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51
15. 수도를 넘어 제국 개혁으로!
환한 빛이 뿜어지면서 알렉시안을 인도했다.
신기한 것은···
“폐···폐하!”
시종장이 당황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을 보면 다른 이들에게도 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대의 안내가 필요할 것 같군.”
알렉시안의 말에 시종장이 떨리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종장은 본능적으로 저 빛이 일반적인 빛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대륙의 혼란을 걷어낸 건국 황제와 제국의 위기를 극복하고 위대한 제국으로 만든 참룡제.
두 명이 보여주었던 빛.
그것임을 깨달았다. 그것을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황궁의 가장 최심부.
알렉시안을 안내하는 빛이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역대 황제들의 보물들이 잠든 곳을 안내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동시에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저 빛이 가리키는 물건이 무엇인지를.
“폐하.”
“말해.”
역대 황제들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 있는 심층부의 보물의 방.
그 거대한 문 앞에 도착한 시종장이 조심히 몇 겹으로 된 철문을 닫았다.
본래라면 근위대장이 같이 자리해야 했지만, 이곳까지 같이 따라 들어올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이는 시종장 한명 뿐이다. 그렇기에 그가 거대한 문 앞을 지키듯 서며 말했다.
“소신이 보기에 저 빛은···제국 최고의 보물로 안내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최고의 보물이라···.”
시종장의 말에 알렉시안이 문 너머로 이어지고 있는 빛을 바라보았다.
“이 문은 폐하께서 직접 여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차림새를 보았다.
여기에 올 줄 알았다는 듯 알렉시안의 머리에는 황관을, 오른손에는 황제의 홀을, 마지막으로 정식으로 황제가 되었을 때 제국민들과 귀족들의 인정을 받아야만 목에 걸 수 있는 황제의 목걸이를 착용했다.
그 모든 것에서 빛이 뿜어지더니 환한 빛이 알렉시안의 몸을 휘감았다.
황제의 혈통이 맞는지 확인하듯 손끝에서 피가 흘러나오더니 허공으로 떠올라 거대한 강철문으로 들어갔다.
쿠구구궁!
그가 황제가 맞음을 확인하는 순간 열리는 거대한 문.
역대 황제들이 여기까지는 통과했다.
물론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한 황제, 혹은 황가의 보물을 잃어버린 황제등 여러 이유에 의해서 모든 황제들이 이 문을 통과하진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알렉시안이 이 문을 통과했다는 것만으로도 평균 이상의 황제는 된다는 것.
그러나 시종장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화아앗!
문 너머에서 비춰지는 강렬한 빛.
마치 시종장에겐 허락되지 않은 것처럼 빛으로 문 너머를 가린 그곳에 알렉시안은 또박또박 걸어 나갔다.
보물의 방 가장 심층부에 박혀있는 검.
태황제와 참룡제를 제외한 그 누구도 사용하지 못한 그 검.
3대황제라 불리는 성황제조차 뽑지 못한 그 검이 알렉시안을 부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제국 최고의 보물이 깨어났을 때는 언제나 혼란이 가득했다.
그렇다는 건 알렉시안이 즉위한 지금 시기에도 제국 역사에 기록될 거대한 혼란이 예정되어 있다는 뜻.
그러나 걱정하지 않는다.
그가 지금껏 보여준 모습을 보면 잘 헤쳐나갈 것이기에.
개혁황제라 불리는 그만 믿는다면 설령 제국이 감당하지 못할 위기라도 끝내 견디리라.
“부디···전설을 재현해주시기를···.”
조용히 무릎을 꿇으면서 중얼거리는 시종장.
그가 고개를 숙이는 순간 거대한 문이 닫혔다.
시종장을 뒤에 두고 황궁의 최심부에 도착한 알렉시안이 조용히 빛으로 이어진 길을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역대 황제들이 가장 아꼈던 보물들이 보인다.
참룡제에 비하면 다소 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황제들.
전신, 폭군, 정복황제 등.
제국 역사상 몇 없는 무재를 지닌 황제들의 무기들.
그곳엔 선황의 검 역시 있었다.
그러나 밋밋했다. 분명 최고의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강력한 힘이 깃들어 있음에도 쓰레기처럼 보였다.
역사상 처음으로 높은 마법의 경지를 이룩한 마도황제의 마법 지팡이.
정령의 기운을 담은 목걸이.
전신의 힘이 깃들었다는 갑옷과 검.
전부 역대 황제들이 ‘인정’을 받아 스스로 이룩한 귀물들이며 그렇기에 더 귀중하고 강력한 무구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쓰레기처럼 보였다.
“···.”
강렬한 빛을 내뿜으며 찬란하게 빛나는 검.
“광휘의 검.”
태황제와 함께 제국을 빛낸 검이자 참룡제와 함께 제국을 위기에서 구해낸 명검.
그것이 알렉시안이 다가설수록 거칠게 빛의 마나를 퍼뜨렸다.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거칠게 뛰는 마나의 파장과 함께 가장 최심부에 박혀 있는 검 앞에 도착했다.
그러자 검신이 부르르 떨면서 얼른 자신을 잡으라고 신호를 보냈다.
“후···.”
알렉시안이 떨리는 표정으로 천천히 검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댔다.
그 순간 환한 빛이 지하의 보물의 방을 완전히 감쌌다.
[보상: 광휘의 검!] [본래의 힘을 깨우려면 더 많은 퀘스트가 필요합니다!]매우 어려움 퀘스트를 클리어한 보상은 광휘의 검이었다.
탐욕이 가득한 황제들조차 감히 넘보지 못한 검.
그 검을 불안정하게나마 인정을 받은 것이다.
아직은 자신이 가진 속성력을 증폭시키는 것이 전부인 불완전한 광휘의 검.
바로 그 때, 알렉시안의 눈 앞에 빛으로 된 글자가 새겨졌다.
[메인 퀘스트 종말세력 몰아내기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으로 광휘의 검의 일부 능력이 개방됩니다.] [본래 광휘의 검은 신과 지상을 이어주는 매개체. 그 힘이 불완전하게 발현됩니다.]메인 퀘스트가 클리어되었다는 말과 함께 갑자기 사방으로 퍼져나갔던 빛이 한데 모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갔다.
“대체 무슨 일이···.”
게임을 플레이 할 때는 광휘의 검이란 과거에 있었을 뿐 어느새 사라져버린 유물이나 다름없었다.
참룡제의 용살검이나 선황제의 폭렬검, 마도황제의 황제의 지팡이 등은 후반부까지 잘 버텨내면 적들의 손에서 모습을 드러내거나 잠적한 기사들이 들고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광휘의 검만큼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그저 제국의 몰락과 함께 사라졌다는 말만 나올 뿐 어떠한 흔적도 찾을 수 없었던 검.
그 검이 갑자기 깨어나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첫번째 메인퀘스트 제국의 위기 클리어 보상으로 제국에 빛의 힘이 뿌려집니다.]1. 제국 사람들에 한해 항마능력 보유.
2. 빛 속성력 재능을 보유한 자들이 다수 나타남.
3. 황궁의 성지화.
무려 메인퀘스트의 클리어 보상답게 어마어마한 것이 보상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한가지 성지화가 무엇인지 애매했다.
“성지?”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광휘의 검이 뽑힌 자리를 중심으로 빛이 뿜어지면서 검을 대신했다.
애초에 광휘의 검은 문을 여는 열쇠였는지 검이 꼽혀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하늘과 계속해서 빛이 연결되었다.
“사라지지 않는다고?”
그렇다는 건 황궁을 중심으로 빛의 힘이 계속해서 퍼져있다는 걸 뜻했다.
“하···이런 미친.”
자신의 생각을 한참 뛰어넘는 미친 보상에 절로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바로 그 때 또다시 빛으로 글자가 쓰여졌다.
[메인퀘스트: 제국의 위기가 멸망을 대비하라!로 바뀝니다.] [메인퀘스트: 멸망을 대비하라 1. 제국의 발전이 주어집니다. 멸망을 막을 수 있을만큼 제국을 발전시키세요!] [서브퀘스트: 인접국가들의 방해를 극복하라!가 주어집니다.] [서브퀘스트: 낙후된 동부를 발전시켜라!가 주어집니다.] [서브퀘스트: 대륙의 무역중심지가 되어라!가 주어집니다!] [서브퀘스트: 북부의 방어를 튼튼하게 하라!가 주어집니다.]갱신된 메인 퀘스트와 함께 어려움 난이도 이상의 서브 퀘스트들이 줄줄이 나타났다.
본격적으로 멸망이 다가올 것을 암시하는 듯한 퀘스트 내용들.
마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듯 제국 전체를 빠르게 발전시키라고 강요하는 듯한 퀘스트들이 나타났다.
그래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메인 퀘스트와 어려움 이상의 퀘스트들의 보상이 생각 이상으로 후하다면 멸망도 해볼만 했다.
도움은 커녕 거지같은 상황 속에서도 꾸역꾸역 후반부까지 이끌고 갔던 자신이다.
그런 그가 이런 보상을 받고도 멸망을 막아내지 못할 리 없었다.
“다음 보상은 무엇일지 기대되네.”
빛 혹은 자신이 모르는 전설상의 무언가가 보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는 건 현재 지지부진한 검술과 속성술은 본인의 힘으로 이겨내야만 한다는 것을 뜻했다.
“이건 좀 아쉽네.”
한껏 아쉬운 표정을 짓는 알렉시안.
엄청난 보상을 얻었음에도 아쉬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 욕심이란게 끝이 없음을 깨달은 알렉시안이 쓴웃음을 지었다.
“같이 나갈거냐?”
어느새 빛이 사라지고 검의 형태가 보이는 광휘의 검에 묻는 알렉시안.
그런 그의 질문을 알아듣기라도 하듯 부르르 떨면서 빛을 내뿜는 검.
“그래. 같이 나가자.”
그렇게 답하며 검을 들고 천천히 보물의 방을 나섰다. 그러다 뭔가가 생각났는지 보물의 방을 둘러보았다.
광휘의 검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스스로 목을 베어내 죽인 용의 이빨로 만든 참룡제의 검.
온갖 비싼 것을 다 때려박은 마도황제의 황제의 지팡이.
스스로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던 위대한 무인이자 전쟁의 신의 축복을 받았다 여겨지는 전신의 검.
해신이라 불렸던 제국 역사상 최고의 제독이 썼던 바다의 검.
마지막으로··· 이들에 비견되는 위치에 올라설 뻔했던 선황제 무황의 검.
자신들도 나가고 싶다고 부르르 떠는 수 많은 무구들을 뒤로하고 이들을 하나하나 챙겼다.
멸망이 다가온 상황에서 이것들을 아껴보았자 뭣하겠는가?
일단 쓸 수 있는 건 다 써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쿠구구궁!
“폐···폐하?”
“올라가지.”
“그···그것들은···.”
“역대 황제들의 보구들이야. 토벌과 몬스터를 막아낸 사령관들에게 하사할걸세.”
알렉시안의 말에 시종장의 눈이 급격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황궁보고를 연 것으로도 모자라 제국에서 가장 귀한 보구들을 하사하겠다는 말에 당황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그들의 사후 회수할거야. 그리고···짐이 이것들을 하사할 자격은 충분할 테고.”
그 말과 함께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검을 들어 올렸다.
은은한 빛을 내뿜고 있는 검.
역사책과 그림으로만 형태가 남아있는 그 검이 알렉시안의 손에 들린 것이다.
“일단 가지. 해야 할 일이 많아.”
“···예. 폐하.”
시종장이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알렉시안이 낑낑대며 들고 온 무구들 일부를 받아들었다.
그렇게 제국에서 가장 귀한 무구들을 들고 몇겹의 문을 넘어 지상으로 나왔다. 그러자 좀 더 확실하게 보였다.
황궁을 뚫고 하늘로 솟구친 빛의 기둥.
모두가 이 기이한 현상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때 알렉시안이 대전회의를 소집했다.
다들 빛기둥이 궁금한 것일까?
어느때 보다 빠르게 모인 관료들과 귀족들.
그런 그들이 가장 먼저 본 것은 황좌 바로 옆에 꽂힌 검과 그 앞에 바닥에 박힌 채로 꽃혀있는 검들, 그리고 스스로 떠 있는 지팡이였다.
“빛기둥은 보았겠지.”
“예. 폐하.”
알렉시안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제국에 곧 혼란이 찾아올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알렉시안.
“갑자기 이렇게 말하면 당황스러울 테지.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이 ‘광휘의 검’과 빛의 기둥이 알려주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종말세력과 멸망에 관한 아주 기초적인 정보들을 광휘의 검을 통해 들었다고 뻥을 치며 알려주었다.
“믿을지 말지는 알아서 하거라. 하지만 분명한 건 위기는 다가오고 있고, 짐은 그 위기를 막기 위해 제국을 더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통해 강력한 제국을 만들 것이다.”
그가 다짐을 하듯 선언하며 앞에 꽂힌 무구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니 자격을 갖추거라. 그리만 한다면 황궁에 잠든 무구의 주인은 그대들이 될 것이니.”
그 말과 함께 알렉시안이 한쪽에 서 있는 마탑주에게 손가락으로 다가오라고 신호를 주었다.
“쥐어라. 황제의 지팡이는 그대의 생이 다하는 그 날까지 그대가 주인이다.”
그 말에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귀족들의 눈이 큼지막하게 떠졌다.
설마설마 했던 지팡이가 정말로 마도황제의 지팡이라는 것에 마탑주마저 놀랐지만 알렉시안의 재촉에 그 지팡이를 쥐었다.
그러자 마치 자격을 갖췄다는 듯 순순히 그녀의 손에 안착한 지팡이.
그것을 본 알렉시안이 말했다.
“이 무구들의 주인은 정해져있다.”
그렇게 말하며 군부대신을 바라보았다.
“갖고 싶은가? 그럼 자격을 갖추어라. 공을 세우든 힘을 키우든 자격을 갖추어라. 과거의 공은 필요없다. 오직 짐의 제위기간에 자격을 갖춘 자에 한해 짐은 황궁의 가장 귀한 보물들을 내어줄 것이니라.”
그 말에 대전 안에 있는 많은 이들의 눈에 탐욕이 일렁였다.
그리고 이 소식은 곧장 수도에 퍼져나갔고, 이내 제국 전체로 퍼져나갔다.
‘자격을 갖춘 자 황궁의 명예로운 무구를 얻을 것이다!’
황제의 선언에 제국에 숨어있던 많은 이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신분, 인맥, 혈통등에 가로막힌 이들이 꿈을 쫓기 시작했다. 그동안 보인 알렉시안의 행동이 그의 선언에 힘을 실어주며 제국 전체가 바뀌려 한다.
그들의 머리 속에 있던 ‘한계’라는 선이 조금씩 지워져가며 그 빈자리를 ‘도전’이라는 것이 채워졌다.
분명 사소해 보일 수 있는 변화였지만 이 변화가 끝에는 멸망조차 이겨낼 수 있는 불굴의 의지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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