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84
25. 밀려있는 숙제 해결!
자신이 없는 동안 횡포를 부린 귀족들을 참교육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본격적인 휴식에 들어간 알렉시안.
열심히 달린 이후에 얻은 휴식만큼 달콤한 것도 없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한 알렉시안.
욕조에 늘어지듯 누운 알렉시안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예상보다 강했지.”
손에 생긴 빛무리를 본 알렉시안이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압도적인 상성 우위를 보여주는 빛 속성.
멸망에게도 통할지는 알 수 없으나 몬스터나 악마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발전시켜 나가기엔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빛속성 마도포나 폭탄을 만든다면 용까지는 어찌어찌 비벼볼 수 있겠어.”
그만큼 활용도가 높은 빛속성.
문제는 기술이다.
현재도 마도포는 존재한다.
마도왕국에 몇기.
제국에도 주요 요새에 겨우 몇기가 존재한다.
이렇게 극소수만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한번 쏠 때마다 막대한 힘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마나석만 소모된다면 써볼 만 하다.
하지만 마도포는 막대한 마나를 마법으로 응축시켜 사용하는 것이기에 마법사들의 막대한 마력 역시 필요로 했다.
이것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키지 못하는 이상 대량양산은 어렵다.
게임에서야 테크트리를 올리다보면 자연스레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시간만 지나면 업그레이드 된다지만 이곳은 현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제국이 멸망하지 않았기에 다수의 엘리트 마법사들이 살아있다는 점.
“어떻게든 되겠지.”
돈과 사람을 때려 박아서 여기까지 왔다.
이 다음도 그렇게 하다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터.
자신이 제국을 빠르게 개혁시키는 만큼 적들의 계획 역시 빨라지고 있지만, 난이도는 쉬워지고 있다.
이것보다 더 좋은 기회는 오지 않을 터.
‘이것도 못 깬다면 썩은물 유저는 반납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을 손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렇게 볼 때면 숙련된 기사의 오러에도 대응하기 어려울만큼 약한 빛이었지만 이것이 변이 몬스터나 언데드에게 향하게 된다면 압도적인 힘으로 변모한다.
그런 상황에서 북서부를 정화시킨 보상으로 막대한 신성력이 체내에 쌓여있다. 지금도 빛기둥의 영향을 받아 체내의 신성력들이 자기들끼리 압축되는 중이다.
혼자서 거대한 마광석 몇개의 힘을 내뿜을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럼에도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알렉시안 본인에게 있었다.
“후···.”
시간이 없다.
속성력을 차분하게 가다듬을 시간도, 검술을 수련할 시간도 없다.
그렇기에 그나마 괜찮은 검술과 속성술을 결합하는 시도를 하는 중이었다. 그 결과의 일부를 북서부에서 보여주었지만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기술적인 부분은 기사는커녕 견습기사보다 달릴 정도였으나 막대한 힘을 방출하는 것으로 대충 때려박아 그럴듯하게 보여졌던 것.
그래서 더 아쉬웠다.
분명 지금보다 더 강해진다면 훨씬 압도적인 효율을 보이며 적을 수월하게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수도였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벌레들이 꼬이기 시작하고, 행정이 삐걱거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문제가 많아.”
자신이 막 즉위했을 때보다야 많이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그에게 많은 것을 의존하는 관료들.
행정체계 역시 황제의 힘으로 눌러주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이는 좋지 않았다. 자신이 이번처럼 어쩔 수 없이 외부로 빠질 경우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었으니까.
답은 하나였다.
적어도 제국이 기계처럼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황좌에 딱 앉아서 계속해서 수리를 해주는 것.
“···아쉽네.”
빛속성의 강력한 힘을 맛본 상황이라 더 아쉽게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번 북서부 원정으로 확인한 것은 크게 세가지.
하나. 현재 가진 빛속성의 힘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
둘. 멸망이 시작되면 지긋지긋하게 싸울 언데드 군단의 힘을 실제로 확인한 것.
셋. 자신이 없는 동안 제국이 얼마만큼 잘 돌아가느냐.
결과만 보았을 때 알렉시안이 직접 이끄는 것만큼의 효율은 나오지 않더라도 마광석을 더 개발한다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
그렇기에 낙제점을 받은 제국의 체계에 집중해야만 했다.
‘무력이야 검성도 있었고, 근위대장, 거기에 마탑주까지 있었다. 그러나 황제인 자신을 대신할 사람은 없다.’
마음을 정한 알렉시안이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닦고 옷을 입었다. 혼자 생각하는 걸 방해받지 않기 위해 누구도 들이지 않았기에 홀로 해결한 알렉시안이 욕실을 나오자 대기하고 있던 시종장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폐하를 뵙습니다.”
“더 쉬지 않고.”
“충분히 쉬었습니다. 그보다···이제 준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회의가 있는 날이기에 제대로 갖춰입기 위해 준비를 하는 알렉시안.
저번과 달리 제국만이 아닌 대륙의 각 사신단들이 전부 찾아온다. 제국의 축제 때나 알렉시안이 즉위할 때조차 오지 않았던 서부의 국가들까지 전부 찾아올 정도로 큰 규모이기에 말끔하게 차려입을 필요성이 있었다.
그렇게 알렉시안이 준비할 무렵, 마침내 동부에서 대수림의 사신단들이 도착했다.
“미쳤군.”
반드후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제국의 수도를 바라보았다.
열차역에서도 느꼈지만, 제국의 수도를 보니 미쳤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마도왕국을 보는 느낌이군.”
“아니.”
한 대수림 전사의 말에 반드후크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용병으로 생활했던 시절 마도왕국을 가본적이 있었다. 분명 마법에 관해서 대륙 제일이라 불릴만큼 신기한 것이 많은 곳이었으나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이들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오직 마법사들만.’
마도왕국에서 마도구로 만들어진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마법사들 뿐이다.
그렇기에 신기할 지언정 모든 이들이 그것을 체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국은 달랐다.
오랫동안 마탑을 탄압했기에 기술적 수준이야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기술을 백성 전체와 공유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걸 대량으로 양산하고 마법기술들을 수도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점에서 마도왕국과는 비교도 안되는 발전 가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그건 시간이 갈수록 더 빨라질 터.
반드후크의 눈엔 그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놀라운 변화요.”
“저도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떠나올 때와는 또 달라졌군요.”
도로가 개편되었다.
거기에 극소의 마동차만 다니던 수도에 마동차는 물론이고 일반 제국민 다수가 타고 수도를 이동할 수 있는 마력철도(마철)가 생겨났다.
거기에 대형마동차도 생겨 전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직은 공사가 완벽하지 않기에 수도 곳곳에 공사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만 그러면 어떠한가?
완성만 된다면 지금보다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수도 곳곳에 마도구로 보이는 것들이 널려 있었다.
“제국의 개혁은 멈추지 않는 것 같소.”
“아마 그럴 겁니다. 현 황제폐하께서 제국을 어디까지 바꾸실지 저 역시 궁금해지는군요.”
아드리안의 말에 반드후크가 피식 웃었다.
과거에 멈춰버린 자신들과 다르게 개혁하고 있다는 점이 부러웠다.
“부러울 것 없습니다. 북부의 몬스터를 함께 막기로 한 이상 제국은 그대들을 도울 것이니까요.”
“부디 그랬으면 좋겠소.”
그렇게 말하며 반드후크가 아드리안을 따라 황궁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는 제국민들.
그러나 누구하나 손가락질 하거나 그들에게 욕설을 내뱉는 이는 없었다. 알렉시안이 대수림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고, 자신들의 위대한 황제가 그리 결정한 이상 과거의 캐캐묵은 감정으로 황제의 일을 방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단하군.”
한 전사가 제국민들을 보면서 감탄했다.
솔직히 돌맹이 몇대쯤은 맞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대수림과 제국과의 감정의 골은 깊었다. 그러나 제국민들은 자신들을 못마땅하게 볼지언정 해를 입히진 않았다.
몇몇 이들은 잘 왔다며 꽃을 챙겨주기도 했다.
제국민을 이렇게 변하게 만들 수 있는 현 황제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마음으로 느낀 전사가 조용히 꽃을 챙겨준 한 아이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아이의 엄마 역시 그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곳으로 모든 감정이 해소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 시작은 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는 대수림의 사절단들.
감탄은 대수림만한 것이 아니었다.
동부에서 온 사절단들 역시 제국의 변화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가장 크게 경악한 것은 서부왕국들이다.
특히 마도왕국이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변화가 빠르다.”
고작 마탑을 개방하고 마탑의 기술들을 국가산업에 적용한 것만으로 이 정도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제 민간에서 마도구를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하면 어떠한 변화를 맞이할까?
“마도왕국도 이리 변해야 할 터인데···.”
“되겠습니까?”
같이 따라온 조수가 마도왕국은 불가능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현 마법개발부의 부장을 맡고 있는 에디온이 매번 민간에 자신들의 기술을 개방해야 한다 주장했다.
마법사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마도구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법사들은 들어먹질 않았다. 자신들의 특권을 왜 나눠줘야 하냐고 그에게 소리쳤다.
각 국에 비싼 값에 마도구를 팔아먹어 기술개발은 계속해서 이뤄진다. 하지만 그것 뿐이다. 그 이상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는 것이 마도왕국이었다.
“마도구 시장을 제국에게 먹히는 것도 시간문제겠군.”
“···.”
마법개발부를 총괄하는 에디온의 눈에 마도왕국이 몰락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건 옆에 있는 조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국이 마탑을 옥죄면서 자신들이 성장했던 것처럼, 이제는 민간에 기술을 개방하지 않는 마도왕국이 제국에 서서히 밀려나며 몰락할 일만 남은 것이다.
마도왕국이 이렇게 느낄 정도이니 다른 서부왕국들은 더 했다.
가뜩이나 제국 남부의 항구들이 급격한 성장을 이뤄내며 불안한 찰나, 이런 광경을 목도했으니 불안할 수 밖에 없을 터.
동남부의 국가들 역시 과거 제국에 멋모르고 개겼던 나날들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수도를 거닐었다.
제국의 축제 때 마탑이 개발한 것을 홍보하는 느낌이었다면 현재의 제국은 그것들을 수도 곳곳에 적용한 느낌.
그렇기에 느낌이 또 달랐다.
낙후된 국가의 경우 마치 미래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건 같은 제국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기 제국 맞습니까? 마도왕국 아니고요?”
“수도는 원래 이렇습니까?”
북부에서 온 병사들이 엘로니안을 향해 묻자 그도 모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몰라.”
“왜 모릅니까? 수도에 계셨었는데?”
“그때는 이러지 않았으니까.”
그 말에 병사들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이 변화는 폐하께서 즉위하신 이후 일어난 일이야. 저것들은 내가 북부로 떠나기 전엔 없었던 것들이고.”
손가락으로 새로 생긴 건물들을 가리키며 말하자 다들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엘로니안이 북부로 떠나기 전이라고 해봐야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
그렇다면 지금의 변화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했다.
엘로니안에 의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병사들이 경악한 표정으로 건물들을 하나하나 둘러보았다. 언젠가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면 그땐 어떻게 변화해 있을지를 상상하며···.
그렇게 타국 사람에게도, 같은 제국민들에게도 경악을 안겨다 준 수도의 풍경을 지나 마침내 황궁으로 들어온 사람들. 그들이 본 광경은 활짝 열린 대전 문 너머에서 황좌에 앉아있는 알렉시안의 모습이었다.
모두가 대전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황궁에 설치된 거대한 영상구로 눈을 돌리자 황좌에 앉은 알렉시안이 이번 전쟁이 가장 큰 공을 세운 이들을 불렀다.
“북부사령관 케일 스와로빌. 근위대장 레슬러 마르디치.”
알렉시안의 부름에 앞으로 나온 두명의 마스터.
둘에게 알렉시안이 직접 새로이 만든 훈장을 달아주었다. 작은 목걸이 형태였지만 그곳엔 무려 사룡의 하트조각이 들어가 있었고 알렉시안의 농축된 빛의 힘으로 만든 마법장치까지 내제되어 있는 마도구였다.
“한번은 그대들의 목숨을 살려주길 바라는 마음에 짐이 직접 마탑주와 만든 것이다. 앞으로 이것이 제국의 최고 훈장이 될 것이야.”
그 말에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두명의 마스터.
“다음 피오라 알링턴. 프랑코 리센드로.”
다음 부름에 두명의 마스터가 앞으로 나서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대에겐 아쉽게도 이 검의 주인은 그녀가 될 것 같군.”
그 말에 프랑코 리센드로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겠지만 그래도 이것으로 만족하라.”
그렇게 말하며 검 하나를 건네는 알렉시안.
“사룡의 뿔 일부를 잘라 만든 검이다. 짐이 직접 모든 오러를 털어 넣어 정화했으니 쓸만할 것이다.”
예상외의 선물에 놀란 눈으로 알렉시안을 바라보는 프랑코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두 손으로 검을 받았다.
그렇게 프랑코가 물러나가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주인공을 바라보는 알렉시안.
“피오라 알링턴.”
“예! 폐하.”
그의 부름에 새로이 마스터가 된 피오라가 고개를 들어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