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65
어차피 껍데기야 밖에서 하든 안에서 하든 상관없기에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 수도 외곽의 종점에서 조립 작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종점은 종점대로 공사했고, 황궁의 지하에서는 열차의 핵심 엔진 및 기타 핵심장비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손해를 감수하고 시간을 아끼고자 한다면 제대로 해야 하는 법.
여기저기서 개발에 착수하고 있는 마법사들과 개발자들까지 긁어모아 열차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들어갔다.
물론 프로토타입의 동력원 개발 인원을 빼지는 못했다.
가뜩이나 불안한 동력원에 인원까지 빼앗기면 황궁이 폭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알렉시안이 직접 ‘동부로 이어지는 열차 개발’에 집중하라 명령했기에 관료들 역시 그쪽에 사활을 걸고 지원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기존에 이뤄지던 사업들에 대한 관심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더해서···
「서부 지역의 마법 공방 공개 입찰지연.」
「중앙지역 일대에 다수의 비리 정황 발견. 사업자 재선정 검토.」
「남부 항구 개발 사업자들에 문제가 있다는 청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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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 사업들의 지연 및 재검토 발표.
그러자 이해관계에 있는 이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이미 공사 준비 다 해놨는데 이러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사업자들이 항의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니! 우리 지역으로 오기로 했으면서 인제 와서 전면 재검토한다고요?”
해당 사업 자체가 재검토되자 그 지역 주민들이 단체로 반발했다.
처음엔 수도의 제국민들조차 이건 아닌데? 라고 생각했다.
“이건 좀···이미 진행된 사업은 웬만하면 그냥 하는 것이 낫지 않나?”
“그러게. 이미 들어간 돈도 있는데.”
“취소하면 낭비되는 돈이 만만치 않을 텐데.”
다들 자신들이 낸 세금이 낭비되는 것 같자 불만 어린 목소리를 냈다.
그나마 알렉시안이 그동안 보여준 것이 있기에 일단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지 그것이 아니었다면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사업이 전면 재검토되는 것은 주로 지방에서 일어났지만, 수도 역시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이미 편안한 삶에 적응이 되었고 더 편하고 윤택해진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밀려나는 것이니 짜증이 날만도 했다.
“관료들은 뭐 하는 거야?”
“그러게. 폐하께서 이런 것도 신경 쓰셔야 하나?”
이미 반쯤 신격화 되어버린 알렉시안을 욕할 수 없으니 애꿎은 관료들만 욕먹는 상황.
몇몇 과격한 이들은 아예 관청으로 찾아가 따지기도 했고, 관련자들은 매일같이 나와서 농성이라도 하듯 시위하는 중이었다.
이대로 두면 더 큰 불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바로 그 때 제이론 파이스가 전면으로 나섰다.
“이 금액을 보십시오. 여러분이 사소하다고 생각한 금액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손실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대놓고 국가 사업내역을 공개하는 제이론.
개별적으론 별거 없어 보이지만 전체적인 금액으로 보면 엄청난 돈이었다. 무려 수도의 하수도 정비사업을 다시 하고도 남을 만큼의 돈.
“이···이 정도라고?”
“허···미쳤네.”
“그러게.”
저가입찰을 하고 사업이 진행된 후 조금씩 조금씩 사소한 이유를 들먹이며 사업금액을 올리는 자.
이유를 들먹이며 중요한 땅이라며 가치를 올리려는 자.
무조건 수도와 같은 임금으로 일하겠다며 항의하면서 사업을 지연시키려는 자.
등등.
웬만하면 들어주고 사업을 진행시키려는 정부를 이용하려는 자들로 인해 기존 사업보다 많은 금액이 뭉치고 뭉쳐 막대한 손실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자 제국민들이 분노했다.
자신의 세금이 이런 식으로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명분만 잃어버렸을 뿐 대역죄인처럼 여겨지진 않았다.
문제는 그다음에 발표한 것부터였다.
다음 날, 재무대신은 또 다른 발표를 했다.
「예산이 부족해 기초 복지사업 후순위로 밀리다!」
알렉시안이 제국민을 위해 최소한의 복지를 위해 만든 예산.
그것이 어찌 쓰일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고, 예산부족으로 장기계획으로 밀려나 버린 것이다.
그러자 이때부터 제국민들이 본격적으로 분노하기 시작했다.
그저 남 일이라 생각하며 방관자적 입장에서 바라보았던 것이 자신들의 손해로 확연하게 다가오자 느껴지는 것이 달랐던 것.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상황에서 다른 부처들이 집을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기 위해 또 다른 발표들을 하기 시작했다.
「예산 부족으로 기초 아카데미 지연될 가능성 커져···.」
「식량 개발사업 후순위로···」
「기초 의료/약품 개발사업. 뒤로 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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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제국민을 위해 발표되었던 것들이 죄다 뒤로 밀려났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다들 바쁘다 보니 별 관심조차 뒤지 않았던 것들.
하지만 알고 보면 굉장히 중요한 사업들이 이번 기회에 재조명되면서 이것들이 뒤로 밀려난 이유가 곳곳에서 발생한 비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각 부처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게 힘들게 작업했는데 제국민에게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홍보하게 된 셈이다.
그렇다는 건 추후 알렉시안에게 잘 보여 더 많은 예산을 타낼 수도 있다는 뜻.
덕분에 관료들 처지에선 한결 편안한 작업이 가능했다. 홍보하는 것도, 제한된 예산에서 어떻게든 사업을 꾸려나가는 것도 전부 스트레스받는 일이었으니까.
짜증 나는 건 오로지 이번에 뒤지게 처맞는 사업자들뿐이다.
물론 사업자들 처지에선 억울할 만했다.
‘겨우 이딴 걸로?’
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들이 모여 엄청난 예산 낭비가 된 것도 사실이기에 할 말이 없었다.
“일단 급한 불은 껐습니다.”
재무대신의 보고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거나 초기 단계는 전면 재검토를 하겠지만 이미 상당히 진행된 곳은 건들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들은 증거만 모아놔. 나중에 벌금을 때리면 되니까.”
이미 시작된 이들은 나중에라도 꼭 처벌해야 했다.
안 그러면 집중적으로 감사를 진행할 때만 피하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이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
“철도 공사 상황은?”
알렉시안의 물음에 안 그래도 그것으로 할 말이 있다는 듯 품속에서 철도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을 표시한 지도를 꺼냈다.
“현재 세 곳의 공사가 완벽히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화물 열차를 운행하려면 적어도 이곳들의 공사가 끝이 나야 합니다.”
중앙지역의 철도 공사는 완료되었다지만 중간중간 만들어진 거점에 대해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못했다.
거기에 화물 열차인 만큼 화물을 싣고 내릴 장비들부터 그것들을 정리할 곳까지 대규모 공사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득이다.
수도에서 가까운 지역만 이동할 경우 굳이 열차까지 운행할 필요가 없다.
“공사 완료 시기는?”
“몇 달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당장 열차를 운행하게끔 하는 것은 보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합니다.”
“지역 경계선에 만드는 임시 종점도 끝나가나?”
“예. 애초에 물류단지에 화물역을 만들고 있어서 빠르게 개조가 끝났다고 합니다.”
재무대신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알렉시안이 개발부 대신을 불렀다.
마법부 엘린이 동력원을 개발 중이라면 개발부는 열차가 움직이는 몸체와 바퀴등 종합적인 것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 담당의 핵심인물인 왓슨이 탑에서 내려와 보고를 하기 위해 찾아온 것.
“열차 가동준비는 끝났나?”
“예. 짧은 거리였으나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예상 이상으로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습니다. 왕복을 몇번만 해도 마나석을 교체해야 할 것이옵니다.”
왓슨의 말에 그 정도는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
“안정성만 괜찮다면 일단 움직이도록 하지.”
“예. 폐하.”
“그리고 또 다른 동력원에 대한 연구성과는 어떻지?”
“그 또한 제법 연구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마법부의 연구결과가 도움이 많이 되어 생각보다 빠르게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부가 증기기관을 바탕으로 한 동력원을 연구 중이다. 그 과정에서 증기기관에 대한 성숙도가 빠르게 늘어났는데 마나에만 기댈 필요가 있을까?
이곳에도 당연히 석탄이 존재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동력원을 개발하는 것은 가능했다.
이는 마법의 영역이 아니기에 개발부에 일임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열차에 적용하는 것은?”
“수도로 연결된 열차에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비상용으로도 말인가?”
“예. 엔진의 구동 방식이 다르기에 차라리 비상용이라면 마나석이 더 나을 것입니다.”
왓슨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열차에 적용된 애너지원은 빛기둥이라는 무한한 에너지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석탄이 가성비를 따라올 수가 없다.
그러나 만들어지는 건 한계가 있고 추후에는 열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도 쓰여야 하기에 지방에선 빛의 마나석이 아닌 다른 동력원을 사용해야 했다.
“지방끼리의 연결은?”
“지금보다 기술적 성숙도가 조금만 더 쌓이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왓슨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빛기둥이라는 사기적인 동력원이 생겼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계획을 폐할 필요는 없었다.
“지원해줄테니 포기 말고 계속하게. 어차피 빛의 마나를 이용하는 동력원이 제국 전역을 커버할 순 없을테니 쓸모있을거야.”
“예. 폐하.”
알렉시안의 말에 왓슨이 감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안 그래도 빛의 마나가 있는데 뭐하러 다른 동력원을 개발하고 있느냐란 말이 나오긴 했다.
최대 중앙까지만 포함될 것이라는 말을 해도 불만을 표출했다.
그도 그럴 것이 효율을 높여서 지방 주요 도시까지 빛의 마나석으로 운용시키고 기존의 마나석과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운용해도 되지 않겠냐라는 것.
사실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닌 것이 기술이 더 높아지면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긴 했다.
하지만 그건 멸망이 없었을 때의 얘기.
“짐이 절대 포기하지 않을 테니 믿고 일하라고 전해주게.”
“그리하겠습니다. 폐하.”
그렇게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왓슨을 보내고 며칠 후.
오직 이날만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며 겨우 일정을 비운 알렉시안이 수도 외곽으로 향했다.
“저것이군요.”
근위대장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촌구석이라고 놀림받는 동부를 변화시킬 열차가 움직이기 위해 선로 위에 섰다. 그리고 그 선로는 수도의 성벽과 강을 연결한 다리를 너머 중앙지역으로 쭉 뻗어 있었다.
이미 사전에 몇 번 실험을 했기에 움직이는 것을 본 제국민들이 많았지만 오늘은 특별했다.
“많군.”
제법 많은 화물들을 싣고 있는 열차.
첫 출발에 너무 무리한 것 아닌가 싶지만 비효율적인 열차를 그나마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 것.
“과한 출력이라 이 정도까진 가능하옵니다.”
마법부 대신 엘린의 말에 알렉시안이 개발부 대신 왓슨을 바라보며 물었다.
“선로는?”
“버틸 수 있습니다. 열차의 바퀴를 비롯한 선로의 모든 것을 점검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안정적인 상황에서 운용하는 것이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대신의 답을 들은 알렉시안이 신호를 주자 마침내 열차를 움직일 준비를 하는 관료들.
“시작하겠습니다.”
시작하겠다는 말과 함께 엔진이 가동되는 열차.
이 전에는 앞에 있는 열차 하나만 움직였는데 이번엔 뒤에 수십 량은 되어 보이는 화물을 가득 실은 열차가 움직인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다들 놀란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사실 기술적으로는 대단한 것이 아닐지 모른다. 어쩌면 진즉 할 수 있었던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철도를 깔고 열차를 개발할 예산을 주고 그것을 짧은 시간 내에 실행까지 옮긴 사람은 알렉시안이 아니라면 어려웠을 것이다.
제국 개혁을 상징하는 것이 시작이 수도 정비사업과 마탑의 개방이라면 제국 전역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개혁의 상징성은 이 열차가 될 것이다.
그런 중요한 열차가 거친 소음과 함께 움직이는 열차는 이내 수도의 뚫린 성벽을 지나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수도의 영역을 벗어나 시야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가만히 지켜보던 알렉시안.
마침내 열차가 무사히 수도와 중앙지역을 가르는 분기점을 지나갔다는 마법사의 보고에 모두가 환호했다.
“모두 고생했다.”
“아니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옵니다.”
알렉시안의 칭찬에 겸양의 말을 하는 마법부와 개발부의 두 대신.
“아니. 시작한 것이 중요하다. 그대들 말처럼 부족한 부분은 바꿔가면 그만이다. 저 열차로 인해 제국은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있을 거다.”
동부를 시작으로 북부, 남부, 서부 순으로 철로가 깔리고 종래에는 지방끼리 연결될 것이다.
그 막대한 물류 이동을 바탕으로 마법 마차를 개조할 것이며, 멸망을 막아 낼 보급체계를 완성할 것이다.
그 보급체계의 핵심이 될 첫 열차가 무사히 동부 경계선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발부와 마법부를 비롯한 고생한 관료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었다.
이날만큼은 온전히 기쁜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조기 퇴근’과 ‘보너스’라는 선물을.
황제가 준 선물이 기뻤던 것일까?
아니면 처음으로 느껴보는 조기 퇴근의 기쁨?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 날 하루만큼은 알렉시안은 관료들 사이에서 진짜 ‘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