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53
16. 개혁도 좋지만 일단 안정부터!
북부의 몬스터가 아직 날뛰고 있지만, 지속적인 지원으로 검성이 없어도 막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토벌군이나 감찰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와···엄청나군. 저게 다 비리를 저지른 귀족들이라는 거지?”
“남부 쪽 상인들도 엄청나게 잡혀들어왔군.”
수도로 압송되는 자들을 보면서 혀를 차는 제국민들.
“그나마 저들뿐인 것이 폐하의 자비인 것이지.”
“그 말이 맞네. 본래라면 저거에 몇 배는 왔어야 했어.”
노인들의 말에 다들 고개를 주억거렸다.
무언가를 알고 말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일반 제국민은 무식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태반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 관점은 수도에 사는 사람들에겐 틀린 것이다.
「지방감찰단의 처벌규정」
「특례법: 종말세력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조건 수도로 압송!」
중앙 광장에 떡하니 붙어있는 규정들.
그리고 감찰단이 복귀하기 전에 미리 수도로 압송되는 이들의 죄목 또한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감히 누구도 반론하지 못하도록 낙인을 찍어버린 것이다.
“동부에서도 엄청 오는군.”
“군납 비리가 상상을 초월했다더군.”
“저러니 깡촌이지.”
“서부는 더 심하네. 그곳은 그냥 외국에 제국의 이권을 팔아치웠다더군.”
광장에 붙여지는 수많은 정보들을 읽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서 자신이 본 것들을 말해주며 의견을 교환했다.
동,서,남,북 가릴 것 없이 엄청난 비리들을 쏟아졌다.
본래라면 지방이 마비가 되거나 대규모 난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만큼 대규모로 감찰을 진행했으니 지방의 이권 세력들이 반발할 만 한 것.
굳이 무력적인 반란이 아니더라도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얼마든지 방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감찰단의 행보는 멈춤이 없었으며 큰 문제도 발생하지 않고 있었다.
이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로 경범죄는 웬만하면 무급봉사로 용서해주었고, 중범죄라도 벌금형으로 감해주었다.
웬만한 범죄는 사실상 용서해주겠다는 것.
물론 이렇게 해도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상인들 같은 경우 반발이 심했다.
‘5%를 벌금으로 내라!’라고 하면 적어 보일 수 있겠지만 상단 규모가 클수록 그 금액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게 된다.
관례에 의해, 귀족들의 협박으로, 뇌물을 주지 않으면 허가가 나지 않기에 등등 억울한 면이 많았다.
그렇기에 몇몇 남부 상인연합은 단체로 반발했었다.
여기서 알렉시안의 두 번째 방안이 빛을 발했다.
「지방 핵심지역 개발방안」
가장 먼저 개발할 지역을 지방 사람들에게 투표라는 형태로 의견을 물었다.
물론 그냥 하면 서로 자기들 지방만 추천하려고 할 테니 알렉시안과 중앙 정부가 추구하고자 하는 개발계획도 첨부해서 알려주었다.
– 남부 같은 경우 항구까지 잇는 대로와 그 주변에 물류 핵심시설, 대규모 공단 지역등을 통해 이득을 끌어내고자 한다.
– 서부 역시 마탑을 중심으로 고가의 무구들을 양산해서 제국 전역으로 나중에는 인근 국가까지 수출하는 것을 염두하는 것.
– 북부 역시 무구들을 개발하며 그것을 군부에 대량 납품하게끔 하는 방식과 그 과정에서 최단거리의 도로개발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
– 동부도 각 지역마다 특산품 개발과 그것을 이어줄 동부유통 중심지를 만드는 것을 핵심 과제로 넣었다.
중앙의 계획은 명확하다.
큰 사건이 없는 한 이대로 갈 것이다.
그렇다면 각 지역의 귀족들이나 상인들은 이 계획에 자신들이 한 발 담그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도 바쁠 터.
그런 상황에서 억울하다고 떼를 쓰고 있을 시간이 있을까?
오히려 성실하게 벌금 납부하고 덤으로 토벌군과 감찰단을 배려해 자택을 개방해 도움을 주거나 지원금 형식으로 후원을 해서 이쁨받을 생각부터 하지 않을까?
그도 그럴 것이 알렉시안에게 대항해 어찌어찌 벌금을 면제받고 덤으로 보상금도 받는다 치자.
그 다음은?
밉보인 그들이 알렉시안의 대계에 중히 쓰일까?
거기에 벌금납부와 대규모 후원을 통해 주요 계획에 자신들의 지역이 조금이라도 혜택을 받으면 그 이득이 얼마나 될까?
단순하게 계산해도 후자가 압도적으로 이득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지방 유지들이 토벌군과 감찰단에게 협조적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자들도 있었다. 그들 같은 경우 대부분 중범죄자였고, 그들은 직접 마스터들이 깔끔하게 정리해주었다.
압도적인 무력 앞에서 지방세력들이 난을 일으킨다 한들 바람 앞에 촛불일 뿐이다.
「토벌군, 감찰단과 함께 복귀!」
「각 지역에 남긴 소수의 감찰원이 지방군과 함께 못다 한 일정 마무리할 것.」
여전히 제국 각 지역에 혼란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토벌군과 감찰단을 불러들이는 이유는 보여주기 위함이다.
「혼란의 끝!」
이것을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다.
종말세력에 홀린 자들, 아직도 제국에 남아 귀찮게 구는 범죄세력들이 있으나 그리 크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현 제국은 선황시절보다 안정적이다.
다들 자신들의 지역에 중앙의 개발계획이 오기만을 간절히 바라기 때문에 최대한 문제를 일으키려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토벌군과 감찰단이 수도에 도착한 후 정식으로 제국의 지역개발 계획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유지될 것이다.
“후···드디어 끝인가?”
알렉시안이 빛으로 쓰인 글자들을 바라보았다.
제국 전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
그것들을 퀘스트를 통해 먼저 알게 된 알렉시안이 완료되는 퀘스트 목록이 늘어감에 따라 안정되어 감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다.
처음엔 분명 더뎠다.
무려 마스터가 포함된 토벌군이 있었음에도 더디기만 했던 안정화 작업이 날이가면 갈수록 빨라진다.
이제는 지방군과 해당 지역의 치안대만으로 커버하고 있음에도 충분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 중앙에서 신경 쓸 필요까진 없을 터.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북서부 지역에 다수의 종말세력 발견」
「인접지역의 국가들의 수상한 행동 중. 몬스터 토벌이 마무리되는 대로 압박 필요」
「동부 인근 지역의 다수 부족이 연합세력 결성 중.」
「동남부 지역에 대규모 해적 선단 집결 중.」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보고서들.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만 추렸는데도 양이 상당했다.
전부 ‘종말세력’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관점으로 봐야겠네.”
알렉시안에 의해 제국에서 내쫓긴 종말세력이 외부에서 일을 꾸미고 있다.
게임 스토리에서도 제국 외부에서 일을 벌이긴 했지만, 규모가 다를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북부 산맥에서 대규모 울림 발생. 원인은 파악 중.」
“내 생각 이상으로 빨라.”
오랫동안 북부군에서 근무한 자들조차 처음 겪는 현상.
그러나 알렉시안을 이 현상이 뭔지 잘 알고 있었다.
‘종말의 전조현상.’
제국이 멸망을 향해 가는 스토리.
‘북부의 산맥이 울리고 남부의 바다에서 용암이 분출하며 재앙이 시작되었다.’
제국을 몰락시킨 대재앙의 시작.
그것이 벌써 시작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알렉시안의 계산대로라면 이 전조현상은 몇 년 뒤에 왔어야 정상이었다. 그래도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게임에서 묘사된 것과 다르게 산 전체가 울리지는 않았다는 점.
“모르는 것투성이네.”
게임의 클리어를 위해 수없이 시도를 하며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까 모르는 것투성이였다.
“그래도··· 예정대로 진행해야겠지.”
알렉시안이 책상 한 구석에 놓인 재무대신의 보고서를 바라보았다.
「제국 축제 예산안」
축제라는 틀을 갖췄지만 사실 개별적으로 보면 하나하나가 축제에 버금가는 이벤트나 다름없다.
미리 예고했던 기사와 마법사, 용병들의 토너먼트 대회.
아카데미 입학예정자들의 대회.
마법사와 기술자들의 신기술 발표.
신설된 마탑과 마법공방을 축하하는 대규모 파티.
토벌군과 감찰단을 축하하는 연회.
일전에 한번 했던 알렉시안의 자선사업.
그 밖에 제국민을 위한 순수한 축제를 위한 여러 이벤트들까지.
이 모든 것을 이번 축제기간에 전부 몰아서 한다.
마지막 날에는 알렉시안의 생일을 기념하는 축하연회까지 있었다.
보통 나눠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렇게까지 몰아서 하는 것은 어쩌면 이 축제가 마지막 축제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폐하. 곧 토벌군과 감찰단들이 수도에 입성한다 하옵니다.”
“알겠다.”
알렉시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움직일 준비를 했다.
본래 광장이나 황궁 앞에서 공을 세운 이들을 맞이하는 것이 맞으나 알렉시안은 대전의 황좌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오만해 보일 수 있는 상황이나 알렉시안은 관료들과 다르게 생각했다.
“고생한 이들이 제국민들에게 온전히 축하받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 그것이 그들의 명예를 축복하는 일이 될 것이다.”
자신이 아닌 토벌군이 축하를 받을 수 있게끔 배려하는 것.
그러나 혹시 오해할 수 있으니 그들을 위해 성문부터 황궁, 대전의 문까지 전부 개방하고 길목에 꽃잎을 뿌려 환대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
그것이 알렉시안이 토벌군을 배려하는 방법이었다.
일부러 시간을 맞춰서 도착한 이들이 하나 둘 수도에 입성했다.
길게 늘어선 군대와 관료들이 제국민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광장을 지나 황궁으로 움직였다.
본래 황궁 안쪽은 알 수 없으나 이번만큼은 제국민들을 받아들여 모든 이들이 대전까지 이어지는 길을 지나는 주요 인물을 구경했다.
그리고 활짝 열린 대전의 문을 지나 알렉시안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는 자들.
“모두 고생했노라. 그대들 덕분에 제국은 혼란을 끝내고 날아오를 준비를 끝마쳤노라.”
그렇게 말하며 가장 먼저 마스터들을 일으켜 세웠다.
“듣기론 선황제께서 하사하시는 검도 받지 않았다 들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꼭 받아주었으면 싶군. 앞으로 있을 제국의 혼란을 위해서라도.”
대놓고 혼란이 올 것이라 말하는 알렉시안을 보면서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대전 안에서 진행되는 장면을 광장을 비롯한 수도 곳곳에서 영상구를 통해 보고 있는 이들도 의문에 찬 표정으로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들을 애써 무시하며 알렉시안에게 고개를 숙인 검성.
“이 검에게 인정받는 건 또 다른 문제. 할 수 있겠나?”
광휘의 검만큼은 아니지만, 무려 용을 베어 죽인 참룡제의 검이다.
그러나 검성은 가볍게 참룡제의 검을 쥐었다. 위대한 전설을 이룩한 명검들은 영성이 있기에 격이 맞지 않으면 강력하게 반발하고는 하지만 검성은 달랐다.
마치 주인을 맞이한 것마냥 강력한 기파를 뿜으며 기뻐하는 ‘용살검.’
뒤이어 마르코는 ‘바다의 검’을, 근위대장은 선황제 무황의 검인 ‘폭렬검’을, 크롬웰 후작은 전신의 검과 무구를 하사받았다.
마지막으로 서부의 마스터라 불리는 선황비의 아비 프랑코.
“재상과 그대의 딸이 저지른 죄는 잘 알 것이다.”
“···.”
모든 마스터들이 명예로운 무구들을 하사받았으나 프랑코만이 하사를 받는 대신 죄를 받을지 모르는 상황.
그 모습에 모든 이들이 긴장 어린 표정으로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가져오게.”
알렉시안의 말에 조용히 천에 둘둘 말린 검 하나를 가져오는 마탑주.
천을 풀고 모습을 드러낸 검은 투박했다.
어떠한 장식도 문양도 없는 단순한 검신과 손잡이. 그러나 검성을 비롯한 많은 무인들이 그 검을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자신들이 하사받은 검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명검반열에 들 검이라고.
“이제 막 만들어서 어떠한 영성도, 마나도 깃들지 않은 검이다.”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 검을 꽂았다.
“짐이 개방된 마탑에 사적으로 도움을 청해 만든 첫번째 검이다.”
그 말에 프랑코의 눈이 떨리기 시작했다.
황실보고에 있는 온갖 질 좋은 재료들을 때려박은 이름조차 짓지 않은 명검.
그것을 자신이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침을 꿀꺽삼켰다. 그러나 그런 기대와 다르게 알렉시안은 냉정한 어투로 말했다.
“이 검을 바로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증명하라. 그대 역시 마스터에 올랐다면 욕심이 있을 것 아닌가? 검성과 근위대장에 이대로 뒤처져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마르코 공작이나 크롬웰 후작에게까지 밀릴 것인가?”
그 말에 프랑코가 입술을 깨물었다.
“증명하라. 그리고 짐이 처음으로 만든 검을 쟁취해 함께 전설을 이룩해보아라. 그리하면 선 황비와 짐의 동생 역시 중히 쓸 것을 약속하지. 짐에 대한 소문은 들었을 것으로 생각하노라.”
“···.”
알렉시안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숙이는 프랑코.
그런 그에게 알렉시안이 피식 웃으며 한쪽을 바라보았다. 시간을 달라며 수련에 열중하던 한 여인이 대전회의에 참석했다.
“참고로 이 검이 꼭 그대의 것은 아닐 것이야.”
그 말에 알렉시안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자리한 군부대신 피오라.
그녀의 몸에서 퍼져나오는 오러의 파장이 심상치 않음을 확인한 프랑코가 이를 악물었다.
“증명하라. 그대가 검성과 근위대장 못지않음을. 다른 이들 역시 증명하라. 그리하면 짐은 베풀 것이니라.”
그리 말하며 좌중을 바라보았다.
“짐의 첫번째 검은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아직 첫 번째를 상징하는 다른 무구들은 많이 남아있노라. 그러니 도전하라. 짐은 언제든 기다리고 있겠다.”
그 말과 함께 박수를 치며 제국의 혼란이 끝남을 상징하는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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