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68
“폐하. 식품 관련 문제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현재 가공품에 관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것은 마도구만이 아니다.
발전하는 만큼 먹거리 역시 발전하기 마련. 그 과정에서 가공품에 문제가 발생했다.
더러운 위생, 불량품 등으로 문제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감찰부에 더는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의약품 관련해서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기준을···.”
그동안 등한시했던 것에 반발이라도 하듯 농림부에서 수많은 안건을 논하고자 했다.
이 역시 내무부와 협의해야 하는 일이지만 지금 당장은 해 줄 수 있는 것이 크지 않았다. 관료들도 그걸 알기에 알렉시안에게 하소연하듯 오는 것이다.
“일단 황명으로 임시로 처리해야겠군.”
“그렇습니다.”
당장 완벽히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황명을 통해 임시로 땜빵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어느정도 정리가 된 듯 하자 이번엔 외무부가 알렉시안을 괴롭혔다.
“폐하. 타 대륙의 국가들에서 제국에 항의한다는 외교문서가···.”
“남부 군도 연합에서 교역문제로···.”
동부와 서부만의 문제도 답이 없는데 남부의 무역대상국들에서 제국에 사절단을 보내겠다고 연락을 해온다.
그도 그럴 것이 제국의 떡상이 예정되어 있는 것을 저들도 알기에 한 발 걸쳐보고자 하는 것이다.
거기에 그들도 눈이 있다.
열차, 그리고 골렘의 활용이라는 미래를 보았는데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자신들에게도 기회를 달라는 듯 요구를 하는 것이다.
‘우리 국가부터 철도를 깔아주세요.’
‘마도구 및 골렘 판매 부탁드립니다.’
타대륙의 국가들은 서로 먼저 제국의 기술을 선점하고자 한다.
‘우리 쪽 무역로에 우선 점검해주십시오.’
단순히 해상무역로의 중간거점을 넘어서 일부 가공품의 위탁생산까지 탐하려는 군도 연합.
저마다의 사정으로 제국에 사절단을 보내오지만, 제국 입장에서도 손해는 아니다.
그만큼 저들이 더 내놓을 것이 분명하고 교역이 확대되면 제국의 이득인 복리 이자처럼 불어날 테니까.
문제는 현재 제국이 외국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당장에···
“서부와 동부 일만으로도 벅차지 않나?”
“···예.”
알렉시안의 물음에 외무대신 르센이
서부는 선황비에게 동부는 3황자에게 맡기긴 했지만 그렇다고 외무부의 일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다양한 방식으로 인접 국가들과 접선을 하려고 노력 중이었다.
그렇다고 남부쪽 일을 모른 척할 수도 없는 것이 지금이 노 저을 때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지만 물은 들어오고 있으니 노를 저으려고 노력은 해야 했다.
“정식루트를 통해 모든 절차를 다 밟게 한다면 얼마나 걸리지?”
“늦으면 몇 개월까지 늘어지는 예도 있습니다.”
르센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아쉬운쪽은 그쪽이니 우리가 먼저 나서서 할 필요는 없다. 제국의 기술발전은 가속도를 붙여 더 빨라질 것이고, 결국 제국의 물품을 사기 위해선 상대쪽이 먼저 움직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
“급한 건 우리쪽이 아니니 유리한 방향으로 해봐.”
“예.”
알렉시안의 말에 르센이 작게 고개를 숙였다.
제국에 유리한 조건을 들고 오는 쪽을 먼저 만나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될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서로 경쟁을 붙이기 위해 은근슬쩍 상대방에게 유리한 조건을 건넨 쪽의 정보를 건네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외무부가 전부 처리할 필요는 없어. 웬만한 건 남부 귀족들에게 맡기도록.”
“그리해도 되겠습니까?”
르센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남부 귀족들에게 맡기면 특정 국가들과 야합하는 과정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상관없다는 것이 알렉시안 입장이다. 결국, 야합한다 해도 필히 경쟁 관계가 될 수밖에 없고 그것은 곧 제국에게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니까.
그렇게 외무부 일까지 지침을 정해줬으나 여전히 일은 끝나지 않았다.
각 부처의 대신들을 대신하여 남아있던 고위 관료들이 보고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후···오늘은 이만하지.”
“하오나 폐하.”
“내일도 대전회의를 열겠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처럼 구는 농부 대신에게 내일도 회의를 열겠다고 다짐하고 대전을 나오는 알렉시안.
어느새 하늘엔 휘황찬란한 보름달이 걸려 있었다.
문제는 내일도 이 시간이나 되어서야 궁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후···.”
“고생하셨습니다. 폐하.”
알렉시안이 한숨을 쉬면서 궁에 복귀하자 시종장이 고개를 숙이며 그를 반겨주었다.
“피곤하니 일단 자야겠다.”
“예. 폐하.”
밤늦게까지 일한 알렉시안.
평소에도 이 시간까지 일할 때가 있긴 했지만, 그땐 황제의 궁에서 업무를 본 것이다.
혼자 일할 때 그나마 괜찮은데 대신들과 관료들의 말을 들어주면서 가이드 라인을 정해줘야 하는 작업을 하게 되니 평소보다 더 힘들 수밖에 없었다.
가장 힘든 점은 앞으로 며칠이나 이런 나날들이 반복될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힘드네.”
침대에 누운 알렉시안이 천장을 바라보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이젠 좀 지치는 느낌이 든다.
가끔은 ‘좀 쉬엄쉬엄 갈까?’라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젠 늦었다.
이미 자신이 멈추기엔 열차가 너무 빠르게 달려나가고 있다. 자신의 손으로 멈출 수 있는 시점은 지나 가버린 것.
반란을 진압한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알렉시안이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축제가 끝나고 개혁이 진행되는 지금 시점에선 알렉시안조차 개혁을 위한 하나의 부품으로 변해버렸다.
“좋은 거겠지.”
그렇게 중얼거린 알렉시안의 어느새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 날 아침.
새벽부터 눈을 뜬 알렉시안이 주요 안건들만 빠르게 처리를 하고 아침 식사가 끝나자마자 회의에 들어갔다.
동부의 열차에 너무 매몰되어 그동안 다른 안건들을 너무 등한시 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투자 과열문제처럼 일이 커지기 전에 손을 보아야 했다.
“폐하.”
재무부를 돕기 위해 한창 바쁠 터인 내무대신이 대전에 참석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특허 문제인가?”
기술을 빼돌리는 문제.
지구에서조차 여러 문제가 있는 만큼 아직 발전이 더딘 제국에서야 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투자가 과열되면서 이런 문제들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기에 진압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지도 몰랐다.
“해결책까진 어렵더라도 대안이라도 마련해와. 황명을 사용해야 한다면 지체없이 궁으로 찾아오고.”
“예. 폐하.”
내무대신이 다급히 대전을 나선다.
그러자 다시금 달려드는 대신들.
문제가 끊임없이 몰려온다. 하지만 알렉시안은 차분하게 그들에게 선을 정해주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자세한 건 알 수 없다. 다만 알렉시안 역시 업무를 보면서 예전보다는 이쪽 세계의 업무에 능숙해졌고 그러다 보니 좀 헐거웠던 범위를 좁힐 수 있게 되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밤늦게까지 회의가 진행되었고, 그다음 날도 계속해서 고강도의 업무가 이어졌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흐르자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던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
「재무부: 국가 투자시설 만들겠다!」
「내무부: 골렘 및 투자관련법 개정 중.」
「감찰부, 대규모 사기를 친 이들에게 어떠한 자비도 없이 처벌할 것.」
.
.
.
급한 불을 끈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
그동안 관료들을 비롯한 황궁의 모든 인원이 고생을 한 끝에 나온 결과물.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건가?”
알렉시안이 보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급한 업무는 끝났다.
나머지는 관료들이 해야 할 일.
선을 정해줬으니 그 안에서 관료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 즉 개혁이라는 바퀴가 자신 없이도 어느 정도 굴러가게끔은 만들어놓은 것.
그렇다면 자신은 이제 다음 스텝을 밟아나가야 했다.
「북동부에서 종말세력의 흔적 일부를 찾았습니다. 산맥 너머로 이동한 흔적이 보입니다. 최악의 상황 시 종말세력 일부가 산맥 너머의 국가들에 접선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임 동부사령관으로 임명된 크롬웰이 비밀리에 보내온 서신.
문제는 북동부에서만이 아니었다.
「북서부 일대의 모든 국가들이 완전히 종말세력과 손을 잡은 것으로 보임」
북부 사령부에서 보내온 비밀 서신.
그나마 서부에서 힘을 쓰고 있는 선황비 덕분에 서부 인접 국가들까지 완전히 넘어가진 않았지만 북서부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선황시절 정복 전쟁으로 가장 크게 피해를 본 곳이기도 했고, 제국이 이 이상 강해진다면 가장 만만하게 공격할만한 곳도 북서부였기 때문이다.
거기다 서부 강국들도 매번 자신들을 제국과의 완충지대로 사용해왔기에 이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일 터.
“결국, 이렇게 되나?”
게임 스토리를 진행할 때도 북서부는 이미 종말세력에 완전히 넘어가 있는 상태였다.
항상 소국인 상황에서 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상황.
열강 등과 제국이라는 양쪽의 압박 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크기에 종말세력이 살짝 건드리기만 했는데도 넘어갈 수밖에 없을 터.
“그게 오나?”
멸망의 전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종말세력이 자신들의 테러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 벌이는 이벤트.
본래는 제국을 시작으로 해야 하는 이벤트.
서북부의 국가들은 서부의 강국들을 견제하는 용도로 써먹어야 하지만 종말세력에겐 아쉽게도 제국에서 그들의 영향력은 발휘할 수 없을 터.
그렇다면 서북부 전체를 제물로 섬아 대륙 서쪽 방면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
한 가지 더 게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산맥 너머인가?”
자신이 알기로 그쪽은 아직 그들만의 신을 따로 섬기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종말세력의 약발이 잘 먹히지 않을 터.
그걸 알면서도 넘어갔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종말세력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르센을 부르게.”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령에 다급히 궁을 찾은 르센.
“부르셨습니까. 폐하.”
“북서부의 사건. 들었겠지?”
“예. 폐하.”
본래 르센은 북부 사령관의 휘하에 있던 인물.
그렇기에 당연히 북서부에 관련된 사안들을 들었다.
“짐이 보기엔 아무래도 큰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데···.”
“소신도 그렇게 생각하옵니다.”
그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방법은?”
“북서부에 관해선 외교적 방법이 소용없을 듯 하옵니다. 이미 그들은 제국의 ‘완전한 적’으로 돌아섰으니까요.”
르센의 말에 알렉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알렉시안이 그리되도록 유도를 했다.
애초에 알렉시안은 북서부 국가들을 ‘포용’하려는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폐하. 소신이 다시금 북부에 복귀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유는?”
“정상적인 외교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짐의 정보부에 들어올 생각은 없나?”
알렉시안의 말에 르센이 쓴웃음을 지었다.
“소신은 북부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몬스터와 근방의 국가들을 가장 잘 아는 이가 소신이라 판단되옵니다. 그러니 소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르센의 말에 알렉시안이 아쉽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후임자는?”
“현재 상황에선 두 명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미리 준비해 온 듯 석 장의 후보자를 건네주었다.
한명은 남부쪽 인물.
남부 상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로드웰이란 자였다.
미래에 남부의 무역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인물.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다른 한명은 서부 쪽 인물이다.
“한 명은 피오트라 방계출신. 한 명은 리센드로 가문인가?”
전 재상 출신의 귀족.
그리고 리센드로 가문은 선황비의 가문이다.
전부 반발이 심할 만한 인선.
“이들을 추천한 이유는?”
“서부 국가들에 대해 제일 박식하다고 생각되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피식 웃었다.
르센이 자신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이다.
“아시겠지만 둘 다 재상과 선황비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또한, 오랫동안 엄지에서 일을 해왔다는 것 역시···.”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말.
과거 감옥에서 재상이 자신의 방계를 추천했을 때 했던 말이 떠오른 알렉시안이 피식 웃었다.
“검토해보도록 하지.”
그렇게 말하며 르센을 물린 알렉시안.
개혁의 수레바퀴는 자신이 없어도 돌아갈 수 있는 기반이 완성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본래의 목적을 위해 움직여야 할 터.
“슬슬 멸망의 전조를 막기 위한 작업을 시작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