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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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흔한 설정이군요?
먹지 않으면 죽는다. 그건 아주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21세기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누구라도 원하기만한다면 언제나 풍족하게 음식을 먹을수 있다. 막노동이라도뛰면 몇일은 배 터지게 먹을수 있다. 그러나 더 미션의 세계에서는 다르다. 이곳에서는 먹을걸 구하는게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전형적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자신처럼 처음에 치고나온 사람들은 그만큼 다양한 퀘스트를 선택할수 있고 그런것을 수행할 능력도 된다. 또한 최초 클리어 보너스까지 받아서 성장하는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해결할수 없는 사람들은 욕구를 해결하는게 최우선이다. 구걸을 하든 힘을 합쳐서 퀘스트를 수행하든 길드를 얻게되면 그 길드로 한끼 식사를 해결하고 바로 다음날의 식사를 걱정할것이다.
그 차이를 줄이는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다.
그들이 하루하루 먹고 살아가기에 바쁠때 상위 플레이어들은 금방이라도 더더욱 앞서나갈테니 말이다. 진퇴양난에 빠져있는 성훈을 구해준것은 옆에서 들린 소리였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커다란 은혜라도 입은것처럼 연신 허리를 굽히는 중년인. 그 중년인의 손에는 전조등 불빛에 반사된 10길드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중년인에게 돈을 건네준 여인을 향해서 밀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뭐, 뭐야!”
“아이구. 아가씨. 이 노인네 좀 제발 도와주시게. 제발 한 푼만….”
“어쩜 이렇게 우리 딸처럼 생겼을까? 어이구, 어이구!”
“언니! 이 사람들 다 무시하세요! 제가 도와드릴테니 언니도 저를 도와주세요!”
“누나! 제발 한푼만 주세요!”
어느틈엔가 성훈앞에 무릎을 꿇었던 소년은 여인의 앞에 엎드린채로 양손을 내밀고 있었다. 이쯤되면 칼부림이 일어날법도 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사람들은 여인을 공격하거나 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여인과 약간 떨어진 장소에서 애걸복걸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인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정도의 박력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감사.’
본의 아니게 자신을 도와준 여인을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한 성훈은 사라가 가르쳐준 길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광장에 다다를수 있었다. 거기서 본것은 다른 의미로 성훈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광장은 꽤 커다랬다. 축구장 두개를 합친듯한 크기. 그리고 그 광장 이곳저곳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몰려있었다. 마치 도떼기시장 한복판에 온것처럼 모여있는 사람들. 광장을 가로지르기 시작하자 주변에서 목이 터져라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조금씩 구분되기 시작했다.
“여러분! 사악한 마귀의 꾀임에 빠지지 마십시오! 오롯이 홀로 존재하시는 주님을 능멸하는 더러운 마귀들의 소리를 무시하시고 모두들 모여서 기도합시다! 기도하셔야 합니다!”
“젠장! 그럼 당장 굶어죽자는거야?! 응?! 너는 그 시작의 방인지 뭔지에서 배불리 먹고오고 길드도 있어서 괜찮을지 몰라도 나는 하루종일 쫄쫄 굶고있단말이야!”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고. 목숨은 단 두개밖에 없어. 너도 쥐떼잡기에 도전했다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수두룩한걸 알고 있잖아? 그 퀘스트라는거 난이도가 장난이 아닐게 분명하다구!”
“제 이야기를 듣고 계신 분들! 지금은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입니다. 단체로 모여서 퀘스트를 수행한다면 충분히 클리어할수 있습니다. 분배는 공평하게 나눕니다! 지금 중요한건 바로 살아남는겁니다! 일단 살아남아야 뭐라도 할수 있지 않겠습니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으며 성훈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개판 오분전이군.”
그야말로 개판 오분전이었다. 연설을 하는 사람, 연설을 듣는 사람. 구걸을 하는 사람, 주저앉아서 미동도 하지 않는 사람.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사람. 이상한 점은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분위기가 가열되면 한번쯤 싸움정도는 일어날법 했다. 게다가 지금은 정신이 극도로 불안해져있는 상태고 왠만한 사람들은 전부 무기 하나 씩은 들고 있지 않은가?
어쨌든 싸움이 일어나기를 원하는것도 아니었다. 광기가 확산되어 대규모 전투로 발전되면 자기도 휩쓸릴수 있었으니 말이다. 광장을 빠져나와서 잠시 더 걷다보니 사라가 말한 여관을 찾을수 있었다.
꼬르르륵!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식 냄새에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냥을 하면서 조금씩 전투식량을 먹기를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요식거리에 불과했다. 돈은 많이 있다. 적어도 음식을 먹는데 인색해질 필요는 없을것같다. 음식 냄새는 여관 바로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망설임없이 식당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순간 두 자루의 철창이 엇갈리더니 앞을 가로막았다.
“뭡니까?”
“돈 있나?”
“예?”
“돈 있냐고 물었다.”
“그걸 제가 왜 말해줘야하죠?”
“왜냐하면 무전취식하려는 놈들이 있으니까.”
딸랑!
식당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웃거리고 있었다. 인벤토리에서 100길드짜리 동전을 꺼내들어 가볍게 흔들자 문앞을 지키고있던 병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창을 거두었다.
식당안은 꽤나 한산했다. 하지만 군데군데 앉아있는 사람들은 마치 누가 빼앗아가기라도 할것처럼 음식에 거의 코를 처박고 먹어대고 있었다.
“여기 무슨 음식을 주문할수 있지?”
“뭐든지 주문하실수 있습니다.”
“그럼 불고기랑 공기밥 가능하나?”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럼….”
“잠깐.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건데 가격은 얼마지?”
“불고기는 20길드, 공기밥은 5길드입니다.”
“좋아.”
혹시나 터무니없는 바가지를 쓸까봐 물어봤지만 그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듯 싶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의자에 등을 기대고 잠시 멍하니 있었다.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이 검을 휘두르고 움직이기를 반복했는지 하루종일 잠잘 자신도 있었다.
“상태 창.”
이름 : 유성훈
직업 : 검사, 도적, 초보마법사
칭호 : 배신자 (2)
성향 : 사(邪) – 명성 +20, 악명 +100
능력 : 근력 : 13 민첩 : 14 체력 : 13 지혜 : 19 마력 : 5 행운 : 10
상태 : 피로.
꽤나 많이 달라진 능력치였다.
일단 모든 능력치들이 전부 10을 돌파했다. 이제 객관적으로 볼때 성훈은 일반인 이상의 신체능력은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미션을 끝마칠때마다 랜덤으로 능력치가 1, 혹은 2씩 올랐다.
그리고 최초 클리어 보상으로 얻은 보너스 스탯은 처음에는 체력과 민첩에 투자하다가 이내 마력에 투자했다. 마력은 어떤수를 써도 늘어나지 않았다. 아마 쇼크를 계속해서 사용하면 늘어날것도 같은데 현재 자신의 마력으로는 한번 펼치면 마력이 동난다. 아마 마력 총량을 높여야 어떻게든 스탯이 올라갈 기회라도 만들수 있으리라.
딸랑!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성훈은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이미 한창 스킬창을 확인하는데 열중하고 있었던 탓이다.
‘최하급용독술과 최하급격투술, 삼재검법은 벌써 숙련도가 C에 올라갔다. 원래 초반에는 성장이 빠른건가? 아니면 이 스킬들의 등급이 낮아서 성장이 빠른걸까?’
잠시 다른 스킬들과 비교하던 성훈은 등급이 낮아서 성장이 빠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꽤 여러번 사용한 하급함정설치나 하급검술은 이제 겨우 D등급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이다.
“오빠, 저 분.”
“어?”
‘그러고보니 게임이라고 해놓고 체력이나 마력용량은 보여주지 않네. 레벨도 없고. 미션에서 얻을수 있는건 완수보상과 전리품밖에 없는걸까?’
“저기.”
“응?”
고개를 든 성훈은 익숙한 얼굴을 바라봤다. 여기서 인상을 찌푸리지 않는건 전부 배신자 칭호 덕분이다. 임무소에서 대화를 나눴던 남녀를 바라보면서 성훈이 말했다.
“이거 우연이군요. 여기서 또 만날줄이야.”
“다시 만나서 다행입니다. 합석해도 되겠습니까?”
거절하려던 성훈은 이내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허락이 떨어지자 그 자리에 앉은 남녀는 간단하게 음식을 주문하고 말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이름을 여쭤봐도 될까요?”
“…유성훈이라고 합니다.”
“아 성훈씨! 좋은 이름이군요. 제 이름은 이영기, 그리고 여기 제 여자 친구의 이름은 박혜나라고 합니다. 성훈씨 정말로 감사합니다!”
영기는 자연스럽게 성훈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잠시 눈치를 보던 혜나 역시 고개를 숙였다.
“성훈씨가 해충제거 퀘스트를 하라는 충고를 해주시지 않으셨다면 저희는 망설임없이 쥐떼잡기 퀘스트를 했을겁니다. 그리고 험한 꼴을 당했겠죠.”
“해충잡기를 하긴 했군요. 그런데 험한 꼴을 당했다는건 무슨 소리입니까?”
“예? 소식 못 들으셨습니까?”
하루종일 임무소밖으로 나가본적이 없으니 소식이라고는 들어본적이 없다. 한편 영기와 혜나는 퀘스트를 수행하고 밖으로 나와 한동안 쉬고 다시 퀘스트를 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예. 꽤 힘든 퀘스트를 수행하느라….”
“그럼 거래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거래요?”
“예. 제가 가진 정보를 알려드릴테니 그 대가로 저희 밥 한끼만 사주십쇼.”
당당하게 나오는 영기의 모습에 성훈은 새삼스럽다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정보와 음식을 교환하겠다는 말이었지만 생각해보면 그다지 나쁠게없었다. 정보를 어떻게 얻을것인가?
당장 저 밖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도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볼것인가? 그럼 누가 대답해줄것인가? 고작해야 몇십길드짜리 밥 한끼 사주고 정보를 들을수 있다면 그다지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좋습니다. 두 분 합쳐서 백길드 짜리 식사를 제공해드리죠.”
순식간에 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오늘 하루종일 퀘스트를 수행해서 얻은 길드는 600길드였다. 거기서 약초를 사고 여관방 하나를 잡으니 남는건 고작해야 200길드였다. 그런데 전재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밥을 사준다니 기쁘지 않을수 없었다.
물론 성훈이 얼마만큼의 길드를 가지고 있는지 안다면 그런 감사의 마음은 바로 옅어지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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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시골에 내려가느라 올리지 못할수도 있으니 오늘 미리 5연참을 해놓겠습니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