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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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진정한 승자.
다른 탑랭커에 비해서 별로 드러나는것도 없어서 지금까지 무시아닌 무시를 당해왔던게 최유재다. 그러나 지금의 공방으로 왜 그가 탑랭커인지를 확실하게 증명해냈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것만큼 상황이 좋은것은 아니었다.
“큭.”
잠시 긴장을 풀었더니 그대로 넘어질뻔했다.
블랙아웃과 레드아웃이라는 현상이 있다. 전투기등에 탑승했을때 원심력이 위나 아래로 크게 작용해 마치 중력이 높아지는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피가 아래로 쏠리는 블랙아웃 현상이 일어나면 뇌와 안구에 피가 적게 들어가 시야가 회색으로 뒤바뀌고 흐려지며 의식을 잃을수도 있다. 반대로 레드아웃은 피가 위로 쏠린다.
레드아웃은 뇌와 안구로 피가 몰리는 현상이기 때문에 눈과 뇌의 모세혈관들이 버티지 못하고 터지기도해서 내출혈을 일으킨다. 레드아웃은 블랙아웃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다.
스텔라 입장에서는 검을 잡고 좌에서 한번 휘두른다. 그러나 가장 멀리까지 뻗어있는 파편은 한번 휘두르는것만으로도 10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한다. 그런 파편에 은사를 걸고 몸을 고정시키고 움직임을 맡긴 최유재는 그 안에서 거의 죽을뻔했다.
날개로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미친듯이 검을 휘둘러대는데 아마 정상인이었다면 강력하고 갑자기 위아래가 바뀌는 원심력의 작용에 진작에 칠공으로 피를 뿜어대며 절명했어도 이상할게 없었다.인간의 한계를 진작에 벗어난 신체와 마력의 보호가 있어도 간신히 버티는게 고작이었다.
‘아무래도 2차전을 치르는건 불가능하겠군.’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다. 마치 머리속에 난쟁이가 틀어박혀서 난동을 피우고 있는것만 같고 생각이 이어지지 않는다. 어중간한 상대도 아닌 탑랭커급의 상대와 싸운다면 조금도 이길 가능성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유재가 다음으로 싸움을 끌고간 이유가 있다. 저 멀리서 느릿하게 걸어오는 전신갑주를 걸친 기사 레오가 낮지만 확실히 귀에 들어오는 소리로 말했다.
“감히 스텔라를 저렇게 만들어놓다니….”
“그럼 내가 죽었어야 했다는 말인가?”
자신이 죽는건 괜찮고 자기들이 죽는건 안된다는 말인가?
왠 웃기지도 않는 농담이냐고 쏘아주려고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반대의 입장이라 생각하면 이해 못할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찌 된 일인지 저 레오라는 남자는 한국인을 향한 무한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차피 싸움을 길게 끌 생각은 없었다.
“짧게 가자.”
양 팔이 교차한순간 마법처럼 손가락 사이사이에 끼워진 단검 8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단검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레오에게 날아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하나한의 위력이 왠만한 마법사가 날리는 마법과 비교할정도로 강력하다. 단검에 폭발력을 불어넣는것은 일도 아니지만 그만큼 마력이 심하게 들어간다.
그런데 지금 주변에서 폭발하는 단검의 숫자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방패를 압에 세우고 최대한 피해를 줄이느라 보지 못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었다. 지금 최유재의 모습을 표현하자면 한 마디로 단검투척기라고 할수 있었다.
기관총이 분당 수천발의 쏟아붓는것처럼 최유재 역시 인간의 몸에 감췄다고는 믿을수 없을만큼의 많은 단검을 던져댄다.
파바바바박!
“흠, 도적이면서 왠만한 마법사보다 훨씬 더 공격력이 높아보이는군요.”
성훈이 내뱉은 말에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로 최유재가 펼치고 있는 공격은 대단했다. 은사와 급소를 노리는 단검 투척술, 순간적으로 생사를 오고가는 초근접 격투전을 펼치는 섬세한 그의 전투방식이라고는 도저히 믿을수 없을정도로 말이다. 최유재는 남아있는 마력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짜내어 마지막으로 남은 단검을 정면으로 던져냈다.
콰아아아앙!
갑옷과 방패 겉면이 검게 그슬린채 웅크려 있는 레오의 모습은 상당히 초라해보였다. 물론 반대로 투구 사이로 드러난 레오의 두 눈은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제법이군. 도적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한 공격력이야. 감춰놓은 카드가 있으면 빨리 꺼내는게 좋을거다. 이제는 죽이러 갈테니까.”
“감춰놓은 패 한 장이 있기는 하지. 장담컨데 이걸 꺼내면 이 싸움은 바로 끝날거야.”
“그게 뭐지?”
최유재는 씨익 웃으며 양 팔을 들어올렸다.
“항복. 내 패배야.”
“…뭐?”
훌륭한 전투와 방금전 압도적으로 밀어치는 장면을 연출한 장본인이 마치 놀리기라도 하듯이 항복을 선언하자 레오는 입을 떠억 벌렸다. 물론 미리내나 성훈을 비롯한 신시의 사람들은 그럴줄 알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 정도의 폭격을 날리고도 싸울 힘이 남아있으면 내가 진작에 도적으로 직업을 갈아탔지.”
최유재는 어차피 제대로 싸울수 없다는것을 알고 모든 체력과 마력을 쏟아부어 레오의 체력을 조금이라도 깎아내려고 한것이다. 더 이상 승산없는 싸움에 몸을 던질만큼 최유재는 바보가 아니었다.
“더 이상 싸울힘이 하나도 없어서 말이지. 그럼 난 이만 퇴장하지.”
“잠깐!!!!! 멈춰라!”
팔 하나는 날릴 생각으로 방패를 내던졌지만 패배선언을 한 최유재에게 피해를 입히는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이해할수 없는 각도로 꺾어진 방패는 최유재의 발 앞에 깊은 상흔을 냈을뿐이었다.
“뭐지?”
“네 놈! 어떻게 한 국가의 대표로 나왔으면서 이렇게 허무하게 승리를 포기할수있지!”
“뭐가 문제야? 이겼으면 된거 아니야? 얻어맞은게 억울하면 다음에 나올 타자한테 분풀이를 하시던가.”
“그런 뜻이 아니다!”
쿵!
레오가 밟은 진각이 대지를 울렸다. 그의 얼굴에 어려있는것은 분노였다. 테레사의 원수라는 것에서 생겨나는것과는 다른 것, 아니 그것은 분노가 아니라 경멸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네 녀석의 싸움에 몇만명의 목숨이 걸려있다.”
“그렇지.”
“네가 지고 나머지 사람들이 지면 수만명 역시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물러나는가? 싸울힘이 없어도 달려들어서 발목이라도 붙잡아야하는것 아닌가? 검 한번 더 휘두를 체력이라도 빼내야 하는것 아닌가! 어떻게 한 나라의 대표라고 나온 사람이!”
레오는 프랑스의 지도자로써의 권리만 누리는게 아니라 그에 합당한 의무도 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테레사의 원수를 갚는것이기도 했지만 자신만을 보고 있는 프랑스인들을 위해서 죽기 직전까지 상대방의 발을 붙잡고 늘어질 각오가 되어있다.
그것이 위에 선 자의 의무다.
한편 최유재는 레오의 태도를 보고 무언가를 짐작한듯 머리를 긁적였다.
‘요새 보기 힘든 사람이군.’
“우리 도시에서는 참 보기 힘든 타입의 사람이군. 그 쪽은 당신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는 몰라도 우리들은 그 쪽이랑은 달라서.”
“다르다?”
“이 쪽은 개인주의가 상당히 만연해 있어서 말이지. 사람들이 나를 먹여주고 재워준것도 아니고 목숨의 은혜를 입은것도 아닌데 대체 내가 왜 사람들을 위해서 희생해야 되지?”
“그게 대체 무슨 개소리냐! 같은 민족이고 같은….”
“흠, 내가 말재간이 없어서 이런건 제대로 설명을 못하겠군. 저기 있는 유령이라면 설명을 잘해줄것 같은데 말이야. 어쨌든 더 이상 시간을 끌 생각은 없어.”
최유재는 망설임없이 경계 밖으로 걸어나가면서 말했다.
“내가 볼때는 네가 최대한 피해를 회복하려고 시간을 끄려는걸로 보이거든. 그럼 이만.”
“이 놈! 나를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거냐!!!!”
말 한 마디로 순식간에 자신을 닭 쫒던 새로 만든 최유재는 묘한 웃음을 남기고 시야 너머로 사라졌다.
“몸은 어때?”
“최악입니다. 살짝만 움직여도 어깨가 쑤십니다.”
“그 정도면 잘했어. 한 놈 잡은것만으로도 밥값은 한거야.”
툭!
강무한은 격려의 의미로 가볍게 어개를 두드렸을 뿐이지만 최유재는 벌레라도 씹은것마냥 인상을 찌푸렸다. 그만큼 그 안에 담긴 힘은 컸다.
“그다지 안녕해보이지는 않는군.”
“그 녀석은 어떻게 됐지?”
“그 녀석?”
“방금전에 돌아간 녀석 말이다. 전투를 피한 비겁자!”
강무한은 신시를 대표하는 집단의 수장이다. 그러면 적어도 무책임하게 전투를 포기한 최유재를 가만히 두지 않았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빗나갔다.
“어쩌긴 뭘 어째. 열심히 분발했으니까 쉬라고 말했지.”
“이럴수가. 방금전의 그 녀석 하나만 특이한것이라고 생각했거늘 머리부터 썩었구나!”
“썩어?”
“그렇다! 사람들의 목숨을 책임진 자로써, 흡?!”
콰아아아앙!
순식간이었다.
어느틈엔가 등에 매달린 단창을 손에 든 강무한이 전력을 다해 그것을 던져냈던 것이다. 창을 비스듬히 받아서 흘려냈음에도 불구하고 온 몸이 지릿지릿하게 울려왔다. 본래 사용하던 방패 대신 아이기스라는 차원이 다른 방패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그런데도 이런 파괴력이라면 대체 저 자는 얼마나 힘이 세다는것일까?
“후우, 안 그래도 그거 때문에 빡치는데 이게 제대로 신경을 건드네?”
강무한은 강무한 나름대로 두 눈이 돌아가기 직전이었다.
적어도 지금까지 착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스스로의 이익을 쫒아서 한 일이기는 하지만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도시를 지키고 체계와 법률을 만들어 사람들을 보호해왔다. 딱히 세금을 거둬가거나 대가를 바란 일도 아니다. 그 정도로 해줬으면, 인간이라면 적어도 고마워하는 마음은 품을줄 알았다.
‘대체 어떻게 사람들이 그럴수가 있지?’
그러나 고작해야 헛소문 하나에 휩쓸려 마치 대죄라도 지은것마냥 자신들을 비난하고 언제부터 자신들이 주인이라도 된것인지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을 바라볼때는 솔직하게 전부 피떡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었다. 지금까지 해온것이 아깝기도 하고 대의명분을 포기할수는 없다는 생각에 울며겨자먹기로 참았는데 레오가 딱 그 부분을 건드린것이다.
“코쟁아, 넌 지금 아주 큰 잘못을 저지른거야. 처음 봤었을때부터 네 놈이 마음에 안들었어. 남의 부하를 가지고 죽이니 마니 할때부터.”
“나도 네가 마음에 안들기는 마찬가지다! 테레사의 죽음과 네 녀석의 부하가 관련되어있음은 확실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훙훙!
단창을 휘둘러 투창자세를 취한 강무한과 방패를 앞세운 레온이 동시에 말했다.
“떄려죽여주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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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새로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번에 한번 크게 고장난 이후로 어찌어찌 수리해서 쓰고는 있는데 영 상태가 시원찮아서…
새 키보드로 글을 쓰면 글이 더 이쁘게 써지겠죠? 하앜, 하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