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77
멸망의 전조를 깨운 이상 종말세력이 목표한 최소한의 계획은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다.
단지 인류를 한계까지 몰리게끔 못했을 뿐이다.
“다음은 남부인가?”
그렇게 중얼거린 알렉시안이 혀를 찼다.
남부 역시 마찬가지다.
본격적으로 깨어나려는 조짐을 보이는 것이 아닌 이상 찾을 수가 없다.
굉장히 불리한 싸움을 해야만 하는 것.
북부를 수색할 때처럼 남부군을 이용해 종말세력을 추적하게끔 하겠지만 그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렇기에 종말세력은 일단 뒤로 미뤄둔다.
그 대신 남부의 멸망의 전조가 깨어나기 전에 북부사태를 완벽히 마무리 지어야 했다.
“거지같네.”
미래를 알고 있음에도 막을 수가 없다.
최선은 멸망이 오지 않게끔 하는 것인데 그럴 수가 없다.
지금 현 상황이 기존에 알렉시안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짜증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북부에서 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도, 남부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뾰족한 방법이 없기에 답답했기 때문이다.
한숨을 쉬면서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막사 밖으로 나온 알렉시안.
그런 그를 보면서 근위대장이 다급하게 달려왔다.
“폐하. 북서부 연합군이 항복을 하려 하옵니다.”
그 말에 멀러시 백기를 든 연합군을 본 알렉시안.
한참 그들을 바라보던 알렉시안이 조용히 말했다.
“쓸어버려.”
“예!”
다소 잔인할 수도 있는 결정.
그러나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북서부 국가들의 국경지역에 남아있는 군대 중에 ‘죄가 없는 이’는 없었다.
나라를 부강하게 하기 위해 일반 백성들을 제물로 삼은 자들.
중립국의 일반 사람들을 언데드로 만든 이들.
강해지기 위해 종말세력에 협조한 이들.
정말 죄가 없는 이들은 자신들을 막기 위해 진작에 소모품으로 사용되었다. 그렇기에 마지막까지 남아서 목숨을 구걸하는 이들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전부 죽여라.”
알렉시안의 명령에 백기를 들었음에도 전멸시킬 생각으로 돌격하는 제국군.
살기 위해 도망치지만 그들 중 그 누구도 도망갈 수 있는 이들은 없었다. 알렉시안의 빛의 힘에 영향을 받은 병사들의 무기에 닿을 때마다 괴성을 질러대며 몸이 무너지는 이들.
서서히 가루가 되거나 무너져 내리는 괴물들을 지나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원흉 중 하나에 닿았다.
“구린내가 나는구나.”
빛의 힘을 각성해서 그런 것일까?
종말세력에게 힘을 받은 이들을 보면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냄새를 맡게 되었다.
제국 내에 있던 종말세력조차 끔찍한 악취를 느낄 정도였는데 저들은 그것보다 훨씬 심했다.
그렇다는 것은 저 힘을 얻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다는 것을 뜻했다.
“쓰레기 같은 새끼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을지 모를 구역질나는 몰골을 보면서 알렉시안이 직접 검을 뽑아 도망치는 적장을 베어죽였다.
적장의 죽음과 함께 대승을 이룬 알렉시안이 뒤를 돌아 병사들에게 외쳤다.
“이들은 같은 인간이 아니다. 한 대륙안에 사는 몬스터보다 못한 놈들이다. 그러니 망설임없이 죽여라. 최소한의 정조차 희생당한 이들에겐 죄를 짓는 것이다. 알겠나!”
“예!!”
알렉시안의 말에 고개를 숙이며 답하는 이들.
그렇게 북서부를 끝내 막아서고 있던 국경부대를 전멸시킨 알렉시안이 본격적으로 변절자들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순간···
.
.
북서부에 들어서자마자 밀려있던 퀘스트들이 주르륵 나열되었다.
제국을 발전시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던 퀘스트들이 북서부 지역, 그리고 종말세력에 관한 것들이 나왔다.
허공을 꽉 채우다시피 떠오른 퀘스트들.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영혼들이 많은 것일까?
아니면 종말세력에게 아직까지 이용당하는 이들이 많은 것일까?
퀘스트들은 이들의 해방을 원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알렉시안 역시 그냥 넘어가지 않고 병력들을 풀어 이들을 해방시킬 수 있도록 도왔다.
마치 지도를 펼친 것처럼 상세하게 보여지는 곳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었다.
물론 이뿐만이 아니라 변절자들이 자체적으로 시간을 벌기 위해서 아직 살아있는 희생자들을 던지기도 했고, 세뇌시킨 일반인으로 부대를 만들어 시간을 끌기도 했다.
거기에 일부러 국토 전역이 만든 비밀 기지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부 시간을 끌기 위함.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 수 없었으나 알렉시안만큼은 알 수 있었다.
‘멸망의 전조가 죽는 순간.’
그때가 되면 자신들에게도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아마 종말세력이 그리 말하고 떠났을 터.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니었다.
분열되어 약화된 제국도 아니고, 빛의 힘이라는 강력한 버프까지 있는 이 제국군을 상대로 사룡이 죽으면서 남긴 파장따위로 막을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렇기에 완벽한 ‘정화’를 하고자 했다. 동시에 이들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고자 했다.
“크흡!”
지하실의 철문을 뜯어내자 병사가 황급히 손으로 자신의 입과 코를 가린다.
숲 속에 숨겨진 곳에 수 많은 아이들이 제물이 되어 죽어있는 곳이었다.
이곳만이 아니었다.
한 마을의 지하를 파내자 수 많은 시체들이 널부러져 있는 실험실이 나온다.
한 도시의 건물에는 수 많은 사람들의 피로 만들어진 제단이 나왔다.
어떤 곳에는 다수의 키메라를 제조하는 시설이 나왔다.
이들 모든 곳을 마탑에서 만든 영상구로 녹화하거나 찍었다.
동시에 곳곳에서 얼마나 많은 희생자들이 나왔는지, 그리고 어떤 실험을 했는지를 소상히 적어 본국에 보냈다.
이것을 어찌 사용할지는 외무부가 알아서 할 것이다.
알렉시안과 제국군이 할 일은 억울하게 죽은 이들을 위로하는 것.
“부디 성불하거라.”
부패된 시체들을 태우는 제단 앞에서 알렉시안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고작 시체를 태우는 단순한 제단일 뿐이지만 위령제를 지낸다는 것에 만족한 듯 수 많은 악령들이 가루가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반대로 본인들이 살기 위해, 혹은 강해지기 위해 희생자들을 이용한 이들이 잡혀서 무릎이 꿇려져 있었다.
한 도시를 책임지는 시장.
군대 하나를 책임지는 부대장.
한 가문을 이끄는 가주.
전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부하들을 통해 제물을 받치게끔 했다.
기사들? 병사들? 시종?
이들은 과연 죄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본인이 살기 위해서 인간임을 포기했으니 이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이것들이 사람입니까?”
끝내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근위대장이 분노를 토했다.
자신들의 손으로 불태운 시체가 대체 몇구인가?
발견하지 못한 이들이거나 시신조차 남지 않은 자들은 얼마나 많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그들 전부를 희생시킨 자들이 살려달라 애원한다.
그 목소리조차 구역질 나올 것 같았기에 한것 표정일 일그러뜨린 근위대장.
그런 그를 보면서 알렉시안이 명령을 내렸다.
“본국으로 보내. 죽음조차 이들에겐 사치이니.”
본국으로 보내면 마탑이든 정보부든 알아서 데려가서 정보를 토해내게 할 것이다.
그뿐인가?
고농도 노역을 평생 시킬 것이며 어떤 이들은 인간에겐 해선 안될 실험까지 시킬 것이다. 저들이 희생자들에게 했던 그 고통을 똑같이 해줄 생각이다.
자신들이 강해지기 위해,
좀 더 오래 살기 위해,
윗선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사람임을 포기했으니 저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앞으로 만날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이 아닌 것들에게 인간과 똑같은 잣대를 들이밀 필요는 없다.
그렇기에 저들을 짐승보다 못하게 대해줄 것이다.
“···폐하.”
싸늘한 표정으로 도시의 정경을 바라보는 알렉시안에게 시종장이 다가왔다.
“알아봤나?”
“예.”
그렇게 말하면서 알렉시안에게 도시에서 찾은 자료를 건네주었다.
그곳에 적힌 사실은 끔찍했다.
「선택받은 사람들.」
1. 본래 북서부에 살던 사람들.(노예 제외)
2. 점령한 중립국 중 재능이 있는 자들.
3. 종말세력에게 검증받은 사람들.
이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희생’이라는 명목으로 제물이나 실험에 사용했다.
중립국의 사람들은 자국민이 아니기에 희생시켰다.
피난민 역시 선택받지 못했기에 죽였다.
그럼 노예나 하층민은?
그들은 이미 오래 전에 종말세력에게 제물로 바쳐졌다.
사람같지 않은 선택을 한 이유는 간단했다.
“그래서 이들을 제물로 삼아 마스터라도 만들었나?”
“거기까진 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기사들을 양성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또한 종말세력을 통해서 다수의 흑마법사를 양성해 마법사단을 만든 것까지 확인했습니다.”
그들이 꿈에도 그리던 제국에 비견될 기사단을 만드는 것.
마도왕국이 자랑하는 마법사단을 갖는 것.
그것을 같은 인간을 희생시켜서 만든 것이다.
그러니 악마보다 못한 변절자들을 모조리 박멸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 빠르게 적들을 치기보다 완벽하게 ‘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동시에 알렉시안이 제국에 명령했다.
‘이들을 절대 같은 사람으로, 같은 생명체로 취급하지 말라.’
황제의 분노가 담긴 절대적인 명령.
그리고 그 명령은 고스란히 제국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발표가 되었다. 동시에 서북부 국가들이 자행한 끔찍한 일이 마법사들에 의해 그대로 영상으로 녹화되어 주요 국가들에 뿌려졌다.
이 모든 것을 본 서부국가들조차 이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서북부를 토벌하는 것에 참여하겠다는 답을 보내왔다.
그 기세를 몰아서 외무부가 공식 성명서를 냈다.
「종말세력의 하수인은 대륙의 생명체가 아니다.」
같은 인간이 아닌 것을 넘어서 악마처럼 아예 별개의 생명체로 발표한 알렉시안.
이 발표에 다른 서부국가들 역시 동조했다.
동남부 국가들 역시 이것만큼은 제국의 편을 들 수 밖에 없었기에 북서부 국가를 ‘대륙의 적’으로 규정하는데 동의했다.
그렇게 외무부가 발빠르게 뛰어다니며 종말세력과 북서부 국가들을 대륙의 적으로 규정하게 되면서 인류의 적이 된 종말세력.
단순히 말뿐인 선언이 아니었다.
대륙의 일원이라면 이번 일은 모두가 참여해야 할 일.
그렇기에 사룡을 깨우는데 사용되었던 제단을 모조리 파괴해야 했다.
북부 곳곳에 터져나오는 빛기둥이 있던 지역을 각 국이 힘을 모아 찾아 파괴하는 것.
사룡을 깨우는 것으로 효용가치 대부분이 사라졌지만 북부의 이상현상을 만드는데 여전히 도움이 되고 있었기에 이 제단들을 파괴하는데 효용가치가 있을 터.
무엇보다 이 행위를 통해 ‘종말세력’이 이 세계의 적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를 통해 알렉시안 역시 지지부진했던 퀘스트 하나를 클리어 했다.
무엇인지 모를 보상.
얼마 후, 알렉시안의 팔목에 기이한 문양이 새겨졌다.
그러나 그 문양은 알렉시안의 힘을 더 강하게 만들지도, 특별한 힘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았다.
알 수 없는 설명이 전부.
그러나 상관없었다.
때가 되면 반응할테니.
지금은 눈 앞의 전투에 집중해야 했다.
마침내 모든 도시를 정화시키고 그들 스스로가 불멸의 도시라 명명한 북서부의 연합군 사령부에 도착했다.
“이 사태를 만들고 어떤 힘을 얻었는지 지켜보지.”
그렇게 말할 때, 알렉시안에게 급보가 날아들었다.
「사룡 죽음.」
짧은 서신.
그와 동시에 곳곳에서 급보가 순차적으로 날아들었다.
멸망의 전조가 죽으면서 일어난 변화로 일어난 결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