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74
중립국이 빠르게 무너졌던 세 가지 이유.
계속해서 늘어나는 적의 군대.
시간이 지날수록 적에게 유리한 진형으로 변화하는 것.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군대.
이 세 가지의 복합적인 요소가 일반 군대를 어렵게 한다.
아군이었던 자의 시체를 스스로 불태워야 했으며, 생명체라면 갖고 있는 조금의 두려움조차 없는 군대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
사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럴수록 동료는 죽어 나가며 그 동료는 적이 되어 돌아온다.
최악의 싸움터.
그런 최악의 상황 속에서 오히려 적을 약화시킬 수 있는 ‘빛’이 등장했다.
“···황제인가?”
맨 앞에서 새하얀 빛을 내뿜는 존재.
그 빛에 닿은 언데드들의 몸이 타들어 간다.
연기처럼 죽음의 기운이 빠져나오면서 약화되어 가는 언데드들, 그리고 빛에 닿은 지역에서 죽음의 기운이 증발해 정상적인 대지로 돌아오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더 웃긴 점은 선두에 선 알렉시안은 중심으로 빛의 함을 각성한 자들이 힘을 사방으로 뿌리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한 공격이 된다는 점이다.
비틀거리는 해골병사의 목을 기사가 검으로 날려버린다.
여기저기 균열이 가 있는 해골병사의 방패를 창으로 찔러넣어 가루로 만든다.
이 모든 것이 빛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이 빛의 힘이 언데드 군단에게 더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은···
-제물이···.-
중간관리자급 위치에 있는 언데드 기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영혼수집 도구.
그것들마저 깨져나가면서 말 그대로 영혼이 성불해버린 것이다.
본래는 그것이 깨져나간다 하더라도 죽음의 영역에 붙잡혀 있어 다시 수집하여 제물로 바치면 되었다.
그러나 빛의 영역에선 그게 안 됐다.
-저들을 막아! –
눈앞에 있는 먹잇감이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들이 만든 언데드 군단이 실시간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너무 불리했다.
빛의 힘에 닿는 것만으로도 언데드가 무너진다. 저 빛의 영역이 언제까지 유지될진 모르겠지만 몇시간만 유지된다 해도 자신들의 군대 태반이 가루가 되어 사라지게 생겼다.
거기다 더 큰 문제는···
-저자를 막아!-
선두에 서서 달려오는 한 명의 남자.
거검을 든 남자가 전력으로 달려오며 모든 것을 박살 내기 시작했다.
폭발을 일으키는 강력한 오러에 빛의 힘이 가득 담기면서 앞을 가로막는 언데드 기사들이 말 그대로 터져나갔다.
-시간을 벌어라!-
언데드 군단을 이끄는 자가 단번에 상황을 파악하고 최후의 명령을 내렸다.
군단의 태반을 먹이로 던져주고 자신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은 도주하는 것.
지금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멸망의 전조를 깨우는 것.’
중립국을 점령하면서 모은 제물 태반이 그의 가슴에 있는 코어에 모여있었다.
거기에 추가로 죽음의 지대를 만들면서 모은 영혼들 다수는 로브를 쓴 남자가 메고 있는 특별한 장치에 담겨 있었다.
이것들까지 빛의 힘에 소멸한다면 대계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가자!-
언데드 군단을 이끄는 사령관의 말에 옆에 있던 종말세력을 이끄는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하들을 미끼로 내주고 도망치려는 이들.
여전히 요새를 압박하는 수 많은 언데드 병사들.
미친듯이 돌진해오는 제국군을 막는 언데드 기사들.
그리고 중심에 흑마법을 사용하는 언데드 마법사들까지.
심지어 몬스터 사체로 이루어진 거대 언데드 집단까지 있었다.
수 많은 언데드들 사이에서 주요 인원 몇명이 조용히 빠져나가는 것을 캐치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그 언데드 군단을 비집고 나온다면?
-치직! 언데드 사령관으로 보이는 존재 찾았음.-
-이쪽은 종말세력으로 보이는 무리들을 찾았음.-
-이쪽 역시 정체불명의 일단의 무리들이 빠져나가고 있음.-
종말세력도 바보가 아니다.
한군데로 몰려가면 다 죽을 거 뻔히 알고 있으니 뿔뿔이 흩어져서 도망을 치려고 한다.
그러나 알렉시안과 정보부 역시 이를 예상하고 있었다.
“근위대장.”
“예. 폐하.”
“언데드 사령관 죽이고 와.”
선두에서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돌아온 근위대장 보고 명령을 내린 알렉시안.
그러자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짐이 위험할 것 같나?”
그 말에 근위대장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막대한 힘을 소모하고 있지만 언데드 따위에게 위협당할 것 같지가 않았다.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주는 빛의 힘을 보면서 고개를 숙이는 근위대장.
“명을 받듭니다.”
그렇게 말하며 보고가 들어온 곳을 향해 나아가는 근위대장.
기사들과 함께도 아니고 홀로 적진을 돌파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그것을 뭐라 하는 이가 없었다.
유니콘 같은 형상을 한 막대한 오러덩어리가 선황의 폭렬검에 알렉시안이 직접 주입한 막대한 빛의 힘에 휘감겨 그대로 대지를 질주했다.
그 앞을 가로막은 언데드 군단따위는 어떠한 방해도 되지 못했다.
본래의 힘만으로도 언데드 따위가 감히 근위대장의 돌진을 막을 엄두도 못냈을텐데 알렉시안의 힘이 담긴 검 때문인지 더 쉽게 바스라졌다.
“그대들도 출발하도록.”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령을 받은 근위기사들이 일제히 근위대장의 뒤를 따랐다.
황제를 지키는 기사들이 사라졌음에도 그의 안전은 여전히 굳건했다.
중앙기사, 그리고 절반 가까이 남은 근위대, 마지막으로 각 지역에서 차출된 기사들까지 비어있는 근위대를 대신해 방어진형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다. 전부 쓸어버리도록.”
“”명을 받듭니다!””
알렉시안의 명령에 남은 병력들이 다시금 돌진을 시작했다.
광휘의 검에서 터져나오는 강렬한 빛을 뒤로하며 약화된 언데드 군단을 손쉽게 처리하며 전진하는 제국군.
그러자 힘이 바닥나기만을 기다린 언데드 군단이 조금씩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일개 인간이 어떻게···.-
전설상의 영웅이라면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황제는 그런 영웅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역으로 빛을 흩뿌리며 전진한다. 그리고 그걸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그 비밀은 언데드 군단이 절반쯤 궤멸당할 때쯤 알 수 있었다.
-사기···아닌가?-
언데드 사령관을 대신해 군단을 지휘하던 죽음의 기사가 알렉시안을 바라보며 허탈한 음성을 내었다.
생전에 고위기사였던 그의 이지가 남아있었기에 옅어진 감정이긴 하지만 좌절감이 느껴졌다.
알렉시안의 뒤로 감춰져있던 거대한 마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곳엔 마탑에서나 사용할 것 같은 거대한 마나석이 자리하고 있었다.
순백의 마나석.
그것이 알렉시안의 몸에 연결되어 끊임없이 힘을 불어넣고 있었다.
알렉시안은 그 힘을 자신의 몸에서 주변의 마나와 뒤섞어 양을 부풀린다.
그 뒤에 광휘의 검에 불어넣어 다시금 증폭시킨다.
극한의 효율.
본래 마나석이었다면 진작에 바닥났어야 할 빛의 마나가 알렉시안과 광휘의 검을 거치면서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었다. 그걸 증명하듯 꽤나 오랫동안 빛을 흩뿌렸음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마나석의 빛은 아직도 절반 가까이 유지되고 있었다.
-···끝났군.-
언데드 군단을 일부라도 살려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았다.
“우오오오오오!”
황소처럼 울부짖는 한 남자의 음성이 멀리서 터져나온다.
오러가 뒤섞인 거대한 음파가 전장 한복판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모두가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한 남자가 큼지막한 검은 구슬을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파사삭!
알렉시안에 의해 강화된 폭렬검에 의해 박살 난 검은 구체.
그곳에서 터져나오는 수많은 혼령들이 괴이한 소리를 내면서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빛에 닿자마자 울부짖던 영혼들이 가루가 되어 하늘로 사라졌다.
중립국을 정복시키면서 얻었던 제물 상당수가 사라지는 모습.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정보부와 친위대가 끝까지 쫓아가면서 도망치는 종말세력을 추적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빛의 마나석에 의해 정화된 영혼들이 푸른 해일을 만들어내면서 공중으로 사라졌다.
사방으로 퍼져나갔으니 일부는 살아갔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언데드 군단이 패배하고 사령관과 주요 세력들이 죽어나간 시점에서 이 계획은 실패했다.
파스스···.
사방에서 검은 가루가 흩날리고, 더 이상 죽음의 기운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언데드 사령관을 대신하여 남은 검은 기사만이 남아있을 뿐.
그런 그를 향해 알렉시안이 빛을 휘감으며 저벅저벅 걸어갔다.
-황제는 계산에 없었거늘···.-
언데드 기사의 말에 알렉시안이 피식 웃었다.
자신도 놀랐다.
이 정도로 빛의 힘이 막강할 줄은 몰랐다.
게임에서 신을 섬기는 자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힘은 극히 미미했다.
마법에 비해 상성상 우위를 보여주긴 했지만 숫자도 힘도 약한 존재들.
그렇기에 언데드의 약화 정도만을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언데드 군단을 상대해보니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압도적인 상성을 자랑했다.
“이것으로 멸망의 계획을 조금은 비틀었나?”
알렉시안의 말에 언데드 기사가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거대한 흐름은 막을 수 없다.-
“그러겠지.”
알렉시안도 잘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과자처럼 부서져서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본래 언데드 군단은 막강하다.
실제로 알렉시안이 없었다면 제국군조차 고전했을만한 병력들.
이런 군단이 애들 장난처럼 느껴질 정도로 멸망은 막강하다.
당장에 멸망의 전조가 깨어나는 그 순간부터 북서부의 일은 의미없게 느껴질 정도일 것이니.
그럼에도 자신있었다.
“짐의 계산에 본래 이 빛의 힘은 없었다.”
그 말에 서서히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언데드 기사가 의아한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짐은 이 힘이 없이 멸망을 막으려 했다. 한데 그럼 짐에게 이런 무기가 생겼다.”
-···.-
“그대의 말대로 다가올 재앙은 더 두렵고 강대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드는군.”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짓는 알렉시안.
“지옥에서 고통받으며 지켜보도록. 인류가 어떻게 생존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더 발전한 세상에서 살아가는지를···.”
그리 말하며 등을 돌렸다.
어느새 언데드 기사의 남은 몸이 빛에 휘감겨 있었다.
마지막 남은 언데드가 소멸하자 마침내 중립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언데드 군단이 완전히 끝이 났다.
그러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언데드 군단의 주력을 박살냈으나, 중립국을 박살내고 돌아간 북서부의 정예군, 그리고 종말세력이 숨겨둔 정예병력들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게다가 다른 지역에서 세를 불리고 있는 언데드 군단 역시 남아있었다.
이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서는 북서부를 처리해야 했다.
“빛의 마나석을 동맹국에게 나눠주도록. 우리는 이대로 북서부를 친다.”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령에 수도에서 챙겨온 빛의 마나석 상자 다수를 동맹국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물론 이는 공짜가 아니다.
그럼에도 동맹국에겐 선택지가 없다.
언데드 군단을 막기 위해서도, 오염된 대지를 정화하기 위해서도 빛의 마나석은 ‘필수’가 되어버렸다. 스스로 언데드 군단을 막아보았기에 더 절실하게 이 빛의 힘이 필요했기에 비싼값에 넘겨주어도 어떠한 불만조차 내뱉을 수 없다.
그렇게 빛의 마나석을 강매한 알렉시안이 동맹국들과 함께 서북부로 북진하기 시작할 무렵, 서북부의 한 도시에 자리잡은 로브를 쓴 인영들이 심각하게 회의를 했다.
“완벽하게 패배했군.”
“북부 산맥쪽도 심상치 않습니다.”
서쪽의 언데드 군단도, 북부산맥에서의 상황도 좋지 않다.
거기에 더해서···.
“대수림에 제국군과 함께 몬스터를 뚫고 북진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몬스터 웨이브를 만들지 않는 이상 저희의 비밀기지까지 닿을 겁니다.”
그 말에 더 이상은 선택지가 없음을 깨달았다.
북부도, 북동부 지역도 빛의 마나석이라는 힘에 의해 본래 자신들이 예상했던 힘에 1/3에도 못미치는 힘만을 발휘하게 되었다.
이대로라면 대계가 무너진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불완전한 상태로 ‘그’를 깨운다. 그리고 우린 전부 남부로 이동한다.”
“첫번째 전조를 희생양으로 세울 것입니까?”
“그래. 중요한 건 ‘문’을 여는 것. 전조의 역할은 그것으로 충분해.”
결정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 날 저녁, 북서부의 산맥 끝자락에서 회색빛 섬광이 터져나왔다.
그것을 시작으로 북동부, 북부 인근지역에서 연이어서 섬광이 터져나왔고, 마침내 북부의 산맥 한구석에서 거대한 지진이 나며 막대한 빛이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