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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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누가 그래?
둘의 싸움은 애초부터 결과가 정해져있다고 봐도 좋았다.
아르벤의 재능은 극히 소수만 알고 있기는 하지만 무려 그 미리내에 비할 정도의 재능이다. 그러나 그는 미리내같이 검, 아니 어느 한 가지에 진득하게 집중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잡학으로 익혔고 최근에서야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노력하게 됐다.
그에 반해 성훈은 재능은 없을지언정 익혀왔다. 재능있는 자들, 쌓아올린 자들, 강자들을 상대하기위해서 정당한 수단뿐만 아니라 비겁한 수단까지도 가리지않고 무엇이든 익혀왔고 습득해왔다. 비록 재능은 없는 가짜지만 그가 가지고 힘만큼은 진실이다.
콰아아아앙!
“으으으으!”
두 검이 교차하는순간 아르벤은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토해냈다. 팔이 부러지는줄 알았다. 아니, 소울 번 스킬을 발동시켜 모든 능력을 대폭 끌어올리지 않았더라면 방금전 일격을 나눈것만으로 분명히 자신의 팔이 부러져나갔을것이다.
‘이 괴물 녀석! 설마설마 했지만 이 녀석도 능력치가 1000을 돌파했다는거야?’
아르벤의 시선에 담긴 의미를 알아챈 성훈은 씨익 웃으면서 재차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아직 혼검에 익숙하지 못한 성훈은 그저 그 강력한 힘을 간신히 제어해 최대한 단순한 동작으로 내려치고 베고 찌르는것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단순한 움직임에도 아르벤은 형편없이 밀릴수밖에 없었다. 알고 있는 모든 검술의 묘리를 동원해서 맞서도 고작해야 죽음을 뒤로 미루는게 전부였다.
“여자처럼 비리비리하네? 응?”
“가, 가진건 힘밖에 없나? 정말 단순하군!”
“원래 단순한게 가장 좋은법이지. 더 보여줄게 없으면 그 단순한 공격에 죽어보던지.”
기운을 담자 혼검이 한차례 더 격렬하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결정났군.’
2차 각성자와 3차 각성자의 차이라는것은 뒤집을수 없는 격차였다. 하다못해 지금 싸우는게 성훈이 아니라 어설픈 3차 각성자, 아니 아르벤의 실력을 감안해본다면 꽤 하는 3차 각성자라도 이겼을것이다. 그러나 성훈은 꽤 하는 3차 각성자가 아니다.
쾅! 쾅! 콰아아앙!
검과 검이 부딪힐때마다 폭탄이 터지는것같은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아르벤의 안색은 눈에 보일듯이 새파랗게 질려가고 있었고 성훈의 입가는 더할나위 없을정도로 길다란 호선을 그려가고 있었다. 승부는 결정난듯 보였다. 어떠한 이변이 없었더라면 말이다.
그 이변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건 성훈이었다.
‘뭔가 느낌이 이상한데?’
검을 휘두르면 반발력이 되돌아오는것은 당연한 이치다. 얇고 힘을 주면 구부러지기까지하는 세검은 당연히 이런 격전에서는 팔랑팔랑 흔들린다. 물론 디스퍼시브 누보라를 펼치기 위해선 그게 더 좋다. 더 큰 변화를 담을수 있고 적의 입장에서는 훨씬 더 곤란해지니 말이다. 물론 검의 내구력은 레전드급 아이템이니만큼 보증할수 있다. 평범한 적을 상대로 했다면 말이다.
‘반발력이 점점 늘어나고만 있는듯한….’
왠지 모르게 받는 충격이 늘어나고 뭔가 어긋나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만약 성훈이 지금까지 보통 검을 몇번 써왔다면 이상함을 알아차릴수 있었을것이다. 그러나 룬 블레이드를 얻은 이후로 년이 넘는 세월동안 최고급의 검을 써온 성훈은 이 이상이 뭘 뜻하는건지 알수 없었다.
쩌어어어엉!
순식간이었다.
프라가라흐와 룬 블레이드가 격돌하는 순간 마치 점토로 만든 장난감처럼 룬 블레이드의 절반 가량이 뚝 하고 잘라져나간것이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튕겨져나간 검의 잔해는 차마 피할 여유조차 주지 않고 아르벤의 눈가를 깊숙히 베고 숲으로 날아가버렸다.
“…진짜 이건 너무하잖아.”
“섬전!”
허무하게 중얼거리는 성훈을 향해 검이 수십개로 분열해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반토막, 아니 삼분지 일토막만 남은 룬 블레이드로 그 공격을 받아내는건 무리였다. 아무리 좋은 검이라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갓급과 레전드급의 등급 차이, 장검과 세검이라는 종류의 차이, 사용하는 사람의 근력, 프라가라흐의 특수 능력, 이 모든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검이 부러진다는 어이없는 결과를 낳고 만것이다.
“잠깐, 잠깐, 잠깐! 스토옵!”
“…….”
“내,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으니까 일단 그 흉흉한 무기는 내려놓고…헉?!”
서걱!
앞섬이 그대로 반듯하게 잘려나가는것을 확인한 성훈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단검을 꺼낼틈 따위는 없다. 스킬의 효과로 왼손등에 딱 달라붙어 있던 이름없는 책을 믿고 그대로 방패처럼 들어서 간신히 공격을 막아낸 성훈은 욱씬거리는 팔의 고통을 애써 참아내며 외쳤다.
‘이 멍청한 새끼야, 빨리 안와?!’
복잡한 명령은 불가능하지만 심령으로 간단한 명령을 내리는것정도는 가능하다.
“나, 날 죽이면 엘프들은 어떻게 할거야? 지금 상황에서 내가 없어지면 엘프나 다크 엘프나 공멸의 길밖에 남지 않을걸?!”
“그럴지도 모르지.”
“그럼 이제 그만하고….”
“그래도 네 도움은 받지 않겠다.”
설령 그 결과가 좋을지라도 유령이라는 악인에 기대어 그릇된 방법으로 얻어내는 평화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다. 아니, 그전에 유령이 평화를 얻게해준다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조차 믿을수없다.
‘실패하더라도 나는 내 길을 걷고 실패하겠다!’
‘씨, 씨발! 씨발, 씨발, 씨바아아알!’
시원하게 욕설을 내뱉고 싶었지만 그럴 힘이 있으면 최대한 아르벤의 공격을 흘리는게 나았다. 이대로라면 죽는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죽는다. 성훈도 전투의 흐름이나 기세정도는 읽을수 있다. 주술을 사용하면 되지 않겠냐고 하겠지만 주술은 어디까지나 보조에 불과하다.
처음부터 어느정도의 거리를 벌렸으면 모르되 이렇게 코앞에 달라붙은 상황에서는 설사 유백우가 있더라도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다.
‘우치다가 지원을 오기에는 너무 느려! 책? 아냐, 보조라면 몰라도 이걸 주무기로 사용해서 아르벤을 꺾지는 못해. 지금 상황에서 할수 있는 일은….’
콰직!
“크으으으윽!”
오른손바닥을 그대로 꿰뚫은 프라가라흐. 상처로부터 느껴지는 통증에도 불구하고 성훈은 그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오히려 성훈의 시선은 아르벤을,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르벤의 뒤를 향하고 있었다.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상대방을 베기 위해서는 검을 빼고 다시 휘둘러 상대방의 몸을 베기 위한 힘을 실어야한다. 그러나 유저들, 그 중에서도 아르벤같은 강자들은 그럴필요가 없다. 이 상태에서 그냥 몸쪽으로 검을 휘둘러도 팔뚝을 쭈욱베고 상반신을 토막낼수 있을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를 보지 않는다고?’
도저히 있을수 없는 일.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버릴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리고 장담컨데 유령은 절대로 그런 종류의 사람이 아니다. 자기가 살기위해서라면 동료들을 배신하고 적의 신발이라도 핥을 비겁한 사람이 바로 유령이다.
그가 다른곳을 본다는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미리내! 그 여자 그냥 죽여버려어어어!”
아주 약간의 찰나다.
초인의 영역에 들어간 아르벤과 성훈이 보기에도 극히 짧다고 할수 있는 찰나의 순간. 그러나 분명 그 찰나의 순간에 아르벤은 멈칫거리고 생각하고 고개를 돌렸다. 지금까지 유령을 몰아치면서 못내 마음에 걸렸던 한 가지. 바로 그를 그렇게 괴롭혔던 미리내가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걸까?
‘루시아를 찾기 위해서라면 모든게 들어맞는다!’
크리스티나도 죽고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한 상황에서 이 악인이 할만한 행동은 뭐가 있을까? 필요없다고 생각되자마자 엘프의 공주인 크리스티나를 망설임없이 죽인 녀석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죽는 마당에 루시아라도 같이 죽자고 생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렇게 놔둘수는 없었다.
고개를 돌리고는 있었지만 아르벤은 팔에 힘을 불어넣었다. 유령을 완벽하게 제압할 속셈으로 말이다. 지금이야 열이 뻗쳤지만 목숨을 가지고 흥정한다면 루시아와 유령을 교환할수도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돌린 아르벤은 멍한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아?”
아무것도 없다.
루시아도 미리내도 없다. 있는것이라고는 그저 불타는 나무들과 죽어널부러진 시체뿐, 그리고 아르벤이 고개를 돌린 그 찰나의 시간이야말로 성훈이 노리고 있던것이었다.
-기화가 발동합니다.
기화를 사용해 모든 마력을 체력으로 변환시킨다. 그리고 손바닥을 관통한 검을 그대로 움켜쥐었다. 프라가라흐가 갓급의 검이더라도 성훈의 능력치 역시 범상찮은것이 아니다. 한 스탯만 집중적으로 올리면 천후반대까지 올라간다.
뒤늦게 속은것을 알아차린 아르벤이 힘을 주어 그대로 팔을 갈라 몸을 토막내버리기위해 검을 움직였지만 미세한 방해를 받음과 동시에 성훈이 반대쪽으로 몸을 최대한 뒤틀자 어깻죽지를 비스듬하게 잘라내는정도에서 그쳤다.
서걱!
팔이 잘려나갔지만 성훈은 웃었다. 팔 하나를 희생한 대가로 적의 목숨을 취할수 있다면 아주 싼값이다.
“나도 그대로 되돌려주지.”
콰직!
성훈의 손에 들린 책은 더 이상 책이 아니다. 금속덩어리, 아니 스킬의 보정 효과와 성훈의 힘을 생각해본다면 사실상 책의 모습으로 둔갑한 포탄이라고 생각해도 될것이다. 처음과는 달리 제대로 자세까지 잡고 혼검의 기운을 담아 회색빛 기운으로 일렁이는 책이 옆머리를 가격하는순간 아르벤의 머리는 수박처럼 그대로 산산조각 나버렸다.
진짜와 가짜, 영웅과 악당, 공전절후했던 두 사람의 결투는 너무나도 어이없는 결과로 끝나버렸다. 목 아래만 남아 꿈틀거리던 아르벤을 바라보던 성훈은 어느새 근처까지 다가와 부축하려는 우치다를 밀쳤다.
“젠장, 진짜 필요할때는 도움도 안되는 쓸데없는 놈 같으니.”
“…….”
“큭, 뭐 됐어. 어쨌든 이겼으니까. 크으으으으.”
그제서야 전해지는 미친듯한 통증에 성훈은 이를 악물고 포션을 꺼내 마셨다. 아르벤의 시체를 가지고 장난이나 칠까 했지만 그런 생각을 하기도전에 아르벤의 몸은 그대로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다.
프라가라흐를 얻기 위해서 최대한 손속에 사정을 두고 상대하려고했지만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룬 블레이드가 부러지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것이다.
‘넌 한꺼번에 너무 많은것을 얻으려고 해.’
엘프도 구하고싶고 주변의 동료도 지키고 싶다. 이득도 얻고 싶고 유령이라는 적에게서 이기기도 원한다. 욕심이 너무나 많다. 물론 성훈도 아니라고는 할수 없다. 그러나 결정적인 부분에서 달랐다. 성훈은 많은것을 노리고 자신이 할수 있는 최대한도까지 노력해보지만 자기에게 위험이 끼칠것같거나 불가능할것같다고 여겨지면 지체없이 손을 떼버린다.
그러나 아르벤은 자기가 실패할리 없다고 확신이라도 하는건지 그 모든것을 끝까지 노리려고 한다. 그 점이 바로 결정적인 차이다. 만약 성훈이라면 아르벤이 방금전에 자신이 한것과 같은 짓을 했어도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마무리를 지었을것이다.
잡힌 상대가 엘리든 사종원이든 미리내든 말이다.
“성…유령님!”
뒤늦게 나타난 미리내는 한 팔이 잘려나간 성훈의 모습을 보고 드물게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가면을 쓰고 있는 성훈을 향해 유령이라는 가명이 아닌 본명을 부를뻔한 실수를 보면 쉽게 알수있었다. 평소같았으면 크게 타박했겠지만 지금은 왠지 모르게 열이 빠져나간 상황이었던지라 성훈은 그저 힘없이 말할수밖에 없었다.
“갔던 일은 잘 됐어?”
“그, 그런것보다 대체 이 팔은? 이 팔은 어떻게 된거야?!”
“아르벤 녀석한테 잘렸어. 큭, 너, 너무 흔들지는 마. 조금 어지러우니까.”
“아, 미, 미안. 아니, 그런데 대체 어떻게? 대체 어떻게?”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일 앞에서 미리내는 그저 대체 어떻게라는 말을 무수히 반복할뿐이었다. 그녀가 볼때 아르벤은 자신보다 약하다. 그리고 성훈은 자신보다 강하다. 그것도 차마 가늠조차 할수 없을정도로 훨씬 말이다.
그런데 자신조차 어쩌지 못하는 아르벤이 성훈의 한 팔을 잘라냈다고? 있을수 없다. 그건 절대로 불가능하다. 그제서야 자신이 이야기하고 있는 상대가 누구인가를 뒤늦게 떠올린 성훈은 황급하게 허리춤에 덜렁덜렁 매달려있는 룬 블레이드를 뽑으면서 말했다.
“검! 검이 부러져서!”
“아! 하필이면!”
“이, 이것때문에 잠깐 당황해서 말이야. 한팔을 잃고 말았지.”
“역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문제가 있었네. 그런데 그 녀석의 검이 그 정도로 강력하던가? 제대로 힘을 받아서 흘리기만하면 검이 부러질만한 일은 없을텐데?”
꿀꺽.
마치 사형수가 최후의 판결을 기다리듯 식은땀을 흘리며 미리내의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렸다.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유지되어오던 오해가 지금 이 순간 풀리는것일까? 이런 최악의 순간에?
그러나 미리내는 미리내였다. 처음에는 이해할수 없다는듯이 잠시 고민을 하나 싶더니 자기 스스로의 답을 도출한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르벤이 들고 있던 검이 생각보다 훨씬 더 강했나보네. 아니, 그런것보다는 오히려 역시나라고 해야할까.”
“무, 무슨 말이야?”
“검이 부러졌다는건 곧 근접전에서 싸웠다는거겠지? 급작스럽게 검이 부러지고 한 팔이 날아가는 상황에서도 결국 아르벤정도의 실력자를 쓰러트렸다는건 역시 성훈이 아니면 할수 없는 일이었을거야.”
“…….”
“나같은 쌍검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한손검을 사용하면서도 그것을 잃고서도 적을 이겼다는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검술뿐만 아니라 체술도….”
차마 연기로 낚아서 처리했다는 말은 하지 못한 성훈은 애써 미리내의 시선을 피하면서 헛기침을 했다. 미리내는 굳이 뭘 하려고 할 필요 없이 그냥 놓아두는게 최고의 결과를 낳을수 있는 방법인것 같았다.
‘이젠 나도 모르겠다. 썅, 될대로 되라지.’
이제는 들킬까봐 걱정하거나 마음을 졸이는것도 귀찮다. 묘하게 체념한 성훈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건 그렇고 일은 어떻게 됐어?”
“찾아서 처리했어. 꽤 꼼꼼하게 숨긴했지만.”
“다행이군. 당연히 완전히 죽진 않았지?”
“시체는 사라졌어.”
“…절반의 성공이군.”
아르벤이 루시아를 데리고 올것이라는건 당연히 예측할수 있다. 궁극의 버퍼이자 힐러인 그녀는 자신과 미리내라는 강적을 상대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존재니까. 그러나 멍청하게 회복이 가능한 위치까지 데리고 오지는 않을것이다. 아마 아슬아슬한 지점에서 최대한도의 버프를 주고 대기하고 있을것이다.
그렇게 판단한 성훈은 일부러 외각에 미리내를 대기시켜뒀다가 아르벤이 나타나는 즉시 그가 나온 지점을 역으로 되짚어나가 숨어있는 루시아를 처리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마음같아서는 그녀를 인질로 잡을 생각도 해봤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럴수는 없었다.
‘루시아는 거짓말을 간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그뿐만 아니라 묘한데에서 날카롭지. 아르벤은 속일수 있을지도 몰라도 루시아라면 가면을 쓰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칫 잘못하면 내 정체를 들킬수도 있어.’
물론 그 이외에도 괜히 잡혀있는 여자를 보고 아르벤이 뭔가 예상밖의 일을 벌일것이라는 가능성을 없애기위한 목적도 있었다. 사제인 루시아와 전사인 아르벤을 접촉시키는건 결코 좋은일이 아니다.
결국 주변을 둘러본 성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결국 이번일은 대적자, 아니 그럭저럭 이득이라고 할수 있을까?”
탈출이 가능한 최소 미션포인트는 모았지만 그 외의 아이템은 얻을수 없었다. 성훈의 능력을 생각해보자면 대손해라고 할수 있지만 상반된 마력의 운용법을 얻고 미래의 강력한 경쟁자라고 할수 있는 아르벤과 루시아의 목숨을 하나 줄여놨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이득을 거뒀다고 할수 있었다.
“그럼 이대로 끝내는걸로?”
“아무래도 그렇게 되겠지. 아무래도 조금 휴식이 필요한것 같아서.”
엘프와 다크엘프.
두 종족을 공멸시키고 수많은 유저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당사자는 곧 그 세계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