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12
0012 / 0473 ———————————————-
1.흔한 설정이군요?
“일단 제가 알려드릴 정보는 총 4가지입니다.”
“말해보시죠.”
“첫 번째는 점심경에 일어난 대규모 난투입니다. 해충제거를 끝내고 쉬려고 나왔을때 도시 전체에서 다발적으로 폭동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싸움이 나긴났군.’
싸움이 나지 않는게 이상하다. 갑자기 영문도 모른채 이상한 세계로 납치당해서 무기 하나 들려주고 떨어트린 사람들이 제정신일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처럼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수 있는 사람은 적다.
어느정도 머리가 돌아가고 심성이 굳건하거나, 아니면 여러가지 매체로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마지막으로 자신처럼 어딘가 나사 한군데가 빠져있는 사람말이다.
“처음에는 광장에서 시작됐다고합니다. 싸움의 열기는 금새 확장되어서 이내 대부분의 사람들이 휩쓸렸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병사들이 나타났습니다.”
“병사들?”
“예. 영화에나 나올법한 갑옷과 창으로 무장한 그런 병사들이었는데 그들에 의해서 순식간에 폭동이 진압되었습니다.”
“강합니까?”
“강합니다. 제가 보는한 수천명을 진압하면서 한 명도 다친 사람이 없더군요. 저항을 계속하려던 자들은 병사들이 데리고 어디론가 데리고갔고 그걸로 끝이었죠.”
“식사 나왔습니다.”
점원이 가져다준 음식을 앞에 늘어놓자 둘의 눈동자가 떨리기 시작했다. 확실히 배가 고프기는 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전투가 일어나지 않는겁니까?”
“그런셈이죠. 무엇보다 폭동으로 인해서 죽은 사람들이 있었으니 말이죠.”
“잠깐. 죽은 사람들은 전부 어떻게 됐습니까?”
이게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더 미션의 세계에서는 목숨이 2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 말이 사실인지도 의심스러웠고 무엇보다 이 도시 내에서 죽는것이 제대로 죽은걸로 카운트 되는지도 궁금했다.
“죽은 사람들은 일단 전부 부활했습니다. 그것때문에 또 한번 난리가 났죠.”
죽은 사람이 부활한다.
방금전 자신이 칼로 찔러 죽인 인간이 멀쩡하게 되살아난다. 누구라도 그 비현실적인 광경을 보고 놀라지 않을수없다. 그 사건은 지금도 반쯤 현실감이 없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죽었다 되살아난 사람들과 그 장면을 본 사람들 모두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죽은 사람은 다시 부활하지 않는 사건이 일어나고 다툼은 극도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건데 2번째 정보는 바로 사망 페널티에 관련된거입니다.”
“사망 페널티?”
“예. 성훈씨는 혹시 게임 해보셨습니까?”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자 영기는 한편 설명하기 쉬워졌다는듯이 말했다.
“죽고난후의 부활은 몇분의 시간이 지나야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죽고 되살아난 사람들은 극도의 무기력증과 능력치가 감소되었다는 말을 했습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모든 능력치가 3 정도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능력치 갯수는 총 6개. 한번 죽으면 18이 떨어진다니. 어마어마 하군요.”
최초 학살자 모드 클리어로 얻어낸 보너스 능력치가 간신히 10남짓한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무시무시한 페널티가 아닐수 없었다. 게다가 전신무기력증에 빠진 상태에서 다시 한번 죽음을 당하면 그걸로 끝이었다. 아주 훌륭한 정보였다. 이것만으로도 둘에게 사는 밥 한끼 정도야 전혀 아깝게 생각되지 않았다.
이어서 둘의 식사가 나오자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면서 나머지 정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3번째는 광장 주변의 지리입니다. 아무래도 이 세계는 철저하게 게임의 형식을 따른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만났던 임무소도 다른곳에 몇개가 있고 무구점, 식당, 여관, 잡화점부터 전직의 신전이라는 곳까지 존재하더군요.”
“전직의 신전? 그런것도 있습니까?”
“예. 전직을 하려면 길드가 필요하다는 얘기에 오늘은 단 한명도 전직을 하지 못했지만 아마 길드만 충분하면 전직을 할수 있겠죠.”
‘잠깐 지금 난 이미 직업이 있잖아? 따로 전직을 하면 스킬들을 더 얻을수 있는건가?’
처음에는 비어있었지만 하루종일 사냥을 하자 검사와 도적, 초보마법사라는 명칭이 추가됐다. 일단 그 전직의 신전이라는 곳과 주변 건물들의 위치를 대충 듣고 기억했다. 여기는 한번 꼭 찾아가봐야할것 같았다.
“마지막은 임무를 받고 사라진 사람들입니다. 성훈씨가 알려주셔서 저희는 해충제거를 했지만 아시다시피 다른 사람들은 쥐떼잡기를 했죠. 그 때 쥐떼잡기를 하러 사라졌던 사람들은 대부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겠죠.”
죽지는 않을것이다. 떼거지로 몰려오지 않는이상 쥐가 무슨 전투능력이 있다고 사람을 잡아죽이겠는가?
그러나 쥐를 5마리 잡아서 최소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는 이상 퀘스트 완수를 하는것은 불가능하다. 아마 그 어두운 창고에서 검과 창을 들고 열심히 쥐들을 잡고 있을 사람들을 머리속에 떠올랐다. 자신처럼 식량이나 물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아마 하루도 되지 않아서 탈력상태에 빠질것이다. 쥐를 잡겠다고 난동을 부리면 체력은 더더욱 빨리 떨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죽을 확률은 높아질것이다.
“성훈씨 하나만 알려주십시오. 그 쥐떼잡기 퀘스트가 얼마나 힘들기에 사람들이 못 돌아오는겁니까? 무슨 괴물쥐라도 되는겁니까?”
“그런건 아닙니다. 그냥 손바닥만한 쥐죠.”
“그런데 왜….”
“별거 아닙니다. 영기씨는 쥐를 잡을수 있습니까? 가만히 있는거 말고 커다란 창고에서 이리저리 숨어서 도망다니는 쥐를요. 그것도 별다른 장비없이 5마리를.”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 한 마디에 뭔가 깨달았다는듯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시다시피 지금 상황이 너무 황당해서 머리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습니다. 판타지 소설 같은데서 나오는 가상현실게임으로 생각했어요.”
“가상현실게임.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군요.”
어떻게 생각하면 지금 상황과 아주 딱 떨어지는 말이다. 게임의 시스템을 사용할수 있는 현실. 차이점이 있다면 가짜가 아닌 진짜로 죽을수가 있고 살아남는다면 신들의 후계자가 된다는 찬란한 미래가 약속되어 있는것이다.
대충 설명이 끝나자 영기와 혜나는 허겁지겁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는 성훈의 머리속은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세계를 게임의 세계라고 해보자. 그것도 이제 막 오픈한 가장 초기의 게임. 그렇다고 한다면 할게 너무나 많다.’
일반적으로 게임은 쉽게쉽게 즐길수 있다. 미리 게임을 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적어서 공략집을 만들기도하고 대중적인 육성방법이 존재한다. 싱글게임이면 치트라는 사기가 있고 온라인게임이면 현질이라는 최종무기가 있다.
그러나 더 미션의 세계에서는 그런 반칙적인 수단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오롯이 자신의 힘만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젠장. 그렇다면 해야할게 너무 많아. 일단 사냥은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한다. 최초 클리어 보너스도 필요하지만 아이템 같은것도 비싸게 팔릴거야.’
당장 자신이 착용하고 있는 늑대가죽장갑도 현재 상황에서는 아주 값비싼 아이템이었다. 그런 물건들을 가능한한 독점해야 한다.
해야할건 사냥만 있는게 아니다. 정보도 중요했다. 그렇다고 직접 발로 뛸 생각은 없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사냥을 하고 말지. 거기까지 생각한 성훈은 이제 막 식사를 마쳐가는 영기를 바라보며 무심코 말했다.
“영기씨. 저랑 거래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거래요?”
성훈에게는 나름대로 호의적인 감정을 품고있던 영기였다. 성훈은 처음에 충고를 해줬고 지금도 이렇게 식사를 사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제안을 받아들일수는 없었다.
“영기씨와 혜나양. 두 분의 합쳐서 하루 200길드 이내에서는 자유로운 식사를 하실수 있도록 제가 길드를 드리겠습니다.”
삼시세끼를 제공하겠다는 말에 순식간에 둘의 눈동자가 휘둥그레하게 변했다. 근처에서 이야기를 몰래 듣던 몇명도 깜짝 놀랐는지 이 쪽을 쭉 쳐다보고 있었다.
‘한달 내내 제공하면 6천길드. 이렇게보면 꽤 비싼가격이지만 하루종일 사냥에 처박혀있는 대신 정보를 얻을수 있다면 싼 가격이다.’
“제가 요구하는것은 간단합니다. 제가 식사비용을 대는 대신 저에게 정보를 제공해주시는 겁니다. 오늘 알려주신 소동이나 특별한 사건도 괜찮고 정 알려줄게 없으면 건물의 위치라도 알려주셔도 됩니다. 어떻습니까?”
“하겠습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훈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이는 영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