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youngest son of the golden spoon life RAW novel - Chapter 249
※?2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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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님, 어때요? 저는 맘에 듭니다. 부사장님도 맘에 드신다면 이대로 싱글앨범을 진행해도 되겠는데요…..?”
원곡의 작곡가 장항수는 싱글벙글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진행된 일이 너무 갑작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장항수는 싱글벙글한 얼굴로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나는 그에게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제가 계획한 예술고 학생들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예술고등학교 재학생들 중 실력이 있거나 가능성이 보이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그런 취지로 만든 겁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업적인 요소가 튀어 나와버리네요?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죠…..”
“수익 창출은 필요합니다만….. 게다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걸 보면 아마도 꽤 성공할 것 같은 느낌까지 들지 않습니까?”
장항수는 능글능글 웃으며 내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내가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특히 바야바나 장미애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싱글앨범을 내고 싶어 했다.
오디션 과정에 있어서 필요했던 곡을 만들었지만 전혀 의도치 않게 상업적으로 흘러 가버렸기 때문에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지만 그렇다고 말릴 수도 없었다. 표광열 피디는 복귀하는 가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싱글이라고 강조했고, 되도록 빨리 제작하겠다고 내게 말했다.
대주예술고등학교 최보라와 차은수 학생을 위해 편곡한 것이 본래 가수의 복귀작으로 쓰이게 되어 이번 오디션은 학생들이 기존 엘씨기획사 출신 가수들의 들러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JBS 김선재 피디도 꽤 실망할 것 같았다.
***
2주와 3주 차는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으로 진행하였다. 나는 조금 일찍 방송국을 찾았고, 엘씨기획사 연습실에서 했던 연습장면을 김선재 피디에게 모두 제공했다.
“처음 제가 계획했던 의도대로 되었으면 했는데 엘씨기획사 측에서는 전혀 제 의도와는 상관없이 복귀하는 가수 위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하네요.”
김선재 피디에게 내 심정을 밝혔지만 그는 무심한 표정으로 작가의 대본을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었다.
“민우야…..”
“네, 말씀하십시오.”
“원하는 게 그리 쉽게 된다더냐?”
“네?”
“게다가 넌 오히려 좋아해야 하는 거 아냐? 앞으로 네놈이 엘씨기획사를 이끌어 가야 한다며?”
“그건 언제가 될지 모릅니다.”
“언제가 됐든 그렇게 된다고 하면 오히려 엘씨기획사의 이익이나 소속 가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고마워해야지. 안 그래?”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그렇게 되나요?”
“당연하지 인마…..! 민우 넌 경험이 부족해. 지금 상황이 긍정적인 상황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그게 아닌지를 판단 못 하고 있잖아. 넌 젊어. 배워야 할 것도 많고…..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 그러니 큰 회사를 물려받아서 어떻게 하겠느니 그런 쓸데없는 생각 집어치우고 밑바닥부터 배워. 그냥 신입사원이라고 생각하고 굴러. 그게 맘이 편할 거다.”
뭔가 조언이 필요해서 김선재 피디를 찾았는데 그는 잔소리로 시작해서 잔소리로 마무리했다.
“결국 잔소리 들으러 왔네요…..”
“잔소리라고 생각하면 잔소리로 들릴 거다. 휴우….. 민우야. 지금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한 번 봐라. 전부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내가 저 사람들의 밥줄을 쥐고 있어. 민우 네 생각대로 하고 싶겠지. 하지만 우선 되어야 하는 건 회사야. 회사가 잘 나가야 거기 직원들, 거기 소속된 가수들이 먹고 살 것 아냐….. 철저하게 그런 논리로 움직이고 있고, 그렇게 판단해서 움직인다면 오히려 다행으로 알아야지. 다들 회사 망하지 않게 열심히 움직이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먼저 들어야 하는 거다.”
나는 뒤통수를 한 대 세게 얻어맞는 기분이 들었다.
재벌가의 막내로 태어나 지금껏 내 능력으로 작게나마 뭔가를 이뤄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동반된 것 중 하나는 직원들 하나하나의 생존권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도 마찬가지고 학교도 마찬가지다. 회사나 학교나 굴러가려면 구성원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돈과 복지혜택을 제공한다.
나는 내가 책임지고 있는 회사나 학교의 구성원들이 먹고사는 걱정을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 나는 지금껏 그런 당연한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없어도 그냥 잘 굴어갔으니까…..
아무래도 약간 떨어져서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2주 차 녹화방송은 그런대로 괜찮게 촬영이 되었다. 특히 급하게 만들어졌지만 표광열 피디가 잽싸게 상업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잘 팔리도록 만든 두 곡은 방송으로 나가면 대박을 터트릴 것 같았다.
엘씨기획사 관계자들은 표정이 좋았다. 특히 바야바나 장미애는 무난하게 복귀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표정이 싱글벙글이었고, 그런 기운이 그녀들이 가르치는 대주예술고등학교 3학년인 최보라나 2학년인 차은수에게도 전해졌다. 발성하는 법이라든지 호흡의 노하우를 배운 학생들은 확실히 배우기 전과 차이가 났다.
김선재 피디는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잡아냈다. 내가 제공해 준 연습실 자료들을 잘 활용하여 완성되어 가는 학생들의 노래 실력을 시간대별로 잘 잡아내어 연출해냈다.
역시 프로는 다르긴 달랐다.
또 한 주가 지나고 3주 차 녹화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계획한 대로 대주예술고등학교 3학년 학생 최보라에게 엘씨기획사 소속 가수인 바야바를 연결시켜 주었고, 둘의 케미는 실로 엄청났다. 표광열 피디의 표현을 빌리자면 바야바와 최보라 둘이서 아주 그냥 무대를 박살 내버렸다.
녹화된 3주 차가 방영되자마자 시청자들의 관심이 더해져 시청률이 수직으로 상승한 것에 반하여 잡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잡음을 무시할 것인지 아니면 뭔가 변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결정해야 했다.
“휴우….. 제 생각엔 그냥 무시하고 원래 계획했던 대로 밀어붙였으면 합니다. 이것저것 신경 쓰다 보면 큰 그림을 그릴 수가 없어요.”
표광열 피디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의 말에 김선재 피디는 난감하다는 표정이었다.
“지금 시청자 게시판 보셨습니까? 무시할 만한 상황이 아닙니다. 지금 엘씨기획사에서 미리 우승자를 정해 놓고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시청자들의 반응에 뭐라 할 말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렇게 계획했기 문이었다. 애초에 예술고등학교 오디션을 생각한 것은 2학년 차은수와 3학년 최보라 학생의 엄청난 노래 실력 때문이었고, 숨어있는 실력자들을 찾아보려는 의도로 오디션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다른 실력자는 찾지 못했고, 상황이 상황인 만큼 띄워주기로 한 학생들을 확실히 스타로 만들게 된 것이다. 그게 시청자들 입장에서 의문을 가지게 된 것 같았다.
탈락한 학생들의 증언과 그들을 응원한 학교도 한몫했다.
그들은 오디션 최종 우승자가 나오고 나서도 꾸준히 조작방송이라는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김선재 피디를 비롯하여 표광열 피디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모르고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사태가 심각하게 흘러가는 양상을 보이자 그제서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너무 늦어버렸다.
“최보라 데뷔시키는 것과 바야바 새 앨범은 일단 미루자.”
“잠잠해질 때까지 말입니까? 하아….. 시청률 급상승할 땐 좋았는데 그게 화살이 되어 우리 쪽으로 날아올 줄이야…..”
“최보라를 대 놓고 밀어 준건 사실이잖아. 그럴 수 있어.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일단 수습부터 잘 해 보자고.”
“어떻게 하시려고요?”
“민우 너는 전면에 나설 필요 없어. JBS에서 얼굴마담 하나, 엘씨기획사에서 얼굴마담 하나가 나와서 사과멘트라도 날려야지. 잘하면 기자회견까지 할 판이야. 그리고 민우 넌 조용해질 때까지 엘씨기획사 근처에도 오지마. 어차피 대주식품 미국 공장에 매달려야 하잖아. 여긴 내가 수습할 테니까 대주 식품 실사단에 합류해.”
나는 표광열 피디의 개인적인 생각인지 궁금해서 최명희 사장을 찾았다.
그녀도 표광열 피디와 같은 생각이었다.
“민우 네가 감당하기엔 일이 너무 커졌어. 그런데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어.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니깐. 전면에 나설 필요는 없고, 시간이 지난 후에 복귀하렴…..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미국 가서 제대로 된 음악 한번 해 봐. 편곡 실력이 대단하다고 들었다. 아준이를 섭외해서 회사를 키우는 것도 좋지만 민우 네가 아준이 역할을 하면 되잖아? 기초적인 것부터 아준이에게 배워.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을 찾아서 앞으로 한국 대중음악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흐름을 파악한다면 우리 엘씨기획사를 국내 1위 음반회사로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안목도 키우면서 가수 양성에도 힘을 쓴다면 금상첨화지. 할 수 있겠지?”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회사 경영에 있어서 내가 큰형이나 작은 형에게 비빌 정도의 실력이 될까?
그저 운이 좋아 대주 식품에서 신제품을 개발했고, 그게 대박이 났을 뿐이다. 결코 그런 것이 대주 식품이라는 회사를 경영하는 능력을 갖춘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대주예술고등학교가 대중음악 쪽으로 인재를 양성할 수 있게 밑바탕이 되고, 그런 인재를 엘씨기획사에서 이끌어 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실력을 갈고닦아야 한다.
더 이상 고민할 필요도 없이 나는 빠른 시일 내에 미국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우선 김아준을 만나 현지 적응부터 하면서 기초적인 음악을 배워 가야 한다. 어느 정도 기초가 쌓이면 여러 분야의 대가들을 찾아다니며 실력을 다져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대중음악을 이끄는 리더가 되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