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64
막대한 지원을 약속하자 관료들의 환송을 받으며 밖으로 나온 알렉시안.
그가 뒤를 돌아 건물을 바라보았다.
위로 솟구치듯 싸인 탑인 마법부.
그 밑으로 개발부의 공방이 자리했다.
지하만 해도 엄청난 돈을 처발랐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탑은 어떠할까?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다.
“그래도 결과물은 나쁘지 않았지.”
마법부와 개발부로 나누어지긴 했지만 사실상 둘은 하나나 다름없다.
그걸 증명하듯 개발부에 마법부의 수장이 상주하고 있었고, 마탑에는 개발부의 수장이 매일같이 박사급 인재들과 함께 마도구를 논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뒤바뀐 것 같은 상황이지만 지금은 초기이기에 어쩔 수가 없다.
마법에 특화된 존재와 공학에 특화된 인재들이 다르기에 둘을 나눠놓았지만, 추후엔 합쳐질 수도 있으니 지금 당장은 이대로 가야 했다.
“가지.”
한참 동안 개발부의 건물을 바라보던 알렉시안이 등을 돌려 곧장 황제의 궁으로 향했다.
그리고 재무대신을 불러 예산을 논의했다.
“정말 하실 생각이십니까?”
재무대신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빛의 마나석을 만드는 과정이 불안정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막대한 예산이 소모되었다.
마나석 하나로 열차를 가동하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초기금액이 커도 너무 컸다.
“조금만 미루시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도저히 가성비가 나오지 않습니다.”
에너지만이 아니다.
철도, 열차, 중간중간 만들어질 거점, 그곳에 에너지를 충전시킬 시설들까지.
전부 돈이다.
거기에 현재는 효율이 좋지 않아서 기존의 물류비용과 그리 큰 차이를 낸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지.”
“하오나···지금 당장 시작하는 건 낭비 같습니다.”
재무대신의 말에 알렉시안도 이해할 수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당장 민간에 열차를 사용하라고 하면 강제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이용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초기 사업비까지 생각해서 비용을 산정해야 하니 대량으로 운송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장점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장은 국가산업 위주로 운용해야겠지.”
지금 당장은 국책사업에만 제한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다. 심지어 보조금까지 얹어줘 가며 운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렉시안은 일단 시작하고자 했다.
“철도가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지?”
“중앙지역과 동부지역의 경계선입니다. 현재 동부 중간거점까지 공사가 막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중앙지역의 도로는 깔끔했기에 비용을 절감하기에 기존의 도로 일부를 사용했다.
마법까지 사용해서 그런지 공사일정 자체는 상당히 빨랐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동부는 워낙 낙후된 지역이다 보니 지금보다 배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다.
“또한, 수도 역시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열차를 수도 외곽지역까지는 연결해놔야 한다.
종점이기에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기에 돈도 많이 든다.
“적어도 중간거점이 완료될 때까진···.”
“그때가 언제지?”
“내후년 초에는 완성될 거라 생각 중입니다.”
본래라면 불가능했겠지만, 마법사까지 동원하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 이야기다.
“그보다 더 걸릴 가능성도 있겠지?”
알렉시안의 물음에 재무대신이 입을 다물었다.
“비용이 들더라도 가까운 시일 내에 열차를 운용하기 시작하면 공사속도는?”
“···.”
그의 물음에 침묵하는 재무대신.
똑똑한 그가 모를 리가 없다.
열차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공사속도가 무지막지하게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을···.
그러나 비용이 문제다.
“짐도 안다. 현재도 아슬아슬하지?”
“···예.”
“황실 보고를 팔아치워 해결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테지.”
“···그렇습니다.”
재무대신의 말에 알렉시안이 다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시종장을 불렀다.
머리를 식힐 겸 차를 마시면서 잠시 한숨을 돌린 알렉시안이 다시금 논의를 시작했다.
“짐도 지금 수준의 열차를 운용할 생각은 없다.”
“하오 시면···.”
“최소 지금에 절반 수준까진 에너지 소모가 내려가야 제대로 운용해 볼 생각이 들겠지.”
그 말에 재무대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개발부라도 그 정도 효율을 내려면 단기간으로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맞아. 그래서 ‘일단’ 운용이라도 해보려는 거야. 열차의 외관 자체는 변경할 필요 없이 엔진만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더군. 그럴 경우 새것으로 교체할 필요 없이 종점에서도 충분히 작업이 가능하다더군.”
알렉시안의 말에 재무대신은 그제야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앞에 있음에도 몽롱한 눈빛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는 재무대신.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린 재무대신이 황급히 머리를 박았다.
“송구합니다.”
재무대신의 사과에 되었다는 말과 함께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헛기침을 하면서 자신이 생각한 바를 설명했다.
“말씀하신 대로라면 어느 정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종이 한 장을 꺼내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다.
일단 초기엔 비싼 값으로 운용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것을 정부가 보조하면서 억지로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운용하면서 개발부가 업그레이드 하는 대로 조금씩 효율을 갖춰나간다.
여기서 핵심은 시간이다.
어차피 철도는 언젠가는 깔아야 하고 각 거점 역시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다.
그 시간들이 단축된다면 장기적으로 들어갈 돈 자체는 절감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운행이 진행될수록 노하우가 늘어날 것이다.
그럴 경우 빠르게 합리적인 가격선을 정해서 이른 시기에 민간에 개방할 수도 있을 터.
“문제는 지금 당장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이지.”
“다른 부분에 좀 더 여유를 두는 것은 어떨까 하옵니다.”
재무대신의 말에 알렉시안이 의문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현재 각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업들. 그것들을 굳이 빠르게 진행하지 말고 천천히 진행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알렉시안이 단번에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는 듯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그렇군. 급할 필요는 없지.”
각 지방에 지어질 마탑, 공장, 마법공방, 연구소들.
국책사업만 이 정도이고 황궁과 국립아카데미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업체들과의 협의 역시 많이 진행되고 있었다.
모든 것이 맞물려서 진행되다 보니 다소 급한 감이 있었다.
또한,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 어느 정도 손해는 감수하면서 일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것들의 속도를 늦추면서 합리적인 선에서 입찰이 진행되도록 바꾸는 것만으로도 자금에 여유가 생긴다.
1. 공개입찰을 통해 업체가 정해지더라도 추가적인 검증에 통과하지 못하면 탈락시킨다.
지금은 크게 문제만 안 된다면 넘어가 주고 있는데 이 부분만 다시 검증해도 탈락할 업체들이 수두룩하다.
2. 업체가 정해지는 것이 늦춰지면 대금 역시 나중으로 미뤄지니 지금 당장은 자금에 여력이 생긴다.
여기까지 생각한 알렉시안이 재무대신을 보며 물었다.
“어디 어디가 여유가 있지?”
“지방쪽은 전부 여유가 있습니다.”
“중앙쪽은?”
“그쪽도 다급하게 진행되는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재무대신의 말에 알렉시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한가지 궁금한게 생겼다.”
“하문하십시오.”
“자네가 이걸 바로 생각해 냈다는 것은 분명 공개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겠지?”
한 두개도 아니고 동시다발적으로 국가적 사업이 진행 중이다.
문제가 없을 리가.
“···현재 상단을 비롯해 관료들에게 일종의 선이 있습니다.”
“선?”
“예. 공사대금을 가지고 크게 장난을 치진 못합니다. 하오나 폐하께서 정하진 선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선 꽤나 광범위하게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그 말에 이해가 안간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예를 들어 설명하는 재무대신.
본래라면 깜방에 들어갈 일이지만 감옥이 미어터지는 현재 상황에서 그건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되도록 벌금으로 커버하고 있는데 이걸 악용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일단 공사가 진행되면 취소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서 선을 넘나들면서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하던 공사를 취소시키고 다시 공개입찰을 열고 검증을 하고 업체를 선정하는 것 자체가 비용과 시간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그냥 진행하려고 하는 마음을 이용하는 것.
문제는 워낙 대규모로 일이 진행되고 있고, 감찰단과 치안대 역시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라 이것을 전부 잡아 들일 수 없다.
“심각한 수준인가?”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지방의 혼란이 완전히 진정되지 않았다.
외부의 상황 역시 좋지 않다.
상황이 이러하니 치안대와 군부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리가 없다. 감찰단이 조사를 요청한다 해도 한정된 인력으로 돌리고 있기에 시간이 자꾸만 지체된다.
그렇기에 일단 살살 달래가면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거기다 업체들의 장난질 역시 정부 처지에서 보면 사소해 보일 정도로 작은 것이 컸다. 그것이 전국적으로 많이 일어나니 예산 낭비가 심할 것일 뿐.
“중앙이나 지방이나 위기상황을 이용하려는 놈들 천지군.”
알렉시안의 한숨에 재무대신이 쓴웃음을 지었다.
“문제가 있는 사업들은 전면 재검토하지.”
“전부 말입니까?”
“그래. 지방에 지어지는 시설들. 지금 당장 급한 건 없잖아?”
전부 혼란을 잠재우고 민심을 잡기 위한 정책들이다.
실제로 어떤 지방에 도로를 깔아주고 일자리를 준다 하면 그 지역의 치안이 대폭 좋아지고는 했으니까.
하지만 재검토를 하는 것이 중앙의 잘못일까?
“이유를 설명하고 전면 재검토한다고 해.”
“항의를···.”
“우리 잘못 아니잖아? 문제가 되는 상단이나 업체의 잘못으로 몰아.”
남 탓 시전을 하라는 말에 재무대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불만이면 애초에 죄를 짓지 말았어야지.
업체들 입장에선 그냥 용돈벌이나 하려는 사소한 요구일 것이다. 그 장난질로 재검토까지 간다면 억울할 법 하겠지만 어쩌겠나?
알렉시안에게 걸린 본인들 잘못인 것을···.
“며칠 내로 낭비되는 예산을 검토해 발표하겠습니다.”
전면 재검토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선 낭비되는 예산들을 계산하려는 재무대신.
따로따로 보기엔 얼마 안 되어 보여도 국가적 관점에서 보면 엄청난 예산일 테니 전문가가 아닌 일반 제국민이 보기에 헉! 소리가 나올 것이다.
“재검토할 경우 감찰단 역시 여유가 생기겠지?”
“그럴 것입니다.”
현재 감찰단이 과부하 상태가 된 이유에 수많은 업체들을 감시하는 것에 있었으니까.
“1순위는 동부로 연결되는 철도야. 그러나 다급하게 진행되는 만큼 여유가 있는 감찰 인력들을 이곳에 때려박았으면 좋겠군.”
“감찰부에 그리 전해두겠습니다.”
“아니, 내가 직접 명령을 내려야겠어.”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곧바로 감찰대신을 불렀다.
그러다보니 치안대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감찰대신의 말에 치안대장 역시 불러들여 논의해야 했다.
중앙과 동부를 잇는 길에 감찰과 치안을 대폭 늘리겠다는 말에 하소연하는 두 대신.
하소연을 듣다 보니 재무대신에게 듣던 것보다 훨씬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지금 당장 해결해 줄 수는 없었다.
인력을 더 뽑을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단 그 문제는 나중에. 지금 당장은 동부로 이어지는 철길에 집중하지.”
“”예. 폐하.””
알렉시안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숙이는 두 대신.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사업들을 재검토할 것이니 여유가 있을 거야. 그때까지만 버텨봐.”
서운한 감정이 담겨있는 두 대신을 다독이면서 동부의 철길에 집중하도록 한 알렉시안.
며칠 후, 지상으로 거대한 형태의 분해된 열차 조각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것이 수도를 거쳐 외곽 지역으로 하나둘 이동하기 시작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변혁을 이룬 것 같은 수도.
그 변혁을 동부까지 확대할 희망이 이동하는 모습에 그 날 신문사는 오랜만에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