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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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열사의 거인.
빼앗기는 쪽보다는 빼앗는 쪽에 있는게 더 낫지 않겠는가?
그리고 설령 빼앗기는 쪽에 서게 된다고 하더라도 보다 강하다면 선택할수 있는 길이 훨씬 많을것이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고! 내일부터는 개인적으로 D급 미션을 수행해야하니 각오 단단히할수 있도록!”
성훈의 말에 사람들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성훈은 단순히 직장에서의 상사나 은인이 아니었다. 그들은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철저하게 선별하고 알게모르게 펼쳐지는 교육을 통해서 어딘가에 있는 북쪽나라의 군인들 못지 않은 충성심을, 신앙심을 가지게 된것이다.
성훈이 명령한다면 아마 망설임없이 불구덩이에 들어갈수 있는 사람도 있으리라. 물론 신앙에 가까운 충성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성훈이 딱히 그들을 진심으로 대해주는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이들의 존재는 쓰기 좋은 패에 불과하다. 어디까지나 이용할수 있는가 없는가가 성훈이 사람을 분류하는 기준이었다.
미리내나 사종원조차도 다뤄야 할 패에 불과했다.
그나마 그런 범주를 벗어나서 조금이나마 ‘진지하게’ 대할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엘리일것이다.
성훈이 쓰고 있는 가면너머를 알고있는, 그리고 자신과 닮았다고 볼수있는 사람.
남을 속이고 거짓을 밥먹듯이하는 저질스러운 악당. 그런 자신이 과연 누구를 진심으로 대할수 있겠는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과정이 어떻든 상관없어. 중요한건 결과. 내가 이긴다는 결과만이 중요하다.’
콰지지직!
수톤, 아니 수십톤은 나갈듯한 거대한 골렘의 주먹을 정면으로 받아낸 남자는 그대로 뒤로 튕겨져나갔다. 피륙으로 만들어진 인간은 이미 자잘한 육편으로 변해도 모자람이 없는 위력이었지만 특수직업 ‘오우거’를 가지고 있는 남자는 그래도 죽지 않았다.
오히려 골렘의 주먹 근처에 실금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야 이 새끼들아! 달라붙어! 몸으로 잡아서라도 시간을 벌란 말이야!’
“씨, 씨발, 저런걸 어떻게 잡으란 말이야! 난 못해!”
간이 부어서 배밖으로 나온 인간이더라도 왠만한 건물만한 크기의 거대 골렘에게 달려들 생각은 하지 못할것이다. 저 골렘이 다가와 손가락으로 두들기더라도 인간은 높은 확률로 즉사한다. 머뭇거리고 있는 사람들을 독려하던 몇몇 사람들은 이마를 찌푸렸다.
그러나 그들의 입에서 쓴소리가 나오기전에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하여간 이 놈들은 말을 못 알아먹는군. 노예는 노예답게 행동해야지. ‘돌격해서 적의 발을 붙잡아라’.”
듣기좋은 나긋한 목소리. 그러나 그 목소리가 불러온 효과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5% 증가합니다.
-용기가 상승합니다.
-흥분 상태에 빠져듭니다.
-명령을 수행하지 않을시 ‘저주’에 걸립니다.
“퍽! 그래, 다 죽여버리자고!”
“죽어! 죽어! 죽어!”
붉게 충혈된 눈과 함께 적을 향해서 돌격하기 시작한 사람들. 아니 그들을 과연 사람이라고 할수 있을까?
녹색으로 변해있는 몸이나 곳곳에 돋아난 털들, 기묘한 색깔로 물든 피부와 비대해진 근육. 인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몬스터에 가깝게 변해있는채 돌격하는 자들과 골렘의 격돌은 그야말로 괴수들의 접전이나 다름없었다.
그 중에서 몇명은 명령에 저항하는듯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으나 곧 몸 곳곳을 쥐어뜯으면서 결국 골렘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짐승들은 꼭 말로 하면 알아듣지를 못한단말이야. 이렇게 채찍질을 해줘야만 움직이다니.”
산책이라도 나온듯 여유로운 태도로 서 있는 애프론의 중얼거림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미미하게 이마를 찌푸렸다. 하지만 누구도 입밖으로 그 사실을 꺼내서 지적하지 않았다. 잭 애프론이 뉴욕를 지배하는 남자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그의 ‘노예’였기 때문이다. 결코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었다.
문자 그대로 그들은 ‘노예’였고 잭 애프론은 ‘주인’이었다.
잭 애프론의 직업은 본래 마검사였다.
그러나 첫번째 강제미션을 끝냈을무렵 그의 직업은 달라졌다. 미션 보상 중 하나를 완벽한 형태로 얻어낸 그는 특수직업인 ‘마왕’으로 전직을 완료했다.
마왕의 직접적인 전투력은 그다지 대단할게 없었다. 그러나 마왕이 가진 특수능력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한 능력이었다.
권속화(E)
등급 : 엘리트(上)
종류 : 액티브
-주종의 계약을 맺을수 있습니다. 종자는 마왕의 힘을 대가로 충성을 약속하고 마왕은 권속이 늘어날수록 강해집니다.
-주종의 계약 : 주종의 계약을 나눌시 마왕은 종자에 대해서 일방적인 명령을 내리는것이 가능해집니다. 명령을 수행하지 않을시 심각한 페널티가 찾아옵니다.
-더러운 축복 : 특수직업을 종자에게 부여할수 있습니다. 특수직업은 강력하지만 심각한 페널티를 가지고 있습니다(부여 가능한 특수직업 : 오크, 고블린, 트롤, 오우거)
-혼탁한 집념 : 종자의 숫자가 늘어날때마다 모든 능력이 증가합니다(50 : 1)
엘리트 상급의 뛰어난 스킬, 게다가 둘수 있는 종자의 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한계점이 보이지 않게 강해질수 있는 어마어마한 스킬로 취급될수도 있었지만 꼭 그런것만도 아니었다.
부여받는 직업도 몬스터의 이름같이 이상하고 한번 계약을 맺게되면 거의 노예계약이나 다름없는것이기 때문에 주종의 계약을 맺을 사람은 없다고 봐도 좋았다. 어떻게해서 사람을 모은다고 할지라도 50명을 모아야 간신히 스탯이 1 오른다.
일종의 계륵같은 스킬이다.
‘하지만….’
이 앞의 남자는 그 계륵같은 스킬을 훌륭하게 바꾸는데 성공했다.
필드가 개방되고 다른 도시의 존재가 밝혀졌을때 애프론은 랭커의 자격으로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이런 곳에서도 인권타령을 하면서 고리타분하게 살아갈 놈은 없겠지? 물론 나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지. 서로서로 도우면서 하하호호 웃으면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딱히 대놓고 비웃거나 하지는 않을거야. 하지만 말이야, 하지만 조금만 솔직하게 생각해보자고.”
“현재 이곳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얼마나되지? 분명한건 처음보다 상당히 줄었다는거야. 신인지 아니면 외계인인지 모를, 우리를 이곳에 데려다놓은 그 녀석들 때문에 우리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이렇게 뚜렷한 대책도 없이 그 때 그 때 상황에 대처해가면서 살 생각을 하는건 아니겠지?”
“상황이 바뀌면 시대도 바뀌어야 해. 도의적, 인권, 도덕, 법률, 인간의 존엄성, 그런건 전부 잠시만 집어치우고 내 얘기를 들어줬으면 해. 이해했지?”
그리고 그 다음엔….
“뭐해? 개미들이 열심히 발을 붙잡고 있는데 너희들은 멍하니 구경만 하고 있을거야?”
“아, 아닙니다.”
각자의 무기를 빼들고 달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애프론이 팔을 내밀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여성이 잔에 와인을 가득 따라줬다. 그녀는 강력한 검사였고 전투에 직접 나선다면 많은 희생자를 줄일수 있음이 분명했지만 결코 나서지는 않았다.
그녀는 ‘1급’ 시민이었고 저들은 ‘노예’였으니 말이다.
“아직도 4만명을 돌파하지 못한건가?”
“죄송하지만 반항이 거셉니다. 아직도 주제를 모르고 반항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어서….”
“그 놈들 전부 죽여버릴까?”
그녀는 잠시 마른침을 삼켰다.
교화소에서 현재 대기하고 있는 사람의 숫자는 2만명이 약간 넘어간다. 지금 그들의 생사가 이 대화에 결정되는 것이다.
“시민들의 복지나 경비나 용병, 칼받이로 사용되는 노예의 숫자가 꽤 부족한 편입니다. 잡음이 나오지 않게하기 위해서는 일단은 두고 보심이….”
말은 이렇게 했지만 어떻게 될지는 예측할수 없다. 애프론은 변덕이 죽 끓듯이 하는 남자였다. 주변 사람들이 전부 말려도 그가 마음을 다르게 먹는다면 어떻게해도 설득할 방법은 없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긴 내 능력치도 올려야하는데 무턱대고 죽일수는 없지. 인내하지 못하면 그게 짐승과 다를게 뭐야? 오, 다 잡은것 같은데?”
힘이 다한듯이 평범한 바위로 변해서 무너지기 시작하는 골렘을 바라보며 애프론은 환하게 웃으며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번 전투에서 희생된 사람의 숫자는 250명. 실력있는 랭커를 동원했더라면 이정도로 어마어마한 피해는 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
산산조각 내버리면 목표했던 물건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목표로 하고 있는 불꽃의 심장은 골렘의 핵을 부수지않고 잡아야만 얻을수 있다. 그리고 환한 얼굴로 돌더미를 뒤지기 시작한 애프론은 곧 이마를 찌푸렸다.
“없잖아?”
엘리트급 제복이 나오기는 했지만 이건 목표물이 아니다.
혹시 누군가 가져가지는 않았을까 생각했지만 주종관계로 묶인 이들이 자신의 명령을 위반하는것은 불가능하다. 그가 알고 있는한 뉴욕에서 이 미션을 수행한 다른 사람이나 길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호오, 그러니까 누군가가 선수를 쳤다 이거지?”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 애프론을 바라본 근처의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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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과 더불어서 시작된 신학기 때문에 휴재가 엄청 길어져버렸습니다. 사실상 지금도 중간고사 기간에 접어든터라 한가하게 글 쓸 시간은 아닙니다만…그래도 언제까지고 놔둘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불규칙적이나마 다시 연재 재개 시작하겠습니다. 에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