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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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네?
그 크기만 하더라도 인간과 맞먹을듯한 거대한 대검이 잔상을 만들어내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전방을 난도질하고 있었다. 대검의 궤적에는 두꺼운 나무가 걸려있었지만 그런건 조금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듯이 몇그루의 나무를 베고서도 속도와 기세에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그 검격들을 정면에서 받아내고 있는 강무한은 이마를 이마를 찌푸렸다.
‘이 자식 대체 뭐하는 놈이야?!’
장담컨데 순수하게 ‘근력’만으로 따진다면 강무한은 그 누구도 자신을 당해낼수 없을거라고 자신할수 있었다. 유령도, 미리내도, 다른 나라의 랭커도, 심지어 지난번 강제미션 진행도중 만난 잭이라는 이름을 가진 백인 또한 힘만으로는 자신이 우세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 자신감에 심각한 금이 가고 말았다.
까아아아앙!
검과 창이 부딪힌순간 퍼져나온 충격파에 주변의 나뭇가지들이 금방이라도 부러져나갈듯이 출렁였다. 순수한 물리력과 물리력의 충돌만으로 이런 결과가 나온것이다. 하지만 이게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상대가 바로 자신의 창을 정면으로 받아내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흐으으읍!”
마력으로 능력을 끌어올리고 아랫배에 힘을 단단히 주자 미세하게 대검이 뒤로 밀려나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역시 아무리 그래도 일단 근력은 미미하게 자신이 우위에 있는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전투에서 순수하게 근력만을 겨루는 경우가 대체 얼마나 있을까?
“차핫!”
“어, 어라?!”
막상막하의 힘으로 대응하고 있던 대검이 마치 거짓말처럼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창을 흘려냈다. 상대가 자신과 같은 파워형 전사라고 생각한 강무한에게 있어서 이건 완벽하게 뒤통수를 때리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이, 이대로 있다가는!’
대검이 그대로 자신의 머리를 일도양단하기위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강무한은 최대한 이를 악물고 몸을 틀려고 했다. 젖먹던 힘까지 끌어내서 몸을 움직이려 노력한결과 다행히 대검은 어깨의 방어구를 살짝 스쳐가는것으로 그쳤다. 위기 다음에는 기회가 찾아오는 법. 그대로 휜히 드러나 있는 녀석의 목을 향해서 주먹을 한방 꽂아넣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강무한은 무언가가 자신의 가슴을 속박하고 뒤로 잡아당기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강무한의 힘이라면 어지간한 속박 따위는 힘으로 이겨버리고, 오히려 잡고 있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일까지 할수 있었지만 지금 느껴지는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렸기 때문에 저항하지 않고 그 힘에 몸을 맡겼다. 정면으로 쏘아지려던 몸이 순식간에 뒤로 잡아당겨지는 순간 강무한은 무심코 마른침을 삼킬수밖에 없었다.
핏!
자신이 앞으로 달려나갔더라면 있었을 자리에 새파란 검광이 스쳐지나갔다. 아깝다는듯이 혀를 찬 검사는 그대로 물리법칙을 무시하듯 속도를 가속해내가며 시야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함부로 파고들어가지 마십시오. 이 녀석들 장난이 아닙니다.”
단검 던지기와 은사를 이용한 공격으로 견제를 맡고 있던 최유재는 강무한을 묶고있던 은사를 풀어내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장난이 아닌건 나도 알고 있어. 대체 어떻게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상이 아닐정도로 강하다고!”
“흥! 네 힘이 더 강한데도 우리를 보고 정상이 아니라고 말하다니. 대체 네가 말하는 정상의 기준이 뭐냐?”
부지불식간에 손가락만을 이용해 튕겨낸 투창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갔지만 노렸던 적에게는 작은 상처도 입히지못한채 허공으로 날아가버렸다. 그 모습을 확인한 강무한은 이를 갈았다.
‘그래도 나는 힘만 강하다고!’
적들이 전부 능력치 대부분을 근력에 투자한 자신과 비등비등할 정도의 힘을 가졌다는것도 믿기지 않을 판국인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하니 민첩도 그에 뒤지지 않을정도로 높았다. 사실상 뒤에서 버프를 주고 있는 김이현이 아니었더라면 당해도 진작에 당했을것이다.
전위를 맡고 있는 강무한과 볼프, 전방에서 한 걸음 물러난채 적절히 견제를 하는 최유재, 그리고 뒤에서 보호받은채 버프 스킬과 공격 마법으로 보조를 하는 유백우와 김이현이 있었다.
광범위의 학살이 가능한 대마법사, 최고 수준의 버프와 회복 능력을 보유한 신관. 틀림없이 최상위권에 속하는 전사 둘과 도적 한명. 이 다섯명의 조합이라면 상대가 평범한 전사라고 한다면 설령 그 숫자가 수천에 달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당해낼수 있을것이다. 아니, 당해낼수 있을터였다. 그러나 지금 그 최강의 전력은 고작해야 단 3명에게 발이 묶여있는 상황이었다.
“씨발….”
백색빛으로 물들어낸 초고염의 구가 자신의 손에서 떠나자마자 순식간에 바깥에서 날아온 무언가와 부딪혀 불똥으로 변하는것을 바라본 유백우는 그로서는 드물게 욕을 중얼거리며 마력을 끌어모르기 시작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승리할수 있을거라고 처음에는 자신했었다. 그러나 대체 어쩌다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건지 유백우는 차근차근 기억을 되감았다.
핏!
전신의 급소를 노리고 쏘아져오는 수많은 검기의 다발 한끗차이로 아슬아슬하게 피해낸 성훈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나면서 자세를 가다듬었다.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야?!’
주변을 포위하고 있는 사람들을 힐긋 바라본 성훈은 한바탕 욕지거리를 쏟아내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억눌렀다. 전투를 시작하기전 장안 사람들의 직업 유형과 숫자, 지형, 아군측의 조합, 아이템까지 전부 고려해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세웠었다. 그 결과 피해가 있기는 하더라도 결국 승리할거라는 확신이있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소리였다.
개개인의 강함도 결코 무시할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상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막말로 다른 사람들이 방어에만 집념하면서 장기전을 각오하고 유백우가 지난번 사용했던 토네이도 같은 마법 하나만 작렬시켜도 싸움은 끝난다. 그러나 전투가 시작되고 처음 적들과 마주했을때 성훈은 뭔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을수 있었다.
“잠시 실례하겠네. 허허허.”
너털웃음과 함께 나타난 여천은 누가 반응하기도전에 자연스럽게 강무한과 볼프의 방어를 뚫고 중앙으로 들어와버렸다. 그 정도는 이해할수 있었다. 여천이 미리내와 맞먹는 검수라는 사실은 진작에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린아이들이 노는데 어른이 끼어들수야 없는 노릇이지. 자네는 나와 함께 자리를 옮기세. 그리고 유령 자네도 말이야.”
“그쪽 마음대로 움직여줄것 같습니까?”
“뭔가 착각하고 있는것 같은데 나는 지금 제안을 하는게 아니라네. 통보하고 있는거지.”
그 말 한마디와 함께 나타난 장안측의 여섯명의 탑랭커들은 여천이 만들어놓은 틈을 파고 들어서 성훈과 미리내만을 분리시킨후 일행들과 반대쪽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미리내에게는 여천이, 성훈에게는 3명의 무인이 달라붙었다.
당연히 이런 막무가내식의 전법이 통할리가 없다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생각했다. 강자를 앞세워서 순간적으로 빈틈을 파고드는건 가능해도 이 쪽도 바보만 있는건 아니다.
오히려 이대로 앞과 뒤에서 밀어붙여서 조기에 싸움을 끝내는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여천을 제외한 나머지 탑랭커들이 무기를 꺼내고 움직이는 순간 뭔가 일이 잘못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달을수 있었다.
‘이 녀석들. 능력치가 전부 탑랭커급이다!’
거침없이 돌진하던 강무한을 정면에서 막아내고 최유재가 부지불식간에 날린 단검들을 전부 쳐낸다. 유백우가 쏘아보낸 마법은 빠른속도로 날아든 자그마한 비침에 닿은 순간 형체를 잃고 폭발하고 말았다.
근력으로는 강무한과, 속도로는 최유재와, 체력으로는 볼프와 비견된다. 물론 결코 그들과 동등하다는건 아니다. 엄밀하게 비교하면 그들보다 약간 떨어진다. 하지만 한 가지 능력치만 높은것과 모든 능력치가 균등하게 높은것중 어느쪽이 더 효율적인지는 굳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수 있었다.
결국 두 눈 뻔히 뜬채 성훈과 미리내는 일행에게서 점점 떨어질수밖에 없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런 숲속에서 포위당하는 신세가 되버리고 말았다.
“이제야 좀 이야기를 나눌수 있을것같군. 오랜만이네 미리내양. 그리고 유령군.”
“한가하게 대화나 나눌 생각은….”
“이름이 분명 여천이라고 하셨던가요? 오랜만입니다 여천님.”
여천을 향해서 살기를 줄기줄기 뿜어내던 미리내는 자신의 말을 중간에 끊고 들어온 자가 다름아닌 성훈이라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동전을 뒤집듯 순식간에 기운을 가라앉히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그 변화가 얼마나 극적이었는지 여천의 뒤에 있던 사람들이 무심코 자신의 눈을 비빌정도였고 여천도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참 대단하군. 그런 무시무시한 검술의 소유주를 순식간에 순한 양으로 만들수 있다니 말이야.”
“반딧불이가 제 아무리 밝게 빛난다고 하더라도 태양과 비교할수는 없는 법이죠.”
“이런이런, 그건 너무하지 않나? 미리내양은 자신을 고작해야 반딧불로밖에 평가하지 않는건가? 적어도 달 정도에는 비유해도 될텐데.”
“마음같아서는 반딧불이보다 더 희미하게 빛나는걸 예시로 들고 싶었지만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가장 희미하게 빛나는게 그거밖에 없어서 말이죠.”
“자네가 반딧불이라면 나도 거기에서 큰 차이가 없겠군?”
“당연한거 아닙니까?”
‘흐으음.’
약간이나마 도발하려는 의도로 말을 꺼냈지만 미리내가 진심으로 유령이라는 자와 그녀 자신 사이에 그 정도의 격차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은 여천은 가슴속에서부터 올라오는 한줄기 신음을 간신히 억눌렀다.
물론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것은 여천뿐만이 아니었다. 성훈 역시도 당장 입밖으로 튀어나올것만 같은 만류를 억누르기 위해 열심이었다.
‘대, 대체 왜 저러는거야!’
미리내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콩깍지가 씌워져있다는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나 심하지 않은가? 그래도 그 전에는 좀 열성적인 추종자정도로 설명할수 있었다면 지금의 미리내는 광신도의 그것과 비유해도 될만큼 자신을 향해 한점의 의문없는 순수한 추종을 보내고 있었다.
실제로 김이현을 추종하는 광신도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릴게 없어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기에서 동요를 드러내서는 안됐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따져봤을때는 분명히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천을 비롯한 사람들은 전부 자신을 경계하고 있다.
이 오해를 이용하지 않으면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는 이 상태가 깨져버릴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내가 지금 전혀 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유가 넘친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야한다. 일부러 나와 미리내만을 일행에서 떼어서 이리로 몰고온것만 생각해도 우리를 특별취급 한다는걸 알수있어. 이런 상황따위는 전혀 위험으로 받아들이지 않을정도로 강하다고 연기하는거다.’
한창 머리를 굴리고 있는것과 달리 희미하게 웃음을 머금고 있는 얼굴을 바라본 여천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유령군. 잠시 한 가지 제안을 해도 되겠나?”
“제안이라.”
‘제안? 통보가 아니고?’
일부러 약간의 여유를 둔다. 그러나 결코 너무 늦지는 않게, 너무 빠르지도 않게 적당한 타이밍에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해서 별로 듣고 싶지 않군요. 제 입장에서야 당장 귀찮게 엥엥거리는 사람들을 전부 베어버리고 빨리 싸움을 끝내는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과하지 않았을까 걱정될 정도의 도발이었다. 여천의 뒤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듣는순간 분노하는것을 보고 순간 가슴이 철렁였지만 다행히 핵심이라고 할수 있는 여천의 반응은 성훈이 생각한대로였다.
“전부 베어버린다…라, 저 정도의 검사가 자신을 반딧불이에 비유할정도의 검사라면 확실히 그런 발언을 해도 문제될게 없겠지. 그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는 오만이 아닌, 그저 당연한 말일테니 말이야.”
“뭐 그런 셈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안을 들어줬으면 좋겠군. 이건 이 여천이라는 무인의 자존심을 걸고 하는 제안이니 말일세.”
“자존심이요?”
뜬금없이 튀어나온 자존심이라는 단어에 성훈은 순간적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수만의 목숨을 등에 지고 싸우는,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전투에서 갑자기 왜 자존심이라는 단어가 나온지 이해할수 없었던것이다. 그러나 여천은 분명히 진지해보였다.
“지난번 미리내양과 나는 승부를 내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싸움을 끝내고 말았지. 미리내양과 내가 일대일로 싸울수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지 않겠는가?”
“흐으음.”
‘뭐지?! 뭐지?! 뭐지?! 이 좋은 조건은? 하늘이 나를 도와주고 있는건가?!’
이 불리한 상황에서 그나마 성훈이 생각했던 최고의 시나리오는 바로 여천과 떨어지는것이었다. 아무리 성장을 했다고는 하나 미리내와 동급의 검사를, 그것도 미리내처럼 콩깍지가 씌이지 않은 검사를 상대하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미리내는 여천과 전투를 붙이고 자신은 저 뒤에 있는 찌끄러기만 상대하는 방향으로 어떻게든 끌고 가기위해서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었는데 설마 저 쪽에서 먼저 동앗줄을 내려줄줄이야!
한편 여천은 여천 나름대로 가슴을 졸인채 상대방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투가 일어나기전부터 한참을 고민해봐도 정면으로 맞붙는다면 이쪽이 이길 가능성은 없었다. 그도 그럴게 신시측에는 자신과 맞먹는 검사가 한명, 그리고 자신보다 강할것으로 추정되는 검사가 한 명 더 존재한다.
청명이 단체전을 자신있게 받아들인 이유는 여천의 강력함을 믿고있었기 때문인데 여천의 발이 묶이고 그와 맞먹는 강자가 다른 사람들을 도륙한다면? 아니, 2명이나 있을 필요도 없이 한 명은 여천을 묶고 나머지 사람들이 직업의 특성을 살려 공략하면 승기는 없는것이나 다름없다.
“흥, 내가 하는 짓이 마음에 안 든다고 무시할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나를 찾는건가?”
“그만큼 강적이라네. 여전히 내 개인적으로는 자네의 그 스킬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하지만 제자들을, 도시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내 개인적인 자존심 따위는 잠시 굽힐수 있겠지.”
“…….”
그래서 일부러 제자를 한 명 빼고 그 자리에 마의(魔醫)를 넣었다.
장안에서 넘쳐나는 무인이 아닌, 의원이라는 특수직업을 가지고 있는 마의의 개인적인 힘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지만 그에게는 침술이라는 특별한 스킬이 존재했다. 인체의 혈을 자극해서 순간적으로 능력치를 극대화시키거나 잠력을 폭주시키는 스킬. 그 효율은 왠만한 신관의 버프와는 비교할수 없을정도였다.
문제가 있다면 스킬의 지속시간이 끝난 이후 최소 영구적인 스탯의 대량 감소부터 심한경우에는 목숨을 잃을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만큼은 그 스킬에 의존할수밖에 없었다. 그런 외도에라도 기대지 않고서는 도저히 괴물 두명을 상대할수는 없었다.
‘언덕에 있는 녀석들은 진법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발을 묶어놓을수 있다. 그동안 침술로 능력치를 극대화시킨 세명이 목숨을 걸고 붙어있는다면 적어도 유령이라도 어느정도 발을 묶고 피해를 입힐수는 있겠지. 그 다음 미리내를 꺾고 마의의 침술을 받아 내 능력을 극대화시킨후 지친 유령을 상대한다면….’
한 가닥 승기를 잡아볼수 있다.
다만 이 모든 계획에는 상대방이 일대일 대결을 받아들여줘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무인의 자존심이라는 단어까지 들먹였다. 자신보다 훨씬 더 높은 경지에 올라가 있는 무인이라면 분명히 이정도 아량은 받아들여줄것이다.
당연히 성훈에게 여천이 생각하는 무인의 아량은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여천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는건 다름이 없었다.
‘좋아! 여기서는 굉장히 인심쓴다는듯한 얼굴과 함께.’
“좋습니다. 특별히….”
“거절하겠습니다. 어디서 되도 않는 수작을 부리려고 하는겁니까?”
“뭣?!”
“왜?!”
확고한 의지를 담은채 단언하는 미리내는 바라보며 여천과 성훈은 동시에 당혹감어린 비명을 내지를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