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130
■ 129화. 혼혈 (1) □ ᓚᘏᗢ
꾸준히 언급했던 대로 제논 일대기 12권은 상당히 이른 시일에 출시되었다. 11권이 나오고 불과 보름이 막 지났던 시점이어서 많은 독자들을 깜짝 놀래키기 충분했다.
너무 빠른 시간에 나오는 바람에 온갖 억측이 돌아다녔지만 독자들은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기대했다.
그리고 제논 일대기 12권은 카이르의 죽음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독자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사랑스럽고 감동스러운 이야기로 전개되었다.
맨 처음에는 카이르의 사후 피폐해진 엘프 여왕, 엘리샤의 현황을 보여주면서 불안감을 형성시켰다. 카이르가 죽은지 몇 개월이 흐른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엘리샤의 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 하는 건 기본이고, 가끔 가다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는 등. 정신 상태가 온전치 못 한 게 드러나 독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았다.
어쩌면 카이르와 엘리샤의 비극이 제논과 메리에게도 재현되는 건 아닐까, 라는 불안감을 키웠다.
허나 그런 독자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메리가 제논에게 고백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서 그 불안감을 눈 녹듯이 모조리 씻겨줬다.
그 뿐만일까.
태생적인 한계로 고백을 머뭇거리고 있는 이종족간의 고민을 모두 해결해주는, 어쩌면 작가가 그런 고민을 가진 이들을 응원해주는 듯한 명언이 등장했다.
[난 누구처럼 후회하며 살고 싶지 않아. 어쩌면 나에게 찰나의 순간일지도 모르겠지만, 후회하는 삶보다는 그리워하는 삶을 살고 싶어. 아픈 추억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고 언제나 그때를 회상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내 인생의 일부분을 제논, 너의 존재로 채우고 싶어.]제논 일대기의 여주인공이자 엘프 마법사, 메리가 제논을 외진 곳으로 불러 건넸던 부끄러운 고백. 마음 속 깊숙한 곳에 꾹꾹 담아놓았던 진심.
지금까지 둘은 서로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만 표현했지 직접적으로 드러내진 않았다. 여느 남녀가 그렇듯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허나 카이르와 엘리샤의 비극적인 서사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하여 메리가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 저런 비극이 자신에게도 재현되는 걸 막기 위해서.
먼 미래에 후회하며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아주 작은 용기를 내었다.
[저런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실제로 저런 일을 겪은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제논이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작은 격려. 이 격려는 간당간당했던 남녀에게 큰 영향이 갈 것.] [아름다우면서도 서글프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 제논 일대기이기에 가능한 따뜻한 고백.]또다른 이종족 커플, 진과 릴리 같은 경우는 제논을 만나기도 전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여 문제는 없었다.
진은 릴리 덕분에 비참한 삶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었으니 오로지 그녀만 바라보는 게 가능했다.
너무나 당연했던 진과 릴리의 사랑이 다시금 발굴되면서 마족의 인기도 수직상승, 흔히 말하는 떡상의 길을 알렸다.
릴리는 언제라도 악마가 될 위험이 있는 진을 받아들였고, 진은 그런 릴리를 위해 내면의 어둠을 누르고 헌신한다. 눈길이 안 갈래야 안 갈 수 없는 로맨스다.
물론, 이것 또한 아이작이 깊은 생각을 거치지 않고 단순하게 설정을 잡은 거라는 걸 독자들은 모르고 있다. 하지만 캐릭터 해석이 매우 좋았기에 아이작조차 고개를 끄덕거릴 정도였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안 그래도 좋아지던 마족의 인식이 더욱 좋아지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특히 ‘진심’이라는 키워드는 마족에게 딱 들어맞았기에 어마어마한 시너지가 발생했다.
마족이 용기를 내어 고백한다는 건, 한치의 어둠도 없는 깨끗한 진심이라고. 안 그래도 최근 마족과 연애를 한다는 사람이 속속 등장하고 있었는데 그 현상에 기름을 들이부은 격이다.
[12권의 발매 이후 엘프에게 고백하는 인간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성공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엘프가 인간에게 고백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경우는 위와 반대로 대부분 성공한다.]그리고 이건 비단 마족 뿐만 아니라 엘프도 마찬가지였다. 엘프와 인간 사이의 사랑은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모두가 그렇진 않다.
신의 선택을 받은 엘프라지만 결국 그들도 사람에 불과하며, 희노애락이 존재하는 필멸자다.
흔히 엘프는 오만하다는 인식이 박혀있어도 지고지순한 존재이며 그만큼 ‘사랑’에 한해서는 마족 못지 않게 진심이다.
[엘프는 평생동안 한 명의 반려자만 바라보는 존재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 반려를 인간으로 택했을 때 어떤 마음일까?] [100년의 행복을 위해 남은 세월을 그리움으로 채우는 것이 정녕 행복할까?]허나 이처럼 따끔한 현실을 알려주는 비평가들의 지적처럼 엘프와 인간의 사랑은 쉽지만은 않다. 수명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며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절대 없다.
하지만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 있듯이 종족을 초월한 사랑은 언제나 등장하는 법. 많고 많은 소식들이 물 밀듯이 쏟아져 나올 때 충격적인 고백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엘프와 인간 사이에 태어난 존재가 있어… 이들은 알븐하임에서 멀쩡히 살아가고 있다.] [혼혈은 외관상 엘프와 다른 건 하나도 없다. 굳이 있다면 귀가 살짝 짧은 것 정도.] [알븐하임에서 살지 않고 인간 사회에서 살아가는 엘프는 제논 일대기의 메리처럼 마법을 통해 귀를 숨기고 있다. 사회적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그건 바로 이상하리만큼 없었던 엘프와 인간 사이에 태어난 혼혈, 하프의 등장이었다.
간혹 가다가 인간과 수인, 그리고 인간과 드워프 사이에 태어난 혼혈은 있었으나 인간과 엘프 사이에 태어난 혼혈은 길고 긴 역사 속에서도 등장하는 법이 없었다.
인간이 문명을 쌓아올린지 무려 3000년이 흘렀고, 더 나아가 300년 전 종족 전쟁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명확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헌데 그 길고 긴 시간에서 혼혈이 없는 건 조금 이상한 부분이었는데 이들의 고백을 통해 이유가 밝혀졌다.
[인간의 피가 섞여있다면 알븐하임 내에서 갖가지 모욕을 받는다. 그래서 대부분 숨기는 편.] [어머니는 아버지가 인간이라는 걸 절대로 밝히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인간인 아버지를 사랑한 건 한치의 후회도 없으나 주변의 시선이 두렵다고…] [혼혈의 생활은 대개 비슷하다. 인간 부모가 자연사하면 그때 알븐하임으로 돌아가 교육을 받는다. 알븐하임은 같은 엘프라면 교육의 길을 열어주나 반대로 혼혈이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혼혈은 순혈이 아니기 때문.] [아버지와 어머니는 행복하셨다. 지금도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시며, 재혼을 해도 잊지 않을 거라 다짐하고 계신다.]그 이유는 알븐하임 특유의 딱딱한 관습 때문이었다. 알븐하임은 외지인에게 깐깐한 태도로 유명한데 혼혈도 외지인 취급을 하고 있던 것이다.
이 풍습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엘프들은 인간 반려자가 자연사할 때까지 인간 사회에서 살아가고, 그 이후에는 자식과 함께 알븐하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엘프는 종족 전쟁 전까지만 해도 인간을 사실상 원숭이 취급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혼혈의 취급 또한 빈말로도 좋다 할 수 없었다.
인간 사회에서도 여러모로 적응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태생적인 아름다움으로 인해 다양한 의미로 위험했으며 정체를 숨기는 것도 일이었다.
하지만 제논 일대기 12권이 등장하고 이종족 간의 사랑 이야기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혼혈들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다양했으나 이것만큼은 똑같다. 인간과 엘프의 사랑은 평범하지는 않으나 그만큼 정열적이며 뜨거웠다고.
재미있게도, 인간과 엘프 사이에 태어난 자식은 적어도 3명 이상이라는 것. 그것도 나이도 비슷하다.
엘프는 성관계를 일종의 의식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인간은 성욕이 무시무시한 종족이다. 여기서 만약 사랑하는 대상이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엘프라면?
당연히 밤일도 잦아지고 자식도 많이 낳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엘프 입장에서는 곤혹스럽겠지만 반려를 위해 헌신하는 종족 특정상 모두 받아주는 편이다.
여기서 자식들은 모두 엘프의 특징을 고스란히 닮는다. 인간의 적응력 또한 물려받아 알븐하임의 생활도 무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놀라운 습득력도 물려받는가? 혼혈에 대한 관심사가 증가하고 있어…] [알븐하임의 전사장 중 한 명도 혼혈이라는 소문이…] [알븐하임은 앞으로 혼혈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나비효과가 이럴 때 쓰이는 말일까. 아이작은 단지 종족 간의 사랑 이야기를 썼을 뿐인데 상황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중이었다.
종족 간의 사랑 이야기는 자연스레 현실로 넘어가 의문이라는 싹을 심고, 그 싹은 현실에서 피어나 또다른 의문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결실이자 꽃은 혼혈, 즉 하프 엘프의 등장이었다. 알븐하임의 낡은 관습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숨어지내야만 했던 사람들.
종족 전쟁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혼혈 사이에서만 이어져 온 암묵적인 관습이었기에 아르웬조차 그들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 하고 있었다. 단지 노년에 속하는 엘프들만이 알고 있을 뿐.
설령 그런 풍습이 퇴색되었다 해도 종족우월주의자로 가득한 원로원에서 강하게 반대했을 확률이 높을 것이리라.
하프 엘프들도 고지식하고 융통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엘프의 성질머리를 유념하고 있어서 섣불리 행동하지 않았다.
대신 하프 엘프 대부분은 인간 사회에서 자라다가 알븐하임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라 사고방식이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게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어쨌거나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하프 엘프들을 등장을 본 아이작은…
“뭐지? 판타지판 커밍아웃 같은 건가?”
신문을 보며 황당해하는 중이다.
* * *
나는 여태까지 제논 일대기를 발매하면서 갖가지 반응들을 두 눈으로 지켜봤다. 맨 처음에는 격렬한 반응을 보고 당황했으나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허나 하프 엘프의 등장은 전혀 예상치 못한, 그러니까 일종의 나비효과로 발생한 상황이다.
제논 일대기에 엘프와 인간 사이의 로맨스가 나오고, 그걸 발판삼아 용기를 내어 고백하는 엘프 혹은 인간의 숫자가 증가한다.
그리고 자연스레 의문이 하나 떠오르게 되었는데 바로 하프 엘프의 존재다. 마족을 제외한 다른 혼혈은 흔한 편이었는데 유독 엘프와 인간 사이에 태어난 혼혈만이 없던 것이다.
‘너무 억지스럽지도 않은 게 신기하네.’
전생에서도 누가 말 한 마디 잘못 했다가 큰 사건으로 번지고, 줄줄이 소세지마냥 엮어들어간 적이 많다. 그거 하나로 대통령이 구속되었지 않은가.
누군가 불씨를 키워주면 그곳에 장작을 추가하면 앞으로의 일은 쉽다. 제논 일대기가 바로 그 불씨고.
‘그나저나 자식은 무조건 엘프의 특징을 닮는다라…’
증언에 따르자면 하프 엘프는 순혈 엘프처럼 장수하며 외모도 아름답다고 한다. 특히 인간 부모의 특정 능력이 뛰어나다면 엘프는 그에 따른 습득력을 갖게 된다고.
그러니까 인간이 기사였다면 검술이나 기타 잡다한 무술에, 마법사라면 마법에, 성직자라면 신성력 쪽에 두각을 보인다는 의미다. 그것도 순혈 엘프와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다.
‘멘델이 들으면 오열하겠네.’
멘델의 유전학 따위는 우걱우걱 씹어드는 종족 간의 유전이다. 엘프만 이러는 건지, 아니면 사람마다 편차가 있는 건지 연구를 좀 더 해야 알겠으나 전생의 유전학으로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거라 장담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현재 알븐하임은 하프 엘프의 처우로 난리도 아니다.
하프 엘프는 전에 말했듯이 알게 모르게 알븐하임의 일원으로 녹아들었으며, 유전학 따위는 씹어먹는 재능으로 높은 직위에 오른 사람이 상당수 포진돼 있다. 심지어 전사장조차 하프라는 소문이 무성하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게 뭐 어떠냐고 할 수 있지만 시대가 시대인만큼 ‘순혈’은 매우 중요한 상징을 갖는다. 멀리 가지 않아도 아델리아가 본인의 가족에게 어떤 취급을 받는지 알 수 있다.
물론 하프 엘프는 약간 다른 경우다. 그러나 알븐하임에는 원로원처럼 종족우월주의자가 존재하며 신세대와 구세대 간의 차이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순혈과 혼혈로도 진영이 갈린다면? 알븐하임으로서는 머리가 아프다 못해 부서지는 느낌일 것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이나 너무 갑작스레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판매 금지는 좀 아니지 않나?’
더군다나 한 술 더 떠서 12권의 막바지에 알븐하임이 침공당한다는 떡밥을 뿌려놓았다. 엘프의 고향이자 마음의 안식처인 알븐하임이 악마들의 공습을 받는다는 것이다.
결국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는지 스토리가 이대로 진행된다면 알븐하임 쪽에서 판매 금지시킨다고 성명문까지 낸 상황이다. 사회적 혼란까지 유발했으니 명분은 충분하다.
그러나 길고 긴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며 언젠가 치러야 할 고난 중 하나다. 곧 있으면 다크 엘프에 대한 이야기도 쓸텐데 그때도 숨기기에 급급할지 궁금해졌다.
‘뭔가 중국스럽네.’
이렇다 보니 문화 검열로 악명이 높았던 전생의 중국이 떠오른다. 그러나 차이점은 중국은 국민들까지 동참하고 알븐하임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 지금쯤 알븐하임 내에서도 반발이 심하지 않을까. 구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을 괜히 부추긴 것 같아 조금 미안해졌다.
‘이러다 제논 일대기에 사생아 관련 이야기 쓰면 미투도 나오는 거 아냐?’
제이로스 혁명 같은 사건도 터졌으니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나는 불씨를 피우고 나머지는 선동꾼이 기름을 들이부으면 되니까.
그러나 이 문제는 나라 전체가 화마에 휩싸일 수도 있는 문제라 신중해야 된다. 아델리아의 마음을 찢어지게 한 테르스 왕족이 괘씸하긴 해도 감정에 따르면 안 된다.
‘사생아 문제는… 후속작에 넣어야겠다.’
2차 세계대전 내용이 아닌, 제논 일대기 후속작을 말하는 것이다. 세계관을 좀 더 넓히고 설정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율을 열심히 하면 된다.
나는 12권으로 인해 속보가 쏟아져 나오는 신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슬쩍 시선을 떼었다.
‘그러고 보니 아르웬은 괜찮으려나?’
* * *
괜찮기는 무슨.
“여왕님! 현재 상황을 보시고도 가만히 계시는 겁니까?! 부디 국정을 살펴주십시오!”
“알븐하임이 습격을 받는다니 아무리 허구의 이야기라지만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하물며 혼혈들이 알븐하임에서 활동하는 걸 버젓이 지켜보고 계실 겁니까?”
“저 더러운 잡종들을 어서 빨리 내쫒아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에게 선택받은 우리 엘프의 존속이 위태로워질지도 모릅니다!”
“… …”
안 그래도 원로원이 닦달하여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아르웬은 눈 밑을 꿈틀거리며 자신의 앞에서 애원하는 원로원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지난 번에는 그냥 꼰대 새끼들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일로 달라졌다.
‘역겨운 꼰대 새끼들.’
역겨움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하나 더.
‘나도 혼혈이야, 이 새끼들아.’
알븐하임의 썩어빠진 것들이 모두 원로원에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