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96
27. 슬슬 완료되는 퀘스트들?
석상에 떨어진 빛기둥.
하지만 수도의 것과는 달랐다.
수백 년간 광휘의 검에 의해 쌓여있던 성역과 달리 세워지지 얼마 되지 않은 석상으로는 빛의 힘을 크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 때, 알렉시안의 ‘동부를 발전시켜라’ 퀘스트에 대한 보상안이 떴다.
[보상: 플레이어의 석상이 강화됩니다!]보상안이 뜨는 순간 빛기둥에서 내려온 힘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열차역 인근 지역이 하얗게 빛나기 시작했다.
마치 이것이 새로운 빛의 영역이라는 것처럼 하얗게 빛나며 이내 하늘의 문이 더 크게 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에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듯 알렉시안의 허리에 매어진 광휘의 검이 부르르 떨었다.
“꺼내달라는 거냐?”
그렇게 말하자 더 크게 요동치는 광휘의 검.
그의 요구를 들어주듯 알렉시안이 검을 뽑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렸다.
그 순간 북서부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개방된 문이 더 활짝 열리더니 알렉시안을 향해 막대한 양의 빛이 쏟아졌다.
쿠구구구!
“물러나라!”
“모두 물러나!”
기사들조차 감당하지 못할 만큼 강대한 빛의 힘에 황급히 물러나는 병력들.
그러나 물러나는 순간에도 기적을 목도한 것처럼 시선만큼은 알렉시안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저것이···.”
“북서부의 기적인가?”
사람들이 알렉시안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북서부에서는 거의 요새 전체를 감쌀 만큼 거대한 빛기둥이었기에 지금과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동부 사람들에게 그런 사소한 문제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 동부에서 알렉시안이 그때와 같은 기적을 보여준다는 점이 중요할 뿐.
[※중요: 추가 성역은 일정 조건이 완성되어야 가능!]1. 해당지역에 신과 사도(플레이어)를 믿는 이들의 숫자가 충족될 것.
2. 성역의 중심이 될 제단에 일정수치 이상의 신성력이 채워질 것.
3. 일정수준 이상의 업적(퀘스트 클리어) 필요.
‘역시···.’
각성한다고 무작정 성역을 늘릴 수는 없었다.
추가로 조건을 달성해야만 성역을 늘릴 수 있게끔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퀘스트 클리어에 관한 보상이 바뀌었다.
[서브퀘스트(보통): 대수림과의 무역로를 연결하세요!가 클리어 됩니다.] [보상: 성역포인트 10%] [서브퀘스트(보통): 대수림 철도사업을 시작하세요! 가 클리어됩니다.] [보상: 성역 포인트 5%].
.
.
동부를 완성하면서 추가로 대수림에 관한 작업도 시작했다.
대수림에서 나는 다양한 자원들을 가져오기 위해선 동부처럼 철도나 도로를 연결하는 것이 필수였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추가적으로 생성된 퀘스트들 역시 깨게 된 것.
그러나 그 보상들이 죄다 성역에 관한 것이었다.
물론 모든 퀘스트가 성역에 관해서만 보상을 주는 것이 아니었다.
여전히 알렉시안의 육체 혹은 다른 보상안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중 다수는 오러와 빛속성력에 관한 것이었다. 신성력이라고 명시한 그 힘을 말 그대로 육체에 강제로 때려박고 있었다.
성역을 드나들면서 이미 알렉시안의 온몸에는 과할 정도로 신성력이 압축되어 있었는데 보상은 상관없다는 듯 강제로 쑤셔 넣는 중이었다.
“큭!”
온 몸에 고통이 일 정도로 흡수되는 힘.
마치 ‘이래도 멈춰서 있을 거야?’라고 묻는 것처럼 무리가 있을 정도로 신성력이 채워졌다.
“폐하!”
비틀거리는 모습에 다급히 달려오는 근위대장.
그런 그를 손을 들어 제지하고는 광휘의 검을 땅에 박아넣으며 똑바로 섰다. 그러면서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옅어진 빛.
그러나 북서부처럼 과한 힘이 내려온 후 사라지는 것도, 수도처럼 일반인은 접근하기 힘든 힘이 계속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은은하다 싶을 정도로 옅은 빛이 열차역을 비추는 것처럼 내려왔다.
문제는···
‘이젠 정말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건가?’
실력을 키우기보다 내정에 집중했던 시간들.
이대로 제국을 키우는데 집중하려 했지만 시스템은 그러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는 건 결국 언젠가는 알렉시안의 힘이 필요하다는 뜻.
‘미리 준비하라는 것이겠지?’
대충 어느 시점인지는 감이 왔다.
게임 스토리상 후반부에 갈수록 마스터나 마도사들도 감당하기 힘든 적들이 계속 등장한다. 알렉시안의 힘은 바로 그때 필요할 수도 있었다.
어쩌면 당장 남부의 멸망의 전조와 싸울 때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부터···.’
자신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제국민들을 바라본 알렉시안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 하늘도 동부가 비상하는 것을 축복하고자 한다.”
그 말에 동부 사람들이 환하게 웃었다.
“또한 대수림과 제국과의 ‘연결’을 축복하고자 한다.”
그렇게 말하며 저 멀리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철도를 바라보았다. 본래라면 종점이었을 이곳이 중간거점이 되게 만든 철로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철로는 숲속을 가로질러 대수림의 중심부까지 이어지리라.
“그동안 동부는 깡촌이라 놀림받았다.”
그 말에 몇몇 노인들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제국에서 가장 급격한 발전을 이루는 지역이 되었고, 가장 발전가능성이 높은 곳이 되었다.
이제 제국민들 중 동부를 무시하는 이들은 없다.
그저 부러워할 뿐···
“대수림은 대륙 모든 국가에 손가락질받았다.”
동부로 온 대수림 사람들이 쓴웃음을 지었다. 야만인이라 불리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무시를 받던 나날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사특한 기술이라 여겨지던 주술은 제국에 의해 정식 기술로 인정받았고 주술사들이 제국으로 고액의 돈을 받고 초빙되었다.
야만인들의 기술이라 놀림당하던 투술과 체술은 제국 기사들의 수련의 일부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양한 몬스터들을 상대로 생존을 위해 개발된 투술은 북부의 검술처럼 대 몬스터전에 특화된 기술이라 인간을 상대하기 위해 만든 기사의 검술만으로는 부족한 점을 빠르게 채워줄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약초에 관한 대수림의 전문가들 역시 제국에 막대한 돈을 받고 강의하거나 연구를 위해 초빙되었다.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이 철로의 완성으로 시작될 것이며, 대수림 역시 철로가 연결되어갈수록 더 번영할 것임을 짐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는 알렉시안.
“가장 무시당하던 이곳을 남들이 부러워하는 곳으로 만든 것처럼 제국 역시 함께 이끌어다오.”
알렉시안의 부탁에 사람들이 환호했다.
어느새 빛은 옅어졌으나 여전히 석상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고, 기도를 올린 수 많은 사람들이 각성했다.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본 한 남자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신의 사도···.”
그토록 기다려왔던 사도가 어째서 제국의 황제인가?
자신들을 탄압하고 신을 불신했던 제국의 정점에 이른 자가 어찌 신의 사도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처음엔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이제는 이해할 수 있었다.
깡촌이라 불리는 동부를 발전시키는 기적을 일구는 것도 모조라 대수림마저 바꾸려 한다.
거대한 위기 속에서 제국을 발전시켜 그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자신이 신이라도 이뻐할 수 밖에 없으리라.
“어찌하시겠습니까?”
“직접 만나봐야겠다.”
“괜찮겠습니까?”
남자의 말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 여인.
알렉시안 황제가 영웅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위험한 것 역시 사실이었다.
그걸 증명하듯 빛기둥이 내려온 석상을 바라보았다.
“스스로를 신이라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본인의 석상을 세워 기도드리게 하는 것.
불경스러운 일이었건만 황제는 스스럼없이 행했다. 신보다 자신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 정도 기적을 보여준 남자다. 그깟 것이 무슨 문제겠나?”
“하지만!”
“고작 얘기만 할 뿐이야. 넌 만약을 대비해 여길 벗어나거라.”
이미 신의 형상을 닮은 석상도 그림조차 남지 않았다.
용사에 대한 문헌조차 거의 남은 게 없다.
고작해야 신성력을 다루는 기술들만 겨우겨우 전승한 것이 전부.
그렇기에 상관없다 여겼다.
“···알겠습니다.”
입술을 깨물며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여인.
그런 그녀를 뒤로 하고 인파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작은 행사를 마무리하고 대수림의 고위인사들과 얘기를 나누는 알렉시안 황제를 향해 걸어가는 남자.
어느정도 접근했다 싶었을 때 기도를 올리듯 두 손을 모으고 무언가를 말하려는 순간.
“마녀다!”
상공에서 기이한 문양으로 조합된 마법을 발혀나는 마녀들.
바로 그 때, 인근의 숲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무가 움직이며 그 위에 올라탄 여인, 아무런 마법 없이 바람을 휘감고 나타나는 남자까지.
“폐하를 지켜라!”
“예!!”
근위대장의 명령에 근위기사들이 다급히 알렉시안을 중심으로 방진을 짰다.
어느새 몰려든 동부의 기사들까지 오러를 내뿜으며 방금 나타난 자들과 대치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 때 알렉시안이 호통을 치듯 외쳤다.
“그만!”
오러를 담은 목소리에 살벌한 기세를 내뿜던 기사들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검을 거두어라! 그대도!”
기사들을 비롯해 근위대장까지 검을 거두라 명령하는 알렉시안.
“짐의 손님들이다. 그렇지 않소?”
근위대장을 통해 알게 된 대수림의 강자.
대수림의 참모 중 한명으로 참석했기에 일부러 아는 척 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밝혀야 할 때였다.
마스터급인 반드후크마저 한수 아래로 여길 정도의 강자이자 대수림의 절대자.
“대주술사 마르샤.”
“폐하께서 저들을 만나보고자 하신다고 하여 같이 가자 말했사옵니다. 저렇게 등장할 줄은 저 역시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주름진 얼굴로 웃으면서 말하는 마르샤를 보면서 알렉시안 역시 빙그레 웃어보였다.
“적대행위가 없는 것이 어디요. 저 정도면 짐을 환영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소.”
그렇게 말하던 알렉시안이 한쪽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대 역시 짐을 만나고자 하는 것 같은데. 나오는 것이 어떠한가?”
아주 잠깐이었다.
신성력을 각성한 다른 이들처럼 그저 알렉시안의 석상에 기도를 드리던 남자.
그러나 미세하지만 파장이 달랐다.
마스터인 근위대장조차 눈치채지 못했으나 알렉시안이기에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발현한 파장이 인위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아직 의심하는가?”
그 말에 한쪽에서 기이한 백색의 마법진이 떠오르며 남자의 몸을 공중에 뜨게끔 했다.
“막지 말아라.”
알렉시안의 명령에 경계를 하면서도 길을 터주는 기사.
그들이 만든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오는 남자.
그러자 마녀쪽에서도, 정령사로 추정되는 남자도 공중에서 내려와 사람들이 내준 길을 따라 천천히 알렉시안에게 걸어왔다.
“폐하를 뵙습니다.”
“폐하를 뵈어요.”
“폐하를 뵙소.”
저마다 다른 특징을 가진 세 사람이 알렉시안에게 예를 올렸다.
그런 그들을 빤히 바라보던 알렉시안.
잠깐 동안의 긴장감이 주변을 휩쓸고, 마침내 알렉시안이 입을 열었다.
“나와주어 고맙다.”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대주술사 마르샤의 옆에 선 한 여인에게 손짓했다.
대수림의 대주술사처럼 고절한 경지에 이르지 못했지만 제국에서 주술의 명맥을 잇던 여인.
그녀까지 알렉시안 앞으로 나오자 그가 조용히 한손을 심장부근에 가져다 대며 고개를 숙였다.
“제국을 대표해 그대들에게 사과하마.”
알렉시안의 사과에 그의 앞에 선 네명의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