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66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고들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또는 이렇게 말한다.
‘시작이 가장 어렵다!’라고···.
일단 굴러가기만 한다면 속도를 내는 건 금방이다.
그건 개혁도 마찬가지였다.
재무대신의 반대에도 일단 지르고 본 결과는 나름 나쁘지 않았다. 개발부와 마법부 인력이 갈려나 간 결과물은 성공적으로 철도를 왕복했다.
지금이야 테스트 느낌이 많기에 많은 열차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점차 늘어나갈 거다.
당장에 철도로 대규모 운송을 하게 되면서 중앙지역의 공사속도가 빨라졌다.
단순히 주요 물품들이 많이 운송되어서가 아니다. 알렉시안의 명으로 늘어난 물자만큼 사람들도 더 모집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부족하면?
범죄자를 보내서라도 일을 시켰다.
그래도 부족하면?
중앙군을 보내서 지원하게 했다.
이곳은 지구가 아니었다.
본래라면 문제가 될 일이지만 황권의 강력함으로 그냥 찍어누르면서 일을 시키다 보니 공사를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범죄자들로 구성된 형벌자들에게도 일반인만큼은 아니지만 소정의 임금을 지급해주었다.
그것으로 인근의 시장에서 소비도 할 수 있게끔 허락했다.
물론 인권 때문은 아니었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열심히 일한 자에 한해서만 지급되는 돈.’
이 적은 돈으로 범죄자들의 컨트롤을 보다 쉽게 하라는 배려였다.
채찍질만 한다면 반발할 수 있기에 적당한 당근은 필수였다.
현재 제국은 반란과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 종말세력에 가담한 범죄자들로 인해서 감옥이 모자랄 정도로 많았기에 어느 곳이든 써야 했다.
공짜로 부려먹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생각보다 형벌부대를 컨트롤하기 쉬워진다.
거기에 더해 적어도 식사만큼은 확실하게 챙겨주라고 못을 박았다. 만약 먹는 것으로 장난을 친다면 그 즉시 북부로 보내버리겠다는 엄포를 낼 만큼.
그렇기에 현재 형벌 부대는 큰 문제 없이 굴러가고 있었고, 공사 역시 무난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진행 상황은?”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사 일정 역시 예상보다 좀 더 단축될 것 같습니다.”
재무대신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인력만 늘어났다면 이 정도로 단축되지 않았을 것이다.
마법사.
정확히는 그들이 만든 골렘에 의해 속도가 단축된 것이다.
본래는 마법사들을 이용해 무거운 짐을 옮기는 등 다용도로 사용되었는데 현재 신설된 마탑들 역시 이 의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탑을 전면 개방하는 조건에 국가산업에 잘 협조해야 한다는 조항이 붙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법사들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다.
황실에서 마탑 신설을 조건으로 전문분야에 한해서 국가에서 진행하는 연구를 도와야 했는데 마법사들이 갑자기 늘어날 리가 없으니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탑에 있는 골렘들을 대신 보내는 것이 어떻겠냐 제안을 해왔다.
한 명이라도 더 마법사 소모를 줄이기 위해 결정한 것인데 이게 생각보다 더 효과가 컸다.
그럼 마탑에서 일어나는 잡다한 일들은 어떻게 하려고?
그건 마법사들을 굴려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한다. 알렉시안 입장에서도 나쁠 것 없기에 일단 보내보라고 했고, 생각보다 효율이 좋았다.
마법 몇번 쓰고 헥헥거리는 마법사보다야 비록 마나석이 소모되기는 하지만 지치지 않는 골렘이 더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공사일정이 빠르게 앞당겨진 것은 일반 골렘 때문이 아니다.
같은 자리에서 들었다 놨다 하는 아주 단순한 작업밖에 못 하는 반쪽짜리 골렘.
사실 이 골렘은 실패한 것이다.
그렇기에 마법사들도 자신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최소 레벨3 이상의 골렘들만 ‘진짜 골렘’으로 말하고 다닌다.
‘실패작’ 혹은 ‘덩치 큰 쓰레기’로 분류되는 골렘.
그도 그럴 것이 레벨 3은 돼야 어느 정도 ‘생각’이란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벨 2짜리도 겨우 다양한 곳으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할 뿐 생각이란 것을 할 수 없는 놈들이다.
마법사들은 골렘으로 인해 차출되는 마법사가 적어지자 하나만 걸려라! 하는 심정으로 마탑에 있는 ‘골렘’이란 이름 붙인 것들을 죄다 내놓았다.
본래라면 마법사들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놈들.
그것들에게서 가능성을 본 알렉시안이 단순형 골렘들도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마법사 차출을 감면해주겠다 약속했고, 자신의 일거리를 줄일 수만 있다면 자존심 따윈 언제든 내려놓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평소 쓰레기 취급받는 것들이 골렘들을 내놓았다.
그렇게 쌓여진 하급 골렘들.
아무리 쓰레기라도 작업자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사용하려고 머리를 굴려야 했고, 그 결과···.
“1단계 골렘으로 인해 화물역의 효율이 대폭 상승했습니다.”
짐을 단순히 싣고 내리는 것은 1단계 골렘으로 가능하다.
하역작업에 특화되었다고 봐도 되는 셈.
“2단계 골렘으로 인해 물품 분류작업 효율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쌓여있는 물품들을 분류하는 것 역시 폐기처분 각을 보던 2단계 골렘들이 해낸다.
지구의 지게차나 크레인과 같은 역할을 하게되는 2단계 골렘들.
이것들이 더 발전하게 된다면 물류 관점에선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나 다름없을 터.
‘지구의 컨테이너처럼 규격화된 보관장치만 만들어준다면···.’
단순히 열차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큰 혁명을 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알렉시안이 잠시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재무대신이 입을 열면서 상념에서 깨어났다.
“열차에 관한 상단들의 관심이 굉장히 큽니다!”
“이유는?”
“대규모 운송이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보고서를 올렸다.
아직 본격적으로 운행하지도 않았지만 상단들도 눈이 있고 귀가 있다.
동부의 철도 사업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리고 동부쪽의 물류단지가 어떻게 커져 나가고 있는지를 다 듣고 있기 때문에 애가 탈 수 밖에 없었다.
개혁의 핵심.
초기에 각 지역별로 중점적인 개발발표가 이어졌을 때 사람들은 동부의 발전이 가장 늦어질 거라 생각했다.
철도를 깔고 유통의 혁명을 가져온다 한들 마탑이나 핵심 공업들이 빠져있기에 결국 뒤처질 것으로 생각했던 것.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가장 먼저 열차를 개통하는 것, 그리고 폐기처분이 될 골렘의 재활용만으로 큰 가능성을 본 것이다.
“특히 동부 쪽에 건설될 대규모 하위 골렘(1,2레벨)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동부에 철도를 깔아주고 식량과 약초, 의학 용품을 특산물로 발전시키려 했지만, 그것만으로 동부가 깡촌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에 동부에 신설될 마탑을 통해 단순형 골렘 공장을 만들도록 지원해주겠다 약속한 것.
그것이 벌써 외부로 퍼져나간 것 같았다.
“동부는 이미 꽉 찼을 텐데?”
머리 좀 굴러가는 상단들은 1,2단계 골렘들이 활약했을 때부터 감을 잡고 정부에게 접선을 해왔다.
그렇기에 지금 시점에선 동부에 투자될 곳은 죄다 투자자들이 모여들어 꽉꽉 들어찬 상황.
“동부가 아닙니다.”
“그럼?”
“북부입니다.”
“허···.”
아직 북부에는 열차가 운행조차 안 되었다.
동부가 우선이기에 기초적인 지반 다지기와 철도를 깔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을 뿐 철도공사조차 제대로 진행이 안된 상황.
그러나 상인들은 벌써부터 선점하려고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막대한 후원금을 들이밀고 있습니다. 포기하기엔 조금 아쉬운 것 같습니다.”
“열차의 운행에 관여하게 하는 건 안 돼.”
재무대신이 아쉽다는 듯 말하자 알렉시안이 딱 잘라 말했다.
“상인들 역시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후원한다고?”
“예.”
알렉시안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에게 잘보이기 위한 것치고는 후원금 금액이 많이 컸다.
“북부에도 열차운행을 실험하실 계획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아무리 안정된 열차라도 최소한의 테스트 없이 운행할 수는 없는 법.
“그 때에 한해서라도 자신들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허락을 구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위험이 클 텐데?”
“감수하겠다고 합니다.”
상인들은 영악하다.
열차 하나를 독식한다고 하면 당연히 거절할 터.
그러니 몇 량, 그것도 시간을 정해서 독점을 하고자 한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지.”
“예. 이 정도 후원금을 보내고 따로 계약할 때 돈을 지불하더라도 이득이 되기 때문일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북부는 동부만큼은 아니지만, 서부와 남부와 다르게 위험했다.
도로는 그럭저럭 잘 닦여있을지라도 몬스터나 산적등의 위협이 있었고, 그들을 막기 위해 용병을 구하고 또 안전한 길로 이동해야 하니 늘어진다.
반면에 철도는 다르다.
추후에는 어떨지 모르나 한동안은 국가가 직접 관리할 터.
거기에 열차에는 기본적으로 기사들이나 마법사들이 같이 탑승해서 가기에 안전하다.
빠르고 안전하다.
이 두가지 장점을 잠시라도 독점할 수 있다면?
상인으로선 눈 돌아갈 수밖에 없다.
거기에 북부는 무기상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기에 자잘한 물품을 다루는 상인들과 다르게 돈이 많다.
“후···이렇게 되면 남부 쪽에서도 열차 좀 빠르게 놔달라고 요구하겠군.”
“안 그래도 남부 쪽 상인들과 귀족들에 철도 놓는 것에 투자할 테니 빠르게 공사 좀 진행해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서부는?”
“그쪽은 아직 노선을 정하는 것조차 시간이 걸려서···.”
“그나마 다행이네.”
그렇게 말하며 알렉시안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뭐지?”
질렸다는 표정으로 재무대신을 바라보는 알렉시안.
그런 그에게 재무대신이 한장의 보고서를 더 건네주면서 말했다.
“수도의 상인들이 하급 골렘들을 공장에도 납품해주면 안 되겠냐는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마탑에 의뢰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직 마탑은 국가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었다.
전면개방을 하긴 했지만 마탑의 물건들은 고가치 품목이기에 악용되면 답이 없어진다.
즉, 골렘 역시도 정부의 허락이 있어야만 거래가 가능하다.
“다음 대전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해보도록 하지.”
“예. 폐하.”
알렉시안에게 고개를 숙이고 나가는 재무대신.
“후··· 이 미친놈들.”
골렘에 관한 것은 추후 어느정도 개혁이 진행된 이후 하려 했던 일이다.
반 자동화 설비는 빠른 생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에 기계설비에 대한 수준을 높여가면 골렘 기술과 융합해 지구의 로봇개념으로 산업시설에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미친 마법사들이 귀한 1, 2단계 골렘을 실패작으로 취급하고 창고에 처박아두고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개혁이 빨라지긴 했지만 알렉시안의 계획이 좀 꼬여버렸다.
물류만 개혁되는 것이 아니다.
재무대신이 보고했던 것처럼 공장에서도 개혁이 일어날 조짐을 보인다.
과연 다른 곳은 변화가 없을까?
그럴리가.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곳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과연 어디까지 굴러가려나.”
골렘으로 인한 변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보고서를 읽어내려가는 알렉시안.
어느새 그의 입가는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