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94
27. 슬슬 완료되는 퀘스트들?
빛의 각성자를 중심으로 한 수도원 설립.
마도군단 창설.
이 두가지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대를 개편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것을 알려주듯 퀘스트 역시···
[서부퀘스트(아주 어려움): 체계 개편을 완료하세요!가 주어집니다.]보통 어느정도 진행되고 알려주던 난이도가 떡하니 아주 어려움으로 박혀 있는 퀘스트를 주었다.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소소하게···
[서브퀘스트: 수도원의 체계를 완성시키세요!]라든지···
[서브퀘스트: 마도군단의 체계를 완성시키세요!]같은 퀘스트들이 나오긴 했다.
그 밖에도 세세한 목표들을 퀘스트로 내주었다.
구닥다리 행정체계 중 세세한 항목들을 퀘스트로 만들어 진행하게끔 도와주었다.
그 덕분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했던 것이 다소금 해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 길이 구만리였다.
“후··· 쉽지 않네.”
“그래도 다수의 기사들이 지켜보자는 쪽으로 돌아섰사옵니다. 무엇보다 마스터들이 폐하를 지지하는 것이 크옵니다.”
알렉시안의 한숨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듯 피오라가 말했다.
그녀의 말처럼 검성을 비롯한 각 지역의 사령관들이 알렉시안을 지지했다.
거기에는 한 때 자신을 적대했던 프랑코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모든 마스터들이 지지하다보니 기사들이 움직이기 힘든 것도 있었다.
문제는 각 군단을 이끄는 군단장 중 일부는 여전히 개편안에 대해 불안해한다는 점이었다.
「추후 각 지역 사령관들이나 군단장들이 기사들의 독립권을 저해할···」
「부패한 지휘관들이 추후 문제를···」
무력이 아닌 전략이나 행정쪽 지휘관들같은 경우 부패하기 쉽다는 것을 걱정하는 이들.
이들은 알렉시안을 못 믿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죽고 난 후, 다음 황제가 즉위하고 나서도 지금처럼 유지가 될 것이냐를 걱정하는 것이다.
“차라리 밝히심이 어떠십니까?”
피오라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집무실 뒤쪽 서재를 눌러 비밀금고에서 최고 기밀문서를 꺼냈다.
「남부의 일부 해역에서 대규모 유령이 나타나는 중」
「유령선 대규모 출몰, 크라켄을 비롯한 해양몬스터 사체들 역시 움직이는 중」
과거 바다의 재앙이라 불렸던 언데드화 된 해양몬스터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해적이나 전쟁으로 죽어 나간 병사들이 유령선에 탑승해 나타나기도 한다.
이미 남부에서 멸망의 전조가 깨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번인 제대로다.’
북부에서처럼 사룡이 약화할 일은 없다.
그렇다는 것은 북부 때보다 몇배는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소리다.
하지만 지금 당장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다.
“이제 막 발전을 시작했다. 자칫 잘못했다가 이 동력이 꺼지기라도 하면?”
“하오나···.”
피오라가 말끝을 흘리자 알렉시안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현재 제국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거기에 그동안 제국의 성장을 억눌러왔던 동부와의 관계와 서부와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대폭발하듯 치고 올라가는 상황.
여기에 찬물을 끼얹고 싶어 하는 위정자가 있을까?
‘적어도 1~2년은 유지하고 싶었는데···.’
종말세력 역시 그 정도 준비시간은 필요할 것이라 보았다.
북부의 계획이 망했으니 남부의 준비 역시 평소보다 더 필요할 것이라 보았고, 그렇기에 제국의 내정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녀석들의 계획이 알렉시안의 예상보다 빨랐다.
‘멸망의 전조를 문을 여는 역할로만 써먹을 생각인 건가?’
그렇다면 지금의 행보가 납득이 되었다.
혼란을 야기하고 두 용의 죽음으로 대륙의 차원 간 벽을 뒤틀어 멸망의 존재들이 올 수 있도록 하는 것.
생각에 잠긴 알렉시안이 조용히 기밀 보고서를 바라보았다.
「정보부 남부 해역에 관한 기밀 보고서」
-※ 현 전력으로는 북부에서 입은 피해에 4배 이상일 가능성이 높음.
남부로 조사를 떠나는 정보부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올린 보고서.
문제는 이것이 현시점의 보고서라는 것.
추후 점점 더 심해질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알리는 것을 보류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자신에게 들어온 정보를 전부 밝히는 게 마음 편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이제 막 굴러가기 시작한 열차를 멈추게 한다? 그것만큼 멍청한 짓도 없었다.
“이대로 놔둘 수는 없습니다.”
피오라의 말에 알렉시안이 공감한다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렉시안의 석상, 그리고 마도군단에서 파견되기 시작하는 마공학 마법사들의 활약으로 지켜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사들의 스탠스는 군대를 개편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결국 언젠가는 돌파해야 할 일.
피오라 입장에서는 지금부터라도 서서히 준비해야 하는데 시작도 전에 일이 터졌으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기에 알렉시안도 한참 동안 고민했다.
“소집하게.”
“그 말씀은···.”
“군단장급 이상만이 아니라 각 군의 핵심 지휘관들 전원을 소집하게.”
알렉시안의 명령에 피오라의 안색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이들까지만 밝히도록 하지. 나머지는···동부의 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난 후 서서히 밝히도록 하겠다.”
“예. 폐하.”
그것만 해도 어디냐는 듯 고개를 숙인 피오라가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그날, 자정을 틈타 군부에서 비밀리에 다수의 요원들이 수도 밖으로 빠져나갔다. 모두 최고기밀을 상징하는 검은색에 보라색 수실로 묶인 서신을 품속에 넣고서 사라졌다.
마도구를 이용한 통신조차도 허용되지 않는 오직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해지는 서신.
며칠 후, 전국에 있는 군단장들, 그리고 주요 요새와 위험지역을 담당하는 부대장들이 수도로 입성했다.
그곳에는 각 지역을 담당하는 사령관들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현재 가장 불만을 가진 일선이 기사들 중 베테랑 기사들까지 전부 모였다.
군부의 지하에 마련된 지하 공동.
모든 사람이 모여야 하기에 의자조차 뺀 그곳에 다수의 기사가 서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바쁜 사람들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군.”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그의 뒤에 있는 영상장치 앞에 섰다. 그러자 피오라가 직접 기밀문서의 사본들을 앞사람에게 전달하며 그것들이 맨 끝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전달되었다.
“모두 바쁜 사람들이니 길게 말 안 하겠다. 짐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그대들이 말한 불안감을 알면서도 강행하려 하는지 설명하겠다. 판단은 알아서 하도록.”
알렉시안의 말에 다들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열어봐도 좋다. 단! 이곳에서 모두 폐기해야 할 것이야. 물론 밖에 나가서 여기서의 일을 발설해서도 안 됨은 잘 알겠지?”
“”예!””
그의 말에 모든 기사들이 우렁차게 답했다.
현 제국의 기사들 중에 알렉시안은 존경하지 않는 이는 없다. 무능한 황자라 3황자를 밀었던 동부기사들은 북부기사들 다음으로 열렬한 팬이 될 만큼 현 황제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동부에 가장 먼저 철도가 깔리면서 막대한 물자들이 쉼 없이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요, 힘이 없어 항상 부족했던 인력보충 역시 빠르게 이뤄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알렉시안이 싫은 것이 아니었다. 다만 불안할 뿐이다.
“그대들의 불안감은 짐도 잘 안다. 하지만 그 불안감을 뒤로 미뤄둬야 할 정도로 사안이 급할 뿐.”
그렇게 말하면서 손짓으로 영상구를 틀었다.
그곳엔 정보부가 직접 촬영해서 보고서와 함께 제출한 영상들이 담겨 있었다.
“보면서 듣도록.”
그들의 손에 쥔 보고서에는 현 남부의 상황들과 북부에서도 최고기밀로 치는 산맥 너머의 상황들까지 전부 나와 있었다.
거기에 현장의 영상까지 더해지자 기사들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날짜별로 나온 남부의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져 가는 현장의 상황이 절로 드러났다.
특히···
“거기 막바지에 보인 용의 둥지로 추정되는 지역은 현재 남부 해군이 접근조차 못 하고 있다.”
“북부처럼 미리 접근하는 건 힘든 것입니까?”
한 기사의 물음에 남부 사령관인 마르코가 직접 답해주었다.
“저래보여도 군도일세. 저 지역의 무슨 섬에 사룡이 있는지 알기 힘들어. 무엇보다 현 해군 전력으로 기껏해야 1~2개월 정도만 머물 수 있을 뿐.”
“북부조차 저들이 일을 벌였을 때 감지했네.”
검성이 첨언을 해주자 기사가 그제야 납득했다는 듯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정보부와 남부군이 열심히 일해주고는 있지만, 솔직히 찾기 힘든 상황이다. 저곳을 지금 시점에서 찾은 것조차 행운이라 여겨질 정도이니.”
그렇게 말하며 다음 영상을 보여주자 군도만이 아니라 해역 곳곳에서 해양몬스터들이 출몰하고 있었다.
과거의 큰 해전이 있던 지역에서는 대규모 유령부대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나마 남부군이 사력을 다해 항구와 무역로를 지키고 있기에 버티고 있지만, 그마저도 점점 버거워지고 있었다.
“가장 확실한 건 용이 깨어난 순간 모든 화력을 집중해 빠르게 처리하는 것.”
알렉시안의 말에 다들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북부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빠르게 처리한 후 약화된 몬스터들을 조금씩 정리해나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다들 봤다시피 감당하기 어려운 몬스터들이 늘어만 간다. 이들을 처리하는데 일반 병사는 짐만 될 뿐이야. 반대로 기사들같은 고위전력이 다수의 전투에서 큰 도움이 될까?”
알렉시안의 말이 끝나는 순간 영상구에는 신형 마도포의 활약, 그리고 공중으로 쏘아올려 살포되다시피 하는 마법 폭탄들의 활약이 나왔다.
거기에 방어 결계, 마나석을 이용한 반자동화 대규모 마법발현까지.
“이제는 마법의 시대가 올 것이다.”
장담하듯 말하는 알렉시안.
그런 그의 말에 기사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짐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결국 마법으로 인해 기사들이 설 자리는 줄어들 거다. 그럼 이대로 현 체제 안에서 안락함만 추구하며 후대에 미뤄둘 것인가?”
그의 물음에 기사들이 고개를 숙였다.
그들이 애써 외면했던 불안감.
마도구가 늘어나고 무기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사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불안감.
체계 개편을 통해 가뜩이나 줄어든 자리가 더 줄어들면?
마법사에게 밀리는 것도 모자라 일반 장교들에게마저 자리가 빼앗긴다면?
“그대들 스스로 증명해. 고위 몬스터 혹은 강력한 존재에겐 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대단위 전쟁에서 기사단이 돌파해 전쟁을 끝내는 시대는 끝난 지 오래다.
그렇다면 다른 방향으로 살아남아야 했다.
“어쩌면 대륙이 생존을 걱정해야 할지 모르는 재앙이 오고 있다. 허나 현 제국은 비상하고 있는 상황.”
위기가 오고 있음에도 알릴 수 없다.
그저 물밑에서 조용히 준비하는 것이 최선일 뿐.
“미래에 대한 걱정? 불안감? 그 전에 생존을 먼저 걱정하라.”
그렇게 말하며 알렉시안이 할 말이 끝났다는 듯 조용히 군부의 지하공동을 빠져나갔다.
그럼에도 한참동안 이어진 침묵.
그 때 군단장 중 한명이 피오라에게 물었다.
“뭐부터 준비하면 되겠습니까?”
군단장 중 최강이라는 수도방위군단장 로튼의 물음.
그러자 모두가 그를 바라보았다. 피오라 역시 그런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개편을 준비해. 그것이면 충분하니까.”
그 말에 로튼을 따르는 중앙지역의 군단장 역시 고개를 숙이며 피오라의 말을 따랐다.
그 모습에 북부 역시 검성과 함께 개편을 준비하겠다. 말했으며, 남부의 다수의 군단장 역시 마르코를 필두로 개편에 찬성한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
아직까지 남은 군단장을 비롯한 기사들이 한참동안 침묵했다.
그러나 그들 역시 결국엔 고개를 끄덕인 후 조용히 그곳을 벗어났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이란 말을 남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