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75
알렉시안이라는 변수로 인해 불완전하게 깨운 용.
본래라면 북부산맥 전역에 위세를 떨치며 그들을 인간들의 영역으로 내려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북부의 일정 영역에만 용의 힘이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북부 산맥을 수색하던 피오라와 수색대가 단 한 번의 울음소리로도 두려운 마음이 들었으니까.
“···이것이었나?”
알렉시안에게 어쩌면 강대한 존재가 북부 산맥에 잠들어 있을지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건 ‘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모든 것을 알고 북부 산맥을 뒤지고 있었음에도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피오라.
치욕스럽단 표정으로 이를 악물며 오러를 끌어올렸다.
“가자!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지금이 기회다!”
북부의 수색대와 피오라의 특별무력대가 개고생하던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
북부산맥에 잠든 무언가가 완전히 깨어나기 직전에 참살하는 것.
다행히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서부에서 일어난 전쟁이 충격적이었는지 종말세력이 흔적을 많이 남겨두었고, 그것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용이 잠든 유적지와 그리 멀지 않은 곳까지 추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북부군에도 연락해!”
“이미 출발했다고 합니다.”
부하의 보고에 고개를 끄덕인 피오라가 전력으로 오러를 끌어올렸다.
“정신차려!”
피오라의 명령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부하들.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용은 용.
그녀조차 두려운 마음이 이는 것을 막지 못할 정도이니 부하들이 덜덜 떨고 있다고 해서 무작정 뭐라하기도 애매했다.
그러나 이대로는 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
“후···.”
피오라가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면서 오러를 검에 몰아넣었다.
고작 반쯤 깨어났을 뿐이지만 사방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용.
이미 그녀의 오러를 느꼈는지 주시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힘이 합쳐지지 않고 두가지 파장으로 느껴진다는 것.
본래라면 하나로 합쳐져 더 막강한 힘을 행사했을 것이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렇다는 건 최상위 포식자에 위치한 몬스터들은 용의 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걸 증명하듯 피오라 역시 두려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굴복’까진 않았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겁먹지 마라! 용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어!”
피오라의 고함에 정신을 차린 기사들이 이를 악물었다.
북부수색대 역시 단검으로 허벅지를 찌르며 정신을 차렸다.
부하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두려움을 몰아내자 작게 고개를 끄덕인 피오라가 다시금 전진을 시작했다.
그러자 방관하다시피 했던 종말세력들이 본격적으로 자신들을 막기 위해 달려들기 시작한다.
시간만 끌면 된다는 듯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았던 이들이 목숨 걸고 자신들을 막으려 하는 것을 보고 미소를 지은 피오라.
적들이 저리 다급하게 군다는 것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
“뚫어라!”
피오라의 명령에 부하들이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했다.
간간이 몬스터만 사냥하던 부하들이 자신들을 고생시킨 존재들을 향해 웃으면서 달려들었다.
전원 최정예로 구성된 이들답게 무시무시한 검놀림으로 하나 둘 죽여나갔다.
그건 북부수색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검성이 특별히 고르고 고른 이들로 구성한 수색대답게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렇기에 압도적인 실력으로 사방에서 달려드는 이들을 모조리 베어 넘기며 빛이 터져나오는 곳으로 전진하는 이들.
“적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건 우리 아군 역시 마찬가지야! 겁먹지 말고 움직여!”
적들이 늘어나는 만큼 아군 역시 늘어난다.
이미 북부 수색대가 곳곳에 만들어놓은 중간거점에서 모여있던 북부군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북부방어선의 병력들 역시 빛이 터져 나오자마자 움직이고 있었다.
그걸 증명하듯 사방에서 몰려드는 병력들을 막기 위해 종말세력 역시 분산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먼저 움직인 북부수색대가 종말세력의 유적지 인근에서 싸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곳입니다!”
“고생했다. 나머지는 우리한테 맡겨라!”
먼저 전투를 벌이며 부상입은 수색대를 남겨두고 움직이기 시작한 피오라.
안타깝게도 아직 그녀는 마스터의 반열에 온전히 이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그 누구보다 강하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녀가 이끄는 특별무력대.
북부수색대.
북동부에서 보내준 기밀부대.
정보부 요원들.
심지어 종말세력의 범죄자들과 주변의 몬스터들까지.
어느 누구도 그녀보다 강한 이가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있었다. 자신의 앞길을 막을 자는 없을 것이라고.
“컥!”
“막아!”
피오라가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하자 추풍낙엽처럼 죽어 나가는 종말세력들.
그러자 만약을 대비해 만들어놓은 키메라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들 역시 피오라를 막지 못했다.
주변을 강력한 독연으로 막아서도,
흑마법으로 결계를 만들어도,
언데드들을 통해 시간을 끌려해도 소용 없었다.
독연은 그녀가 입은 최상급 마갑이, 흑마법과 언데드는 알렉시안이 직접 준비해준 비장의 무기로 무력화 되었다.
마지막으로 달려드는 몬스터의 목을 손쉽게 베어낸 피오라가 빛을 내뿜는 지역에 도달하자마자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마치 회오리가 부는 것처럼 주변을 휘감으며 주변 지형을 갈아버렸다.
그러자 지반이 무너지면서 숨겨져 있던 유적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내 그 유적지마저 부서지면서 거대한 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을 개박살냈음에도 털끝 하나 상처 입지 않은 거대한 용.
하지만 완벽히 깨어나지 못했다.
느껴지는 파장만으로 사룡이 불완전한 상태인 건 알 수 있다.
만약 그런 상황에서 현재 허공에서 떨어지는 빛덩이들을 흡수하지 못하게끔 방해한다면?
더 나약해진 상태로 깨어날 수 밖에 없을 터.
피오라의 역할은 바로 그것이었다.
막아내는 것이 아닌 불완전하게 깨어나게 하는 것.
이미 용을 막아낼 존재는 북부에서 빠르게 이곳으로 오는 중이다.
그러니 그가 오기전에 그녀가 해야 할 일을 마쳐야만 했다.
“가동할 준비를 해라!”
피오라의 명령에 부하들이 짊어지고 온 빛의 마나석을 가동시켰다.
이곳으로 오기 전 피오라는 알렉시안과 함께 수 많은 논의를 거쳤다.
종말세력의 힘이 알렉시안이 내뿜는 빛의 힘에 약화된다면 북부산맥에 있는 이들도 그렇지 않을까?
북부군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기에 잠들어 있는 미지의 존재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정상 거대한 마나석을 들고 다니기 힘드니 질좋은 최상급 마나석들을 통해 결계를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그 결계를 가동시키는 코어는 피오라가 갖고 있었다.
키이잉!
피오라가 오러를 불어넣자마자 마나가 회전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주변의 빛의 마나석들이 터져나왔다.
그것을 보자마자 곳곳에 흩어져있던 종말세력들이 일제히 몰려들었다.
그 중에는 웬만한 기사들조차 압도할만한 자들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이들 역시 근위기사들이라도 쉬이 볼 수 없을만한 최정예들.
“막아!”
고함을 치면서 막아보려 해도 쉽지 않았다.
빛은 이미 내뿜어지고 있었고, 그 빛에 닿는 순간 종말세력의 힘은 반 토막이 나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나마자 용에게 들어가는 영혼을 막는 결계가 펼쳐진다.
이것만으로 이미 치명타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피오라가 마무리를 하기 위해 검을 휘둘렀다.
아직 근위대장처럼 형상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녀의 검에서 발출한 오러는 맹렬한 속도를 내면서 나아갔다.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용에게 육체적으로도 치명타를 가할만한 힘.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힘을 증폭시킨 그녀의 오러의 특성이 한계치에 다다른 순간 드러난 용의 몸에 직격하려 했다.
그 순간···
쿠구구구!
회색빛 기운이 터져나오면서 지반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성공했군.”
그녀의 검은 용에게 닿지 못했다.
그럼에도 피오라는 웃을 수 있었다.
지금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 많은 회색빛 기운들을 전부 흡수하지 못한 용이 불완전하게 깨어났기 때문이다.
잠든 상태로 맞았다간 목숨이 위험할 수 있기에 반강제로 깨어난 용.
-고작 며칠조차 버티지 못하다니···버러지 같은 것들.-
거대한 회색빛 용이 분노한 표정으로 종말세력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분노하게 한 인물이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벌레만도 못한 인간이 자신의 의식을 방해했다.
불완전하게 깨어나는 것만으로도 짜증 나는 상황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힘을 흡수하지 못했다.
-배고프다! 배고파!-
배에서 먹을 것을 달라며 요동치고 있었다.
강렬한 영혼을 먹고 싶다.
맛있는 영혼이 먹고 싶다.
오직 먹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가득한 사룡이 죽음의 기운을 흩뿌리며 피오라를 향해 아가리를 벌렸다.
자신을 깨운 벌레같은 인간이지만 저 인간의 영혼만큼은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짐승처럼 달려드는 거대한 용.
움직이는 것만으로 주변의 산을 무너뜨리는 거대한 존재였지만 피오라는 겁먹지 않았다.
단순한 육체 공격만으로는 고절한 경지에 이른 그녀를 죽일 수 없었다.
다람쥐처럼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사룡을 유인한 피오라가 오러를 담아 부하들에게 외쳤다.
“모두 내려가!”
피오라의 명령에 특별무력대 전원이 고개를 저었다.
임무는 완수했지만 빛의 결계를 푸는 순간 피오라는 더 강해진 용을 막아야만 했다.
그렇기에 모두가 죽음을 각오하고 이곳에 남기로 했다.
그리고 그건 북부 수색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계를 유지하는데 집중하쇼. 저놈들은 우리가 막을테니.”
“곧 사령관님이 올테니 그때까지만 버텨봅시다.”
어느새 사방을 포위만 종말세력.
그리고 사룡이 깨어나자마자 사방을 뒤덮을 정도로 일어나는 언데드 군단을 보면서 웃는 북부수색대.
그런 그들을 보면서 피오라가 이를 악물었다.
지금 상황에서 그녀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나밖에 없었다.
“버티자.”
“”예!””
그녀의 말에 모두가 동시에 외쳤다.
그러자 겁먹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본격적으로 죽음의 기운을 내뿜었다. 불완전하게 유지되던 빛의 결계를 단번에 박살내는 거대한 회색빛 창들이 그녀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주변을 박살내는 섬광이 용의 아가리에서 뻗어 나왔다.
-어디 계속 날뛰어보거라.-
여유로운 표정의 사룡이 장난감을 구경하듯 죽음의 기운을 흩뿌리면서 피오라를 압박했다.
그녀의 부하들을 공격하지도 않았다.
그저 피오라만을 바라보며 그녀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보려는 것처럼 압도적인 힘을 퍼부을 뿐.
“헉···헉···.”
고작 20분이나 지났을까?
아니면 그것보단 좀 더 버틴 것일까?
알 수 없다.
한가지 확실한 건 이미 그녀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재롱은 끝인가?-
고작 이 정도가 끝이냐는 듯한 사룡의 음성.
이것밖에 안되는 존재가 자신을 방해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듯 거칠게 요동치는 두개의 파장이 사룡의 아가리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
어렸을 적부터 쾌검에 재능이 있었던 피오라.
그렇기에 어린 나이에 선황의 눈에 띌 수 있었다.
10대 초반의 이른 나이에 마나가 아닌 오러를 각성했다.
10대 후반에 체내 운용을 넘어 검밖으로 발현하는 데 성공한다.
20대에 외부로 발산한 오러를 응용할 수 있게 되었다.
30대에 수 많은 전장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기술을 터득했다.
현재 그 기술을 토대로 오러에 자신만의 특성을 담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부족했다.
사룡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쉽다.’
처음으로 너무나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를 위해서도, 위대한 황제폐하를 위해서도 아니다.
오직 나 자신이 느끼기에 아쉽다는 마음.
그 순간 그녀의 검이 움직였다.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모든 것을 걸어보자.’
본래라면 피해야 할 사룡의 잿빛 섬광을 향해 모든 것을 담은 그녀의 오러가 검끝을 통해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