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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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인간들도 꽤나 있는것 같군요. 엘프라고한다면 인간들과 교류하지 않는 그런 이미지가 있는데 말입니다.”
“과거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악의 무리들이 들고 일어난때, 모든 종족이 힘을 하나로 모아야할때지요, 그건 그렇다쳐도 확실히 평소보다 인간들이 조금 많기는 한것같군요. 못보던 인간도 많이 있고.”
잠시 주변을 둘러본 크리스티나는 살짝 볼을 붉히면서 아르벤을 향해 말했다.
“그리고 아르벤님은 저와 잠시 같이 가주셨으면 하는데요.”
“물론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제 동료들이 먼저 쉴수 있는 곳을 부탁드렸으면 하는데요.”
“당연하죠. 손님들이 묵을수 있는 숙소를 제공하겠습니다.”
아르벤과 크리스티나는 따로 떨어져서 움직이기 시작했고 유성과 루시아는 엘프들의 안내에 따라 근처에 가지런히 지어져있는 통나무집으로 안내되었다. 엘프들이 사는곳이라고 해서 나무위나 속에 지어진 집을 생각했던것과는 다르게 말이다.
“교류를 위해서 이곳에는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종족의 분들도 가끔씩 오곤하니 그 분들을 위해 따로 지어놓은겁니다. 그건 그렇고 확실히 평소보다 인간들이 많군요, 원래는 이렇게까지 많지 않았는데 말이죠.”
“흠, 전 알것도 같은데요.”
“예? 무슨 말씀이신지….”
“아무것도 아닙니다.”
황인부터 백인, 흑인까지 섞여있는 사람들. 한눈에 보기에도 범상치 않아보이는 장비를 착용하고 들어보지 못한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서로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고 있는것을 볼때 아마 저들은 이 강제미션에 참가한 사람들이 분명했다.
“그럼 여기에서 쉬어주시기 바랍니다. 일행분에게는 제가 따로 이곳을 알려드리죠.”
“아, 혹시 산책을 할겸 다른곳으로 이동해도 되겠습니까?”
“그건 안됩니다. 저 근처에서 기본적인것은 다 해결할수 있고 필요한게 있다면 근처에 있는 경비병에게 말해주십시오,”
단호한 거부에 유성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루시아가 나서자 상황은 또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상한짓을 하려는게 아니에요. 이 분은 기억상실증에 걸려있어서 조금이라도 기억을 찾을수 있게끔 하려는거니 한번만 이해해주시면 안될까요?”
“으으음. 원래는 안되지만 공주님을 도와주신분들이니…, 좋습니다. 대신 엘프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곳에는 다가가지말고 날이 어두워지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셔야 합니다. 괜찮겠습니까?”
“그 정도만해도 충분해요. 고맙습니다, 헤헤.”
“아뇨, 도움이 됐다면야.”
‘그럼 내가 말했을땐 왜 거절한건데?’
항의하고 싶은 내심을 억누른 유성은 안내를 맡은 엘프를 향해 썩소를 한번 날려주며 팔을 흔들었다. 집 안은 예상외로 꽤 넓게 보였다. 평범한 집과는 다르게 안에 있는 가구나 장식들이 부족하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리라.
“죄송하지만 잠깐 산책을 갔다와도 될까요?”
“저한테 허락 받으실 필요는 없어요. 근데 혼자서 돌아다녀도 괜찮으시겠어요? 기억이 없으신데….”
“어린아이도 아닌데 괜찮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루시아 씨가 옆에 있으면 부담이 될것같아서요.”
“그, 그럴수도 있겠네요.”
같이 따라붙어서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는 루시아의 의지를 원천차단해버리는 유성이었다. 보통은 이런 미녀가 같이 동행해주겠다면 거부하지 않겠지만 유성은 달랐다. 물론 성욕이 없는건 아니다. 루시아가 옆에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기도하기는 하지만 가슴과 달리 머리 한켠에서는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자신이 있었다.
‘기억이 슬슬 떠오를것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단 말이야. 이런때에는 가급적 혼자있는게 좋겠지.’
사람들을 모으는 장면, 어렴풋이 기억나던 자신에 관련된 기억, 그리고 동료였던듯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런 설정이 나와서 기억상실증은 오래 간다는 이상한 선입견이 있는데 현실은 많이 다르다. 물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일어나는 단기기억상실은 현실의 격투기에서도 꽤 있는편이다. 물론 기억을 잃기전후의 짧은 순간만 기억을 잃어버리는, 자신과는 다른 경우기는 하다.
‘하지만 크게 보면 다르지 않아. 평범한 인간도 기억에 혼란이 오더라도 잠시 쉬고나면 기억이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빠르면 이삼일안이면 회복되지. 게다가 내 능력치는 보통 인간의 수준이 아니고 벌써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했으니 더 빨리 회복될수도?’
“잠깐 나갔다 오겠습니다. 아마 기억이 빠른 시간 내로 돌아올지 모르겠군요.”
“엘프 분이 말하신대로 멀리 나가지는 마세요!”
루시아를 향해 간단하게 손을 흔든 유성은 머리를 긁적이며 오두막집에서 나왔다. 역시 자신이 생각한대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NPC가 아닌 더 미션의 유저들이 분명하다. 아르벤처럼 위험에 처한 엘프를 도와주고 왔던지, 아니면 다른 루트로 들어오던지 했을것이다.
일단 유성은 동양인, 그 중에서도 한국인을 찾아보기로 했다. 다른 인종, 다른 나라, 다른 도시의 사람은 잠재적인 적이 될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사실 아르벤처럼 친절하게 대해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할수 있었다.
“저것봐. 일본인인가?”
“글쎄, 중국인이 아닐까? 동양놈들 얼굴은 구분하기 힘들어서 말이야.”
“하긴 그렇군. 죄다 똑같이 생겨먹었는데 대체 자기들끼리는 어떻게 구별하는지 신기하단 말이야? 크하하하하!”
마치 도발 하려는듯한 말투.
아니, 도발하는게 맞았다. 못 들은척한 유성이 그냥 지나치려고하자 두 명의 흑인이 앞을 가로막으면서 말을 걸었으니 말이다.
“이봐. 사람이 말을 하면 반응을 해야할거 아니야. 눈이 작은것뿐만 아니라 소리도 제대로 못 듣는거냐?”
“살살해라. 아무 말도 못하고 굳어버린게 불쌍하지 않냐? 크크큭.”
“…저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볼일? 그럼그럼, 볼일이 아주 많이 있지.”
유성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긴 흑인은 까만 얼굴과 대비되는 하얀 이빨을 빛내면서 말했다.
“아까 너랑 같이 방에 들어간 여자말이야. 꽤나 예쁘게 생겼던데, 너랑 어떤 사이지?”
“흠,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은혜를 입은 사이랄까요? 저에게 아주 의지가 되는 분이시죠.”
“그래? 별로 나쁜 생각을 가진건 아니고 우리도 그 여자와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데 잠깐 만날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면 참 고마울것 같은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꾸우우욱!
어깨를 잡은 손에서 압력이 증가되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구경하던 사람들은 과연 이 동양인이 어떻게 대응할까 하는 생각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싸움을 선택한다면 실력을 측정할수있으니 말이다. 한편 표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고개를 푹 숙인 유성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나름대로 위협을 가한다고 힘을 주고는 있지만 하나도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오히려 안마라도 하는듯이 딱 알맞은 시원함만 느껴졌을뿐, 그리고 위협이라고 하는 행동이 너무나 틀에 박힌듯 뻔해서 오히려 웃음이 나올정도였다. 이런 놈들을 상대로 진지해지는것도 우스운 일이었기에 유성은 고개를 들면서 비굴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응? 뭐가 죄송하다는거야?”
“그 여성분은 저와 그다지 친한 사이가 아닙니다. 그리고 설령 그런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르는 사람에게 함부로 자리를 주선하는 일은….”
“허, 이 자식 보게. 우리가 무슨 깡패나 여자에 미친 놈으로 보여? 그냥 대화나 한번 해보겠다는거잖아?”
“그, 그게.”
“그게 뭐?”
“그런 놈으로 보여서….”
“허, 허허허허허.”
유성의 어깨를 잡고 있던 흑인들은 헛웃음을 토해냈고 갑자기 일어난 시비를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도 순간적으로 실소를 토해냈다. 다른 사람들보다 압도적인 체격을 자랑하며 위압감을 풍겨대는 흑인 둘을 상대로 저런 말을 할줄은 몰랐던 것이다. 심지어 그 주인공이 별볼일 없어보이던 동양인 청년이었으니 웃음은 한층 더 커질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미친듯이 실소를 터트리던 흑인은 갑자기 정색을 하고 주먹을 쥐며 유성을 안면에 들이댔다.
“아주 웃겼어. 그런데 너무 과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얼마든지 때리라고. 괜히 시비에 말려들어서 억울하게 상처를 입은 피해자를 연기해줄테니까.’
제대로 상황판단이 안되는 머저리가 어설프게 도발을 한것같아도 유성은 이미 머리속으로 계산을 끝마친 뒤였다. 이곳은 엘프들의 도시이고 자신들은 일단 임시로 입장을 허락받은 이방인들이다.
소란이 일어나면 일단 결코 좋게 생각되지는 않을것이다. 정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여기서는 같이 싸우는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당해서 피해자라는 입장을 어필하는게 훨씬 유리하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자신은 그다지 담대하지 않고 이런 녀석들에게도 속수무책으로 당할만큼 약한 녀석이라는 인상을 심어줄수도 있다.
‘응? 잠깐, 다른 사람들에게 왜 내가 약한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는거지? 물론 실력을 감추는게 유리한건 맞지만 그게 아니라 왠지 거의 본능에 박힐 정도로 남 앞에서 정체를 밝히면 안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기억을 잃기전의 나는….’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다는거냐, 이 자식아!”
뻐억!
너무나 깊이 생각에 잠겨있었는지 흑인의 주먹이 안면에 명중하고 나서야 현실로 되돌아온 유성이었다. 그러나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방금전의 충격으로 사라졌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한것이다.
‘사람을 죽이고, 속이고, 배신하고….’
“잠시만, 잠시만 절 방해하지 마십쇼. 지금 중요한게 기억나려고 하니까요.”
“중요한거? 지금 네 배에 내 주먹이 박히는것보다 더 중요한게 있을까? 짐!”
“오케이. 너 중국인이지? 그 작은 눈으로는 뭘 제대로 볼수도 없어서 이러는거라고 생각하고 내가 친히 네 눈가를 찢어주지. 그러면 세상이 더 잘보일거야? 그렇게 생각 안해?”
“어이, 깜둥이 두 마리. 거기까지만 하는게 좋을것 같은데.”
“뭐?!”
흑인을 향해 대놓고 깜둥이라는 말을 쓸 정도로 용기 있는, 아니 미친 사람이 있을줄은 몰랐다. 그도 그럴것이 근처에는 많다고는 할수 없지만 적지 않은 수의 흑인들이 이 소란을 지켜보고 있었던것이다. 인종 차별을 하더라도 가장 심하게 반응하는것이 흑인이고 가장 동질감을 쉽게 느낄수 있는게 바로 흑인들이다.
유성조차도 이런 상황에서는 그런 도발을 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나 흑인들을 향해서 망설임없이 깜둥이라는 표현을 쓴 남자는 마치 야구배트처럼 롱 소드를 어깨에 걸쳐두고 귓구멍을 파고 있었다. 유성이 도망갈수 없도록 어깨를 잡고 있던 흑인은 거들먹거리는 태도로 남자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봐. 지금 내 귀가 잘못된게 아니라면 우리보고 깜둥이라고 한것같은데 말이지.”
“네 귀는 멀쩡해. 제대로 들은게 맞지. 아, 깜둥이라는 말은 잘 이해가 안될라나? 블랙 피플, 니그로, 초콜릿 등등 그 밖에도 여러가지 표현이 있는데 원하는걸로 골라봐.”
“이런 원숭이 새끼….”
콰아아아앙!
남자가 한 일이라고는 손 끝으로 흑인의 이마를 튕긴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흑인은 마치 오우거의 공격에 명중당한것처럼 그대로 허공에서 몇바퀴를 회전하더니 근처에 있던 통나무집을 부숴버리고 그 안에 처박혀버렸다.
“역시 흑인들은 몸 하나는 단단하네.”
“…최철형?”
“역시 한국 사람이 맞군. 지나가다가 시비가 붙은것같아서 끼어들었다.”
“이, 이 새끼가!”
콰직!
뒤따라오는 흑인마저도 간단하게 딱밤 한번으로 기절시켜버린 최철형은 손끝에 어려있는 보라색의 기운을 작게 불어서 흩어버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인종을 비하하는 발언을 듣고 화를 내려던 흑인들은 상당한 실력자였던 두 사람을 너무나도 손쉽게 제압하는 그의 모습에 입을 다물고 마른침을 삼킬뿐이었다.
‘최하 상위랭커, 어쩌면 탑랭커급일수도.’
‘무슨 스킬이지? 손가락에 뭔가 이상한 기운이 어린것 같았는데.’
“흥, 재수없는 놈들.’
최철형도 어지간해서는 다른 사람의 시비에 끼어들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저 흑인들이 중국인이니 일본인, 눈이 작다느니 시비를 걸어온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저 남자에게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꼈던것이다.
“여기 있어봤자 안 좋은 꼴만 당할거같은데 잠깐 나랑 이야기 좀 할까?”
“…그러죠.”
혼란스러운 기억을 일단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같은 한국인이자 탑랭커인 최철형이라면 질문을 통해서 기억을 확실하게 바로잡을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한 유성은 최철형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다지 멀리 갈 필요도 없었다. 인적이 드문 숲근처로 들어가서 스킬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둘이서 간단하게 대화를 나누기에는 충분했으니 말이다.
“일단 통성명부터 해야겠군. 내 이름은 이미 알고 있지? 네 이름은 뭐냐?”
“제 이름은 유성입니다.”
“유성? 두글자라니 좀 특이한 이름인데?”
“사실 진짜 이름이 아니기는 합니다. 지금 제가 기억상실증이라서 말이죠. 일단 기억이 완전히 돌아오기전까지 임시로 사용하는 가명입니다.”
“기억상실? 이건 또 무슨 골때리는 경우야?”
황당하다는 눈으로 유성을 바라본 최철형은 잠시 한숨을 쉬었지만 곧 오히려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기억상실이라고 하더라도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는 별로 없어. 금방 기억이 돌아올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라고.”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몇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제가 떠올린 기억이 맞는건지 확인을 하고 싶은데.”
“허, 이런 놈은 또 처음일세. 좋아. 대출혈서비스다. 뭐든지 질문해봐.”
최철형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탑랭커에게 너무 격의없이 대하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그에게는 더 유성을 좋게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는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공식적인 여섯 명의 탑랭커.
강무한, 유백우, 미리내, 최철형, 김이현, 최유재.
이 여섯명의 사람중에서 가장 평범한건 다름 아닌 최철형이었다. 신력과 리더십을 자랑하는 강무한, 인간을 뛰어넘는 머리를 가진 유백우, 하늘이 내려준 재능을 가진 미리내, 사람을 다루는데 따라올자가 없는 김이현, 믿을수 없는 인내심을 바탕으로 암살에는 따라올자가 없는 최유재.
그런 쟁쟁한 사람들에서 최철형은 더없이 평범한 사람일수밖에 없었다. 그저 소설에 나온것처럼 두 가지 기운을 다루고 싶다는 어린아이같은 치기를 우직하게 밀고나가다보니 어느새 기운을 하나로 융합할수 있게 되었다. 강함은 그 뒤에 부수적으로 딸려온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자신을 향해서 과도한 기대가 걸리기 시작했다.
‘탑랭커!’
‘신시를 대표하는 여섯명의 강자!’
‘그만큼 강할수밖에 없겠지.’
사람들의 기대가 커질수록 부담감 역시 커져만갔다. 그리고 프랑스와의 대리전때 최소한 비기거나 한번은 이기고 다음에서 패배한 동료들과 달리 유일하게 0승 1패를 기록한 순간 사람들의 시선은 달라졌고 그 사실로 또 상처를 입을수밖에 없었다. 그럴수밖에 없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평범한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을 탑랭커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과도한 기대를 한다. 그러니 지금 이렇게 평범한 사람처럼 대해주는게 얼마나 기쁜지 몰랐다.
“연합과 해동청이 주축이라고 볼수 있지. 그리고 얼마전에는 멕시코놈들과 싸웠고.”
“혹시 가면을 쓰고 다니는 남자는 아십니까?”
“신시에서 가면을 쓰고 날뛰는 사람은 단 한명밖에 없다. 그리고 그만큼 유명한 사람이기도 하지. 본명은 아무도 몰라. 그 녀석이 쓰는 가명은 유령. 특이하게 한손에는 검을, 한 손에는 책을 들고 싸우는 특이한 전투방식을 사용한다고 하더군. 나는 별로 만나보지 못해서 뭐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걸보면 뭔가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나봐.”
“유령, 유령, 유령…아!”
손바닥을 마주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눈에 빛이 돌아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