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third son of a failure RAW novel - Chapter (42)
망작의 삼공자로 사는 법-42화(42/278)
망작의 삼공자로 사는 법 42화
15장. 중간 지점
“공자님!”
기사단 최선두엔 피를 토하듯 나를 부르짖는 루스가 있었고.
“기사단은 앞으로 나서라! 적을 격퇴한다!”
그 뒤에선 베일른 바랑카가 거대한 투 핸디드 소드를 든 채 명령을 내렸다.
두두두!
나와 일리아를 사이에 둔 기사단이 마치 해일처럼 갈라져 앞으로 뻗어 나갔다.
이윽고, 기사단 뒤로 백여 명의 밀집 보병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나와 일리아를 중앙에 둔 채 사각형으로 방진을 꾸렸다.
“삼공자!”
그리고 그 보병들 가운데, 말을 탄 장년인이 나타났다.
가슴팍에 박힌 문장이 보였다. 그에 직감이 들었다. 미들 포인트의 주인이자 근방 영지를 거느리는 타너리스 남작이리라.
“소식을 듣고 내 황급히 달려왔소.”
“늦지 않으셨습니다. 원조에 감사합니다, 타너리스 남작님.”
통성명도 없이 곧장 신분을 알아보며 예를 표하자, 남작은 굉장히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마땅한 일을! 나 또한 예전 린다이어 백작님을 모셨던 일이 있소. 그분을 따라 휘저은 전장이 꽤 되지.”
호탕하게 웃은 타너리스 남작이 검을 들었다.
남작 또한 기사임을 증명하듯, 피어오른 푸른 오러가 검을 감싸고 있었다.
“내 어떤 불한당인지는 모르겠으나, 반드시 추격해서 격퇴하겠소.”
“아닙니다. 기사단을 물리십시오.”
“……지금 뭐라고 했소?”
그게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듯, 남작이 미간을 좁혀 왔다.
“적 우두머리의 실력이 범상치 않습니다. 최소 엑스퍼트 최상급, 어쩌면 그 이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뭐라?”
고민은 길지 않았다. 남작이 서둘러 병사를 시켜 기사단에 추격을 멈추라는 신호 보냈다.
당연한 수순이다. 그 정도의 강자라면, 설령 승리한다고 해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볼 테니까.
강력한 기사는 그에 맞는 수준의 기사로 대적한다.
오랜 기간 불문율로 내려와 굳어진 이야기다.
기사는 그 위력만큼이나 길러 내기 힘든 고급 재원이고, 그것을 아는 남작으로선 섣불리 갈아 넣을 수 없었을 거다.
물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혹여라도 루스나 바랑카 경이 죽게 된다면?
그야말로 상처뿐인 승리가 될 테니까. 잡는 것이야 후일로 미뤄도 된다. 이미 내 손에는 그들에 대한 열쇠가 있었으니.
“적들이 달아난다는 신호입니다!”
한 병사가 멀찍이 올려진 기를 보곤 보고를 올렸다.
싸움을 피하는 건 추격해 오던 놈들도 마찬가지였다. 전력을 모르는 오륙십의 기사단과 싸우느니, 그냥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뜻이겠지.
‘이것으로 되었나.’
지독했던 추격전이 끝났음을 인식하자, 그간 참고 있던 피곤함이 밀려왔다. 자칫하면 정신을 놓을까 싶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털썩.
하지만 일리아는 그러지 못했다. 말 위에서 거칠게 떨어지는 그녀를 본 병사들이 황급히 부축하기 시작했다.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는군. 신호를 울려라! 회군한다!”
마침내 안전한 곳으로 향한다.
지그시 눈을 감은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 *
미들 포인트의 타너리스 남작.
그는 일찍이 나눈 대화처럼 린다이어 백작을 존경하고 따르는 사람이었다.
그 덕에 나와 플레타, 그리고 일리아는 영주성에서 가장 호화로운 침실을 배정받아 너덜너덜해진 몸을 추슬렀다.
다음 날.
나와 플레타가 다시 만난 곳은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마련된 성의 홀이었다.
거대한 홀에 참석한 사람은 적었다. 나와 플레타, 그리고 타너리스 남작, 단 셋뿐이었다. 사건과 연관된 가문의 대변인들만 모인 셈이다.
“삼공자, 몸은 좀 어떻소?”
타너리스 남작은 영주임과 동시에 고결한 기사였고, 그렇기에 나의 무훈을 듣고선 크게 감명받은 얼굴이었다.
“남작님의 호의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합니다.”
“영웅에겐 그에 마땅한 대우가 필요한 법이오. 괘념치 마시오.”
영웅이라.
소문은 빠르게 퍼져 나갈 것이다.
습격을 받은 공녀, 이후 벌어진 처절한 탈출.
그 과정에서 지대한 일조를 한 린다이어 가문의 삼공자.
굳이 내가 부풀리지 않아도 호사가와 음유시인들이 알아서 과장하고, 무훈을 만들어 퍼트리겠지.
“공녀도 몸은 좀 어떠시오?”
“저 또한 삼공자와 같습니다.”
그동안 겪은 고생에 초췌해진 플레타였으나, 애써 꿋꿋하게 자리를 차지한 그녀였다.
자신이 가진 입지를 잘 알고 있을 테니까.
확실히 그녀의 곧게 펴진 허리와 당당한 어깨, 여유 있는 손동작에선 무시 못 할 힘이 느껴졌다.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인사치레는 집어치우자는 뜻을 빙빙 돌려 말했다.
그에 타너리스 남작과 플레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공녀와 저를 급습한 무리는 정체불명의 집단으로 추정됩니다. 우두머리의 실력은 최소 엑스퍼트 최상급이었으며, 일찍이 알려지지 않은 외모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단 말은 이번 서부에서 일어난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거군. 그 정도 실력에 흑발을 지닌 기사는 들어 본 적 없으니.”
“예. 물론 그들의 의도는 관련 있도록 꾸미는 게 목표였겠지만.”
“그렇다면 의문이오. 서부에서 일어난 궐기와 상관이 없다면, 그들은 도대체 누구기에 두 권세가의 혈통을 급습한 거요?”
나야 그 진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진실을 지금 알려도 되는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였다.
<악마를 숭배하고 마석을 이용해 모종의 음모를 꾸미는 세력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낸 나를 쫓고 있다.>
간단한 말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조목조목 따져 보면 간단하지가 않다.
어떻게 마석의 기운을 없앴는지, 정령석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얻었는지, 토벌을 끝낸 뒤 그 정보를 왜 알리지 않고 혼자만 알고 있었는지.
복잡한 문제다.
모든 걸 알릴 수 없으니까.
설사 알린다고 해도, 이 이야기가 적의 귀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지금은 그들보다 내가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그런데 굳이 유리한 포지션을 버리고 패를 까발리는 짓은 할 필요가 없지.
그러니까.
일단 다른 방향으로 주제를 흐려야 한다.
“전쟁을 유도한 것 아니겠습니까.”
“전쟁이라면…….”
“바슈른가와 남부 로도키우스 가문의 알력을 이용해 자극하고, 전쟁을 치르게 되면 반사이익을 얻는 구석이 있으니 공녀를 급습했겠지요.”
“그렇다면 공공연하게 바슈른 공작가와 적대하는 세력이란 말이군.”
남작의 말에 잠자코 듣고 있던 플레타가 나섰다.
“공작가와 알력을 가진 세력은 많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로도키우스 가문 정도이겠지요. 그조차도 로도키우스 가문은 오랜 기간 우리의 권세 앞에 밀리던 형국이었고.”
감히 그 어떤 가문이 공작가를 적대하겠느냐.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그렇다고 오만한 건 아니다. 실제로 바슈른 공작가의 권세는 대륙에서도 손에 꼽으니.
고민하는 남작 대신 내가 입을 열었다.
“겉으로 표출된 알력은 없더라도 속내가 음흉한 작자들이야 많으니까. 실제로도 그러니 습격을 당한 거겠지.”
“그런 말씀이라면 동의합니다. 비겁하게 암살 시도나 할법한 시궁쥐들은 많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공녀, 대충 특정 지어 본다면 누가 있겠나?”
플레타가 입꼬리를 올렸다.
“우리 가문이 멸하기를 원하는 자들 말씀입니까? 많지요. 많아서 셀 수가 없겠지요. 겉으로야 몰라도 아마 대륙의 모든 귀족이 바라고 있을 겁니다. 그 어떤 가문이 왕실 말고 자신 위에 군림하는 걸 좋아하겠습니까?”
겉으로야 동맹이니 뭐니 친한 척 유세 떨어도, 실상 속내는 모두가 서로의 추락을 원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잠시 홀에 정적이 흘렀다.
노골적인 말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맞는 말이었기에 아무도 반박하지 못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는 참으로 달콤한 과실이니 말이다.
“그러니 전쟁은 잠시 미루는 게 좋겠지.”
정적을 깬 내 말에 플레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요. 이 상황에서 로도키우스 가문과 전쟁을 벌인다? 더러운 시궁쥐에게 먹이를 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공녀의 의도가 곧 바슈른 공작님의 의도와 같다고 봐도 되겠나?”
“제 아버님은 현명하신 분입니다.”
됐다.
플레타가 생각보다 현명해서 다행이었다.
혹여나 전쟁광처럼 일단 전쟁을 일으키고 보자, 라고 굴면 어쩌나 싶었다.
전쟁이야 그 흑발 사내의 정체와 배경을 밝히고 나서 시작해도 늦지 않다.
지금 당장은 훗날 로도키우스 가문이 아군이 될지도 모르는 일인데,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 피를 흘리는 건 자제해야 한다.
악마의 힘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안 이상, 왕국의 주축들이 전쟁을 치르는 건 제 살 깎아 먹는 짓이니까.
나와 플레타의 대화에 고개를 끄덕인 타너리스 남작이 입을 열었다.
“그럼 두 사람 다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오?”
“일단은 예정대로 개국 기념일에 참석할 생각입니다. 진실과 다르게 퍼진 소문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습격자들에 대한 정체는 조금 늦더라도 이왕 시작한 거, 확실하게 파헤칠 생각입니다. 일단 린다이어 백작님에게 제대로 보고한 이후에 말이죠.”
“저 또한 삼공자의 의견과 같습니다. 여기서 제가 영지로 내뺀다는 건 그 시궁쥐들이 원하는 대로 해 주는 것일 테니.”
잠시 말을 멈춘 플레타가 날 보았다.
“아직 수도까지의 호위 임무는 유효하겠지요?”
흐음, 우리 행렬에 얹혀 가겠다는 건가.
뭐, 그렇다고 해서 딱히 손해 볼 건 없다.
다만.
“호위 부대가 린다이어 가문의 것으로 바뀌었으니, 그에 따른 추가 비용을 지불하겠다면야 얼마든지.”
“……그거야 뭐.”
플레타가 돈이 그렇게 좋냐는 듯한 얼굴로 날 바라보았고, 그에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뭐 어쩔 수 있나.
돈 잡아먹는 식충이를 키우는 처지인데.
“그렇다면 삼공자.”
“예, 남작님.”
“공의 안전을 위해서 내 수도로 향하는 여정에 도움이 되도록 기사 스물을 내주겠소.”
“남작님의 기사를 말입니까?”
“실력이야 바람기사단의 위명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나름 공들여 길러 낸 이들이니 부족하진 않을 거요.”
“그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다른 뜻은 없소. 그저 여행길이 조금이라도 안전하길 바라는 내 선의일 뿐.”
반은 진심이고 반은 거짓이다.
습격으로부터 살아남은 나와 플레타의 일화에 숟가락 하나 얹어 놓고 싶단 이야기겠지.
그렇다 해도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
지극히 정상적인 정치였으니까. 실제로 남작의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니 말이다.
사실상 나는 기꺼이 받아들여 보답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남작님의 선의에 감사를 표합니다.”
“선의라니. 정의를 좇는 기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오.”
굳은 눈빛으로 호의를 보내는 남작의 말에 나 또한 고개를 숙여 보였다.
* * *
홀에서 나와 곧장 향한 곳은 일리아가 쉬고 있던 침실이었다.
간단히 안부나 물을 생각이었는데, 막상 들어가니 바랑카와 루스가 이미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공자님!”
나를 본 루스가 벌떡 일어나 옆으로 달려왔다.
마치 그 모습이 충성스러운 셰퍼드를 보는 듯해 픽 웃음이 나왔다.
“남자 둘이 여자 방에서 뭘 하는 거야?”
“……기사단 막내를 돌보는 거야 당연히 선임의 일 아니겠습니까.”
머쓱하게 뒷목을 긁적이는 루스를 뒤로하고 바랑카에게 다가갔다.
베일른 바랑카.
바람기사단의 부단장이자 나와는 좀처럼 연결 고리가 없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바랑카 경은 날 보곤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인 뒤, 짐짓 존경의 눈빛을 담아 보내왔다.
“바랑카 경, 한달음에 달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리아에게 대강 전후 사정을 들었습니다. 삼공자님, 대단한 일을 해내셨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호위 임무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아닙니다. 공자님이 보여 주신 용기와 의지는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겁니다. 이것만큼은 진심입니다.”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사내가 칭찬해 오는 모습은 꽤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바랑카도 바람기사단의 부단장이니, 점수를 따서 나쁠 건 없다.
“일리아의 도움이 컸습니다. 마땅히 바람기사단의 일원이라 불릴 만큼 말이죠.”
“고, 공자님…….”
내 말에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던 일리아가 얼굴을 붉혔다.
“알고 있습니다. 일리아 프로스트의 공은 제 이름을 걸고 잊히도록 두지 않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고개를 끄덕인 나는 일리아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네 공에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일리아. 영지로 돌아가 몸을 추슬러도 좋다. 다른 의도가 아니라 정말 네가 걱정돼서 하는 이야기니 오해하지 말고.”
“아닙니다. 제 맡은 바 임무를 끝까지 수행하겠습니다.”
“그렇다면야.”
허락의 뜻을 밝히자 일리아가 환한 얼굴을 지어 왔다.
“그건 그렇고 일리아. 미안하지만 잠시 루스 좀 빌려 가도 될까?”
“예? 다, 당연한 말씀을…….”
내 말에 일리아가 붉어진 얼굴을 감쌌고, 루스는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농담이다. 루스, 따라와라. 먼저 가 보겠습니다, 바랑카 경.”
“예. 저는 이곳에 좀 더 있겠습니다.”
그렇게 바랑카와 일리아를 뒤에 둔 나는 루스와 함께 성 내부를 걷기 시작했다.
“고맙다. 네 도움이 컸어.”
“아닙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전 삼공자님에게 목숨을 바치기로 했지 않습니까.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아주 끈끈하고도 맹목적인 남자의 충성을 보여 주는 루스였다.
고맙긴 하다. 분명 그렇긴 한데, 마음 한구석에 느껴지는 이 부담스러운 느끼함은 뭘까.
어쨌든.
“내가 시킨 일은? 데려왔나?”
“예. 근처 여관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 신분은?”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제스 오를리앙.
무너져 가는 블루윈드 상회의 마스터.
그가 이 도시에 와 있다고 한다.
“좋아. 오늘 밤에 당장 만나자.”
“휴식하지 않으셔도 괜찮겠습니까? 개국 기념일은 아주 긴 시간 열리는 연회입니다. 이렇게 서두르실 필요는…….”
“해야 할 일을 굳이 미룰 필요는 없지.”
“알겠습니다. 안내하겠습니다.”
“그래. 아, 그리고 레오도 따라왔겠지?”
“예. 공자님의 전속 시종이니 당연히 호송대와 함께했습니다.”
“레오도 데려와. 같이 간다.”
“레오도 말씀입니까?”
“그래.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수도로 뜨자고.”
내 말에 의문이 생긴 듯한 루스였지만 더는 물어 오지 않았다.
뭐, 나름대로 레오를 데려가는 이유는 있다.
모름지기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비전도, 아이템도 아닌 믿을 만한 사람이니까 말이다.
“근데 공자님, 손에 그건 뭡니까? 먹을 겁니까?”
내가 손아귀로 굴리고 놀던 정령석을 본 루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동안 마나가 쌓이는 족족 불어넣던 상황이다.
물론, 들킬 염려가 있으니 당연히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그걸 굳이 사실대로 말해 줄 필요는 없었기에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거?”
“예. 꼭 사탕같이 생긴 게…… 혹시 그 귀하다는 초콜릿인가 뭔가 그겁니까?”
아냐. 이거 먹는 거 아니야, 루스.
루스의 눈빛이 식탐으로 빛나는 게, 이거 괜히 보여 줬나 싶어진다.
“사탕은 아니고, 뭐 식충이라고나 할까.”
“예? 식충이?”
“있다. 그런 게.”
아휀이나 정령석이나.
이젠 식충이가 두 마리로 불었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