들 중 일부는 반역죄로 처벌받을 것.」
일부러 시간을 끄며 서부를 분열시킨 알렉시안.
좀 더 시간을 끌면서 서부의 지하에 묻혀진 자금을 전부 끌어모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돈보단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건가?”
수도에 문제를 일으키는 쓰레기들을 처리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포기하는 알렉시안의 결정을 보면서 눈을 빛낸 재상.
몰골은 거지꼴이었지만 눈빛만큼은 여전히 또렷했다.
바닥까지 떨어지고 나서야 확실히 보였다.
애초에 알렉시안은 파벌이나 황권 따위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는 더 크게 바라보았다.
제국 전체를 어느 반열에 끌어올리느냐.
멈춰있던 제국을 어떻게 다시 달리게끔 할 수 있을까?
이것을 고민했던 것이다.
황권? 재력? 명성?
이 모든 것은 제국이 부강해진다면 자연스레 따라올 터.
“성황제라도 되려는 것인가?”
강대한 무력으로 제국을 탄생시킨 태황제.
마찬가지로 용마저 참할 정도로 강력한 무위를 자랑했던 참룡제.
이 둘과 다르게 오직 행정능력과 정치능력만으로 제국의 모든 기반을 다진 성황제.
알렉시안은 그의 반열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았다.
실제로 그가 지금까지 가고 있는 길을 보면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멈춰있던 제국을 한 차원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린다면 후대에서 3대황제의 반열에 올려줄 가능성이 높았다.
“애초에 나와는 보는 곳이 달랐군.”
재상의 자조섞인 목소리가 감옥에 조용히 퍼져나갔다.
자신과 서부귀족들을 제물 삼아 제국은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볼 것이다. 신문으로 보이는 단편적인 사실들만 조합해보아도 알렉시안이 꿈꾸는 제국이 조금이나마 그려졌다.
높은 곳에 있을 땐 보지 못했던 것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본 결과 이 개혁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마지막 걸림돌이 음지에 숨어있는 자들과 종말세력.
그러나 그것 역시 문제 없어보였다.
반란을 일으켰던 자신들을 팔아 수도에서부터 싸그리 박멸할 예정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2황자가 아니라 1황자를 밀었다면···.”
제국이 변화해가는 장면을 좀 더 지켜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러한 생각이 들었으나 이미 늦었다.
“저승에서 지켜보겠소. 제국이 어디까지 변화해 나갈 것인지를···.”
그렇게 말하면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앞으로 혼란스러워질 감옥이기에 참형날짜가 올 때까지만으로도 이 고요한 상황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재상의 생각처럼 수도는 다시금 혼란해졌다.
중앙으로 보냈던 군대가 다시금 수도로 들어오면서 여기저기서 테러를 일으킨 자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평화적으로 무기나 폭력을 휘두르지 않으며 불합리한 결정을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잡혀들어갔다.
“저들과 접점이 있는 걸 우리가 모를 줄 알았어?”
“하지만 정당한 사유로···.”
“합당한 이유라는 것만으로 죄를 용서받긴 힘들지.”
시위는 정당하다.
하지만 그것이 공사를 지체시키고, 피해를 입히게 했다면 그건 죄가 된다. 거기에 반란에 가담했던 종말세력과 범죄집단에게 뒷돈을 받았다면 더더욱.
기존이었다면 선을 넘지는 않았기에 큰 벌을 내리진 않았겠지만 이번엔 달랐다.
“넌 앞으로 3년간 토벌군에서 복무하게 될 거다. 소정의 월급 역시 지급될 테고, 복무가 끝나며 모든 죄를 사해줄 것이니 폐하의 자비에 감사하도록.”
“그···그냥 감옥에 들어가겠습니다!”
“선택권은 없어. 그리고 수도에 있는 중범죄자들은 전부 북부로 이송되어 형벌부대로 활동하게 될 거다. 감옥에 들어가면 더 위험한 곳으로 가게 될 텐데···그리해줄까?”
그 말에 곧장 고개를 젓는 남자.
“그나마 살만한 곳으로 보내주는 것이니 입 다물고 기다려.”
그렇게 말한 치안대원이 다른 이에게도 똑같은 말을 전해주었다.
제국 곳곳에 일어나는 반란.
그리고 엄청난 숫자의 몬스터들까지.
수도의 반란은 끝났지만, 여전히 혼란했고, 병력은 부족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형벌부대를 만들었고 죄를 지은 자들은 그 즉시 수도를 벗어나 위험지역으로 향하게 될 것이었다.
「해당 범죄조직과 연관되어 죄를 지은 이들은 모두 형벌부대로!」
종말세력 그리고 서부 귀족과 연관된 범죄조직의 사주를 받은 모든 이들이 수도를 떠나야만 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자비도 없었다.
멋모르고 저지른 청년의 행동에 자비를 청하는 어미나 가족들이 있었으나 소용 없었다.
“해당 복무기간을 채울 경우 돌아올 것이니 걱정마시오. 복무기간 역시 어리다는 점, 그리고 죄가 크지 않을 것을 감안하여 1년으로 정해졌소.”
그렇게 말하며 돌아서는 치안대원.
이 모습을 본 제국민들은 그제서야 떠올렸다.
알렉시안이 즉위하자 벌였던 숙청들을.
그리고 깨달았다.
자비로운 황제이지만 선을 넘는 이들에게는 싸늘한 황제.
그리고 그 선이 때에 따라서는 변할 수도 있음을.
반란의 여파, 그리고 도를 넘어섰던 이들에 대한 정리가 조금씩 끝나갈 무렵.
마침내 알렉시안이 정한 선을 가장 크게 넘은 존재들에 대한 심판의 시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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