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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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난전
“밀지 마! 내가 먼저 들어왔다고!”
“여기 중상자 있는거 안보여?! 지금 빨리 도시 안으로 들어가서 치료시켜야 한다구!”
“딱 봐도 죽게 생겼구만 그럴바에는 차라리 다른 사람들을….”
“너 지금 뭐라고 그랬냐!”
성문 근처는 완벽하게 난장판이 되있는 상황이었다.
한국놈들이야 진작에 때려부수고 승리를 거둘거라고 생각한것과는 정반대로 갑자기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성에서 다시 부활하는것을 확인한 도쿄의 사람들은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전쟁에서 승기를 거두고 있다고는 할수 없을정도의 속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을무렵 성 안에 넘쳐나는 엄청난 숫자의 부활자들과 엉망징찬이 되서 간신히 도망쳐나온 사람들로 인해서 완전히 혼란에 빠져버렸다.
그나마 시간적 여유라도 있었으면 모르겠지만 지평선 너머에서 점점 몰려오기 시작하는 연합의 병력들을 보면서 이미 생존자들은 패닉에 빠져버렸다. 그런 상황을 진정시킨것은 료스케였다.
“모두 진정하십시오!”
“료스케님! 일단 내려오셔서 치료에 전념하십시오!”
왼팔이 날아가버리고 안색도 상당히 좋아보이지는 않았지만 목소리만은 당당한채였다. 확실히 료스케가 나타나자 조금은 진정된듯했다.
“성문을 열어서 즉각 부상자를 회복시킬수 있도록!”
“하지만 그만한 물자가 없습니다! 게다가….”
“게다가 뭐냐?!”
성문의 통제를 맡고 있던 남자는 굳은 얼굴로 료스케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중소길드에서 잡음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얼버무리지 말고 확실하게 말해.”
“…조센징 나부랭이들에게 패한 주제에 과연 지휘권을 맡겨도 되는지, 거짓정보로 자신들을 통제할 생각은 하지 말라고 선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놈들이!”
마치 김이현이 강무한의 기분을 사사건건 거스르고 하는 일에 태클을 넣는것처럼 일본측에도 그런류의 조직이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쪽은 김이현처럼 강력한 자나 확고한 구심점이 없어서 뭉뚱그려 중소길드 연맹이라고 부르고 있는것이다.
“현재 주력부대의 피해가 극심하다보니 이 때가 기회라는듯이 설치고 있습니다.”
“알았다, 큼, 저와 신선조가 전력을 다해 후방을 사수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걱정하지 마시고 안전하게 대피하십시오! 신선조는 모두 집결!”
비록 한쪽팔이 잘려나가기는 했지만 카미카제의 대표인 료스케와 신선조가 앞으로 나가 사수를 한다고 하자 사람들의 분위기는 확실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은근슬쩍 료스케를 향해 다가온 사람은 켄신이었다. 입고 있던 갑옷은 온데간데 없고 상당히 초라해보이는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것 같았다.
“켄신,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신선조들과 신풍대를 붙여주마, 너는 먼저 안으로 귀환해서 남아있던 예비전력들과 접촉해.”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거지?”
“중소길드 연합에게 접촉해서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진정시켜.”
내부의 적이 외부의 적보다 위험하다. 0로 봐도 좋을 가능성이기는 하지만 중소길드 연맹이 어디 한번 엿이나 먹어보라는 심정으로 한국과 접촉해서 도시를 넘겨주는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한 료스케의 결단이었다.
“말로 듣지 않으면?”
“무력의 사용도 허가한다. 아니, 오히려 하나 둘쯤은 완벽하게 짓밟아버려서 저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려.”
“그건 네 스타일이 아니지 않아?”
“스타일이고 뭐고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내놨을뿐이야.”
“지금 상황에서 그나마 써먹을수 있는 전력은 중소길드 연합밖에 없을텐데?”
“흥, 그거야 성 밖에서 싸울때나 그렇지.”
코웃음을 친 료스케는 성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성벽과 성문이 있는 이상 굳이 강력한 초인들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저항이 가능해. 공성병기가 있는것도 아니고 이 성안에는 10만명의 초인들이 있어. 지금이야 분위기 때문에 움츠려들어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싸우면 절대로 질 가능성은 없다.”
료스케의 자신감이 넘치는 한 마디에 켄신은 작게 고개를 숙였다. 일이 이렇게 된것이 전부 자신의 탓인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미 판은 뒤집어져버렸고 벌어진일을 되돌릴수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알았다.”
“지금은 눈 앞의 상황에 대처하는것만으로도 부족한 상황이야. 그러니까…알겠지?”
정신적으로 쌓인 피로때문에 당장이라도 주저앉아서 한숨 자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켄신은 당당한 발걸음으로 성문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툭!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혔다. 몇일, 아니 바로 어제전이었더라면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고 압박을 가한다던가 진심어린 사죄를 하게 만들었겠지만 지금은 그럴틈이 없었다.
“천황궁으로 돌아가서 30분정도의 정비를 마치고 바로 헛소리를 내뱉는 놈들의 정리에 들어간다.”
“옛!”
전투에서 도망쳐나온 사람들임에도 전혀 기가 죽지 않은, 오히려 당당한 모습에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격려의 기운을 받았다. 그리고 그건 성훈 역시 마찬가지였다.
쓱쓱.
켄신과 부딪힌 어깨를 쓰다듬고 그가 간곳을 잠시 바라본 성훈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가면은 성훈, 아니 ‘유령’의 트레이드 마크다. 사람의 얼굴보다 훨씬 더 임팩트가 있고 그만큼 외우기 쉽기 때문에 반대로 가면을 벗으니 아무도 자신에 대해서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모습도 철저하게 위장했다. 대충 전장에 나뒹구는 카타나와 넝마를 주워서 착용하고 상처분장을 만들어주자 완벽하게 패잔병으로 재탄생한 성훈이었다.
물론 겉모습만 위장했다고 해결되는건 아니었다. 만약 누군가와 대화를 한번이라도 나눈다면 바로 들통날테니 말이다. 언어의 의미는 이해할수 있어도 언어 자체가 다르다는건 알수 있으니 말이다.
“어이, 꽤 다친것 같은데 괜찮아?”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그러나 성훈은 섣불리 말을 내뱉지 않고 목을 잡고 헛기침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틈을 타 로브를 걸친 여자 마법사, 유키코가 나타나 그를 부축하면서 말했다.
“쿄스케 씨는 현재 목을 다쳐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요, 일단 급하게 치료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하다구요.”
“그런가?”
슬쩍 보니 목에 피로 물든 붕대를 감고 있었다. 게다가 타이밍좋게 각혈을 해대니 더 이상 붙잡지 않고 그냥 내보내줬다. 왠지 눈빛이 너무 생생해서 말을 걸어봤는데 착각이었던것 같았다.
‘그런데 여자 얼굴이 왠지 익숙한것 같았는데?’
기억날듯 기억나지 않는 외모에 남자는 더 이상 생각을 그만두고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키코는 불안한 눈동자로 주변을 이리저리 불러보고 있었다.
“…키코.”
“…….”
“유키코.”
“예, 옛!”
아무래도 자신의 도시로 돌아와서 그런지 감정이 되살아난것 같았다. 그러나 섣불리 움직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성훈에게 당한 고문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트라우마로 남아 머리 깊은곳에 각인되어 있었고 엘리가 펼친 몽상(夢想)의 힘도 그녀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몽상을 수십, 수백번을 연속해서 받은 그녀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거의 희미해져버리는 지경까지 갔었다. 그 속에서 성훈에게서 빠져나간적도 있었지만 제정신이 들어보면 다시 고문실의 안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고민하고 있는듯한 유키코를 어떻게 ‘위로’해줄수 있을까 고민하던 성훈은 비틀거리는 척을 하면서 유키코에게 몸을 부축하면서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어쩌면 이건 현실일지도 몰라, 아니 현실이야. 네가 여기서 한국인이 몰래 숨어들어왔다고 소리를 외치면 나를 잡을수도 있겠지.”
“아, 아니에요. 저는 절대로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본심을 속이면 안되지. 지금 그런 생각을 했잖아? 배신하고 싶으면 배신해도 좋아.”
격렬하게 반응하려는 유키코를 힘으로 제압하면서 성훈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건 알아두는게 좋아.”
“…….”
“여기서 벗어나도 나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시간이 얼마나 흐르더라도 너를 반드시 찾아낼거야. 신고가 어떻게 됐는지는 알고 있지? 내가 알려줄건 하나야, 반항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반항해도 좋아, 네가 생각하기에 기회라고 생각하면 배신해도 좋아. 하지만….”
피싯!
“꺄흣?”
이빨로 유키코의 귀를 깨물어서 살짝 상처를 낸 성훈은 뱀과 같이 교활한 목소리로 말했다.
“과연 어느쪽이 좋을지는 잘 생각해보는게 좋을거야.”
현실이라면, 만약에 죽음이 모든것이 끝인 세계였다면 두 눈 꾹 감고 배신을 했을지도 몰랐다.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니까. 그러나 이 세계는 한 번의 죽음이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올것이다. 이 악마는 설령 지옥 끝이라도 따라오고 자신이 죽어도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되살려낼 그럴 사람이다.
주륵.
흘러내리는 핏방울이 목을 간질이며 지나가는 순간 유키코는 머리속에 있는 쓸데없는 잡생각이 전부 날아가는것을 깨달았다.
“전….”
“전?”
“전 정말로 배신할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그, 그냥 정체를 들키지 않을까 긴장했을뿐이에요.”
공포에 질린, 그러면서도 백치미가 동시에 담긴 미소를 짓는 유키코였다. 처음으로 웃는 유키코를 바라보며 성훈도 마주 웃었다.
씨익.
“그럼 다행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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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저 불경외우는 사람입니다. 절대로 그런 종류의 사심은 들어가지 않은채로 글을 썼습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번뇌야 물러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