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55
17. 축제 속에 가려진 그림자!
하나의 위기가 끝나고 텀이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종말세력은 그 텀조차 주지 않을 생각인 것 같다.
“후··· 시간은 줘야 할 거 아냐.”
알렉시안이 하늘을 보면서 투덜거렸다.
멸망의 조짐뿐만 아니라 반마족들까지 활동하고 있다면 알렉시안의 계획을 더 당겨야만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더 당기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올 때까진 깡으로 버텨야 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그냥 버티라는 것은 아닌지 빛속성 각성자들이 많이들 나타나고 있다.
“골치 아프네.”
알렉시안의 계획이 많이 어그러지고 있었다.
그러나 불평을 할 수도 없는 것이, 운적인 요소로 인해 알렉시안 역시 많은 이득을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초반엔 퍼주다시피 했던 걸 생각하면 입 다물고 있어야 했다.
“후··· 이러다 진짜 마지막 축제가 되겠네.”
그렇게 중얼거린 알렉시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다른 곳에 모습을 드러내야 할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첫날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한 알렉시안은 자정이 되어서야 겨우 궁으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그다음 날도 바빴다.
본격적인 이벤트들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기사 토너먼트.
알렉시안이 참석하는 것을 물론이고, 기사들을 위해서 특별한 이벤트를 열었다.
“인사.”
마탑과 공방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경기장.
그곳에서 수많은 시선 속에서 두 사람이 인사를 했다.
한명은 그 유명한 참룡제의 용살검을,
한명은 무황으로 명명된 폭렬검과 알렉시안이 준비한 마갑주를 착용했다.
비록 검성에 비해 명성이 쳐진다지만 기본적으로 근위대장의 힘은 검성에 비견된다.
검의 정점에 선 존재답게 승률은 검성이 높을지언정 무조건 근위대장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그만큼 두 존재는 제국을 지탱하는 기둥.
“시작.”
저 멀리서 심판의 팔이 떨어지는 순간 두 사람이 움직였다.
근위대장은 시작부터 전력을 다하려는 듯 돌진하는 말의 형상과 함께 그대로 검성을 찍어누를 기세로 돌진했다.
그러자 검성 역시 검을 뽑아 전력으로 휘둘렀다.
쿠우우웅!
단번에 마탑이 만든 결계를 박살 내면서 떨어지는 거대한 검.
그리고 그 검을 뚫고자 폭발적인 힘을 뿜어내는 말의 형상.
두 사람이 정점에 이르며 얻은 심상이 부딪치면서 마침내 두 개의 검이 교차했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었다.
마스터 중에서도 정점에 이르렀다 평가받는 두 사람이 진심으로 싸우면 애써 만든 경기장이 무사할 리 없기에 일격만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경악했다.
마스터들이 보여준 압박감, 그리고 강력한 힘을 짧은 시간동안 직접 경험한 것만으로 대부분 사람들의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을 정도였으니까.
“송구합니다. 과하게 힘을 쓴 바람에···.”
“사람들도 고려할 것이네.”
흥이 올라 전력을 부딪친 것이 부끄러웠는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는 근위대장.
검성 역시 마찬가지로 쑥쓰러운지 헛기침을 하며 근처에 앉았다.
근위대장의 말처럼 워낙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았기에 조금 심심한 감은 있었다. 그래도 본선이 진행되면서 그 심심함은 조금씩 사라졌다.
그렇게 며칠에 걸쳐 수상자들이 정해지고 마침내 시작된 마법 토너먼트.
마스터들의 싸움처럼 굉장할 거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의외로 다른 의미로 화려했다.
황실 마탑주와 나머지 신설된 마탑주들 간의 싸움.
결과는 셀리나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어째서 그녀가 젊은 나이에 엘린을 누르고 마탑주가 될 수 있었는지를 재능으로 보여주었다.
제국의 마법사 중 유일하게 대마법사의 경지에 이른 그녀답게 장로급인 다른 마탑주들을 압도했다. 그래도 볼만했던 것이 셀리나가 적절히 위력을 조절한 덕분에 다른 마탑주들도 반격을 할 수 있었고, 화려한 마법들이 하늘을 수놓으며 사람들의 눈을 호강시켜주었다.
그 이후로도 알렉시안이 사전에 예고한 토너먼트들이 축제기간동안 계속해서 이어졌고, 특별한 이벤트들은 계속 이어졌다.
거기다 수도 곳곳에서 준비한 이벤트들이 빠짐없이 열렸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성대한 축제를 약속했던 것처럼 어떤 나라도 감히 흉내 낼 엄두를 못 낼 축제가 지속되었다.
“재정 상황은?”
“나쁘지 않습니다. 의외로 토너먼트에 돈을 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알렉시안의 물음에 재무대신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제국민 뿐이라면 이 정도 돈을 벌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제국이 장담한 축제답게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고 장기간 이어진 축제 기간 동안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계속해서 넘어오면서 막대한 예산 중 대부분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앞으로는 이득으로 이어질 것이라 설명하는 재무대신.
“앞으로도 잘 부탁하지.”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축제의 주요상황을 재무대신과 주요 대신들에게 맡기고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으로 향했다.
귀족들의 돈을 빨아먹을 마지막 기회이기에 축제 기간에는 수많은 자선사업이 있었다. 그중에는 아카데미에 관한 자선사업도 있었다.
황립 아카데미를 크게 기초 아카데미와 고등 아카데미로 나누면서 어린 나이에도 입학할 수 있게끔 했다.
여기를 바탕으로 수도와 중앙의 사립 아카데미에도 적용시킬 것이며 지방의 아카데미들에게도 적용시킬 수 있게끔 했다.
그리고 자격이 되지 않더라도 기초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초 교육원이라는 곳도 설립할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제국의 미래가 될 아카데미를 위한 사업 역시 중요했다.
아카데미의 토너먼트.
황립 아카데미를 빛낼 이들을 축하하는 자리.
마지막으로 기초 아카데미에 입학할 예정자들을 위한 축하 자리에 참석한 알렉시안.
아직 앳된 아이들이 선생님의 수업에 집중하며 열심히 글자를 익히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로 옆자리에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던 알렉시안. 그런 그의 표정을 마탑에서 만든 소형 영상구를 통해 빠짐없이 촬영하는 기자들.
그렇게 3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이어지는 특별수업에 참관하고 있던 그에게 시종장이 다급하게 다가와 알렉시안의 귓가로 보고를 올렸다.
“서북면에서 제국을 상대로 침공을 감행했다고 합니다.”
“···.”
“서부에서 대규모 테러가 일어나며 그쪽으로 병력이 빠진틈을 타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일부 뚫린 전선을 통해 몬스터가 남하 중입니다.”
시종장의 보고에 알렉시안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가기 시작했다.
“일단 가 있게.”
“예.”
알렉시안이 시종장을 조용한 음성으로 보내고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자신이 갑자기 무서운 표정을 지으면 불안할 수 있기에 애써 표정을 갈무리한 알렉시안이 열심히 글자를 따라 읽고 있는 아이들을 향해 억지 미소를 지으며 특별수업을 끝까지 들었다.
그래도 시종장이 눈치껏 선생님에게 신호를 주어 본래 수업보다 이르게 마쳤고, 알렉시안은 수업을 잘 따라와준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으로 행사를 마치면서 겉으로나마 괜찮은 행사가 될 수 있게끔 한 알렉시안.
“상황은?”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자마자 곧장 밖으로 나오면서 묻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군부대신이 다급히 다가와 보고를 올렸다.
“현재 북부에서 병력을 보내 대응 중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혼란한 틈을 타 내부로 침입한 종말세력입니다. 그들이 서북면쪽에서 지속적으로 테러를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뚫린 이유는?”
서부와 북부를 이잡듯 뒤져가며 종말세력을 제국 밖으로 몰아냈다.
그런 그들이 다시금 제국 안으로 들어와 테러를 일으킨다면 감찰이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시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그걸 피오라도 알기에 다급히 입술을 열었다.
“서북면 인접국가들의 힘을 빌린 것으로 생각된다고 합니다.”
피오라의 말에 알렉시안이 싸늘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인접국가들이 종말세력을 도와 제국으로 들여보냈다면 이는 제국과 완전히 적이 됨을 선언하는 것이다.
서부뿐만 아니라 서북부까지 제국과 적이 되기를 선언한 것.
자세한 이유를 알기 위해 군부대신에게 물으려 했으나 입을 닫고는 시종장에게 외무대신을 부르게끔 했다.
얼마 후, 멀리서 다급히 달려오는 르센.
스스로 무인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그에게 알렉시안이 조용히 물었다.
“이유는?”
알렉시안의 말에 르센이 땀을 닦으며 설명했다.
“아무래도 제국이 선황폐하 때처럼 정복전쟁을 할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우리가 위협을 했던 적이 있던가?”
“그것은 아니오나 그들과 제국을 중재해주던 서부 귀족파의 궤멸이 생각보다 큰 불안감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거기에 내부까지 수습했으니 다음은···.”
“외연 확장이라 생각한 것이겠군.”
“예. 거기에 북부에 대규모 병력 지원이 북서부 국가들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르센의 말에 알렉시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다고 이렇게 일을 벌인다?”
제국이 어떤 곳인가?
대륙 최강국이라는 위명에 걸맞게 강력한 국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서북면 국가 몇개가 연합한다고 견제가 될만한 국가가 아니다.
“서부의 인접국가들도 같이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정황상 이미···사전에 어느정도 말을 맞춘 것 같습니다.”
서부인접국가와 서북부 인접국가들이 연합했다.
전통의 강국 출신의 서부국가들과 야만족이라 멸시받다가 연합해 국가로 탄생한 서북면 국가들.
그렇기에 두 세력은 잘 뭉치기 힘들었다.
서부는 북부국가들을 멸시하고, 북부는 자신들을 핍박했던 서부국가들을 안좋게 봤기 때문이다.
그런 두 세력이 뭉쳤다.
“종말세력이 그들을 묶은 건가?”
“그것도 있지만 제국이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는 것이 가장 큽니다.”
제국은 더 몰락해가는 국가가 아니다.
알렉시안에 의해 한차례 더 도약할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먼 훗날 자신들이 제국이 집어삼켜질 것이라는 걱정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제국 역사상 외연 확장을 시도한 황제들은 전부 ‘통일제국’이라는 꿈을 갖고 있었으니까.
“문제는 동부의 인접국가들 역시 동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제국이 더 크면 안된다는 위기의식.
그것이 각 세력별로 연합을 구축하게끔 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라도 짐이 외교적으로 풀어보려 한다면 먹힐까?”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속국취급을 할 것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르센의 말에 군부대신 역시 이미 늦었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미 인접국가들은 제국과 싸우기라도 할 것처럼 전병력을 오직 제국의 국경에 배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좃같네.”
답이 없는 상황에 한껏 표정을 일그러뜨린 알렉시안.
“비밀리에 회의 소집하게.”
“예. 폐하.”
결국 회의를 소집한 알렉시안이 시종장과 함께 다급히 대전으로 향했다.
모든 대신을 비롯한 주요 관료들이 대전으로 모일 무렵, 뭔가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기자에 의해 광장 게시판에 특별수업 때 찍힌 알렉시안의 사진과 함께 기사가 내걸렸다.
「심각한 황제폐하. 제국에 무슨 일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