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get a bad knight ahead of yourself RAW novel - Chapter (111)
111화 허니콤보
에드워드는 오크들의 공격을 분쇄한 다음, 그제야 뒤로 돌아 도망치는 적들을 확인했다.
“말에 탈 수 있는 자들은 말에 타라! 바로 추격해서 작살 내자!”
그 말이 나오자마자, 카치운을 비롯해 몇몇 순례자들이 말에 올랐다. 베로니카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리안나를 자기 앞에 태웠다.
“전 가기 싫은데요! 여기서 꿀이나 빨면 안 되나요?”
요리의 감미료로 쓰던 꿀 항아리를 끌어안은 리안나의 말이었다. 그러나 묵살당했다. 베로니카는 자신의 철퇴를 만지작거렸다.
“이걸 말에서 휘두르기는 오랜만이네.”
주술사는 이쪽으로 안 왔다. 요새 안에 있다는 이야기다. 어느 쪽에 주술사가 나올지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제와 마법사를 나눴는데, 베로니카는 스텔라를 영 못 미더워했다.
“시약도 간당간당할 텐데. 스텔라 양이 고전 중이라는 데 은전 한 닢 걸어도 좋을걸.”
“난 은전 두 닢 걸지.”
에드워드의 대답에 베로니카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기가 되나?”
“뭐, 고전 중이라도 기사들과 헬레나가 있으니 어떻게든 될 거 같긴 한데.”
카치운은 칼을 빼 들고 그 두 남녀보다 앞서 달렸다.
“다른 데로 새는 놈들은 내가 맡겠소!”
뒤이어 순례자들도 오크들을 쫓아 달렸다. 잠시 뒤 오크들은 뒤통수로 날아드는 철퇴나 날붙이에 비명횡사했다.
에드워드와 베로니카는 요새로 달렸다. 말이 없는 사람들이나 거인들은 좀 더 늦게 기병들을 쫓아갔다. 잠시 뒤, 사람들은 남은 적과 방해물 없이 요새까지 달려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에드워드와 베로니카는 경사로를 올라가자마자 당황했다. 그들의 눈 앞에 펼쳐진 것은, 거대한 오거 주술사 하나가 기병들에게 둘러싸인 채 헬레나와 싸우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때때로 주문 방해에 실패했는지, 오거의 주문이 작렬해 기병들이 쓰러지기도 했다. 상황은 사실상 오거와 헬레나의 일기토. 에드워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거 오거야?”
베로니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흔한 놈은 아닌데…… 여기까지 오네. 어둠의 세력이 많이 커지긴 했구나.”
헬레나는 오거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일부 기병들의 말발굽과 오거의 무기를 피하면서도, 곳곳에 글레이브를 내다 꽂았다. 다트를 던졌다가 튕겨 나오는 걸 도로 받는 묘기도 보여 줬다. 표적이 크고 가까워서 명중률은 별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오거한테 전혀 상처가 생기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베로니카는 기병들에게 짓밟혀 납작해진 비버 사체들을 보곤 말했다.
“소동물 조종에 돌피부 주술인가? 불꽃 주술도 보이고…… 재주를 많이 익힌 놈이네.”
“약점은? 불사신은 꼭 한 군데 베이는 곳 있잖아? 발목이라든가.”
“그런 게 쉽게 보일 것 같으면 이미 죽였겠지.”
베로니카가 말하는 순간, 헬레나는 오거의 손목을 딛고 뛰어올라 그 입에 글레이브를 박아넣었다. 콰직! 기병과 기사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나왔고, 몇몇은 아예 속도를 늦추거나 멈춘 채 그 광경을 보았다. 그러나 입안과 혀까지 단단한지 오거는 글레이브를 그냥 깨물어 버린 다음, 고개를 크게 휘둘렀다.
“윽!”
헬레나는 글레이브 자루를 잡은 채 몇 번 휘둘러지더니, 놈이 날을 놓는 순간 허공으로 떠올랐다. 공중제비를 돈 엘프는 에드워드 앞에 착지했다. 베로니카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이 아가씨랑 붙으면 네가 질 것 같은데?”
“쌈박질은 치명타를 먹이느냐 마느냐지, 곡예를 잘하느냐 마느냐가 아니거든? 여하튼, 그래서 저 자식을 어떻게 죽이면 돼?”
“그 손으로 쥐어뜯어 봐. 만티코어 때처럼.”
“그러면 되나?”
“악마의 힘을 빌린 주술이라면 네 주먹질만으로 파훼될지도 모르지.”
태평한 대화였다. 그게 오거 주술사를 화나게 했다.
“나는 악마의 수제자! 지옥불발톱은 내 적들한테로 오라!”
놈이 기어이 주문을 완성하자, 스텔라가 소리쳤다.
“방해 실패! 물러서요!”
그 순간, 에드워드 앞에서 지면이 작은 짐수레 크기만큼 불룩 솟아오르더니 붉게 빛났다. 에드워드와 베로니카는 재빨리 말머리를 돌렸고, 헬레나는 옆으로 몸을 날렸다. 붉은색은 곧 샛노래지더니 불기둥으로 폭발했다.
콰광!
“으아악!”
말들이 놀라서 날뛰고 기병들은 불꽃과 돌을 피해 물러섰다. 재수 없는 몇몇 이들은 낙마하고 말았다. 에드워드는 뭔가 뜨거운 게 펄펄 끓는 구멍을 보고 인상을 썼다.
“난 불에 안 다치는데, 잘못하면 말이 다치겠네.”
오거는 완드 끝을 불길에 넣더니 그 불씨를 사방으로 휘둘러댔다. 기사들은 당황했다.
“안 돼! 다시 주문을 못 외우게 해야 돼!”
“저런 걸 어떻게 이겨?!”
공포에 질린 기병들이 물러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베로니카는 한층 더 느긋해졌다.
“여러모로 널 위해 준비된 적 같네. 비버건 돌피부건 불꽃이건 상관없잖아?”
“뭐, 저기 접근만 한다면…….”
그때 헬레나가 에드워드를 돌아보았다.
“기왕 시작한 김에, 제가 끝장내 보죠.”
에드워드는 손을 내저었다.
“뭔 수로? 다트건 글레이브건 날붙이는 안 통하잖아. 죽을 때까지 내리찍는다고 뚫을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
“그럼 다른 방법을…….”
그때 헬레나는 베로니카의 등 뒤에 앉은 리안나에게 시선이 갔다. 그녀가 끌어안은 큼직한 꿀단지를 보자 그녀는 눈을 번뜩였다.
“리안나, 미안!”
“네?”
엘프는 리안나의 품에서 꿀단지를 뺏고는 다시 오거를 향해 달려갔다. 리안나는 밴시다운 비명을 질렀다.
“이젠 엘프도 밴시를 괴롭힌다!”
리안나가 좌절하거나 말거나, 헬레나는 글레이브를 장대로 써서 불기둥을 뛰어넘었다. 다들 다시 한번 감탄사를 내뱉을 때, 그녀는 글레이브의 날 끝에 꿀단지 손잡이를 매달았다. 그다음엔 오거의 칼날을 피한 다음, 놈의 겨드랑이 밑을 통과해 허리띠를 밟고는 등짝에 올랐다.
“이 쥐새끼 같은 엘프가!”
오거가 소리치는 순간, 헬레나는 오른쪽 어깨까지 올라가 놈의 미간에다가 글레이브를 휘둘렀다. 콰장창! 꿀단지가 폭발하듯 깨졌다.
“지치지도 않고 잔재주를!”
오거는 손을 휘둘러 헬레나를 어깨에서 내쫓았다. 그리곤 완드를 놓고 거슬린다는 듯 눈에 흐르는 꿀을 손으로 닦아 냈다. 그러나 그 순간, 놈은 당황했다.
“어, 잠깐! 이게 뭐야!”
거인족 마을의 꿀은 굉장히 끈끈해서 손으로 닦아 내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꿀이 계속 흘러내려 콧등까지 덮자 놈은 당황해서 손을 계속 움직여 보았다. 그러나 체모에 한번 들러붙은 꿀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목욕탕의 제모용 연고에도 쓰이는 게 꿀이었다. 그걸 씻어내려면 더운물로 연거푸 씻어내야 하지만, 오거는 그걸 몰랐다. 알았어도 갑자기 뜨거운 물이 나올 리가 없었다.
에드워드는 낄낄 웃었다.
“저거 이제 장님인데?”
겉눈썹, 눈꺼풀, 속눈썹까지 엉긴 꿀에 당황하는 오거를 보자 헬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만티코어 잡을 때 썼던 방법이죠. 그땐 핏물과 빗물, 진흙이었지만.”
그때 베로니카가 헬레나한테 말했다.
“아, 헬레나 양? 저거 죽일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뭐죠?”
“돌피부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쉬워요.”
그 말에 헬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 것 같군요.”
오거는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악! 눈 아파!”
꿀의 자극성은 돌피부라도 상관이 없는 모양이었다. 에드워드는 낄낄 웃어 버렸다.
“걸작이네. 그런데 난 시야 봉쇄만으로 만티코어 죽인 게 아닌데. 쟤도 그것만으론 안 죽을걸.”
꿀을 제거하길 포기한 오거는 주변을 향해 마구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 잡스러운 놈들! 나약한 것들이 꼼수를 부리다니!”
헬레나는 바로 밧줄 따위의 잡동사니를 오거의 다리 밑으로 걷어찼다. 이리저리 움직이던 그는 온갖 장애물에 부딪히고 비틀거리면서 뒤로 물러섰다. 날붙이에 상하지 않는 피부여도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은 충분히 공포스러운 일이었다.
“제길! 덤벼! 이 쬐끄만 것들아!”
오거는 한참을 헤맨 끝에 목책을 붙잡았다. 바로 거기에 등을 기대곤 숨을 거칠게 내뿜었다. 이제 앞만 신경 쓰면 된다.
그때 놈의 머리와 얼굴에 큼직한 날붙이가 떨어졌다. 뒤늦게 도착한 거인 벌목꾼들의 도끼였다.
“아차! 거인놈들이 벌써!”
오거는 당황했다. 날붙이는 여전히 그의 피부를 상처입히지 못했지만, 쏟아지는 도끼날의 중량만으로도 다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그만, 그만!”
오거가 아무렇게나 무기를 휘둘렀다. 그러나 거인들은 오거에 필적할 만큼 컸고, 벌목용 도끼의 사정거리는 오거의 손에 쥐어진 어떤 무기들보다 훨씬 길었다. 거인들은 몰매를 패며 밀어붙였다.
“밀어붙여! 밀어붙여!”
“주둥이 갈겨! 주문을 못 외우게!”
헬레나는 바로 달려가 거인들의 등 뒤에 섰다. 그녀는 거인들을 향해 외쳤다.
“왼쪽! 더 왼쪽으로 몰아요!”
거인들은 그 말에 따랐다. 그들은 도끼날을 휘두르거나 도끼 머리를 내질러, 오거를 그곳으로 몰아갔다. 목책을 따라 짚으며 공격을 피하던 오거의 최종 도착지는 절벽 아래 호수에서 물을 퍼 오르는, 부실한 나무 망루.
베로니카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별로 똑똑하지는 않네. 저놈은 거인들이 오기 전에 인간들과 엘프를 해결하고 주술을 외웠어야 했는데. 아니면 최소한 오크들과 같이 나갔어야 해.”
“결국 헬레나한테 당한 거네.”
에드워드는 낄낄 웃었다. 잠시 뒤 오거는 망루에 발을 디뎌 버렸다. 그건 오거의 무게를 견디게 설계된 것이 아니었다. 오거는 뒤꿈치가 땅이 아닌 부실한 나무 바닥에 닿는 순간, 자신의 상황을 알아차렸다.
“으악! 잠깐!”
오거는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자신한테 쏟아지는 도끼에 좀 더 적극적으로 맞섰다.
“이따위 얕은 수에 당할 순 없다!”
거인들보다도 크고 강한 게 오거였다. 열 명의 거인들 앞에서 오거는 칼을 휘두르면서 완드로 입을 방어했다. 그리고는 활로를 찾기 위해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안 돼! 이젠 방해가 안 돼요!”
스텔라가 소리쳤다. 거인들은 더 가열차게 도끼를 휘두르기 시작했지만, 필사적인 오거 역시 쉽게 밀리지 않았다.
그 순간 헬레나가 다시 달렸다. 그녀는 짧은 순간 거인들의 틈새로 드러난 직선거리를 달려갔다. 그리고는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무방비한 오거의 목을 걷어찼다. 쾅! 그 순간 오거는 숨을 삼키며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와지끈, 콰직, 풍덩! 그 밑에 뭐가 있는지는 굳이 볼 필요가 없었다. 에드워드는 박수를 쳤다.
“우리 국왕 폐하만큼 인상 깊은 발차기였어. 정령 버프겠지만.”
“꺽다리 로버트라면 정령 없어도 저 레벨이겠지…….”
베로니카가 그 말을 받았다. 그녀는 냉정하게 상황을 평가했다.
“돌피부 주술도 약점이 있긴 있어. 물에 가라앉으면 다시 못 떠오른다는 거야. 그리고 이 주변은…….”
“큼직한 비버들의 서식지지.”
“그래. 꽤 깊지.”
그 아래는 작지만 깊은 호수였다. 이 추위에도 겉만 얼었을 뿐. 거인들은 뒤이어 망루 아래 물가로 내려가 기어 올라오려는 오거를 계속 때렸다. 도끼로 밀치고 바윗돌과 잡동사니를 던지며 쓰러뜨리길 반복한 끝에 오거는 비명을 질렀다.
“이렇게 허무하게! 이렇게!”
스텔라가 그 광경을 보다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저 상태면 벼락 마법도 통하려나요?”
에드워드는 어깨를 으쓱했다.
“물에 푹 젖었으니 될지도?”
“근데 저 그거 쓰면 또 ‘마법사 파산’인데요. 다음 시약 상점 도착할 때까지 아무것도 못 해요.”
“뭐 어때.”
에드워드는 헬레나를 힐끗 보았다.
“항구만 들어가면 시약 상점이야 당연히 있겠지. 그리고 이번 번개값은 엘프가 낼 거야.”
헬레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스텔라는 그 말에 주저 없이 주문을 외웠다.
“익사시키는 것도 재밌겠지!”
콰르르릉!
흰 번개 주문이 날아가 오거의 미간에 명중했다. 그 순간 오거는 경직되더니, 더 이상 비명도 몸짓도 없이 뒤로 쓰러져 버렸다.
“진짜 통하네? 주술이 깨진 걸까요?”
“몰라. 깨졌든 안 깨졌든 익사는 못 피하겠지.”
깨졌으면 감전되고, 안 깨졌으면 못 올라온다. 호수에서 거품이 나오는 게 잦아들자 헬레나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른 사람들 도움을 받긴 했지만…….”
“그래, 네 공이다. 설마 공 세워 보고 싶어서 그랬냐?”
“당신 따라다니고서 대부분은 베로니카 양 호위만 했잖아요.”
에드워드는 낄낄 웃으며 말했다.
“각자가 좀 더 잘하는 게 있는 법이잖아. 저 자식은 내가 죽이면 진짜 딱인데.”
비버는 이미 작살이 난 쥐새끼에 불과하고, 돌피부는 에드워드의 손아귀 힘을 못 버틸 거고, 지옥불 어쩌고 하는 건 화염 방어의 마법 반지에 막힌다. 오거 주술사는 말 그대로 에드워드가 상대하기에 제일 최적의 상대였다. 하지만 헬레나는 일어서며 말했다.
“가능하면 당신이 오기 전에 처리하고 싶었지만요.”
“왜?”
“서로 가치를 증명하기로 했잖아요. 별동대의 주술사 공략을 믿고 맡기는데 그걸 처리 못해서야 되겠어요?”
에드워드는 아차 했다. 그러고 보니 그간 헬레나한테 뭔가를 맡겨 본 일이 뜸했다. 이단 토벌 때도 성밖에 대기하던 본대 자체는 베로니카와 가르달, 기사들 등 여러 사람이 있었다. 이번에 주술사를 상대하기 위해 스텔라와 헬레나를 핵심으로 배치한 게 사실상 처음.
“글쎄. 그래도 상대가 저 정도 수준의 오거 주술사면 좀 그렇지. 꼭 이런 거 아니어도 되는데.”
“신경쓰지 마요. 제 기분 탓이었으니까.”
에드워드는 더 말하지 않았다. 뻘쭘해진 그는 리안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나저나 이번엔 내가 너 괴롭힌 거 없네?”
리안나는 뚱한 표정을 지었다.
“꿀 뺏겼는데요. 그걸로 끝나서 다행이라고 만세라도 불러요?”
“아니. 지금이라도 추가하자고.”
“네?”
“오거가 죽었는지, 뭘 가지고 있는지는 확인해 봐야 할 거 아냐?”
“네?”
에드워드는 리안나의 허리춤을 붙잡고 호숫가로 내려갔다. 그 뜻을 알아챈 리안나는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와! 어차피 오거가 못 올라올 거 뻔히 알면서!”
“만사는 확인을 해야지.”
“저 말고 허리띠 좀 보내세요!”
“만약 안 죽었다면 네가 근접해서 울음소리로 마저 익사시켜야 되잖아. 밴시 하나가 얼음물에 다이빙해서 모두가 행복해진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까?”
“이해는 하는데 근무 여건이 너무 열악해요! 처우 개선을 요구합니다! 특별 수당이라도 주세요!”
“노예가 무슨 대가?”
“기사님, 꼭 지옥 가세요!”
에드워드는 낄낄 웃으며 타협안을 제시했다.
“나중에 고기 더 줄게.”
“고기론 모자라요! 꿀도 주세요! 아까 뺏긴 것보다 더 큰 꿀통!”
“그건 꿀 쓴 엘프가 사야지. 내가 낼 건 고기로 퉁쳐.”
“기사님은 항상 묘한 데서 합리적이야아아!”
에드워드식 공리주의의 희생자, 리안나는 비명을 지르며 허공을 날았다. 풍덩! 헬레나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뒤 호수를 향해 기도했다.
“미안, 리안나. 꼭 꿀 사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