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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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득템?
꿀꺽.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주변에 확실하게 울려퍼졌다.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공중에 치솟아오른 머리카락과 반대로 조금의 감정조차 선보이지 않는 무표정, 양 손에 들린 검은 조금이라도 수틀리는 대답이 들려올시 그대로 베어버리겠다는듯이 시퍼런 검기를 내뿜고 있었다. 칼바람 앞에 맨몸으로 노출된듯한 오한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먼저 입을 연것은 성훈이었다.
“이, 이 녀석은 내 소환수야!”
“소환수?”
“그래, 피부색을 보면 알겠지만 딱봐도 인간이 아니지?”
옅은 보랏빛의 피부와 머리에 돋아나있는 뿔. 확실히 인간이 아니긴하다.
“성훈님이 소환했단 말씀이십니까?”
“그래!”
“…확실히 아예 불가능한 말은 아닙니다만.”
다른 사람이면 모를까 성훈이라면 소환사의 능력을 갑자기 사용한다고해도 이상할게 없었다. 미리내에게 있어서 성훈은 못하게 없고 안하는것도 없는 그런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성훈이 소환수라고 주장하는 여자였다.
“마족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몸은 여자로군요. 이런 소환수는 처음보는데요?”
소환수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동물형이나 거기에 곤충형이나 혼합형 같은 여러가지 종류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런식으로 인간의 형태를 지닌 소환수는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만큼 의심할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 소환수가 무엇보다 여성형이라는게 왠지 모르게 미리내의 신경 한 구석을 자극하고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얻은 녀석이야. 이 책을 얻으니까 딸려온 녀석이지.”
“아, 그러고보니 예상치못한 장면을 봐서 깜빡 잊고 있었군요. 회복하셔서 정말로 다행입니다. 몸은 어떠십니까?”
“그럭저럭이랄까? 내가 의식을 잃은 후로부터 시간은 얼마나 지났지?”
“반나절정도 지났습니다. 그동안 성훈님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쩔수없이 계속 물러날수밖에 없었습니다.”
미리내 혼자라면 진작에 미션을 완수하고 벗어날수 있었을테지만 성훈을 혼자 남겨두고 갈수 없었던 그녀는 옆에서 성훈을 보호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전투를 피할수밖에 없었다.
“그래?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서 다행이군.”
“예 정말로 다행입니다. 만약 계속 시간이 지나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면 책을 쥐고 있는 손목 자체를 베어낼 생각이었습니다만.”
“그, 그런 무서운 방법은 좀 자제해주면 좋겠는데. 물론 진짜 위험해지면 차라리 그렇게 하는게 낫기는 하지만.”
“어쨌든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안비니다. 성훈님 방금전 대체 저 여자와 무슨 일을 하려고 했던겁니까? 당연히 그럴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진짜로 존재하는것도 아닌 소환수를 상대로 뭔가 이상한 짓을 하려고 했던것은 아니겠죠?”
“그럴리가. 단지 저 녀석이 이상하게 달라붙은것 뿐이야. 대체 나를 어떤 놈으로 보는거야?”
“역시 그렇지요? 죄, 죄송합니다. 눈앞에 보이는 모습에 당황해서 평정심을 잃을줄이야. 저도 아직 갈길이 멀군요.”
‘이 년도 정상이 아닌데?’
자기조차 떨릴정도의 살기를 뿜어대면서 고작해야 한 마디에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검을 집어넣는 여인. 새로운 주인을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서 여기서는 일부러 애인처럼 끈적하게 달라붙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이 주인의 성격과 여자의 살기를 동시에 받고 차마 실행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
이 주인은 그런 일을 하면 당황하기는커녕 환하게 웃으면서 다시 하드한 플레이를 이어갈것 같았고 저 여자는 뭔가 말하기도전에 검으로 일도양단해버릴것 같았으니 말이다.
“어쨌든 간단하게 통성명을 하지. 난 유성훈. 그리고 이 녀석은 미리내라는 내 동료다. 그리고 너는…너 이름이 뭐냐?”
“저는 이름이 없습니다. 주인님이 원하시는 이름을 마음대로 붙여주시면 됩니다.”
“설마 이번에도 이름을 붙이면 바꿀수 없다던가 그런건 아니지?”
“아닙니다. 그냥 저를 부르기위한 이름이니만큼 언제라도 마음대로 지으시고 바꾸실수 있습니다.”
“그래? 그러면….”
“보랑이로 하죠.”
그 순간 책은 입을 다물었다.
‘뭔가 거창한 이름을 바란건 아니지만 설마 지금 내 피부 색깔이 보라색이라고 보랑이라고 하자는건 아니겠지’
기르는 개의 털 색깔을 보고 검둥이나 바둑이라고 붙이는것만큼이나 무성의한 이름에 책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설마 진짜로 그런 이름을 짓겠나 싶은 생각에 그런것이다. 아무리 주인이 제정신이 아니더라도 자신같이 아름다운 여성의 몸을 취하고 있는 자에게 보랑이같이 성의없는 이름을 붙이겠는가?
“그거 좋네. 보랑이라고 부르자.”
“잠깐, 잠깐만요!”
“왜?”
“너무 거창한 이름을 바라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랑이라는 이름은 너무 무성의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좀 더 좋은 이름이 있을것같은데.”
“미안하지만 내가 작명센스가 없어서. 그게 싫으면 헬렌이나 앨리스, 제인 이런 이름은 어때?”
어딘가의 교과서에 나올법한 무성의한 이름이 열거됐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최소한 보랑이보다는 나았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그 제안이 채택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뇨, 보랑이가 제일 좋습니다.”
“왜, 왜죠?”
“당신은 성훈님이 소환해낸 소환수. 즉 일종의 애완동물이나 다름없는 입장이니만큼 그에 걸맞은 이름을 붙여주는게 맞죠. 뭔가 거창한 이름을 원하신겁니까?”
‘왠지 미리내가 평소보다 더 차가운것같은데?’
매사에 있어서 칼로 자른것같이 단호한게 미리내의 특징이었지만 어째 지금은 더 그런 느낌이 있었다. 물론 그 대상이 자기가 아닌만큼 성훈은 그냥 조용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한편 대놓고 무시를 받은 책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정말로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구나. 주인이라는 작자부터 그 주인의 동료라는 녀석까지 하나도 마음에 드는게 없어.”
“마음에 안 드는게 있으면 뭘 어쩔 생각입니까?”
“당연한거 아닌가? 주인이야 어쩔수 없다지만 다른 녀석들이 자기 주제파악은 확실히 할수 있도록 손을 봐줘야지. 주인, 이 여자에게 본떄를 보여줘도 되겠지?”
“뭘 하든 상관은 없는데 넌 왜 자꾸 존댓말을 했다가 반말을 했다가 그러는거야?”
성훈의 환심을 사기위해 철저하게 아랫사람의 입장을 유지하려던 책이었지만 자기도 모르게 주변의 너무한 대접때문에 자꾸만 연기가 깨지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주인님.”
“뭐 어떻게 부르든 상관은 없지만. 그리고 잠깐 나는 바깥 좀 둘러보고 올께. 미리내 주의할만한게 있어?”
“없습니다. 다만 군데군데 표범이 나타나니 그 점만 신경쓰시면 될듯합니다.”
“그래? 그럼 가급적 소란이 커지지 않게 둘이서 천천히 이야기를 나눠봐.”
방금 병상에서 일어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활기차게 숲속으로 사라진 성훈을 바라보던 미리내는 쌍검을 뽑아들며 말했다.
“손을 봐준다고 했던가? 뭘 어떻게 할 생각이지?”
“당연한거 아닌가? 내가 어지간히 우습게 보인 모양인데 과연 그 예쁘장한 얼굴에 상처를 입고도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있을수 있는지 창 궁금하네.”
“그 말 그대로 돌려드리죠. 아 안심하십시오. 검면으로 칠테니 죽지는 않을겁니다.”
‘예상밖의 수확을 거둔것은 좋지만 역시 문제는 이 미션의 클리어로군.’
벌써 하루를 날려버렸다. 생각지도 못한 기연을 얻기는 했지만 본래 목적인 미션의 클리어는 조금도 진보하지 못했다. 이렇게 된 이상 시도해볼만한것은 하나뿐이다.
“제단에서 본 내용대로 그 의식이라는걸 치르게 만들어야 해.”
그 의식을 치르면 최소한 죽이되든 밥이되든 무언가는 나올것이다.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망설이지 않는다는게 성훈의 장점이다. 일반인이라면 말도 안통하는 원시인들을 상대로 대체 어떻게 그 의식이라는걸 치르게 만들지부터 고민할것이다. 그러나 그런것정도야 간단하게 생각해낼수있다.
제단에 적혀있는 기록에서 확인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
밤에 나타나는 괴물과 그 괴물을 베어내는 신물이라고 할수 있다. 괴물은 아마 성훈이 마을에서 훔쳐냈던 이 책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책으로 소환가능한 보랑이는 밤에는 능력치가 20% 상승하며 마(魔)속성을 지니고 있는 불길한 존재다.
즉 밤에 나타나는 괴물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그럼 그 불길한 존재를 이 원시인들이 제단을 이용해 만들거나 소환해낸 신물로 베어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너무 과도한 해석이기는 하지만 상관없지.’
비약에 거의 대부분이 상상력으로만 이루어진 신뢰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추론.
그러나 성훈은 자신의 추측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상관없었다. 미션이라는것은 성훈이 방금전 얻은 이름없는 책이나 특별한 직업, 또는 스킬같은 일부 기연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시 도전이 가능한 반복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즉 한번 실수한다하더라도 크게 걱정할건 없다. 나중에 한번 더 도전하면 되는일이니 말이다.
쿵…쿵…쿵.
멀리서 들려오는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에 성훈은 자연스럽게 기척을 죽이며 그곳을 향해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소리의 근원지에는 미리내가 말했던것으로 보이는 표범과 여섯명정도 되어보이는 원시인이 싸우고 있었다.
일반적인 표범과는 크기를 비교하는것조차 미안해질만큼 거대한 표범이 앞으로 달려들면서 공격하고 있었지만 원시인들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그 무시무시한 신체능력을 이용해서 표범의 돌진을 막아내고 마치 포탄같은 위력의 돌맹이를 던져대서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히고 있었던 것이다.
점점 원시인들의 우세로 기울어가는 싸움을 바라보면서 성훈은 이곳에 떨어져서 벗고 있었던 가면을 착용했다. 다만 룬 블레이드는 뽑지 않고 이번에 새롭게 얻은 이름없는 책을 꺼내들어 가볍게 펼쳤다.
‘어디 한번 새롭게 얻은 능력을 활용해볼까?’
파르르르륵!
비록 50%의 추가로 마력이 소모되기는 하지만 5서클 이하의 흑마법을 일부 사용할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성능. 얻었으면 실험을 해주는게 당연했다. 스킬창에 새롭게 떠오른 셀수없는 수많은 종류의 마법들을 바라보던 성훈은 그 중 흑마법사의 상징이라고 볼수있는 가장 대중적인 마법을 찾아낼수 있었다.
물론 지금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마침 표범이 죽어나가면서 딱 재료도 마련된 상황이다.
“애니메이트 데드(Animate D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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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감사하신 독자님의 지적으로 지혜 스탯에 대해 일부 수정을 가했습니다.
더불어서 내일은 제사가 있어서 오늘 내려가느라 올리지 못할것 같습니다 게다가 다음주에는 기말고사까지 겹쳐서…, 물론 가능하면 올리도록 노력은 하겠습니다만. ㄷㄷㄷㄷ
착하신 독자여러분들은 기다려주실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