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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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나는 놈
아무래도 체력저하와 중독에 의해서 기절상태에 빠진것 같은데 일단 당장 깨울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성훈은 엘리는 조금 떨어진곳에 옮겨두고 아연을 문을프의 곁으로 데리고갔다.
‘이 여자도 첫 번째 목숨이군.’
일우와 아연 둘 모두 첫 번째 목숨이다.
일우와는 되돌릴수 없는 악연을 맺었다. 애초에 목숨을 하나 빼앗은 시점에서 더 이상의 대화나 타협따위는 불가능할것이다. 그러나 아연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 애초에 독을 먹인것도 일우고 배신을 한것도 그였으나 나는 일행에서 뒤떨어진채 홀로 남아있었으니 다음에 만나면 같은 피해자로 볼수도 있을것이다.
‘그건 다행이군.’
[‘각성중인 문울프’가 ‘각성한 문울프’로 변화합니다] [문을프의 강력한 포효가 전신을 감싸나 굳건한 의지가 포효를 떨쳐냅니다]“크허어어어어엉!”
각성전보다 1.5배는 커진듯한 체구와 날카로운 이빨 풍겨져나오는 기운은 일반인이라면 공포에 떨어서 움직일수조차 없을만한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녀석은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다. 이미 동철의 활약에 의해서 한 팔이 잘려나가고 다리 한쪽이 엉망진창인건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명색이 진화까지 끝마친 보스인데 오히려 일우보다도 약한감이 있었다. 체력이 이미 큰 폭으로 감소되고 신체 한 부위가 없는 문울프따위는 눈깜짝할 사이에 처리할수 있다. 결국 기껏 강해진 보람도 없이 문울프는 마법까지 아낌없이 사용하는 성훈에 의해서 허무하게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제 월석을 매만지면 미션을 완수할수 있다. 그러나 성훈은 쓰러진 문울프의 피를 손바닥에 묻히더니 그대로 월석에 대고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그그그그긍!
높이만 5m는 될법한 월석이 서서히 둘로 쪼개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월석뒤에 나타난공간안에 있는것은 일우가 기대하던 보물과는 전혀 닮은 구석이 없는것이었다. 양쪽으로 돌로 만들어진 석관이 차곡차곡 눕혀져있었고 그 숫자는 오십에 다다르는 숫자였다.
“이 안에 보물따위는 없다고. 멍청한 놈.”
사실 처음 이 달맞이 동굴 조사를 했을때도 하급언어학을 익히고 있던 성훈 역시 일우와 같은 착각을 했다. 어떻게든 이 기연을 얻고 말겠다는 생각에 파티가 전멸할만한 상황을 만들어서 세 명을 제물로 바치고 문울프를 깨운것이다. 그리고 간신히 문울프를 쓰러트리고 이 곳까지 다다른 성훈은 예상했던 보물은 온데간데 없고 찾은 석관에 멍청한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석관안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가사 상태에 빠져있는 웨어 울프였다.
처음에 보고는 정말로 황당했었다. 혹시 자기가 뭔가 놓친게 있는건가 싶어서 이잡듯이 열심히 뒤졌지만 결국 오십마리의 웨어울프 이외에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성훈은 아쉬운대로 심장이나 이빨 등 돈 될만한것을 채취하고 나왔다. 그리고 중급언어학까지 익혀서 다시 달맞이 동굴을 찾은후 자신이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수 있었다.
하급언어학으로는 [일족을 부흥시킬 보물을 얻을수 있을것이다]로 해석했지만 중급언어학로 해석하자 [일족을 부흥시킬 동료를 얻을수 있을것이다]로 말이 바뀌어있었던 것이다.
따지고보면 통하는 말이기는 했다. 몬스터들이 보물이 있어봤자 어디에 쓰겠는가? 일족을 부흥시킬 보물은 곧 그만큼 강력한 동료들이라고 볼수도 있었다.
처음에는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했다며 관심을 껐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성훈은 이 달맞이 동굴의 기연이 자신에게 있어서 얼마나 큰 기회인지 깨달을수 있었다.
“웨어울프 심장 하나에 4천길드, 어금니 개당 1천길드.”
잡화점에서 매입하는 웨어울프 신체부위의 공식적인 가격.
본래 달맞이 동굴을 학살자 난이도로 깨서 웨어울프 백마리를 전부 잡으면 부산물로 대략 육십만길드정도가 떨어진다. 여기에 클리어보상까지 합하면 백만길드라는 거금이 떨어진다. 그러나 문제는 이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파티플레이를 할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 이익은 당연히 나눠질수밖에 없으니 결국 달맞이 동굴은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벌이가 좋은 던전은 될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성훈은 여기에 잠들어있는 웨어울프들이 진짜 ‘보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무저항의 움직이지도 못하는 웨어울프가 무려 오십마리.
삼십만길드가 널려있는것이나 다름없었다. 한번에 삼십만길드.
정상적인 방법을 거쳐서 벌기 위해서는 C급의 미션을 학살자 난이도로 클리어한 보상과 맞먹을만큼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게다가 이건 혼자서 독점을 할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매력적이었다.
“크르르르르.”
석관을 열어두고 다른 생각에 잠긴탓인지 잠들어있었던 웨어울프가 신음을 흘리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망설임없이 검을 휘둘러 녀석의 목숨을 앗아간 성훈은 비웃음을 띄고 웨어울프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다소의 시간이 흐르고나서 웨어울프들을 전부 처리한 성훈은 스킬창을 열고 가장 최근에 익힌 스킬들을 확인했다.
“스킬창.”
중급검술 특화(C)
등급 : 매직(上)
종류 : 패시브
-자신만의 검로(劍路)를 개척하는 경지입니다. 이 중급검술은 「장검술」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장검으로 펼치는 공격의 위력이 10% 증가합니다.
놀랍게도 익힌지 얼마 되지도 않던 중급검술의 숙련도가 벌써 두 단계나 상승해있었다.
스킬의 숙련도는 세 가지 방법으로 성장시킬수 있다.
첫 번째는 단순 노가다.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것으로 효율성이 극도로 낮지만 그래도 꾸준히 스킬이 성장할수 있다는 점 때문에 수련장에서 노가다를 하는사람은 적지 않은편이었다.
두 번째는 전력을 다해 펼치기. 단순히 힘을 쏟아서 된다는게 아니라 몸의 움직임이나 스킬에서 설명하는 요점을 완벽하게 응용하며 정신을 집중해서 펼치면 숙련도가 빠르게 상승한다.
다만 이건 일반인은 몇번 펼치지도 못하고 금새 지쳐서 나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다지 잘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가 바로 사냥이다.
몬스터를 사냥하면 스킬숙련도가 빠르게 상승한다. 즉 시스템상으로는 오십마리의 웨어울프는 검을 이용해 처리한순간 중급검술의 숙련도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상승했다는 의미가 되는것이다.
“돈도 벌고 스킬도 숙련도도 빠르게 올리고. 금상첨화로구나.”
이 달맞이 동굴의 숨겨진 공간은 성훈에게 있어서 훌륭한 보너스 스테이지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진정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떨어트린 유품은 성훈이 아주 유용하게 사용해주고 있었다.
사람을 배신하고 제물로 삼는 더러운 행동이었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검술사(劍術士)를 강화시키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처음에 익힌 스킬도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성훈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스킬을 익혀가고 있었다.
‘매일 전투식량만 먹으니까 질리네. 요리나 배워볼까?’
‘단검던지기도 좀 배워야겠고.’
‘함정 해체로 자물쇠는 못 따나? 그럼 문따기도.’
‘안목스킬이랑 언어학스킬도 더 심화시켜야하는데.’
비주류 스킬들을 제외하고 실전에서 필요한 스킬들을 가리지 않고 죄다 익혀가니 길드가 남아돌리가 없었다. 그나마 이런 좋은 던전을 찾아내서 최근에는 대부분의 스킬들을 하급까지 강화시킬수 있었고 주력으로 사용하는 스킬들은 중급, 혹은 특화까지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이제부터는 이곳에서 버는 돈으로는 강화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하는게 턱없이 힘들어지니 슬슬 발을 뺄 필요가 있었다.
인벤토리에서 해독제를 꺼내 엘리에게 먹여준 성훈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엘리야. 엘리야 일어나봐.”
“으으음.”
“정신이 들어?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일어나라.”
막 잠에서 깬것처럼 멍한표정으로 일어나려던 엘리는 옆구리에서 전해져오는 통증에 이마를 찌푸리며 옷을 걷어올렸다. 옷은 붉게 물들어있었지만 다행히 상처는 꽤 많이 아물어있었다.
“일단 포션을 사용해서 치료는 끝마쳤다. 움직이는데 지장 없지?”
“예. 좀 따끔거리기는 한데 괜찮아요. 그보다 뭐가 어떻게 된건지.”
하긴 눈을 떠보니 동료들은 간데없고 전투가 마무리됐으면 당황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어디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곤란해하던 찰나 엘리가 뭔가를 떠올린듯 떠듬떠듬 말하기 시작했다.
“그, 그러고보니 쓰러지기전에 일우씨가 보였던것 같은데….”
“그래. 슬픈 일이지만 일우가 배신했다.”
“예?!”
“사실 나는 하급함정해체 스킬을 익히고 있었거든. 그걸로 조금 느리게나마 전진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일우 그 자식이 갑자기 너를 향해 칼을 휘두르고 배신을 하는것까지 봤어.”
“그, 그럼 동철씨랑 아연 언니는요?”
잠시 표정을 굳힌 성훈은 곧 고개를 살짝 숙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다지 힘들것도 없는 연기였다. 조금 슬픈 표정을 지어주고 입을 다무는것 만으로도 사람들은 알아서 착각해준다.
“내가 달려들었을때는 이미 늦었어. 간신히 녀석은 문울프를 이용해서 처치할수 있었지만.”
“왜 배신을 한거죠?! 대체 뭐 때문에?”
“아무래도 저기 뒤에 있는것 때문인것 같아. 무슨 이유 때문에 열린건줄은 모르겠지만 말이야.”
“잠깐만요. 저 월석에 있는 글을 한번 읽어봐야할것같아요.”
언어학을 익힌것인지 엘리는 월석을 느릿느릿한 속도로 훑어보기 시작했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뭔가를 깨달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