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get a bad knight ahead of yourself RAW novel - Chapter (304)
304화 드래곤 슬레이어 (2)
“와! 기사님이 해치웠어요! 폐하, 보셨어요? 와! 저 인간은 대체 못 죽이는 게 뭐야?!”
“시끄러운 허리띠군…….”
시오니아 국왕 루이는 약간 얼굴을 찌푸리곤 말했다. 그러나 허리띠는 조금도 그 떠벌거림을 늦추지 않았다.
“그야 기사님이 저기를 빨리 정리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우리 명운이 갈릴 테니까요! 아, 거기 거위 문장 기사님! 왼쪽에 또 와요!”
“백조야! 으어어억!”
경건왕에게 붙은 기사들 중 하나가 당황에 가득 찬 비명을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상대방은 낄낄거리는 웃음만 내뱉는, 사람 정도 크기의 보라색 액체괴물이었다. 검 같은 날붙이는 물론이고 둔기도 통하질 않았다. 잘라낸 덩어리는 슬금슬금 다가와 도로 꽁무니에 붙을 뿐이었다.
“대체 뭐야, 이거! 주술사왕에게 이런 괴물도 있었나?!”
기사들이 당황해서 물러섰다. 허리띠 캐슬린은 빈정거림과 조급함을 담아 소리쳤다.
“백작님이 고르고 골라서 왔다는 정예가 이런 괴물한테 통하는 마법무기 하나 없어요?!”
“그게 누구나 다 가진 건 줄 아냐!”
“그나마 있는 것도 안 통하는 상황이야! 대체 뭐야, 이거?!”
기사들이 발끈해서 반박했다. 액체 괴물은 수많은 손을 만들어 내밀었는데 그 손 하나하나마다 끄트머리가 무기의 모습을 흉내 냈다. 어떤 것은 검, 어떤 것은 도끼, 어떤 것은 창…….
적은 괴물 하나인데 형세는 기사 수십을 상대하는 꼴이었다. 반면 루이를 호위하는 기사들은 한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
“으아, 죽는다! 죽는다! 폐하 죽으면 기사님이 저도 조진단 말이에요!”
허리띠가 방정맞은 비명을 지르는 순간, 액체괴물의 뒤에서 검격이 날아들었다.
퍼억!
액체괴물의 정수리쯤 되는 부분이 두 동강이 나더니 곧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아무거나 마구잡이로 휘두르면 쓰나.”
은발의 하프 엘프 기사, 하겐이었다. 그는 보라색 점액이 묻은 검을 한번 휘둘러, 묻은 것을 깨끗이 털어냈다.
퍼엉!
액체괴물은 연기로 사라졌다. 기사들은 얼이 빠진 표정으로 그 잔해를 바라보았다.
“대체 뭐였던 거지?”
“저 은발 기사는…… ‘옛 검 연구가’ 하겐이다!”
“옛 검의 3기사인가!”
그들 말대로, 옛 검의 3기사가 시오니아 국왕 앞에 나타났다. 그들은 말에서 내리지 않고 왕한테 고개를 숙였다.
“사태가 급박해 예를 갖추지 못하는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 폐하. 켈러핸 경이 잔존 부대를 수습하는 한편 저희에게 폐하의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켈러핸이? 변장을 벗고 본격적으로 나선 모양이군…… 아슬아슬했다.”
“아직 안심하기엔 이른 것 같습니다.”
요정을 죽이는 검의, 흑색기사 발터가 입을 열었다. 그의 시선은 흙먼지 구름 속을 나뒹구는 용의 뒤를 향하고 있었다. 한 기사가 그곳에 뭐가 있는지 알아봤다.
“망할 놈들…… 세트렛인들과 오크들이군. 다 도망친 게 아니었나?”
“오히려 접근하고 있소. 저쪽도 이제사 정신을 차리고 주술사왕을 구하려는 건가 본데.”
“낭패군. 놈들이 더 가깝소. 여전히 수도 더 많고.”
발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를 모시고 여길 이탈하지.”
그간 침묵을 지키고 있던 거구의 녹색기사 시구르드가 묵직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늦었소. 방금 그 점액괴물만 있던 게 아닌 모양이군.”
전장에 스멀스멀 솟아나는 이상한 괴물들. 어떤 것은 연기 같고 어떤 것은 소리만 들렸다. 하겐이 인상을 쓰곤 말했다.
“검은용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그의 날개나 비늘 아래 숨어 있던 것들인지, 아니면 이 땅의 아래 잠들었던 것들이 비명에 깬 것인지…… 어쨌든 주술사왕답군.”
캐슬린이 더듬거리며 질문했다.
“주, 주술사왕의 능력이란 건가요?”
“그 반대다. 주술사가 죽기 직전, 재수 없으면 벌어지는 일 중 하나지. 그의 고통과 비명에 ‘아무거나’ 응답하고 있는 거야. 요정, 정령, 악령, 악마, 옛것…….”
“뭐, 요정 같은 건 내 전문분야지.”
검은기사 하겐이 장난스레 웃으면서 검을 높이 들었다.
“백작만 재미 보게 놔둘 수 있나?”
“왕의 호위에 집중하게.”
녹색기사 시구르드는 왕의 바로 앞으로 말을 몰았다. 그는 자신의 허리춤에서 주머니 하나를 풀어 왕에게 내밀었다.
“불쾌할 것이나 잠시만 참으시죠.”
시구르드는 주머니 속 내용물을 털어 왕에게 뒤집어씌웠다. 무지갯빛 가루였다. 왕은 쿨럭거리다 물었다.
“이게 무엇인가?”
“신의 선물이지요. 곧 걸으실 정도로 회복될 겁니다.”
“이 가루가 사제의 주문과 맞먹는단 말인가?”
“그보다 좋지요. 성유물 중 하나거든요.”
경건왕은 기겁했다.
“성유물?! 어찌 그런 것을 이리 황망히 다룬단 말인가?”
“오늘을 위한 빛의 인도 아니겠습니까? 폐하께서 오늘 여기서 쓰러지는 건 빛의 뜻이 아닐 텐데요.”
경건왕의 얼굴이 급속히 어두워졌다.
“난 오만함으로 일을 그르쳤다.”
“그건 오만함이 아니라 빛의 안배일 뿐입니다. 용의 배를 찢을, 천국의 문이 있는 오늘 여기쯤으로 백작을 부른 것도요.”
왕은 놀란 표정으로 시구르드를 올려다보았다.
“그대는 어떻게 그런 걸 알고 있는가?”
시구르드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저 ‘옛 검의 3기사’ 중 하나인 떠돌이일 뿐입니다. 빛의 속삭임은 들리는 것 같지 않아도 어디에나 있는 법이죠.”
그의 시선은 아직도 몸부림치는 검은용을 향했다.
“이젠 백작의 무사귀환이나 빌어보지요.”
* * *
카치운은 쏟아지는 곤죽과 내장을 향해 말을 달렸다. 그의 한쪽 손은 에드워드의 전투마 고삐를 붙잡고 있었다.
흩날리는 먼지 속에서 간신히 일어나던 에드워드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경기병을 보고 기겁했다.
“아, 좀!”
“대충 알아서 타쇼!”
에드워드는 사람 칠 기세로 달려온 전투마에 간신히 뛰어올랐다. 그는 몇 번 미끄러질 뻔한 위기를 거쳐서 겨우 안장 위에 올랐다.
“내가 기사로서 기마술에 재능이 있어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해!”
“거 잘됐네! 닥치고 달리쇼! 어, 밴시는?”
“몰라!”
“그쪽 관할 아냐?”
두 기병은 나자빠지는 용의 다리 사이를 통과해 반대편으로 달렸다. 가까스로 내장, 다리, 꼬리 어디에도 걸리는 걸 피한 둘은 안전범위다 싶은 곳에서 말머리를 돌렸다.
카치운은 에드워드를 돌아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검 끝에 그건 뭐요?”
에드워드는 그제야 열쇠검으로 시선을 돌렸다. 끄트머리에 황금빛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조금 전 용의 뱃가죽을 뚫어버린 것과 같은 빛이었다.
“천국의 불.”
“맙소사. 진짜 천국이 있었어?”
“뭔 소리요? 천국이 없는 줄 알았어?”
“아니, 거기 진짜 천국으로 가는 문이 있었냐고.”
“있었어. 근데 자세히는 못 봤어. 열자마자 무시무시한 열기가 느껴지더니, 섬광이 발사되더라고. 미리 준비했다가 갈긴 거겠지. 시발. 예나 지금이나 빛은 불친절한 게 최대 문제야! 야시마 작전이여?”
“그게 뭔데?!”
“그런 게 있어.”
에드워드는 거기까지만 말하고, 땅바닥을 뒹구는 검은용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카치운의 놀람은 멈추지 않았다.
“가르달은 어디 갔소?”
“응? 가르달을 왜 여기서 찾아? 그쪽 관할 아냐?”
“당신 말에 타고 있었어! 구하러 간다고!”
“난 못 봤는데? 빈말이었어. 어디 떨어졌나?”
“맙소사. 그럼 저 아래에?”
내장을 쏟으며 몸부림치는 검은용 아래. 에드워드와 카치운은 식은땀을 흘렸다.
“튼튼한 양반이니 살아있겠지…….”
“밴시만큼 튼튼하진 않을걸.”
“구조하러 가야 되나?”
카치운은 고개를 저었다.
“용의 목숨이나 마저 끊으러 갑시다. 그 검 끝의 불빛이 남아있을 때 일격을 먹여야 할 것 같은데?”
“냅둬도 죽지 않을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카치운의 시선이 뒤를 향했다. 그제야 에드워드는 상황을 파악했다. 주술사왕의 비명에 깨어난 오만 잡것들, 그리고 뒤늦게 달려오는 그의 군대들.
“재편성이 저쪽이 좀 더 빠르군. 젠장. 하긴, 당연한 건가.”
“용을 구하러 오는 거요. 갑시다!”
카치운이 먼저 말을 달렸다. 에드워드는 그 뒤를 따라 달려가며 소리쳤다.
“어떻게 하게?”
“길을 열 테니 달려가시오! 심장이나 목에 꽂으면 돼!”
“구멍 난 데는 위장이라, 심장은 아직 비늘에 덮여 있을 거야!”
“그럼 목뿐이네!”
카치운은 검은용을 향해 달려가 놈의 활짝 열린 상처를 향해 활을 겨누었다. 갑옷도 뚫는 가장 크고 강한, 검은 깃 화살이 그의 손을 떠나 상처로 파고들어 덜렁거리던 내장 중 하나에 명중했다.
퍼억!
“크아아아아악!”
검은용은 다시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다리로 땅을 박차고 날개를 퍼덕거리는 그 사이로 카치운이 빠르게 말을 몰았다. 그 뒤를 쫓던 에드워드는 경탄해서 물었다.
“방금 어딜 쏜 거요?”
“몰라! 그냥 제일 아파 보이는 곳을 쏜 거야!”
카치운은 말 위에서 몸을 홱 돌리더니 다시 상처를 향해 화살을 쐈다.
퍼억!
“크르르륵!”
용이 입에 거품을 물면서 도로 주저앉았다. 놈의 고개가 적을 찾아 정신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발과 꼬리, 날개도 사방을 짓밟았다. 흘러내리는 창자를 뛰어넘으며 카치운이 소리쳤다.
“기회는 단 한 번! 놈이 고개를 낮출 때! 제대로 하쇼! 아니면 숨결이나 주문을 처맞을지도 몰라!”
그 와중에 에드워드는 용의 등 위로 뛰어오른 엘프 전사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헬레나가 글레이브를 있는 힘껏 내지르다 용의 시선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도.
“여기다, 이 도마뱀아! 에드워드 경, 여기요!”
물론 에드워드가 거기까지 달려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용은 소리에 반응했다. 속은 용이 다시 고개를 돌리는 순간 헬레나는 놈의 몸 아래로 뛰어내렸다. 뒤이어 번개주문과 사제의 주문이 동시에 번쩍거리는 빛이 보였다.
“새끼, 정신없겠군.”
에드워드가 독백하는 순간, 마침내 용이 거듭되는 공격을 피해 긴 목을 낮추고 두리번거리는 때가 왔다. 에드워드는 꺼질락말락하는 천국의 불을 곁눈질하곤, 열쇠검을 고쳐 쥐었다.
“지금!”
카치운이 소리쳤다. 그러나 용의 고개가 더 빨리 돌아갔다. 용과 에드워드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고통과 분노로 눈이 돌아간 용이 입을 크게 벌렸다.
‘늦었……!’
에드워드가 등골에서 오싹함을 느끼는 순간, 드워프의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 작은 키와 멋진 몸무게에 감사하며!”
신장줄이기협회장이 폭주하는 말처럼 흙먼지를 뚫고 달려왔다. 그가 앞세운 방패에는 곤죽이 잔뜩 묻은 밴시가 사지를 묶인 채 비명을 질러댔다.
“왜 또 내가 방패인데요오오오오오!”
쿠우우우웅!
용의 주둥이가 중무장 드워프와 격돌했다. 불의의 일격을 옆에서 얻어맞고 고개가 멈칫하는 순간, 에드워드는 놈의 목덜미를 향해 파고들었다.
“그만 죽어!”
퍼어억!
열쇠검이 비늘을 뚫고 깊게 꽂혔다. 에드워드는 손아귀에 힘을 주어 마지막으로 검을 비틀었다. 선명하게 붉은 피가 쏟아지면서, 검이 에드워드의 손을 떠났다.
* * *
에드워드는 그다음 일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았다. 마지막 몸부림을 치는 용 아래에 깔려 죽는 걸 간신히 피했다는 것만이 확실했다.
“아이고, 삭신이야…….”
늙은이 같은 소릴 내뱉으며 에드워드는 고개만 돌려 주변을 살폈다. 그는 용의 시체를 베개 삼아 땅에 길게 누웠고, 주변은 고요했다.
카치운의 닦달도, 가르달의 웃음소리도, 헬레나의 외침도, 스텔라의 울음소리도, 밴시의 비명도 들리지 않았다. 베로니카가 그를 찾는 소리 역시.
“다들 알아서 살아남았겠지?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나 좀 도와줘.”
에드워드가 작게 중얼거리는 순간, 험악한 인상의 오크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가시투성이 철퇴를 들었고, 체구는 에드워드보다 컸다.
“시발.”
에드워드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오크는 에드워드와 거리를 좀 둔 채 용의 시체를 올려다보았다.
“주술사왕이 죽었군. 그의 비명에 응답한 것들도 사라지고 있다.”
담담한 목소리였다. 에드워드는 아랫입술을 한번 핥고는 말했다.
“계속할 텐가? 켈러핸이 오고 있는데.”
“상관없다.”
오크의 팔에서 근육이 꿈틀거리고 힘줄이 돋았다.
“최소한, 지치고 지친 네놈의 목은 치겠지. 네 목을 갖고 돌아가 내 위업으로 삼겠다. 켈러핸이 도착하는 것보다 네놈 목이 날아가는 게 빠를 거다. 그다음에 켈러핸과 결판을 내고, 루이 왕을 찾아 죽이겠다.”
그리고 족장, 대족장, 대추장의 자리까지 노릴 것이다. 에드워드는 그런 말까지 들은 기분이었다.
“같은 업적게…… 추구자이자 경험자로서 충고하는데, 출셋길 그거 섣불리 밟지 마라.”
“흥. 용을 죽이고 나니 겁쟁이가 되었나?”
오크는 철퇴를 어깨 위에 올리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에드워드는 놈이 쓸만한 무기 따위를 찾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철퇴는 에드워드의 사거리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 데다, 목을 자르기에도 알맞지 않았다.
잠시 뒤, 놈은 용의 목에서 열쇠검을 뽑았다. 불꽃은 사라진 상태였지만 날은 멀쩡했다.
“역겨운 검이군…… 응?”
이상한 기척을 느낀 오크는 자기 뒤를 돌아보았다. 웬 군세 하나가 추가로 나타난 것이었다.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군 방향이군. 이제 와서 증원군인가. 뭐, 켈러핸의 찌꺼기들을 족치기에는 지금도 충분하지만. 오히려 공을 뺏길 걸 염려해야겠는데.”
에드워드도 눈을 가늘게 뜨고 그 군세를 살펴보았다. 잠시 뒤, 그는 헛웃음을 흘렸다.
“야, 너 눈도 나쁘지?”
“뭐?”
“똑바로 봐라, 등신아.”
오크는 다시 새 군세를 살펴보았다. 잠시 뒤, 더 가까워진 증원군의 모양새가 보이는 순간 오크는 신음을 흘렸다.
그들은 전신은 물론 말까지 철갑옷을 두른 중기병들이었다. 그들의 선두는 창끝마다 오크 머리들을 줄줄이 꿰어놓았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노란색 서코트의 기사와 엘프 여마법사가 있었다. 기사가 쩌렁쩌렁한 소리로 외쳤다.
“기사 조르쥬 드 발로뉴! 사명을 받아, 레이디 데스피나와 함께! 동방에서 증원군을 끌고 왔소!”
“내 이름은 왜 외치니?!”
엘프 여마법사가 발끈하는 잡음이 꼈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 외침에 오크는 사색이 되었다.
“어?”
그리고 그의 정수리로 철퇴가 날아들었다.
콰직!
오크 전사는 머리통의 모든 구멍으로 피거품을 뿜으며 쓰러졌다. 에드워드는 먼지투성이로 나타나 오크의 대가리를 깨버린 공주를 보고 웃어버렸다.
“요즘은 업적이 더 무섭다.”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다 나오네.”
베로니카는 열쇠검을 주워들고는 에드워드 옆에 털썩 앉았다. 에드워드는 슬쩍 던지듯 물어보았다.
“다른 일행은?”
“다들 살아는 있어. 다들 지쳐서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하지만.”
“다행이네.”
“십 년 감수했지…… 이젠 좀 쉬고 싶어.”
“대신 마무리 지어 줄 사람들 몰려왔으니, 쉬어도 되겠지.”
에드워드는 베로니카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그녀는 켈러핸과 조르쥬의 군세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잔적을 보고 피식 웃었다.
“마무리 한번 그림 같네.”
양쪽 철기병들이 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