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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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준비.
여덟번째 날의 비무를 제외하고 아무린 이변도 없이 상단 호위는 무사하게 끝을 맺을수 있었다.
그 전에는 성훈이 미리내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안절부절 못했다면 전날의 비무가 무슨 영향을 끼친건지 미리내가 최대한 성훈과 마주하지 않으려고 했으니 이 점 하나만큼은 만족스러울수 있었고 상단이 도시에 들어가는 즉시 모두의 눈 앞에 미션이 종료되었다는 메세지를 보고 사라지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미션창에 공시되어 있는 보상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간다. 그러니 같이 파티를 맺은 자들이 아니거나 미션 진행 도중에 값비싼 물건이 나온게 아닌이상 미션이 완료되면 모두가 뿔뿔이 흩어지는게 정상인것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미리내가 고개를 약간 숙이더니 이내 빛에 휩싸이며 사라져버렸다.
“후우. 십년감수했네.”
“대체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했던거에요? 옆에서 보는 저도 안절부절못하게.”
미션에 진입하고 하루도 가만있지 못하고 죽을상을 지은덕에 졸지에 같이 편하게 지내지 못했던 엘리가 성훈을 찔러대며 타박을 줬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넘겼다는 기쁨덕분에 엘리가 뭐라하든 지금만큼은 웃으면서 받아줄수 있었다.
“일단 도시로 돌아가자. 강제 미션에 참가하기전에 준비를 끝마쳐놔야지.”
“아, 하긴….”
S급.
이름만 들어도 경기가 올라올듯한 무시무시한 난이도를 가진 미션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 전에 최대한 할수 있는 준비는 모두 해놓아야하는것이다. 그리고 막 미션 완수를 끝내려던 성훈의 근처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이 상단의 주인인 펠브람이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내가 유심히 보니 자네가 이 상행에서 세세한 부분에서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더군.”
“그건 용병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습니다. 칭찬받을 일은 아니죠.”
“아닐세. 상단의 보호야 당연하지만 음식을 나눠준다던가 정리를 도와주는건 자네가 할일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나서서 도와줬어. 그렇지 않나?”
정확히 말하자면 미리내에게 먹일 독을 타기 위해서 채린이 하고 있는 일을 뺏은거고 그 뒤에 한번만 도와주고 무시하는것도 눈치가 보여서 가끔 일을 도와줬을뿐이었다. 그런데 펠브람은 그걸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이번 상행에서 짐의 절반정도는 파손되리라 생각했었네. 페르미온 추출물은 몬스터들이 많이 꼬이니 말이야. 그래서 반절만 운송할수 있었어도 이 상행은 충분히 성공이라고 생각했었네. 하지만 용병들이 더더욱 힘써준덕에 놀랍게도 조금의 짐도 훼손되지 않고 이곳까지 올수 있었지.”
“축하…드립니다?”
무슨 말을 하고자하는지 짐작하지 못한 성훈이 축하한다고 말하자 펠브람은 안면가득 미소를 지으며 뭔가를 내밀었다.
“이거 받게나.”
투명한 용기속에 담겨져이쓴 연보랏빛의 액체. 햇빛을 받아 이리저리 찰랑이는 액체를 바라보며 성훈이 정보를 확인했다.
상급 페르미온 추출물.
등급 : 레어(中).
종류 : 포션.
-희귀 약초인 페르미온를 여러가지 마법적인 가공을 통해 만들어낸 추출물입니다. 페르미온 추출물에는 특정 몬스터의 흥분을 야기시키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법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촉매입니다.
“자네는 용병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해줬을뿐더러 상원들을 위해서 여러가지 잡일도 도맡아 처리해줬지 그 고마움에 답하기위해 이것을 주는거라네. 부디 사양하지 말고 받아주게나.”
애초에 거절할 마음도 없었다. 게다가 페르미온 추출물은 엄청 비싼값에 거래되는 물건중 하나다. 중급 페르미온 추출물이 5만길드인데 상급 페르미온 추출물은 얼마인지 짐작도 할수 없었다.
‘아 그래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얼른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과 마찬가지로 상원에게 페르미온 추출물을 받고 있는 채린을 볼수 있었다. 채린은 단순히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유없이 NPC를 도와줄리 없었고 이유없이 같은 미션을 여러번 할 일도 없었던 것이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도와준것이다.
“성훈 오빠. 그거 저한테 선물하실 의향 없으신가요?”
“선물? 이게 얼마짜린줄 알고 선물을 해?”
“벼, 별로 안해요. 귀여운 여동생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시는 어떨까요? 데헷?”
“귀여운 표정 짓지마라. 그리고 중급 추출물이 5만길드인데 상급 추출물은 훨씬 더 비싸겠지.”
등급이 뛰어오를수록 그만큼 가격은 몇배로 불어난다. 당연히 이 상급 추출물은 단순히 선물로 줄만한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크으. 그럼 조금만 할인해서 주실수 없을까요? 잡화점에서 파는 가격은 30만길드인데 깎아서 20만길드로!”
다짜고짜 10만길드나 깎아버리면 누구라도 반발심을 가질것이다. 그러나 성훈과 엘리는 파티를 맺은 처지다. 아예 모르는 타인도 아니고 오랫동안 같이 싸워나갈 동료니 그 정도 가격을 깎아주는것은 못할일만도 아니었다. 성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엘리는 페르미온 추출물을 낚아채더니 볼을 비비기 시작했다.
마법은 확실히 강력한 위력을 보이지만 그 경지가 올라갈수록 여러가지 제한이 많아진다.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바로 마법에 촉매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마법사가 기본으로 발휘할수 있는 마법의 위력이 50%라면 여기에 촉매와 마력강화, 마력보조등의 스킬을 익혀야 간신히 100%의 위력을 낼수 있는것이다. 게다가 몇몇 마법은 촉매가 존재하지 않으면 아예 펼칠수 없는것도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 페르미온 추출물은 그야말로 돈이 있어도 구하지 못하는 귀중품이었다. 랭커급 마법사들이 어찌나 열심히 구하려고 하는지 잡화점의 물량이 바닥날정도인것이다. 그것을 전혀 의외의 장소에서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구할수 있으니 아주 큰 이득이라고 할수 있었다.
-상단 호위 미션을 클리어하셨습니다.
-경호원 조건을 만족하셨습니다.
-기본보상 : 만길드, 명성+100.
-경호원 모드 클리어 보너스 : 이만길드, 상급회복포션.
-클리어 과정을 계산중입니다.
-체력이 2 상승합니다. 운이 2 상승합니다. 명성이 10 상승합니다.
“흠. 장기 미션을 하면 체력이 상승하는건가?”
체력은 가장 상승하지 않는 능력치 중 하나였다. 하루만에 끝나는 사냥미션같은 경우에는 이삼일을 반복해도 올라가지 않는데 장기미션을 하니 순식간에 2포인트가 올라갔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가볍게 몸을 풀면서 내려오자 1층에는 같이 미션을 수행했던 사람들이 엘리를 제외하고는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을수 있었다.
“성훈 오빠, 수고하셨어요. 저녁인것 같은데 식사하러 가실래요?”
평소같으면 거리 이곳저곳에 처박혀있으면서 미션소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구걸을 할 거지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 최하급 E급 미션을 하든 뭐든 해서 어떻게든 능력을 끌어올리기위해 노력하고 있을것이다.
“일단 밥은 먹으러 가자. 그건 그렇고 너는 남은 시간동안 뭘 할 생각이야?”
강제미션의 참가기간은 이제 사일.
미션을 하기에는 뭔가 애매하고 그렇다고 마냥 늘어져서 쉬기에는 조금 긴 시간이다.
“안 그래도 그 점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죄송하지만 강제미션이 시작하기 전에는 저는 미션을 하지 않으려고요. 따로 준비를 할거에요.”
“준비?”
“예. 솔직히 사일이면 미션을 수행해서 뭔가를 얻기에는 좀 애매한 시간이에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스킬들도 보강하려고요. 그 S급 미션이 단기인지 장기인지 알수없으니 말이에요.”
“…확실히 네 말이 맞다.”
4일이라는 시간동안 사냥을 할바에는 차라리 내실을 다지는게 나았다.
“그래도 오빠덕분에 페르미온 추출물이라도 구해서 다행이에요.”
“그게 그렇게 좋은거야?”
“범용성이 높죠. 4클래스이하의 마법은 대부분 이 추출물을 촉매로 사용하는게 가능하니까요. 미션이 단기가 아니라 장기로 흘러가면 촉매의 중요성이 커지는데 이게 있으면 촉매는 예비용으로 몇개만 구해놓으면 될거에요.”
“강화라.”
성훈은 자신이 착용하고 있는 장비들을 생각하며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결코 비싼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싼것도 아니다. 학살자 모드 클리어 보상이나 최초 보스몬스터가 떨구는 아이템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경써야할것은 바로 스킬이다.
‘검술을 익힐까, 마법을 익힐까.’
액티브 스킬이라고는 오로지 배쉬 하나만 존재하는 검술.
그리고 마법은 쇼크, 파이어, 매직 애로우. 단 세 개뿐이었다. 어느쪽이든 보강이 시급하다. 특히 더더욱 절실한것은 바로 마법쪽이다. 명색이 검술사다. 검술과 여러가지 지식들을 조합해서 싸우는 직업이 마법은 사용하지도 않고 고작해야 세 가지 마법이 다라니.
“일단 각성을 먼저 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