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73
황제가 직접 북서부를 벌하러 간다.
이 사실이 각국에 대서특필이 되면서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황제가 직접 간다고? 사실이냐?”
“예. 근위대장까지 함께 움직인다고 하옵니다. 또한, 황제를 지키기 위해 각 지역에서 군대를 추가로 차출한다고 하옵니다.”
“북서부가 버틸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제국 북부군에서도 추가로 병력을 지원한다고 하니···.”
이미 서부사령관과 서부군이 북서부로 이동한 상황.
거기에 최강을 다투는 근위대장과 중앙군, 그리고 각 지역의 지원군까지 합류한다면?
북서부의 연합군 따위가 버틸 수 있을 리 만무하다.
그렇기에 중립국들이 한숨 돌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나마 다행이군. 제국이 움직였으니 북서부 놈들도 끝나겠어.”
“저희와 직접적으로 국경을 맞댈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만···.”
“그건 어쩔 수 없지. 어쩌면 직접적으로 국경을 마주 보지 않을 수도 있어.”
제국이 동맹국들을 꼬신 이유.
그건 바로 제국의 적과 전쟁을 벌일 시 그들에게 먼저 영토를 선점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이번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후···지금이라도 제국과 손을 잡는다면···.”
“이미 시도해보았으나···제국 측에서 거절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간 이상 제국 측과 손을 잡고 싶은 중립국이었으나 쉽지 않았다.
동부의 대수림과 동남부 일부국가들과의 동맹은 실무진들 사이에선 협상이 끝나고 지도자들끼리 공식적인 자리에서 협정문에 싸인하는 것만 남은 상황이다.
사실상 동맹인 상황.
그렇기에 서부만 신경 쓰면 되는 제국이기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래도 북서부와 우리 모두를 상대하는 건 부담될 거야. 그것을 잘 이용하면···.”
이런 생각과 함께 제국과 다시금 협상을 시도하려 했다.
바로 그때, 제국 측에서 한가지 발표를 했다.
「제국의 입장은 확고하다. 종말세력과 연관이 있는 이들에겐 어떠한 자비도 없을 것. -델리아 리센드로-」
“이런 미친!”
한마디로 종말 세력에게 뒷돈을 받고 국경을 열어 제국 동맹국에 피해를 준 국가에 협상이란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또다시 급보가 날아들었다.
「제국 중앙군 서쪽으로 방향을 틈!」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급보에 적힌 작은 지도.
거기에 방향을 튼 곳이 표시되어 있었는데 하필 북서부와 중립국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었다.
“정말 우리에게 향하는 걸까? 아무리 봐도 말이 안 되는데.”
“사실 북서부야 서부군만으로 충분할 겁니다.”
“그렇다는 건···.”
“황제의 군대는 저희를 향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그 말에 국왕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전에 협의라도 했는지 친제국파 국가들이 일제히 군사를 모으기 시작했다.
마치 지금이 영토를 넓힐 절호의 기회라도 되는 것처럼···.
“마도왕국에게 연락 넣어.”
“그것이··· 안 그래도 연락을 해봤습니다만···.”
관료의 말에 국왕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미 그쪽도 버릴 국가 안 버릴 국가를 전부 정해놓을 듯싶었다.
제국이 동맹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를 적으로 규정한 것처럼,
서부의 강국들 역시 자신들이 커버할 수 있는 국가들까지만 받아들인 것이다.
남은 국가들은?
서북부 연맹에게 잡아먹히든, 제국에게 멸망하든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것.
그런 상황에서 더 절망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급보입니다!”
“뭐야?”
“국경 지역에 대규모 언데드 군단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며칠 안으로 지원군을 보내지 않는다면 버티지 못하고 뚫릴 것이라고···.”
“뭐? 갑자기 어디서 그런 군대가···.”
“더 큰 문제는 북서부의 정규군까지 모습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마침내 북서부 연맹이 날카로운 이빨을 본격적으로 드러내었다.
가만히 있다간 제국군의 군홧발에 짓밟힐 것이 뻔하니 주변국을 점령하면서 세를 불려서 대응해보겠다는 것.
“3개군단? 다른 곳의 병력들까지 전부 이쪽으로 집중시킨 건가?”
“아닙니다. 순수하게 늘어난 숫자라고 합니다. 다른 쪽도 갑작스레 늘어난 군대에 당황스러워 하는 것 같습니다.”
“대체 어떻게···.”
“그것이···국경수비대의 의심에 불과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죽은 시체들을 다시 되살리는 방식으로 군대를 불리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그 말에 국왕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렇다는 건 앞으로 전투가 길어질수록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
“해결책은?”
“간단하게는 시신을 불태우는 것. 불태울 시간과 여력이 없다면 마법적 조치라도···.”
연이은 전투가 이어진다면 시신을 불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법으로라도 시신을 없애버려야 했다. 그것 말고는 언데드 군단이 늘어나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뜻.
“···최악이군.”
제국은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서부강국들은 자신들을 버렸다.
중립국끼리 연맹을 맺어 서북부에 대항해보려 했으나···.
“xx도시 지역에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국경지역 일대에 언데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앙지역 일대에 종말세력으로 보이는 단체들이···.”
돈을 위해 종말세력을 이용하려던 것이 이렇게 되돌아오고 있었다.
아마 자신들처럼 다른 중립국들 역시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터.
멸망은 예정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설령 어떻게 살아남아 제국군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그 뒤는 결국 속국이나 다름없는 신세가 될 것이다.
절망적인 현실에 한참동안 눈을 감고 있던 국왕이 고풍스러운 깃펜을 들어 빠르게 무언가를 적어 내려갔다.
“이 서신을 제국에 전해라.”
“···예.”
“자넨 지금부터 모든 병력을 끌어모아라. 나와 함께 국경으로 간다.”
살아남기 위해 발악을 해보려는 국왕.
그와 반대로 자신이 살기 위해 먼저 도망치는 자들도 있었다.
국왕이 나라를 버렸으니 사기는 바닥을 기었고, 그건 곧 멸망으로 이어졌다.
한쪽이 뚫리니 다른 한쪽이 뚫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려는 것.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이는군.”
“그런 것 같습니다.”
정보부를 통해 모든 정보를 받은 알렉시안이 두종류로 나뉜 중립국들을 바라보았다.
국민을 버린 국왕과 귀족들.
자국민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발버둥 치는 국왕.
알렉시안인 후자를 통해 서북부를 칠 거점을 만들기로 했다.
“서부군보고 움직이라고 해.”
“군부대신의 특수군도 움직이라고 할까요?”
근위대장의 말에 알렉시안이 고개를 저었다.
“흔적을 찾는데 집중하라고 해.”
“예.”
아직 멸망의 전조가 있는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곧일 것이다.
저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용의 육체를 깨우기 위해 제물이 필요한 것일테니.
자신이 직접 이곳에 온 이유도 이 점이 컸다.
‘이 힘이 제물로 바쳐지는 것을 막아줄까?’
용의 제물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영혼일 가능성이 크다.
그럼 그 영혼의 속박을 이 빛의 힘이 막아줄까?
일단 마법으로는 불가능했다. 추후 마도왕국에서 특별한 봉인마법을 통해 막아내고는 하지만 그건 먼 훗날의 이야기. 그렇기에 실험하러 나온 것이다.
「전투에서 이긴 후 특이한 행동을 하고 있음」
「고대의 의식으로 추정됨.」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정보들을 토대로 정보부가 낸 결과는 특이한 의식을 통해 제물이 될 영혼을 특별한 기구에 모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문제는 한번 그렇게 될 경우 기구를 부순다 해도 주변이 죽음의 영역으로 변화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것.
“북부군 어찌할까요?”
“대기. 서부군도 국경 지역까지만 압박하라고 해.”
주공은 어디까지나 자신이다.
중립국이나 북서부 국가의 병사들과 제국의 정예병은 질적으로 다르다.
당연히 기사들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들이 죽음의 군단이 되면 피곤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주공은 자신이 속한 연합군이 될 것이다.
“적들에겐 서부군이 주공인 것처럼 연기하라고 전해.”
“예. 폐하.”
알렉시안의 말에 다급히 막사를 나가는 근위대장.
“주공을 담당하는 건 너무 위험하옵니다.”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 다른 방식을 택하는 건 낭비야.”
온갖 걱정으로 기어코 자신을 따라온 늙은 시종장을 보며 말했다.
“북부군의 도움이라도···.”
“아니. 그들은 북부산맥을 조사해야 해.”
멸망의 전조가 온전한 힘으로 부활하지 않는다 해도 강하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북부군은 온전히 그곳에 남아 제 할 일을 해야 한다.
여차하면 군부대신을 비롯한 특수군도 그쪽에 남겨서 돕게 할 생각이다. 북서부와 종말세력 따위야 근위대장을 포함한 중앙군으로도 충분할 테니.
그렇게 알렉시안이 중앙군을 이끌고 서쪽 지역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북서부의 대군이 남하하면서 중립국들이 하나둘 멸망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대전쟁에 군대만 끌어모았던 동맹국들도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북진하기 시작했다.
“시간만 끌어라!”
“우리의 역할은 제국군이 올 때까지 버티는 것이야! 무리하지 마!”
동맹국들은 전선 유지를 위해서, 그리고 최소한의 피해로 적을 막는 데 집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제국군이 북서부를 점령하는 즉시 그들만의 땅따먹기가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뼘이라도 더 많은 영토를 집어삼키려면 군대를 보존시켜놔야 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북서부 군대가 강력했다.
“미친! 저게 다 뭐야!”
중립국을 집어삼키면서 더욱더 세를 불린 언데드 군단.
그것이 중립국의 영토에 들어서면서 요새에 모인 친제국파의 연합진형에 모여들었다.
척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언데드들이 남하하기 시작하자 연합군은 옥쇄라도 할 것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온갖 결계를 펼치면서 방어할 준비를 했다.
“지원군 요청해!”
“마법사들 더 요청해! 결계를 강화한다!”
“요새 보강해! 이쪽 부근이 부실하다!”
끝도 없이 늘어서 있는 해골 군단을 보면서 질린 표정을 지은 각국의 사령관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치면서 요새 한곳에 모였다.
그리고 수많은 인간이 모여있는 것을 본 언데드들이 음침한 웃음을 흘렸다.
-제물들이 모여있군.-
-저들만 더 제물로 바쳐도 깨어나시겠어.-
그분만 깨어나신다면 적어도 북부 일대는 완전히 멸망할 터.
그 후 안정적으로 멸망을 이어나갈 기반을 닦으면 된다.
지금까지의 실수 따윈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되는 셈.
“잘 부탁드리오.”
로브를 쓴 남자의 말에 언데드들이 음침한 웃음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전부터 모아온 시체.
한때 북부 전역을 뒤흔들었던 북서부의 학살자.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던 흉악한 살인마.
죽음조차 사치라고 불렸던 범죄집단의 수장.
악명으로 이름 높았던 악령에 힘을 불어넣어 부활시킨 언데드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번에 저들을 정리하고 더 불려진 언데드 군단으로 다가올 제국군을 상대하기 위함.
-쳐라.-
불길한 기운이 넘실거리는 검을 뽑아 들며 외치자 수 많은 언데드들이 요새를 향해 무작정 돌진했다.
이들에게 죽음이란 무서움이 아니라 자비였다.
그렇기에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가도 기어서라도 요새로 전진했다.
‘제발 자신을 소멸시켜달라고···.’
한 놈이라도 더 죽이면 자신을 소멸시켜줄까 싶어서 머리만 남은 해골이 인간의 팔을 물어뜯는다.
몸의 반쪽이 날아가도 악착같이 성벽에 달라붙어 완전히 소멸시켜주기만을 바라는 듯 기어 올라간다.
같은 인간 아니 몬스터조차 이러진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요새를 지키는 연합군의 기세는 고작 며칠 사이에 끝도 없이 사기가 추락했다.
다급히 기사를 충원했음에도, 수 많은 물자들을 보급했음에도 사기가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살기만을 바랄 뿐.
이대로라면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점령당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 사령관들이 병사들을 독려해보았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계속해서 나빠져만 갔다.
그리고 마침내··· 언데드 군단의 본대가 움직이자 요새의 병사들의 눈에 절망감이 깃들기 시작했다.
바로 그 때, 연합군 사령관에게 한 병사가 다급히 귓속말로 무언가를 전했다.
“벌써 도착했다고? 어디로?”
“그것이···언데드 군단의 후방이라고···.”
“뭐? 그게 대체···.”
언데드 군단의 후방이라면 죽음의 땅이 된 곳 아닌가?
언데드 병사처럼 강하진 않지만 수많은 언데드들이 있을진데 그곳을 돌파해 왔다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사령관.
하지만 이내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저것인가?”
저 멀리 보이는 빛을 보며 중얼거리는 사령관.
그곳엔 거대한 빛을 뿌리며 전진하는 한 무언가가 있었다.
북부의 요새를 담당하는 생체 토템보다 더 대단하고 강력한 빛의 토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