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88
26. 개혁 2단계!
그 말에 다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모두의 표정에 ‘어째서’란 의미가 담겨 있었다.
‘굳이 왜?’
마도왕국의 사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혼자 다 먹어도 될 상황에서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제국의 기술력 부족인가?
아니면 자금력이 달리는 건가?
여러 의심을 하고 있을 때 다른 사신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들을 보며 알렉시안이 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무엇이옵니까?”
마도 왕국의 대표가 묻자 다들 침을 삼키며 그의 입만을 바라보았다.
“남부의 용이 깨어나면 적극 협력할 것.”
“무슨 말씀이시온지···.”
“이번처럼 제국만 독박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 말에 다들 헛기침을 했다.
사룡이 깨어났음에도 서부는 자신들에게 피해가 오기 전까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았으며 동남부는 위기가 끝나자 그제서야 발을 담갔다.
다음번에는 이걸 용납하지 않겠다는 얘기였다.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전쟁준비를 하길 바라시옵니까?”
“다음번은 더 심할 테니까. 그리고···북부 역시 더 심해질 것이고.”
그 말에 마도 왕국의 사신의 표정이 굳어졌다.
제국이 입수한 정보가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그것을 다른 이들도 느낀 것인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낚였나?’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사신들을 바라보던 알렉시안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 있을 재앙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그대들 역시 전쟁 준비에 만전을 기해줬으면 좋겠군.”
그 말에 다들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때, 마도왕국의 사신이 알렉시안에게 물었다.
“하온데 소신들만 부른 이유가 있습니까?”
마도왕국의 사신단 대표인 에디온의 물음에 알렉시안이 좋은 질문이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들만이 제국과 함께할 자격이 있으니까.”
“···예?”
“이 기술. 다른 왕국들과 함께 해봤자 의미가 없지 않나?”
그 말에 그제야 계획서를 다시 들여다본 사신들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도왕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는 상업 국가다.
즉 동력원이 개발되면 가장 활발히 활용할 수 있는 국가라는 뜻.
거기에 부자답게 투자금도 넉넉히 줄 가능성이 크다. 제국 입장에서 돈 많은 국가 외에 굳이 손잡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럼 상업 국가 아닌 마도 왕국은?
“저희에게 원하시는 것은 ‘기술’입니까?”
“기반 기술은 우리도 다 있네. 단지 그대들의 기술과 인력이 함께하면 보다 빨리 완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제안한 것일 뿐.”
자신감을 보이는 알렉시안의 모습에 에디온이 이게 허세인지 아닌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당장 답할 필요는 없네. 다만···시간은 많이 주지 못할 거야. 그리고 기밀유지도 부탁하지.”
그 말에 다들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제안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기에 부담감을 한가득 안고 물러나는 사신들.
그들이 집무실을 나가고 조용히 들어온 시종장에게 물었다.
“티 났나?”
허세인 거 티 났냐는 물음에 시종장이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빙그레 웃는 알렉시안.
“괜찮으시겠습니까?”
“어차피 이 정도 기술은 마도 왕국도 있을 확률이 높아. 그럴 바에 처음부터 협력하는 게 낫지.”
알렉시안의 말에 시종장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정작 알렉시안이 쫄리는 듯 재무부 대신과 마법부 대신을 불렀다.
“으음···.”
알렉시안의 설명에 침음성을 삼키는 마법부 대신.
그들 입장에선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동력원을 팔아치우면서 얼마나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 마법부 대신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아쉬울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러나 그 이상으로 제국의 위기가 중요했다.
“확실한 것부터 하지. 지원 규모를 지금보다 배로 늘린다면 얼마나 빨라질 수 있지?”
마도왕국은 몰라도 다른 국가들은 확실히 제국과 손잡을 가능성이 크기에 물었다.
“지원은 지금도 충분하긴 합니다. 인력수급이 더 이뤄졌으면 하옵니다만···”
인력이 문제라는 마법부 대신.
중앙마탑 그리고 국가 소속 마법사 다수를 마법부에 배치할 만큼 미뤄준 상황이다.
더 이상 빼 올 구석도 없었다.
민간 마법사가 된 이들도 용역을 줘서 땡겨올 정도이니 말 다 한 셈이다.
결국, 인력과 기술이 문제라는 것.
‘마도 왕국에 기대야 한다는건데···.’
이럴 경우 앞으로도 마도왕국에 기대야 할지도 모른다.
“마도왕국에 비해 기술이 얼마나 밀리지?”
“전 분야가 밀리진 않을 것입니다. 마공학쪽이야 밀리겠지만 다른 분야만큼은 제국이 우위입니다.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확신에 찬 마법부 대신의 말에 알렉시안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마 다행이긴 했지만 지금 당장 현실이 바뀌진 않았다.
결국, 마공학에 한해선 마도왕국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뜻이었으니까.
“마법부에 필요한 건 기술과 인력이라는 얘기군.”
“그렇습니다.”
마법부 대신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마도왕국이 낚시에 걸려들지 않을 수도 있으니 차선책이 필요했다.
“후··· 시종장!”
“예! 폐하.”
“개발부 대신 불러오게.”
마법부쪽이 어렵다면 개발부 쪽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지금보다 자금을 두 배 이상 지원한다면. 그럼 얼마나 당길 수 있겠나?”
알렉시안의 물음에 개발부 대신이 한참을 고민하더니 물었다.
마도왕국은 몰라도 다른 국가들은 낚시에 걸려들 가능성이 높으니 자금만큼은 확실하게 지원해줄 수 있었다.
모든 곳이 마나석을 갈아넣은 마법 동력기관만 필요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개발부에서 개발하는 공학기반 동력기관도 충분히 타국에 팔아먹을 수 있다.
“어디까지 지원하실 수 있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말만 하게.”
“지금보다 지원이 많아진다면 확실히 빨라질 것이옵니다. 다만···저희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쪽도 결국 고급 인력 충원이 절실했다.
“저희가 현재 애를 먹고 있는 분야의 전문가들이 합류한다면 연구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지긴 할 것이옵니다.”
“얼마나?”
“최소 2배이옵니다.”
개발부 대신의 말에 알렉시안이 눈을 빛냈다.
“어디 출신이지?”
“제가 생각한 인물들이 총 다섯인데 그중 셋은 중립국의 학자들의 도시에 머물고 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서부 해양왕국의 장인들의 도시에 머물고 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그것이···.”
잠시 머뭇거린 개발부 대신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남은 하나는 마도왕국입니다.”
마도왕국이라는 말에 알렉시안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굳이 좋게 좋게 협의해서 인력 충원할 필요가 있나?
음지에서 돈 주고 빼 와도 되는 거 아냐?
양지에선 협의를 빙자한 협박으로 마도왕국의 마법사들의 기술을 당겨올 방법을 찾고
음지에선 막대한 돈을 먹이고 제국으로 인력을 빼 온다.
거기까지 생각한 알렉시안이 다급히 재무부 대신을 바라보았다.
“제이론.”
“예. 폐하.”
“마도왕국과 제국의 자금력 차이가 어느 정도지?”
그의 물음에 제이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비교가 안 될 것이옵니다.”
“그쪽보다 우리가 평균 연봉도 높겠지?”
“고위마법사라면 몰라도 평균적으로는 압도적으로 제국이 높습니다.”
제이론의 말에 알렉시안이 빙그레 웃었다.
“시종장.”
“예. 정보부 데려와. 외무부도.”
알렉시안의 명령에 황급히 밖으로 나가는 시종장.
얼마 후, 정보부와 외무부 대신도 도착했다.
어느새 그의 탁자에 빙 둘러앉은 대신들.
“정보부.”
“예. 폐하.”
대외 정보를 담당하는 테일 피오트라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현재 서부 쪽 정보라인은 얼마나 완성되었지?”
“35%정도 완성된 상태입니다.”
“그 정도 가지고 짐이 명하는 사람들을 빼 올 수 있겠나?”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테일의 대답에 알렉시안이 즉시 노트를 쭉 찢어서 그가 원하는 자들을 적어나갔다.
마법사
마법 관련 학자.
기계공학 학자.
기계공.
네부류의 사람들.
“빼올 수 있겠나?”
“마법사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잠시 고개를 끄덕이니 뭔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마도왕국의 마법사라면?”
“고위 마법사라면 시일이 많이 필요할 것이고, 하위 마법사라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옵니다.”
“델리아.”
“예. 폐하.”
외무대신이 그의 부름에 곧장 답했다.
“현재의 상황을 제국이 경고하는 것처럼 꾸미는 것. 가능하겠나?”
이번 북부사태 때 미적거린 것을 경고하는 것처럼.
남부 때는 지금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라는 경고성.
동시에 제국이 하는 일에 순순히 협력하라는 것처럼 경고하는 듯.
이 모든 것은 제국의 부족한 기술력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연막작전이었다.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양아치가 되는 게 낫다.’
그렇게 생각할 때 델리아가 그의 생각을 읽은 듯 물었다.
“음지에서 압박하는 형태이옵니까?”
“원한다면 양지에서 압박해도 상관없다.”
타국 사람들에게 양아치 소리 듣겠지만 상관없었다.
애초에 지들이 제대로 대우해주었다면 이쪽의 꼬임에 넘어갈 일도 없었을 것이니까.
“그렇다면 한가지 부탁드릴 것이 있사옵니다.”
“무엇이지?”
“관련 학자들만이 아니라 전방위적인 포섭이 가능하실는지요.”
델리아의 물음에 알렉시안이 단번에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동력 계열의 학자들만 모집한다면 눈치챌 수가 있다. 그러니 전방위적인 움직임이 필요했다.
생각난 김에 곧바로 움직여야 했다.
곧바로 내무부 대신을 불러서 대회의 기간을 연장부터 시켰다.
갑작스런 일정이 생겼음에도 내무부 대신은 재빠르게 관료들을 끌어모아 대회의 기간을 연장시키는 작업에 돌입했다.
갑작스레 늘어난 일정 속에서 당황하는 사신단을 향해 이번엔 델리아가 움직였다.
“협의를 늘리고 싶단 말이오?”
델리아의 말에 다들 당혹스러워 하는 사신단.
이참에 제국과 대륙의 국가들이 더 많은 부분에서 협의해 이득을 보자는 제안.
물론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들은 없었다.
하지만 제국이 협의하자고 남아달라 하는데 거절할 수 있는 사신단이 있을 리 만무하다.
결국 수도에 남아 외무부와 다양한 부분에서 협의를 하는 사신단.
그런 그들에게 조국에서 긴급서신이 전달되었다.
“이런 양아치같은···.”
“사기꾼이 따로 없소!”
자신들과 협의하고자 한다면서 뒤로는 고급인력을 빼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각국의 사신단들이 분노했다.
그러나 몇몇 국가는 다르게 해석했다.
특히 마도왕국 같은 경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시간을 끌지 말라는 건가?”
에디온이 쓴웃음을 지으며 마도왕국에서 온 서신을 읽었다.
어차피 돈으로 빼 올 수 있으나 너희 생각해서 좋게 ‘협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줬다는 듯한 느낌.
“너무한 것 아닙니까?”
“제대로 대우해줬으면 뺏기지 않았을 일이긴 하지. 그리고··· 경고이기도 할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에디온은 비밀리에 황제를 보았을 때를 떠올렸다.
제국과 동맹을 하고 싶으면 그에 합당한 모습을 보이라는 듯 경고하던 모습.
“차라리 잘됐어. 이 기회에 마도왕국도 좀 달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겠지.”
일반 국민들이 차별당하는 것은 물론이요, 마법사의 왕국답게 수없이 많은 하위마법사들이 있었으나 이들의 처지 역시 좋지 않았다.
오직 고위마법사들만이 모든 혜택을 본다.
귀족들에게 차별받는 것이 싫어 넘어온 마법사들이 정작 그들이 귀족처럼 불합리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에디온이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제국의 뻔뻔함이었다.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던 교수를 제국으로 초빙하다!」
「서부의 테얀 언덕의 영웅. 제국에 정식으로 영입되다!」
외무부가 정식으로 영입하는 형식으로 초빙한 인사들.
그러나 이건 정식작업일 뿐.
정보부에 의해 비밀리에 넘어온 이들은 정식작업으로 넘어온 이들에 10배는 넘었다.
그렇기에 비난하는 글들이 많았다.
「돈으로 고급인력을 매수하는 제국! 영웅? 아니, 이들은 사기꾼이다.」
얼마나 분노했는지 알 수 있는 벽보가 제국 수도의 한적한 거리에 떡하니 붙여져 있을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알렉시안이 공식석상에 나섰다.
“대륙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이 재능에 비해 대우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영입한 것이었다. 원한다면, 그리고 합당한 대우를 약속한다면 돌려 보내줄 의향이 있노라.”
그렇게 말하며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여러가지 제약에 묶여 꿈을 펼치지 못하는 인재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한다면 오거라. 짐은 전부 받아들여주겠노라. 그리고··· 이번 사건으로 짐이 제시한 협약마저 오해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리 말하며 말끝을 흐린 알렉시안.
그리고는 정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짐은 기회를 주는 것이다. 제국의 역사와 함께할 기회를··· 붙잡을지 말지는 그대들이 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