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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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용기? 만용?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로키가 잘못됐다고 할수만도 없는것이 일단 오류이기는 해도 미션을 발동시킨것은 성훈이고 그가 직접 하겠다고 주장했다.아예 없는것을 해달라고 강짜를 부리는것도 아니니 사실은 해주는게 옳은 일이었다.
그러나 성훈을 서포트하는 입장으로서 최대한 안전한 길을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되돌릴수 있도록 한것인데 아무래도 로키는 자신이 주목하는 사람이든 뭐든 그냥 재밌기만 하면 장땡인듯 싶었다.
“정 그러시다면….”
“저기 잠깐 괜찮을까요?”
“응?”
둘의 대화에 끼어든것은 성훈이었다.
성훈이라고 눈치가 없는게 아니다. 아니, 눈치만큼은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그 눈치가 이 상황의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맹렬한 경고를 해대고 있었다.
‘뭔가 이상하다!’
성훈이 최초의 시련 미션을 진행하려고한건 약간의 자만심이 섞여있기도 했었지만 무엇보다 깰수있다는 확실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인의 칭호를 얻은 자에게 주어진 미션을 초인이 깰수없을 난이도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니 뭔가가 이상했다.
‘제리는 몇번 보지 못했지만 최대한 나를 도와주는 입장이었다. 처음 이 세계에 떨어질때, 강제 미션을 진행하기전등 적절한 휴식으로 최고의 몸상태를 만들게해주고 마음을 가다듬을수 있도록 도와줬지. 지금 제리가 나타났다는것은 지금 할 미션 역시 만만치 않다는 의미가 된다. 과연 이 미션을 속행하는게 옳은 일일까?’
아주 작은 불안감이 싹을 틔웠다.
나도 이 정도면 슬슬 좀 당당하게 나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을 누르고 초조함이 느껴졌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나는 대화하는걸 좋아하거든.”
“그리 대단한건 아니고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 뭔가의 착오가 생긴듯한데 아무래도 이 미션은 다음 기회로 미루는게 어떻습니까?”
“다음?”
“예. 저는 규칙을 어겨가면서까지 제 의견을 고집할만큼 이기적인 놈은 아닙니다. 이렇게 로키님께서 직접 나오실정도면 분명히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이니 이만 돌아가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쳇. 아까워라.’
로키는 은근슬쩍 태도를 바꾸는 성훈을 보고 혀를 찼다.
악당의 가치는 그가 행하는 행위가 경중이 아닌 마음가짐과 다짐에 의해서 평가된다. 연쇄살인을 저지르고 온갖 강력범죄를 망설임없이 행하는 악당이 있더라도 단순한 쾌락과 자기만족을 위해서 행한다면 그 사람은 단순한 삼류악당일수도 있다. 반대로 그다지 대단치도 않은 경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그 행동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따라서 일류악당이 될수도 있다.
성훈을 악당으로서 평가하자면 삼류, 혹은 아주 잘 쳐져봐야 이류라고 할수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자기만의 이득을 추구하는 저급한 악당만이 도달할수 있는 세계가 있고 성훈은 그곳에 도달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 그 저급한 악당의 본능이 위험을 감지하고 경고성을 보내고 있는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도 어느정도의 위험은 감지하고 그것을 회피하려는 감각정도는 있을것이다. 그러나 성훈의 경우에는 그 위험을 회피하는것에 대한 마음가짐이 다른 사람과 차원이 달랐다.
‘뛰어난 녀석들일수록, 오히려 그런 녀석일수록 힘, 지혜, 자존심, 명분 등을 건드리면 거기에 자극받아 위험본능을 무시하면서 행동한다.’
이를테면 이 자리에 있는게 강무한이나 미리내같은 사람이라고 해보자.
만약 그 둘에게 ‘내 신발을 발로 깨끗하게 핥으면 보내주겠다’라거나 ‘여기까지 와서 지레 겁먹고 물러나는거냐?’ 같은 말만 하더라도 바로 미션을 진행하겠다고 할것이다. 그러나 성훈은 다르다. 이 녀석은 진짜로 발을 핥고 자기 능력이 그거밖에 안된다면서 비하하고는 뒤로 빠져나갈 놈이다.
‘아 거참 짜증나네.’
어느정도의 간접적인 영향은 가능해도 인간들에게 직접으로 무언가 영향을 끼치는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애초에 이 더 미션이라는 세계를 만들어낸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 오류로 일어난 일이고 성훈이 지금 거절의 뜻을 비췄으므로 돌려주는게 옳다. 그게 옳기는 하지만….
“즉 네가 말하고 싶은걸 정리하자면 이런거겠지? 이 미션을 일단 수행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오류로 인해서 일어난 일이고 나를 귀찮게 하는게 아닐까 싶은 마음에 미션을 포기하고 싶다. 그런거 아니야?”
“예? 음, 그게….”
“이야.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뭔가 통하는게 있네. 나랑 이렇게 만난지 얼마나 된다고 이렇게 나를 위해줄줄이야! 너무 기쁘단 말이야!”
“그, 그렇습니다. 제 마음을 꿰뚫어보시는것만 같군요.”
로키가 친근한 태도를 보이자 성훈은 일단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와 친해져서 나쁠건 없을것같았다. 아니, 오히려 신과 친해질수 있는 기회라니! 이건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성훈의 시야가 암흑으로 물들었다.
“로키님!”
“응? 왜?”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겁니까? 이곳에서 신들의 인위적인 개입은 절대로 용서되지 않습니다. 유성훈은 분명 자기 의사로 이 미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든것의 정점에 있는 절대자. 노인이 아예 이 세계를 뒤로 돌려버릴지도 모른다. 로키의 인위적인 간섭이 일어나기 전의 세계로 돌려버리고 애초에 그가 이곳에 나타나지 못하게 하는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로키는 풍선껌을 크게 불면서 손바닥을 올렸다.
“인위적인 개입? 누가?! 감히 어떤놈이 그런 간큰일을 저지른거야?!”
“바로 로키님을 말하는겁니다!”
“응? 나?”
로키는 진심으로 이해할수 없다는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
“뭔가 오해하고 있는 모양인데 제리. 나는 그 아이의 의사를 무시하거나 내 멋대로 행동하는 그런 행위는 저지른적 없어. 어디까지나 더 미션에 참가하는 존재의 의사를 존중해서 행동한것 뿐이지.”
“그게 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생각해봐. 이 녀석이 자기 입으로 미션을 하지 않겠다고 한적이 있나?”
제리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성훈은 간접적으로 미션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또는 나중으로 미루는게 어떻냐고 의견을 물어왔을뿐이다. ‘저는 이 미션 안 하겠습니다’ 같은 단호한 말은 한적이 없는것이다.
“그, 그건….”
‘어영부영한 태도는 이런식으로 문제를 일으킬수 있다고.’
성훈이 자주 사용하는 애매모호한 발언은 로키도 즐겨 쓰는것이다. 상대방을 가지고 노는데 이것보다 재밌는 기술은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건 언젠가 한번 단단히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다.
“나는 분명히 물어봤다구? 너는 이 미션을 하고 싶냐? 하고 싶지만 내가 귀찮을까봐 미루려는게 아니냐, 라고 말이지. 그리고 그 질문에 저 녀석은 분명하게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지. 저 녀석의 의지를 존중해서 나는 친히 귀찮음을 무릅쓰고 미션을 진행할수 있도록 도와준거야.”
“…으으음.”
“오히려 이건 일 열심히 했다고 칭찬을 받아도 모자란 일인데 그런식으로 생각하면 섭하지. 쯧.”
제리는 입을 떡 벌리며 로키를 바라봤다. 웃기지도 않는 말장난이지만 분명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긴했다. 이 경우에는 의사표현을 애매하게 한 성훈에게도 일말의 잘못이 있는것이다.
“그리고 나 배고픈데 뭐 간단하게 먹을거라도 주지 그래?”
어차피 시작되버린이상 자신이 뭘 어떻게 하는것은 불가능했다. 성훈에게 주려고 만들어놓은 과자와 차를 내놓자 로키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연신 그것들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 생명이 하나 남아있으니 최악의 상황에 빠지지는 않겠지.’
“큭! 이 망할 신이!”
미션에 떨어질때의 익숙한 감각과 함께 바뀐 시야를 확인한 성훈은 이를 갈며 외쳤다. 설마 자신의 의견은 무시하고 다짜고짜 이곳으로 보낼줄은 몰랐다. 그래도 신중에서는 나름대로 노려볼 구석이 있는 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맞을줄이야.
‘아니, 일단 중요한건 상황을 파악하는거다. 그 녀석에 대한 분노는 나중이야. 나중에 되값아준다. 나는 지금 A급 미션에 떨어져있는거라고!’
스릉!
몸에 익은 동작으로 룬 블레이드를 뽑아든 성훈은 재빨리 주변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일단 바깥은 아니었다. 천장과 벽은 특별한 장식이 없는 민무늬의 벽으로 단단하게 둘러쌓여져 있었으며 창문같은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여섯개의 통로가 나 있었고 그 통로의 위에는 각각의 단어가 써져있었다.
“뭐야 이건? 왜 여섯개나 있는거야?”
일단 위의 글귀로 추측하건데 아마 이 통로는 각 능력에 해당하는 능력을 확인하는 모종의 장치, 또는 그 능력치에 특화된 보스 몬스터가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최초의 시련이라는 미션의 이름과 연계해서 생각해본다면 어느정도 감을 잡는것은 가능한 일이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건 저 능력에 해당하는 보스 몬스터가 안에 있는것. 근력에는 트윈 헤드 오우거, 민첩에는 바람의 정령, 지혜나 마력에는 엘더 리치와 같은 녀석들이 있겠지. 이 여섯개의 길 중에서 내 가 가장 자신있는 한 가지만 클리어하면 되는건가? 아니면 여섯가지 모두?’
잠시 머리를 긁적이던 성훈은 일단 한곳을 결정해서 들어가보기로 결정했다. 백날 고민해야봐야 결국 한번 보는것만 못하다. 여섯개의 문중에서 성훈이 선택한곳은 바로 [지혜]의 문이었다. 가장 높은 능력치이기도 했고 반대로 지혜에 특화된 몬스터가 나와도 충분히 상대할만했다. 근접전에서 무지막지한 강력함을 자랑하는 몬스터보다는 차라리 마법을 뿌려대는 몬스터가 상대하기 쉬웠으니 말이다.
쿠웅!
성훈이 통로 안으로 들어서기 무섭게 거대한 돌덩어리가 떨어져 길을 막아버리고 말았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본 성훈은 마력을 서서히 일으키며 왼손에는 이름없는 책을 쥐었다. 이 너머에 몬스터가 있다면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서 덤벼야한다.
‘다행히 지금 나는 룬 블레이드와 영웅의 세트를 비롯한 모든 아이템들의 스킬을 바로 발동할수 있다. 만약의 상황이 닥쳐온다면 헬 파이어를 사용하면 돼.’
한달에 한번만 사용가능한 궁극의 보험.
룬 블레이드를 단단히 움켜쥔 성훈의 시야에 점점 통로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찬란한 빛이 새어나오고 있는 통로 너머를 향해서 서서히 다가가는 성훈의 귓가에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리 좀 오게나. 그렇게 느릿느릿 오다가 이 늙은이의 수명이 다해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네.”
설마 말을 할수 있는 몬스터인가? 그렇다면 상대하는게 훨씬 더 까다로워진다. 말을 할수 있다는것은 그만큼의 지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고 단순하게 싸우는 몬스터보다 훨씬 더 다양한 술수를 이용할수 있다.
어쨌든 상대방에게 이 쪽의 존재를 들킨이상 성훈은 당당하게 나가기로 결심했다. 야구 선수들이 그러는것처럼 룬 블레이드를 오른쪽 어깨위에 걸치고 책을 잡고 있는 손에서는 힘을 빼서 터덜터덜 흔들리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손을 써야할 순간이 온다면 그 누구보다 빠르게 공격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통로 너머로 나온 성훈은 순간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만나서 반갑다네. 내가 바로 이 ‘지혜’의 관문을 맡고있는 노인이라네.”
뼈다귀만 남아있는 앙상한 해골도, 머리만 남아있는 몬스터도 아닌 지극하게 평범한 노인이 앉아있었다. 꽤 넓어보이는 공동 안에는 다른 몬스터나 특별한 함정같은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한쪽 구석에 여러가지 잡동사니가 잔뜩 쌓여있을뿐.
그러나 당황한것과는 별개로 성훈은 살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어르신.”
“허허허허, 역시 지혜의 관문에 제일 먼저 도전한 사람답구만 그래. 예의도 참 바른것이 마음에 들단 말이야.”
일단 전투를 벌이고자 하는 기색은 없는것같았지만 성훈은 긴장을 풀지 않았다. 이건 A급 미션이라고 몇번이나 머리속으로 되뇌이며 경계심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 흉악한 물건을 내려놓고 이리로 오게. 이곳은 그런 야만적인 물건을 쓰는곳이 아니라네.”
“싸우는것이 아니라면 여기서는 뭘하는겁니까?”
“흘흘흘. 여기는 지혜의 관문이라네. 그러면 여기서 뭘할것 같나?”
툭툭.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두들긴 노인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연히 머리를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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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조아라를 이용한 글쓰기는….안한다….
순간의 실수로 날려버린 글이 대체 왜 복구가 안되는거죠?!!!!!! 으히히히히, 내, 내 12K!!!!! 내 12K!!!!!!!!!!!!!
…전문적으로 글쓰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