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get a bad knight ahead of yourself RAW novel - Chapter (135)
135화 피라미드 앞 (2)
펠리샤는 음험한 저주로 말을 끝냈지만, 나머지 세트렛인 포로들은 아니었다. 그들은 피라미드가 가까워질수록 사색이 되어서 절대 그 안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부는 자신들이 지원군에게 잘 말해줄 테니,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갈 생각만 하지 말아 달라고 빌다시피 했다.
“환생하느냐, 미라가 되어 언제 올지도 모를 부활을 기다리느냐 하면 역시 환생이 더 좋다 이거군.”
에드워드가 웃으며 말했다. 포로들은 고개를 내저었다.
“우리랑 섬기는 악마가 다른 도시라, 부활도 안 시켜줄 거요. 끔찍하게 죽이거나, 노예로 부리겠지.”
유적에 피라미드는 하나뿐이었지만, 어디 파손된 곳도 없고 거대하기까지 했다. 잠시 유적지를 둘러보고 온 카치운이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서 방어전을 펼치는 건 자살 행위요. 폐허는 완벽한 장애물이 될 수 없소. 물은 저 옆을 흐르는 하천에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저 버티기만 했다간 굶어 죽을 거요.”
펠리샤를 제외한 세트렛인 포로들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얼른 항복해서…….”
하지만 에드워드가 자칭 환생자들의 편의를 봐줄 이유는 없었다. 환생군단의 장병들이 지구인 환생이라면 매우 큰 흥미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계 안에서 환생하는 자라면, 또는 교회의 말대로 환생이 아니라 속은 것에 불과하다면, 에드워드와 환생군단은 어떤 연결고리도 없다.
“항복은 없다.”
에드워드가 단정적으로 말했다. 연결고리가 없거나 믿지 못할 자들의 자비에 기대는 협상은 바보짓이다. 세트렛 포로들이 약속을 지킨단 보장도, 세트렛 지원군들이 그 약속을 들어준다는 보장도 없다. 펠리샤가 말해도 믿지 못할 판이다. 그러니 항복도 없다.
펠리샤는 느긋했다. 에드워드는 그녀의 표정으로 대놓고 드러난 생각을 읽었다.
‘어쨌든 경고했으니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겠지.’
분통 터지는 일이지만 사실이다. 이 유적을 건설한 세트렛인들은 부활을 믿고 거대한 지하 미궁으로 들어갔다. 그 숫자가 몇이나 될지는 몰라도 생존자들이 감당할 숫자는 아닐 것이다.
베로니카는 마차 안에서 오랜만에 책을 뒤져보다 말했다.
“대충 어떤 유적인지 추측은 가네. 여기가 어딘지도 알겠고.”
“어떤?”
“시체를 미라로 만드는 건 원래 이 지방 풍습이었어. 세속의 재화와 부귀영화가 아까웠던 자들이, 빛의 승리가 오면 온전히 세속으로 부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지.”
“……사기였나?”
“정확한 내역은 몰라. 악마한테 농락당한 것이란 기록도 있고, 어떤 주술사의 사기행각이었단 기록도 있어.”
“너무 오래전 일인가 보군. 그래서?”
“정말로 살아 돌아온 자는 당연히 없었지. 빛이 약속한 구원이 오지 않을 거라는 의심이 민중을 지배했고 지배층에 대한 반란으로 이어졌어. 여기가 세트렛 영역이 된 건 그 뒤의 일이야. 악마가 대신 부활을 약속했지.”
“그러고도 돌아오지 못했단 말이군.”
에드워드는 유적지를 살펴보았다. 그가 알던 이집트와는 묘하게 다른 역사와 다른 양식들.
“적대적인 메자이를 달고 하무납트라에 온 건 줄 알았는데 뭔가 좀 더 꼬였군.”
“그건 또 무슨 희극이야?”
베로니카가 묻자 에드워드는 그녀를 힐끗 내려다보았다.
“안 쓰러지는 데다 재앙을 불러오지만, 고양이가 약점인 언데드 마왕이 나타나서…… 히로인이랑 경박한 기사가 마지막에 결혼해.”
“마지막은 설명 안 해도 돼.”
에드워드는 피식 웃어버렸다.
“하긴, 안 그런 희극이 없지.”
“흥미진진한 희극일 것 같긴 하네. 농담은 그쯤하고, 놈들이 달려오기 전에 우리가 유적과 하천에 도착할 것은 명백해. 그다음엔 뭘 해야 하지?”
에드워드는 정면을 가리켰다.
“유적을 무시하고 하천 도하해서 계속 해안가를 따라 동쪽으로 가는 게 최선이지. 하지만 문제가 커. 이번엔 저놈들 숫자가 너무 많아서 역습 따윈 먹히지 않을 테고, 우리가 하천 건널 때쯤엔 이미 포위를 끝낼 거야. 운이 나쁘면 그 전에.”
“시간이 없단 말이네.”
“그렇지. 게다가 놈들이 이 근방 지리를 잘 안다면, 도하 지점 따위는 이미 알고 있을 테니 추격을 뿌리친다는 장담도 못 해.”
베로니카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진짜 항복해야 하나?”
“항복하면 우린 둘 다 인신 공양 제물이 되고도 남을걸. 살아남아 봐야 노예고. 넌 인기 좋겠다.”
베로니카가 인상을 팍 찌푸렸다. 여사제가 세트렛인들에게 잡힌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익히 안다. 게다가 교황청 이단심문관이라면 더 지독할 게 당연하다.
“차선책은?”
“싸울 수 없는 사람들은 계속 조각배를 탄 채 해안가를 따라 가고……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은 인질을 잡은 채 유적에서 버틴다. 그러면 적어도 사람들이 탈출할 시간은 확보할 수 있겠지.”
베로니카는 고개를 저었다.
“이 선택지가 또 주어지네. 하지만 표류 직전보다 더 심각해. 이번엔, 남은 사람들은 확실히 죽어.”
“그러니까 넌 배에 타. 이번엔 이의제기 안 받을 거야.”
베로니카는 지난번 선택지 때만큼 단호하게 남겠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이번 것은 위험을 무릅쓴다 정도가 아니다. 그녀는 에드워드를 향해 말했다.
“너는?”
“기사 양반들이랑 남아야지. 이래서 호위 임무라는 게 쉽지가 않다니까.”
“업적 때문에?”
에드워드는 베로니카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셈이지.”
“여자와 노약자들을 대피시키고 죽을 곳을 정하다니, 남자의 로망이자 전사의 정의요! 드워프 기준 미녀가 없다는 게 좀 아쉽지만!”
가르달이 흥분한 채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에드워드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 기준 이야기하지 말자니까.”
스텔라는 구석 자리에 쪼그려 앉아 울먹거리다시피 했다.
“전투 마법사 따위 관둘래…….”
“시약만 쓸 거 쓰고 건너가던가. 그건 안 말릴게.”
“너무 애매한 조건이에요! 잘 해야 후미에 껴서 아슬아슬하게 탈출한단 건데!”
피라미드 근처, 담벼락으로 둘러싸인 한 2층 건물이 싸움꾼들이 정한 싸움터였다. 아마도 피라미드의 부속건물. 2층 바닥과 옥상은 기둥과 바닥이 다 썩어서 돌벽과 돌계단만 남은 상태였다. 그 계단으로 제일 높이 올라간 카치운은 긴장된 표정으로 활을 매만졌다. 그는 현관 계단 쪽에 선 에드워드를 향해 물었다.
“빚진 게 크니 사내로서 내빼진 않겠소만, 뭐 그럴싸한 전술 생각나는 것 없소?”
“그런 거 있으면 좋겠네. 진짜.”
에드워드가 중얼거렸다. 카치운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진짜 없소?”
“여차하면 인질 데리고 피라미드로 들어가 버리겠다는 걸로 협박해 본다는 생각은 해봤소.”
에드워드는 방구석에 묶인 채 엎어진 세트렛 포로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펠리샤가 그중에 있었다.
에드워드가 선정한 건물은 하천가의 피라미드 입구를 한 영역으로 방어할 수 있었다. 물과 협박수단이 같이 있고 적의 대군이 밀어닥치기에는 좁은 명당.
무너진 담벼락에는 마차를 대신 세웠고, 담벼락이 낮은 곳에는 사람이 그 뒤에 섰다. 아예 뻥 뚫린 건물 입구 쪽은 에드워드를 포함한 기사들이 맡았다.
바다로 통하는 하천은 잔잔히 흐르는 겉모습과 달리 얕지 않은 데다, 바닥이 진흙이라 배 없이 그냥 건너기는 힘들었다. 일단 적들이 쉽게 도하하지 못한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지만, 강을 건너면 추적을 뿌리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목숨 걸 사람을 고르고 골라냈지만, 다들 초연할 수는 없었다. 배를 타고 하천을 건너는 게 결정된 사람들도 먼저 타려고 아우성이었다.
사지 멀쩡한 남자 예술가 자크 타일러는 후순위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다 밀쳐 내지기를 반복했는데, 결국 어느 선원의 손에 멱살을 붙잡혀 내동댕이쳐졌다.
“제기랄! 이단심문관은 배에 타는데!”
“걔는 나름 귀한 몸이라.”
에드워드가 낄낄 웃으며 말했다. 자크는 투덜거렸다.
“멀고 먼 이 땅에서조차도 계급이 우선이오?”
“어쩌겠어? 기사가 호위대상과 함께 죽을 순 없잖아.”
“난 기사가 아뇨!”
“원래 사지 멀쩡하고 건강한 남자는 뭘 해도 후순위고 싸움터만 선순위인 걸 어쩌겠어? 이런 말도 있는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그래서, 댁은 즐기는 중이오?”
“국방부 시계 아래 있을 때는 빼고.”
“그게 뭐요? 전쟁성 장관?”
표류자 일행의 기사 둘은 자존심 때문에 배를 안 탄 케이스였다. 그들은 자크를 내리깔아보며 자기들끼리 떠들었다.
“겁쟁이 예술가는 어디 가도 환영 못 받지.”
“그러게 말이야. 남자도 아니군.”
자크는 그 말에 투덜거렸다.
“기사도 따위, 고귀한 기사 양반들이나 실컷 챙기쇼. 난 못 하겠소.”
자크는 남자들 사이로 돌아가지 않고, 선원들이 제지하는 곳까지만 가서 멈춘 채 눈치를 살폈다. 에드워드는 더 이상 예술가에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헬레나한테로 시선을 돌렸다.
“너도 물 건너지?”
“왜요?”
“베로니카 지킬 사람이 필요하잖아.”
“그 논리면 당신이 배에 타야죠. 그 배에 선원들 안 타는 것도 아니니, 그들에게 맡기죠.”
“건너간 다음이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는데.”
헬레나는 자신의 글레이브를 빙빙 휘둘렀다.
“못된 기사님이 저보다 고결하게 죽는 건 용납 못 해요.”
“아니, 죽을 생각은 아닌데.”
“대책 없다면서요? 그게 그거지.”
에드워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뭐, 버틸 만큼 버텨보자고. 혹시 알아? 저놈들이 얼이 빠져서 우리가 전부 배 타고 건널 때까지 기다려줄지도. 낮에 싸우다 밤에 몰래 건너간다는 방법도 있어. 놈들이 눈뜬장님이어야 하지만.”
당연하지만, 다 가능성 낮은 희망이었다. 헬레나가 물었다.
“그렇게 잘 풀릴까요?”
에드워드는 어깨를 으쓱했다.
“해봐야지.”
그 말이 끝나자마자 옥상의 카치운이 소리쳤다.
“온다! 온다!”
세트렛인들이 기다려 주지는 않았다.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공포새들이 선두였다. 에드워드는 선원들과 승객들을 향해 소리쳤다.
“사람들 얼른 태우고 건너가!”
에드워드는 열쇠검을 뽑았다. 기사들과 중장보병이 전면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환생군단이 건물과 마차를 낀 방패벽 앞까지 달려왔다. 카치운이 궁수들을 향해 소리쳤다.
“한 발에 한 놈씩!”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화살이 날아갔다.
세트렛인들은 저격을 무릅쓴 채 괴성을 지르며 달려와, 투창을 던지고 화살을 쏘았다. 일부는 아예 돌격을 강행했는데, 인질이 잡혔다는 게 큰 모양이었다. 남자들은 판자와 방패로 공포새들의 돌격을 막고, 노획하거나 급조한 창을 들이밀어 그들을 밀쳐냈다.
“버텨라! 아직 사람들이 배에 다 못 탔다!”
한 기사가 소리치면서 자신의 창을 내질렀다. 에드워드도 그와 함께 소리쳤다.
“들이미는 새끼들은 다 쳐죽여 버려! 공포새는 부리 옆을 때려라! 옆을 때리면 부리가 깨진다!”
그다음 공격은 중기병이었다. 공포새에 올라탄 투창기병이 흩어질 때쯤, 사슬 갑옷이나 비늘 갑옷 따위를 입은 중기병들이 달려왔다. 진짜 말, 그것도 군마였다. 대충 세어도 스물이 넘었다. 반면 이쪽은 기사가 셋이고 그나마도 말에서 내린 상태.
에드워드는 정신없이 눈을 돌렸다. 놈들이 돌격해 오는 장소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했다. 마차는 일단 확실히 아니다.
중기병들이 둘로 갈렸다.
“개X끼들!”
에드워드는 자신이라도 했을 당연한 선택에 혀를 찼다. 하나는 기사들이 막고 있는 정문으로, 하나는 제일 낮은 담벼락으로 향했다.
에드워드는 싸움 내내 아끼고 아낀 카드를 꺼냈다.
“스텔라, 왼쪽! 지금!”
에드워드가 말하기 무섭게 스텔라가 달렸다. 그녀는 제일 낮은 담벼락에 선 사람들 뒤에 섰다.
“프리시아 학당의 이름을 걸고!”
콰르르릉!
흰 번개 사슬이 사람들 머리 위로 날아가 세트렛 중기병들을 덮쳤다. 낮은 담벼락을 노리던 중기병들이 줄줄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자 사람들이 환호했다. 중기병들은 꿈틀거리면서 바닥을 기었다. 다시 일어서려면 애 좀 먹을 것이다.
“중기병만 제거하면 나머진 별거 아니야! 족쳐!”
물론 세트렛인들도 생각이 있다면 곧 대처법을 생각해내겠지만, 일단 지금은 아니다. 독전이 우선이다. 에드워드의 말에 가장 낮은 담벼락 쪽에 있던 사람들이 용기백배해서 뛰쳐나갔다.
반대로 에드워드 쪽은 기둥에 세 줄로 미리 묶어둔 밧줄 장애물과 쇠뇌 한둘만으로 십여 명의 중기병과 맞닥뜨렸다. 투웅! 선두의 중기병이 말의 힘으로 방패 사이를 비집고 창을 들이밀었다.
에드워드는 놈이 내지르는 창을 검의 크로스가드로 흘려보내면서 그 가슴팍을 열쇠검으로 찔렀다. 퍼억! 검 끝이 비늘갑 아래로 그다음엔 손아귀에 힘을 주자, 비늘 갑옷은 소용돌이를 만난 것마냥 휘감기면서 뜯겨나갔다. 검에 휘감기는 자기 갑옷을 본 중기병은 경악했다.
“이건 무슨 괴물 같은……!”
경악한 중기병이 뭔가 해보기 전에 에드워드는 검신을 다른 손으로 붙잡고 낙마시켰다. 그다음엔 내키는 대로 요리하면 된다. 에드워드는 왼손으로 면갑을 종이처럼 잡아 뜯었다. 콰직! 얼굴이 면갑과 함께 뭉개진 세트렛 전사는 새어 나오는 비명밖에 못 질렀다. 에드워드는 놈을 밧줄 장애물 안으로 집어 당긴 다음 마저 명줄을 끊었다.
“침착하게! 도로 밀쳐!”
남은 중기병들은 밧줄을 칼로 쳐내려 했지만, 선박용 밧줄은 방어측이 반격하고 밀쳐낼 때까지 버텼다.
일단 돌격이 막힌 다음엔 헬레나가 나설 차례였다. 밧줄장애물을 가볍게 밟고 도약해서는, 중기병들 사이로 뛰어내렸다. 한 중기병이 검으로 글레이브를 막으려 했지만, 정령의 가호를 받은 헬레나는 전사는 물론 말까지 내리찍어 베어버렸다. 퍼억!
에드워드는 말의 피를 뒤집어쓴 헬레나를 향해 소리쳤다.
“중기병은 한 놈이라도 더 죽여!”
“알아요!”
헬레나는 짧게 소리친 다음, 중기병들 사이에서 날뛰었다. 글레이브가 휘둘러질 때마다 기병들이 나가떨어졌다. 말을 탔건 어쨌건, 일단 저지된 인간들한테 엘프 충격 보병은 사신이었다. 한번 멈춘 중기병들한테 계속 싸운다는 선택지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밧줄을 끊길 포기하고 뒤로 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도! 나도 나가겠다!”
엘프 전사의 활약에 고무된 기사와 전사들이 밧줄을 넘어 앞으로 뛰쳐나갔다. 엘프라지만, 여자보다 뒤처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헬레나와 전사들은 도망치는 중기병들의 말에 속도가 붙기 전까지 쫓아가며 하나하나 쓰러뜨렸다. 흥분한 한 기사가 소리쳤다.
“밧줄을 풀어! 내 말을 가져와라!”
에드워드는 즉각 그를 제지했다.
“아직 적이 많으니까 그냥 적당히 때리고 돌아오쇼! 쫓아가면 반격당할 거야! 헬레나, 너도 돌아와!”
그 말에 헬레나부터 바로 돌아섰다. 다행히 기사는 순순히 납득했다.
“투창기병들이 옆으로 돌아갑니다!”
한 병사가 소리쳤다. 에드워드는 멀리서 크게 우회하는 적들을 보았다. 공포새를 탄 투창기병과 좀 작은 말을 탄 경기병들.
“놈들이 배를 노린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이미 하천 중간쯤에 뜬 단정들을 보다 고개를 저었다.
“늦어. 저놈들 목적은 배가 아니야. 배야 잡히면 좋고 아니면 그만이겠지.”
“그럼 뭡니까?”
한 병사의 질문에 에드워드는 건물을 가리켰다.
“깔짝거리면서 우리가 배를 못 타게 하려는 거지. 이젠 진짜 고립됐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