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52
16. 개혁도 좋지만 일단 안정부터!
제국에 퍼진 알렉시안의 의지.
이번에도 말만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로 보여주었다.
「남부의 영웅, 옛 남부 영웅의 창을 하사받다!」
「북부의 무투가! 북부의 투신이라 불렸던 검은 사자의 무투서를 하사받다!」
「수십 년간 동부를 지킨 명예로운 기사. 40년간 동부방어선을 지켰던 기사의 검을 받다!」
.
.
.
대전에서 마탑주에게 황제의 지팡이를 하사한 이후로 본격적으로 황궁 보고를 열었다.
자격을 갖춘 자에 한해서 정말로 황실 보물을 하사한 것이다.
당대에 한해서라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제국에 봉사한 자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하사한 것이다.
그러나 무기는 무인들에 한정된 것.
행정가와 상인, 학자, 기술자들 같은 경우 다른 식의 보상을 해주었다.
「30년 근속 행정가에 명예 훈장 수여」
「나라에 이바지한 학자, 상인, 기술자들에게 훈장 수여」
묵묵히 한 자리에서 일해온 이들.
수도가 위기에 빠졌을 때 발 벗고 나서서 사비로 지원을 했던 상인들.
선황의 말년에 귀족파가 득세할 당시 자리를 걸고 잘못된 것에 소리를 쳤던 학자들.
돈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어떠한 지원도 없이 기술을 갈고 닦았던 기술자들.
이들을 찾아 알렉시안이 직접 훈장을 목에 걸어주었다.
또한, 선황시절 전투에 참여했으나 미처 보상을 받지 못했던 이들도 찾아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며칠에 걸쳐서 각 분야에서 제국을 위해 일한 자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중앙광장의 단상 위에 선 알렉시안이 모여든 제국민을 보면서 말했다.
“그동안 제국을 위해 희생해왔던 이들이 받아야 할 당연한 보상을 미뤄왔다.”
그렇게 말하면서 훈장을 목에 건 이들을 바라보았다.
단순히 훈장만을 받는 것이었다면 저건 큰 가치가 없다. 귀족들은 별 같잖은 이유로 많이들 받아왔으니까.
그렇기에 모양을 바꾸었다.
동시에 보상 역시 두둑하게 주었다. 일회성 보상이 아닌 명예를 지키는 동안 주기적으로 주어질 소량의 금액들.
꾸준히 명예를 지킨다면 평생 크게 가난한 삶을 살진 않으리라.
“청렴함이라는 말로 포장하지만 실은 진짜 명예를 이룩한 자들은 보상을 받지 못한 것이었다.”
그렇게 말하며 훈장을 받은 이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짐이 사과한다. 이 제국이 그대들의 노력과 충정, 명예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 기대를 배신했음을 사과한다.”
그 말에 훈장을 받은 이들이 다급하게 무릎을 꿇었다.
“또한, 반성한다. 제국의 이 훈장이라는 가치를 쓰레기통에 처박았던 나날들을.”
과거의 훈장을 손에 쥔 알렉시안이 저 멀리 던져버렸다.
그리고 새로이 자신이 직접 그리고 제작한 훈장을 손에 쥐었다.
“과거 명예마저 빼앗긴 이들, 보상받지 못한 이들을 끝까지 찾을 것이다. 그리고 보상하겠다.”
그리 말하며 어딘가에 숨어있을 명예로운 자들을 향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이렇게 퍼주면 제국의 재산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실제로 시종장을 비롯해 재무대신이 너무 많은 금액이 지출될 것을 걱정했다.
그렇기에 알렉시안은 다시 한번 그런 이들을 위해 말했다.
“지출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다. 제국을 더 부강하게 만든다면 해결될 일. 짐이 그리 만들 것이다.”
먼 미래에는 보상이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대에서만큼은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수많은 세월을 보상받지 못하고 청렴함이라는 말 뒤에 숨어서 가난하게 살아간 이들.
명예만을 얻었을 뿐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한 이들과 그마저도 얻지 못한 이들.
그들을 위해 알렉시안은 허리춤에 찬 검을 뽑아 들었다.
“이 광휘의 검에 대고 맹세하겠다. 짐의 제국은 지금보다 훨씬 발전하고 부강해질 것이며 적어도 짐이 황좌를 내려오기 전까진 명예로운 자들을 찾는 것과 그들에게 보상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짐을 믿고 제국을 위해 움직여라. 짐은 반드시 보상할 것이다.”
이제는 알렉시안의 말에 힘이라는 것이 실렸다.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그동안 해왔던 맹세들을 지켜왔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사과하고 앞으로 이어질 제국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라는 점.
이 말에 사람들은 희망을 꿈꾼다.
“제국의 명예를 더럽힌 자들 역시 끝까지 추적할 것이다. 그들이 부정으로 축적한 재산은 몰수될 것이며 그들이 얻은 명예를 빼앗고 그 이상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알렉시안이 생각하기에 그는 압도적인 카리스마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명분을 쌓고 이해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폭군이나 패황처럼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찍어누르는 것도, 성군처럼 압도적인 재능으로 이해시키는 것도 힘들다.
그러니 ‘신뢰’라는 무기로 지지를 받을 것이다.
그가 얻은 광휘의 검은 알렉시안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믿음에 한층 더 힘을 실어줄 것이다.
‘말한 것은 지키려 노력하는 황제.’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은 하지 않는 황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결국에는 해내는 황제.’
이는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이미 제국민에게 알렉시안은 충분히 ‘신뢰’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방금의 말 역시 그 신뢰를 바탕으로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카리스마나 능력, 힘이 아닌 제국민과 알렉시안 간에 생긴 신뢰를 통해 말에 힘이 생겼다.
그리고 그 힘은 곧 알렉시안이 국정을 운영하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잊지 마라. 짐은 반드시 말한 것은 지킬 것이다.”
알렉시안을 바라보는 제국민의 눈빛에 담긴 신뢰는 절대적이다.
당장에 황궁에 터져나오는 저 빛기둥만 보아도 백 년 넘게 사라졌던 명군이란 소리를 부활시킨 선황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그의 아성은 절대적인 위치를 지닌 제국의 3황제의 반열을 넘보고 있었다.
그가 세운 계획들만 완성되어도 그 반열에 안착할 수 있을 터.
그 이후는?
‘어쩌면 우린 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의 시대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 학자가 빛기둥을 보면서 했던 말.
그것을 옆에서 듣고 있던 한 기자가 그대로 기사로 내보냈다.
본래라면 학자들은 물론이요 제국민들조차 감히 ‘태황제’를 넘본다며 손가락질 했을 것이다. 아직도 몇몇 이들은 과하다고 하기는 하지만 이 말을 비난하는 이들은 없다.
지금도 변해가고 있는 수도의 모습대로 제국이 변할 수만 있다면 최소한 3황제의 반열에는 오를 테니까.
사람들은 ‘개혁군주’의 모습만을 생각하지만 적어도 수도에 머물고 있는 제국민이라면 알렉시안을 다른 이름으로 부를 것이다.
‘신뢰의 군주 알렉시안 폰 프레드리히’라고···.
제국민을 누구보다 사랑한 황제답게 귀족은 몰라도 평민과 단승귀족들에게만큼은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그리고 이 지지는 곧장 수도를 넘어 지방으로 이어지기 시작한다.
신뢰라는 무기는 다소 이해가 안 가는 정책을 펼치더라도 한 번쯤은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되어주었다.
거기에 알렉시안은 늦더라도 이렇게 진행되는 이유를 설명하게끔 했다.
“귀찮더라도 반드시 이유를 설명해라. 제국민들이 무지해 보이더라도 그렇지 않다. 합당한 이유가 아니라면 불만이 있을 것이고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후에 반드시 문제가 될 것이다.”
“예. 폐하.”
관료 회의에서 모인 대신들이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사실 관료들 입장에선 귀찮은 일이 추가된 셈이나 다름없다. 아직도 제국에는 글자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았으며 행정체계가 어찌 돌아가는지 어떻게 해서 이런 사업이 추진되는지 이해조차 못 하는 이들이 태반이다.
그런 이들을 위해 알아먹기 쉬운 문장들로 이유를 설명해야 하니 귀찮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라고 한다.
위에서 까라고 하면 까야 한다지만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그들을 위해 알렉시안은 관료들에게 이유를 알려주었다.
“보아라.”
알렉시안이 테이블 위로 던진 문서.
그것은 북동부와 북부에서 보내오는 기밀문서였다.
“몬스터들의 숫자가 더 늘어나고 있다. 변이종들의 숫자 역시 늘어나고 있다.”
알렉시안의 말에 대신들을 비롯한 주요 관료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수도의 개혁? 발전? 중앙지역의 유례없는 발전속도?”
다 좋았다.
하지만···.
“우리의 발전속도보다 적의 위협이 더 커지고 있다. 한데 제국은 아직도 혼란스럽다.”
“···.”
황제의 말에 누구도 입을 열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힘든 것을 다 안다. 짐이 그대들과 같이 일하는데 어찌 모를까. 하지만···살아야 하지 않겠나?”
알렉시안이 던진 문서에는 단순히 몬스터들이 늘어나는 것만이 적힌 것이 아니다.
외부로 빠져나간 종말세력들.
그들이 외부에서 또 다른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정보들이 적혀 있었다. 게임 스토리에서는 제국에 주로 모여있었으니 외부의 위협은 상대적으로 늦어졌지만 이젠 달랐다.
알렉시안이 제국 내 종말세력을 청소했으니 외부의 위협이 시작될 터.
거기에 자신들의 계획이 위험해졌으니 본래보다 멸망의 시기가 당겨질지도 모를 일.
그렇기에 속도를 더 내야 했다.
“안정된 기반 없는 개혁은 금방 무너진다. 제국의 혼란을 안정시키고, 중앙에서 하는 일에 불만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개혁의 속도를 올리는 길이야.”
제국인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것.
그것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말에 대신들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황제의 힘은 막강하다. 그것을 증명하듯 관료회의 뿐만 아니라 대전회의에서조차 알렉시안의 말에 크게 반박하는 이들이 없었다.
서부 귀족파가 무너진 것이 크겠으나 그래도 자신들의 이권이 달린 일이라면 나서고 보는 귀족들.
그런 그들이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것은 제국민들의 지지 그리고 합당한 이유라는 두가지 무기를 가진 알렉시안 때문이다.
불필요한 절차의 최소화는 곧 결정의 신속화로 이어지고 그것들은 다시 빠른 실행으로 진행된다.
수도에서 중앙으로 이어지는 작업이 시작되었으니 이제는 중앙에서 지방으로 뻗어 나가는 세부계획들이 진행돼야 할 터. 이것들이 토벌군과 감찰단의 작업과 맞물리면서 속도를 냈다.
본래라면 지방 토호들과 논의를 해야 하지만 감찰단의 견제에 의해 쉽사리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그리고 제국민들의 지지가 한 몫했다.
“이유가 있으시겠지.”
알렉시안이 동부 사람들에게 해주었던 믿음 그리고 중앙지역의 절대적인 지지를 들은 타지역의 제국민들 역시 알렉시안을 믿었다.
그리고 알렉시안은 그 믿음에 화답해 결정된 사안의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제외된 지역 역시 추후 지원을 약속했다.
“신뢰라···.”
북부에서 몬스터를 찢어발기며 위기를 막아낸 검성이 중앙의 신문을 읽으면서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기본적으로 타지방의 사람들을 쉬이 믿지 않는 북부 사람들조차 알렉시안을 믿는다.
약속한대로 보내온 막대한 물자와 지원금, 그리고 북부가 위기에 처하자 보내온 병력들까지.
허투루 약속하지 않으나 약속한 모든 것을 지킨 황제이기에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다시 중앙으로 가봐야겠군.”
“수도로 말입니까?”
“그래. 폐하께서 부르시는데 가야지.”
그리 말하며 입가에 미소를 그리는 검성.
선황 때조차 합당한 이유가 아니라면 쉬이 발걸음하지 않았던 그였다. 몬스터를 막는다는 명분은 그만큼 강력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알렉시안의 부름에 단번에 승낙을 했다.
“그렇다면 대전에 꽂힌 무구 중 하나를 받으시겠군요.”
“글쎄···주신다면 감사할 일이지.”
그 말에 부관이 다시 한번 놀랐다. 선황이 명검을 하사하려 했을때 군인 신분이기에 병사나 기사와 같은 검을 쓰고자 한다며 거절했던 검성이다.
“슬슬···검을 바꾸기도 해야하고··· 또 앞으로도 내 명예욕만을 챙기며 버티기엔 앞길이 험난할 것도 같다.”
그렇게 말하며 광휘의 검과 함께 종말세력에 관한 비밀 일부를 밝힌 알렉시안의 서신을 바라보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