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third son of a failure RAW novel - Chapter (65)
망작의 삼공자로 사는 법-65화(65/278)
망작의 삼공자로 사는 법 65화
* * *
콰각! 콱! 콰직!
온몸으로 나뭇가지를 부러트리며 바닥에 착지했다.
다리에 전해지는 저릿함을 느끼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탓!
균형을 잃었음에도 용케 안전히 착지한 엘프가 재차 공중제비를 넘었다.
그러곤 가까운 나뭇가지에 재차 안착했다. 하지만 좀 전보다는 확연히 낮고, 가녀린 수목이었다.
‘쉽진 않네.’
생포가 목적이라 온 힘을 불어넣진 않았다. 그래도 웬만한 검사는 제대로 막아 내지도 못할 일격이었건만, 생각 외로 엘프는 공격을 잘 받아넘겼다.
“음?”
그래도 아주 성과가 없는 건 아닌 듯했다. 이내 쪼그려 앉은 엘프의 다리가 후들거리는 게 보였다. 데미지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마냥 낙관적인 건 아니었다.
반쯤 날다시피 하며 엘프의 움직임을 뒤쫓는 건 마나 소모가 심한 편이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데 깡그리 끌어다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두 마리 토끼를 잡느니 한 마리라도 확실하게 잡자는 생각이 들었다.
“루스! 일리아!”
마나를 실은 고함이 쩌렁하게 숲을 뒤흔들었다.
라헨나도 듣기 모자람이 없다. 내 의도를 파악했다면 곧장 이곳으로 안내하지 않을까 싶었다.
“…….”
내 의도를 눈치챘는지, 짧은 휴식을 끝낸 엘프가 나무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다시 그 무지막지한 추격전을 벌여야 한다는 생각에 검을 꽉 그러쥐었다.
“야.”
[으응?]“마법 좀 걸어 봐.”
짧게 말한 뒤, 땅을 박차 엘프가 타고 오르는 수목을 향해 달려들었다.
어림잡아 그 두께가 3m는 되어 보일 정도로 두터웠다.
하지만 못 할 것도 없다.
[진짜 멧돼지 같잖아?]아휀의 웃음소리와 함께 호박색 보석으로부터 황금빛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내 흘러나온 기운은 검날에 깃들어 눈이 시릴 듯한 예기로 변모했다.
샤프니스 마법이었다.
스악-!
종이를 사르륵 자르는 듯한 기분과 함께 검이 수목 밑동을 훑고 지나갔다.
드드드…….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거대한 수목이 사선으로 천천히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뒤늦게 그것을 알아챈 엘프가 급히 옆쪽으로 뛰려 했으나 다리도 성치 않은 데다 균형 또한 흐트러진 뒤였다.
“……!”
이내 미끄러진 엘프가 나무에서 추락하며 고함을 질러 댔다.
“뭐라는 거야?”
[빌어먹을? 젠장? 제기랄?]아휀의 통역을 들으며 허공에서 떨어지는 엘프를 바라봤다.
잡아 줘야 하나?
탓!
그때 루스가 별안간 나타나 능숙하게 우거진 수목을 박차 십 수 미터를 도약했다.
이후 맹금이 먹이를 낚아채듯, 엘프의 뒷덜미를 단단히 거머쥔 루스가 안정적인 자세로 바닥에 착지했다.
“공자님!”
뒤늦게 합류한 플레타와 일리아 또한 루스가 낚아챈 엘프를 보며 감탄을 자아냈다.
“엘프의 스카우트를 생포하다니…….”
“감탄은 잠시 뒤로 미루고.”
엘프에게 시선을 뺏긴 두 여자의 어깨를 잡아 뒤로 이끌었다.
쿠드드득!
내가 베어 낸 거대한 수목이 천천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내 하늘을 빽빽하게 메운 나뭇가지들과 부딪쳐 장관을 이루었다.
쿠우우웅!!
이내 완전히 기울어 버린 수목이 크기에 걸맞게 자욱한 먼지구름을 일으켰다.
* * *
두두둑!
부러진 엘프의 다리뼈를 루스가 거칠게 바로잡자 보는 사람도 아득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고통도 그에 못지않겠지.
생각대로 세상의 모든 미(美)는 전부 가진 듯한 미모의 엘프 여자가 고함을 내질렀다.
“……!”
[머저리 같은 인간 놈들!]“……!”
[기필코 머리통에 화살을 꽂아 주겠다!]키득거리는 아휀의 통역을 들으며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라헨나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경계를 늦추지 말자고. 엘프 스카우트들이 다시 찾아올 수도 있으니까.”
내 말에 잠자코 있던 플레타가 나를 불렀다.
“삼공자, 잠시 이야기 좀 하지요.”
“뭔데.”
“제 기억으론 대수림에서 습격자들의 실마리를 찾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요.”
“맞아.”
“근데 애꿎은 엘프는 왜 사로잡은 겁니까? 전투가 벌어지면 쫓아내든가, 회피해야 할 것 아닙니까.”
“피하거나 물리쳐 봤자 계속해서 덤벼들 놈들이야. 어떻게든 매듭을 지어 놔야 우리도 우리 일에 집중할 거 아니야. 나라고 싸우고 싶어서 싸운 건 아니라고.”
내 턱짓에 플레타가 고개를 돌렸다.
일리아가 나서서 엘프의 다리에 부목을 대어 줌과 동시에 값비싼 포션까지 건네주고 있었다. 포로치고는 아주 정중한 대우였다.
쨍그랑!
그때였다. 손을 휘둘러 포션병을 거칠게 쳐 내 깨트린 엘프가 뭐라 뭐라 고함을 내질렀다.
“뭐라는 겁니까?”
플레타의 물음에 나는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닫았다. 하지만 대답은 다른 곳에서 들려왔다.
“너희 모두를 반드시 잡아다가 갈기갈기 찢어 묻어 버리겠다.”
어딜 갔다 온 건지 모를 라헨나가 풀숲을 헤치며 나타나 통역했다.
“특히,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마법사는 산 채로 오크 부락에 던져 지옥을 맛보게 해 주겠다.”
고대어를 해석해 통역한 라헨나의 말에 플레타의 고개가 엘프를 향해 획 돌아갔다.
“……!”
“더러운 눈알로 어딜 보는 거냐! 이 더러운 마법사 계집.”
이어진 라헨나의 덤덤한 통역에 플레타의 눈빛이 착 가라앉았다.
빠악-!
뒤이어 그녀의 장화가 엘프의 턱에 꽂혔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공용어로 해라, 엘프.”
“끄아아…….”
고개가 한껏 치켜졌다가, 이내 반동으로 땅에 처박을 듯 떨군 엘프가 핏물을 한 움큼 토해 냈다.
그에 눈을 찌푸린 플레타가 장화에 묻은 피를 흙에 쓱쓱 닦아 낸 뒤 나를 바라봤다.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삼공자.”
“으응?”
“이 엘프는 자신의 종족이 지금껏 어떻게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지 잊어버린 듯하군요.”
항상 침착하고 냉정하던 플레타의 얼굴에 보기 드문 분노가 자리 잡았다.
그래. 지금껏 내보이진 않았지만 저게 플레타의 진짜 모습이었지.
이내 몸을 돌린 플레타가 우리 일행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바슈른의 이름으로 대수림을 통제할 권한을 한시적으로 위임받은, 가문의 적통이자 정당한 계승자인 나 플레타 바슈른이 지금부터 권한을 행사합니다. 저를 포함한 관리단을 적대하는 이종족을 제압하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을 허락합니다.”
어느새 우리 일행을 대수림을 통제하는 관리단으로 변모시킨 그녀의 말에 루스가 씩 웃었다.
“공녀님이 같은 편이라 참 다행입니다.”
마찬가지로 쓰게 웃으며 포션을 한 병 더 꺼낸 일리아가 손을 뻗어 엘프의 입을 강제로 벌렸다. 좀 전과는 분명히 다른 손속이었다.
“우읍, 우으윽…….”
이후 병을 강제로 입에 쑤셔 박은 일리아가 포션을 기울여 들이붓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고개 돌려 라헨나를 바라봤다.
“그건 그렇고, 그동안 어딜 갔다 오신 겁니까?”
“주변을 돌아보고 왔다.”
“예?”
“심문하는데 방해꾼이 찾아오면 곤란하지 않겠느냐?”
아, 주변에 결계를 쳤단 말인가?
“얼마나 갑니까?”
“그리 길지는 않아. 엘프들은 눈썰미가 좋으니까.”
고개를 끄덕인 뒤, 엘프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뒤이어 그녀와 시선을 마주한 뒤 입을 열었다.
“공용어를 사용할 줄 아나?”
하지만 여전히 고대어로 뭐라 중얼거리는 엘프였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입 밖으로 꺼내기도 뭣한 욕설이었고.
알아듣지 못해도 특유의 험악한 분위기를 느낀 플레타가 손을 내저었다.
“생각이 없다면 강제로 말하게 만들어 주지.”
플레타의 손으로부터 뿜어진 마나가 엘프를 향했다.
“팔다리를 뜯어내어 개먹이로…….”
플레타가 쓴 것은 통역 마법이었다.
엘프는 순간 자신의 입에서 나온 공용어에 흠칫 놀라며 플레타를 노려보았다.
“이 더러운 마법사 계집!”
탁!
다시 한번 엘프의 턱으로 향하던 플레타의 부츠를 손으로 막아 낸 나는 억지웃음을 지었다.
“그러지 말고 그냥 순순히 협조해 주면 좋겠는데. 평생 죽만 먹고 살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야.”
“…….”
낮게 깔린 내 목소리와 플레타의 부츠를 번갈아 쳐다보던 엘프가 이를 악물었다.
“이게 무슨 짓이냐. 우리의 영역을 침범한 것도 모자라 행패까지 부리다니!”
“말은 똑바로 해야지. 공격은 너희가 먼저 했잖아. 우린 정당방위였다고.”
“그렇다 해도 침범한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침범이라니. 우린 바슈른 공작가에서 나온 관리자…… 가 아니라. 음, 외교 사절이라고 해 두지.”
“우리가 내놓을 건 이미 다 내놓았다! 대체 뭘 더 앗아 가려고 또 그러는 것이냐!”
앗아 가?
흘긋 곁눈질로 플레타를 보았다. 그녀는 덤덤히 팔짱을 낀 채 어깨를 으쓱였다.
“모르는 일입니다.”
능청스럽긴.
보아하니 바슈른 공작가가 암암리에 엘프를 상대로 약탈을 자행한 듯했다.
뭐,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다. 바슈른 공작가가 무슨 뒤 구린 짓을 했든 간에 그걸 벌하는 건 내 일이 아니니까.
“이봐.”
“…….”
“좋게 좋게 가자고. 내가 바라는 건 하나다. 너희 장로를 만나는 것.”
“그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지. 생각해 봐. 우릴 죽이고 싶지 않아? 아까 뭐라 했더라? 머리통에 화살을 꽂아 넣고 싶다며?”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그렇다면 잘된 거 아니냐? 우리가 지금 제 발로 너희 영역 깊숙이 가겠다는 거잖아.”
“…….”
“일단 데려다 달라고. 그다음 우릴 죽이든 말든 그건 너희 마음대로 하고.”
“…….”
됐다. 엘프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걸 확인한 나는 생각할 시간을 줄 겸 잠시 뒤로 물러났다.
이후 라헨나에게 다가간 나는 작게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고 당신이 드루이드인 걸 알아보지는 못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겁니까.”
“가장 어리고 낮은 계급의 엘프 전사만이 대수림의 외곽을 순찰한다. 아마 우리가 모두 사라진 이후 태어난 녀석이 아니겠느냐?”
“그래도 자신들을 뒤쫓던 지빠귀를 알아챘을 것 아닙니까?”
“저 바슈른의 아이가 마법을 부렸다고 생각했겠지. 방금도 자연의 섭리를 운운하며 마법사를 극도로 혐오하지 않더냐.”
흐음.
알아보지 못했다라. 일리가 있었다.
“라헨나, 당신의 실력이면 어느 정도까지 상대하실 수 있습니까?”
“상대라는 건 여러 의미를 담고 있지.”
“퇴로를 온전히 유지한 채 버티는 것도 가능합니까?”
“그거라면 걱정 없다. 젊은 엘프들은 내 주술을 파훼하지 못할 테니까. 염려되는 게 있다면 장로들인데, 그들과도 싸울 생각이더냐?”
“싸울 생각까진 없습니다만, 장로는 어렵습니까?”
“한 명 이상은 어렵지.”
그 강력해 보이던 라헨나도 장로 하나 이상은 무리라.
“혹시나 해서 묻는데, 저 인질이 효용이 있을까요?”
“인간 중에 한낱 병졸의 안위를 염려해 협상하는 귀족이 있더냐? 하물며 엘프는 인간보다 더 지독한 계급사회를 이루고 있다.”
“설마 그 장로라는 놈들도 저 엘프처럼 개차반입니까?”
“혈기가 들끓는 젊은 엘프보단 유하겠지. 하지만 본래 타고난 성정은 바뀌지 않는 법이다.”
“다짜고짜 싸움만 걸지 않으면 상관없습니다. 나름대로 생각해 둔 것도 있으니 말이죠.”
잠시 대화를 멈추곤 곁눈질로 엘프를 보았다. 높게 솟아오른 귀를 쫑긋거리던 엘프가 내 시선을 느끼곤 몸을 움찔거렸다.
흐음.
문득 궁금해졌다. 평생을 대수림에서 나고 자란 어린 엘프들은 인간이 어떤 존재라 배우고 자랐을까.
다시 시선을 돌려 루스에게 눈짓했다.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던 루스는 이내 내 의도를 눈치채곤 씩 웃었다.
착!
허리춤에 꽂아 두었던 단검을 뽑은 루스가 손가락으로 빙그르르 돌리기 시작했다.
훌륭한 눈요깃거리였지만 누군가에겐 다르게 다가올 터.
예상대로 엘프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게 보였다.
몸을 돌려 엘프에게 다가간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생각은 좀 해 봤나?”
“…….”
“잘 생각해. 네 대답에 우리 행동이 결정될 테니까.”
엘프의 눈이 빠르게 움직였다.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단검을 돌리는 루스. 자신을 씹어 먹을 듯 내려다보는 마법사 플레타. 자신에 입에 우악스럽게 포션병을 박아 넣던 일리아.
비로소 자신이 처한 상황을 확실히 인지했는지,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 나를 죽이면 몸 성히 나가지 못할 것이다!”
나름 협박을 하려는 듯, 눈에 힘을 주는 엘프였다. 하지만 내겐 그저 어린아이가 으름장을 놓는 꼴로 보였다. 일단 목소리부터가 위태하게 흔들리고 있으니.
이후 쪼그려 앉아 자세를 낮춘 나는 엘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씩 웃어 줬다.
“저기 단검 든 친구 보이지?”
내 소개에 루스가 험악스러운 얼굴을 했다.
“저 친구가 짐승을 잡는 데는 도가 튼 친구거든. 가죽이랑 내장을 발라내는 실력이 아주 끝내주지. 루스! 아까 네가 뭐라고 했었더라?”
“엘프 속살이 궁금하다고 했었죠. 지금도 궁금한 건 그대롭니다.”
능청스러운 루스의 말에, 주저앉아 있던 엘프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저 마법사는 또 어떻고? 내가 아니었다면 넌 벌써 마법 실험의 재료가 되었을 거야. 아마 정령술의 비밀을 알아내겠답시고 끓는 솥에 산 채로 넣었을걸?”
“…….”
플레타의 어이없어하는 코웃음이 들려왔다.
하지만 이미 겁에 잔뜩 질린 엘프는 반쯤 패닉에 빠진 채 귀를 파르르 떨었다.
“다시 묻지. 이름이 뭐냐?”
“……카, 카나.”
“좋아. 카나. 나는 오늘 처음으로 사귄 엘프 친구가 치도곤을 당하면 가슴이 참 아플 것 같아. 하지만 계속해서 협조를 하지 않는다면 나도 더는 저 인간들을 막아 줄 수 없어.”
내 말에 귀를 쫑긋 세운 엘프가 황급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며,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조건?”
“비, 비무장 상태로 마땅히 예를 갖추고 나를 따라온다면 안내해 주도록 하겠어! 그, 그래도 바슈른은 제법 우리와 교류를 해 왔었으니까!”
비로소 본심을 밝힌 엘프.
그에 씩 웃어 주며 귀에 속삭였다.
“왜, 우리한테 끌려가면 본거지를 술술 불어 버린 밀고자가 되니까? 그래서 네가 우리를 제압해 데려가는 것처럼 꾸미려고?”
“…….”
“네겐 별다른 선택지도 없으니 말이지. 그렇다고 마냥 입 닫고 버티기엔 고문을 당할까 두렵고. 그렇지?”
“아,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인마.
역시 생각대로였다. 어설프게 잔머리만 굴릴 줄 아는 어린아이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생긴 건 성인이지만 엘프의 수명을 생각하면 아마 청소년기쯤 되었겠지.
속내를 감춘 채 나는 카나를 향해 부드럽게 웃어 주었다.
“하지만 뭐, 네 말을 못 들어줄 것도 없지.”
“……지, 진짜?”
“대신, 네 부탁대로 우리가 행동해 준다면 너도 내 부탁을 하나 들어줘야 맞겠지? 세상은 기브 앤 테이크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