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242
■ 241화. 18권 (2) □ ᓚᘏᗢ
하루하루 방학이 오기까지만 기다리는 중이지만, 인생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는 법이다.
아카데미는 많은 수의 경비병들을 포함하여 오가는 사람의 수가 많기에 치안이 매우 안정적이며 그만큼 사건 발생의 숫자도 현저히 적다.
설령 치안과 관련된 문제가 터지더라도 곧바로 수습되기 마련이다. 여태까지 아카데미에서 테러 같은 대형 사건이 터졌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건 아카데미 내부의 일이지, 외부는 상황이 다르다. 특히 이 세상은 충분한 단련만 거친다면 개개인의 힘이 강하기에 치안적으로 불안정하다.
그러므로 언제 어디서든 어떤 미친 놈들이 미친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뜻인데, 악마 숭배자가 바로 그 미친놈들에 알맞다.
악마 숭배자는 제논 일대기의 등장 이전부터 음지에 숨어들어 모략을 꾸미던 세력. 느닷없이 사람들이 실종되거나 아무 징조 없이 ‘언데드’가 출현한다면 대부분 이 놈들 짓이다.
말 그대로 해충보다 못한 존재들이자 세상에 무슨 불만이 많은건지 악의 축이나 다름없는 놈들.
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논 일대기 이전에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지만 지금은 수면 위로 완전히 올라온 상태다.
사실 제논 일대기 때문에 강제로 머리끄댕이를 잡혀 질질 끌려왔다는 비유가 옳겠지. 우스갯소리로 세이비어가 성전을 선포한 지금은 10초마다 악마 숭배자의 머리통이 부서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가장 무서운 점은 익숙한 다크 엘프와 마족마저 낌새를 눈치채지 못 했다는 것이다.
다크 엘프와 마족이 모라를 통해 어둠의 힘을 빌린다면, 악마 숭배자는 말 그대로 질척한 어둠 그 자체였으니. 그나마 악마와 깊은 연관이 있던 마족이 이전부터 징조를 느꼈다고.
왜냐하면 악마 숭배자들 사이에서 먼 과거, 박멸되었던 걸로 추측되었던 강경파 마족 또한 존재했기 때문이다.
마족이 핍박받던 시절에서 절제가 아닌 세상을 향한 증오심을 품어 스스로 악마의 힘을 받아들인 자들.
오래 전 헬리움에서 벌어진 내전에서 패배했으나 지금까지 악마 숭배자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헬리움에서도 ‘리퍼’에게 임무를 맡겨 추적한 끝에 몇몇 단서를 찾았다고. 이렇듯 악마 숭배자의 힘과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웃돌고 있다.
힘과 규모가 크다면 그만큼 위험 요소도 많다는 것. 하물며 어느 세력이던 간에 위기를 느끼면 발악을 하기 마련이다.
그 발악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아무도 모르지만 에라, 모르겠다며 난동을 피우는 경우가 대다수다.
문제는 그 난동이 어마어마한 피해를 낳는다는 것. 특히 제논 일대기와 깊은 연관이 있는 자들이 매우 위험하다.
[···해서 부디 주의하시라고 이리 편지를 보냅니다. 저는 걱정하지 마시고 꾸준한 연재를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내가 읽은 편지의 주인, 머스크가 바로 그러한 경우다. 머스크는 제논 일대기와 계약을 맺은 유일한 회사이자 대외적으로 알려진 제논과의 연결 고리 중 하나다.
당연하게도 악마 숭배자의 타겟이 될 수밖에 없다. 아르웬도 나와 연결 고리로 알려져 있으나 그녀는 지금 상대하기에는 너무 큰 거물이었으니 머스크를 노린 것이다.
편지에 쓰여져 있는 내용에 따르자면 악마 숭배자의 기습을 받았으나 적절한 대처로 무사히 넘길 수 있었고, 앞으로의 출판은 루미너스 교단과의 협업 아래에 이루어질 거라고.
루미너스 교단과 협업을 하여 출판을 하는 것조차 어이가 없었으나 그보다도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단연코 습격 부분이다.
편지에는 자기가 습격을 받은 건 상관없으나, 앞으로 마이샬 영지에 개최될 전시회가 정말 신경 쓰인다고.
지난 전시회에서도 내가 왔다고 편지를 통해 알렸으니 이번 전시회도 올 거라고 예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 악마 숭배자가 그걸 노리고 테러를 저지를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그만큼 대처를 하긴 하겠으나 찜찜함이 사라지진 않았다.
원래 미친놈들한테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전시회에 어마어마한 인력을 투자해도 악마 숭배자는 테러를 감행할 놈들이다.
‘아버지께서 황실에 직접 요청을 한다고 하셨지만···’
다른 건 몰라도 머스크 사장이 보낸 편지는 아버지가 미리 읽어보신다. 머스크는 내가 아닌 아버지를 제논이라 생각하고 있어서 만약을 대비하더라도 읽는 편이 낫다.
아버지는 황실쪽 인사를 저택에 초청할 생각이라고 하셨다. 경비병 보충이라는, 악마 숭배자의 위협이라는 확실한 명분도 있어서 황실도 납득할 것이다.
게다가 나도 세실리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면 헬리움에서도 인력을 보내줄 테고. 1년에 한 번밖에 진행되지 않는 전시회인데 초를 칠 생각은 전혀 없다.
무엇보다 1년 전 전시회와 지금의 전시회는 그 규모부터가 다르다. 1년 전은 대부분 인간과 마족만 참석했다면, 이제는 종족을 가리지 않고 북적거릴 테니.
여기서 치안이 박살나다 못해 테러까지 발생한다면 마이샬 영지뿐만 아니라 미네르바 제국에게 가해지는 타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전시회는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한다.
‘세이비어에서도 오려나? 온다면 케이트가 오겠지?’
왠지 전시회가 전시회가 아니게 되는데. 무슨 전국 화합도 아니고 엄청난 규모의 인구가 붐빌 것 같다.
지난 전시회도 아버지가 준비를 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계셨다고 했는데 지금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일단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건 마땅히 없다. 방학까지 한 달 정도 남아있었고 그와 동시에 시험 기간도 다가오고 있다.
시험 기간이 다가온다는 건 학생들이 매우 바빠졌다는 의미. 덕분에 최근 지인들과 만나는 일이 줄어들었으며 나는 나대로 바빠졌다.
“시험 문제는 어떤 주제로 낼까? 한 번 생각해 봐.”
“그걸 왜 조교인 저보고 말해요?”
“너는 신박한 발상을 많이 하니까. 저번에는 마나가 없는 세상은 어떨까라는 상상도 했잖아.”
엘레나가 나보고 시험 문제를 대신 제출하라고 지시했거든. 전생에 조교가 채점을 대신 하는 건 들었어도 시험 문제를 대신 낸다는 건 들은 적이 없다.
이건 누가 보아도 책임 전가이자 불법 행위지만 시대가 시대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법으로도 따로 제정돼 있지 않아 누가 뭐라고 해도 의미가 없다.
나는 툴툴거린 것도 잠시, 새로운 논문을 작성하느라 여념이 없는 신디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여전히 똥머리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으며 다크 서클이 진하게 내려온 걸 보면 생활 패턴은 전과 다를 게 없는 모양이다.
“신디는 저처럼 문제 제출 안 해요?”
“나도 했었지이··· 그런데 지금은 안 해도 돼···”
“왜요?”
“나도 교수님이랑 같은 박사니까아···”
신디도 조수 시절에 나처럼 많이 부려먹혔던 모양이다. 그래도 딱히 불만은 없다. 엘레나가 노예처럼 인권 따위를 무시하거나 이상한 부분에 트집을 잡아 갈구지는 않으니.
오히려 부려 먹히는 만큼 역사 관련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자료 조사를 하면서 다양한 지식을 얻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엄청난 지식량을 쌓을 수 있었다.
“아. 참고로 시험 문제를 유출하면 곧바로 조교직을 박탈시킬테니까 그리 알아. 친한 사람이어도 안 돼.”
“저도 그정도는 알고 있어요. 반마다 다른 문제를 내야 되죠?”
“당연하지. 2학년이랑 1반은 내가 낼테니 나머지는 네가 내.”
“알겠습니다.”
귀찮긴 하지만 어쩌겠나. 교수님이 까라면 까야지. 나름대로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어떤 문제를 내야 학생들에게 잘 냈다고 소문이 날지 고민하는 것도 잠시, 문득 궁금한 점이 떠올라 엘레나에게 질문했다.
“교수님. 교수님은 이번 전시회에 방문할 거예요?”
“응? 아아. 그러고 보니 벌써 전시회가 다가오고 있구나. 이번에도 너네 영지에서 하지?”
“네.”
“흐음···”
엘레나는 안경을 추켜올리며 잠깐 고민하더니 어깨를 으쓱거리며 입을 열었다.
“마음 같아서는 한 번 보고 싶지. 매트릭스 극단의 공연이 그렇게나 대단했다며? 리루스 악단과 합작을 했다던데.”
“평생동안 잊지 못할 공연이었죠. 교수님도 한 번 보시면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아직까지 머릿속에 생생히 재생된다. 리루스 악단과 매트릭스 극단이 선보였던 사크란의 희생. 첫 도입부부터 장난이 아니었다.
훗날 매트릭스 극단의 감독이 마족이었던 사실이 밝혀지자 조금 소란이 일었으나 오히려 그렇기에 인지도가 더욱 상승했다.
한 번 보면 두 번 보고 싶고, 두 번 보면 세 번 보고 싶었던 공연. 이번 전시회에 다시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매트릭스 극단도 전시회에서만 사크란의 희생을 공연할 거라고 못 박았으니 1년에 단 한 번밖에 없는 공연이라는 뜻이다.
“올 건가요?”
“미안하지만 이번 전시회도 패스. 연구할 게 산더미라 방학 내내 연구실에 있어야 해.”
“그렇게 바쁜가요?”
“응. 악마 숭배자가 몇몇 역사를 건드린 정황이 포착됐거든. 앞뒤가 안 맞는 역사가 간혹 보이고 있거든. 이걸 파고들면 악마 숭배자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역시 엘레나답다고 해야할지, 천성 학자다운 대답이다. 저렇게나 확고하니 더이상 권유할 수도 없었다.
이에 깔끔히 포기하고 어떤 문제를 제출할까 생각하려던 찰나, 엘레나가 매우 진중한 목소리로 나에게 충고했다.
“그러니 전시회 때 조심하렴. 악마 숭배자들은 역사조차 약하게나마 바꾸는 놈들이니까. 어떤 방식으로 해를 끼칠지 몰라.”
“그건 저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중이에요.”
“그렇다면 다행이네. 모처럼 좋은 노… 아니. 인력을 구했는데 허무하게 잃기 싫거든.”
“방금 노예라 하려고 했죠?”
“잘못 들은 거야.”
아닌 거 같은데.
* * *
아이작이 아카데미에서 기말 시험으로 인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시간.
전시회가 이루어지는 마이샬 영지는 하루가 멀다하고 바쁜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제논의 출생지라는 거대한 상징성 아래에 차곡차곡 문화 도시로 발전하는 중이며 그만큼 다양한 상단 및 관광객들이 오가고 있다.
본래 평화로웠던 작은 마을은 점차 도시로 향상되어 다양한 건물이 세워지고, 숙련된 인부들이 자재를 날라 차곡차곡 건설하는 중이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여 주위에 성직자들이 상시 대기하는 건 덤.
이뿐만이 아니라 전시회를 위해 본인의 예술품을 미리미리 전시하는 예술가들도 간간히 존재했다.
대부분 옮기기 힘든 조각상 및 공예품들이었으며 앞으로도 쭉 예술품들이 배치될 예정이다.
이처럼 한적하기 그지 없던 마이샬 영지는 하루하루 문화 도시로 나아가는 중이었지만, 이번에는 무언가 다르다.
“빨리 빨리 움직여! 전시회까지 전부 완공해야 된다!”
“이봐! 너무 힘들면 조금 쉬었다가 해. 짓다가 쓰러지면 제논 님에게 누가 될 테니까.”
“여기 단 거 좀 줘!”
설계된 건물을 짓기 위해 필요한 건 바로 노동력이다. 그리고 설계사 못지 않게 건물을 짓는 노동자의 능력 또한 아주 중요하다.
설계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것대로 지어야만 양측 모두 만족할 테니. 이와 더불어 노동력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시간 또한 대폭 단축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노동자의 숫자다. 특히 규모가 큰 건축물일수록 질보다는 양이 우선시된다.
지금을 보아라. 도대체 무슨 건물을 짓는 건지 몰라도 한 건물에 배치된 인부의 숫자가 어림잡아 100명이 넘어보였다.
지구와 달리 기술력이 떨어지기에 전부 몸으로 때워야 하지만, 그럼에도 대규모 공사라는 건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짓길래 이만한 인력이 투입된 것일까.
“…정말로 한 달 내에 완공되는 겁니까?”
마이샬 가문의 가주, 호크는 부산스러운 공사 현장을 보며 얼떨떨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현재 그의 눈에는 수도에서나 볼법한 공사 규모가 비추어졌다.
그리고 그의 곁에 서 있던 황금색 머리카락의 여인은 아리따운 미소를 지었다.
백색의 갑주로 무장을 갖추었으며, 그녀의 허리춤에는 깨끗하게 관리된 메이스가 매어져 있다.
분명 순례길에 다시 올랐다고 알려진 추기경이자 대심문관, 케이트 루이즈 안젤리카.
어찌 된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수도를 넘어서 마이샬 영지로 도달한 상황이다.
그것도 세이비어에서 파견된 어마어마한 인력들과 함께. 지금 공사 현장에 들어간 인력들 모두 세이비어가 직접 파견한 자들이다.
“물론입니다. 그렇기에 저 분들을 데리고 온 거니까요.”
호크는 팔짱을 낀 채 어느 정도 구실을 맞춘 신전을 보다가 슬쩍 고개를 돌렸다.
케이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애로운 미소를 띄고 있었지만, 호크가 보기에 살짝 꺼림칙함이 느껴졌다.
추기경이 어마어마한 인원들과 함께 영지로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의문을, 이후로 앞뒤 다 잘라먹고 영지에 신전을 세운다는 말에는 황당해졌다.
그게 무슨 개소리냐고 면전에다 대고 말하고 싶었지만 곧바로 착수에 들어가자 할 말이 없어졌다. 듣자하니 이미 황실과 말을 나누어 결정을 내린 거라고.
신전을 세우는 건 세이비어 교국의 지분이 가장 크고, 다른 나라는 그저 허락만 내리면 끝이다.
신전이 세워지는 나라 입장에서는 물건도 팔고, 실업자도 줄고, 무엇보다 신전이 세워지는 것이니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음…”
호크는 케이트의 설명을 듣고 미간을 살짝 구겼다. 당장 자신도 루미너스의 신도이기에 신전이 세워지는 건 아무런 불만이 없다.
하지만 신전이라는 건 일정 이상 규모를 갖춘 도시에서나 세워야 하는 법이다. 이 탓에 신전에 방문하기 위해서는 수도로 향해야만 가능했다.
참고로 붉은 사자라 불렸던 자신이기에 매일매일 수도로 향할 수 있던 것이지, 남들이었다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마차도 타지 않고 뛰어서 갔으니.
“아마 왜 뜬금없이 신전을 세우는지 의문이 드실 겁니다. 하지만 신전을 세워야 이 신성한 땅이 루미너스 님에게 보호를 받으실 수 있죠.”
케이트는 호크의 속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사람 좋은 미소를 띈 채 안심시켰다.
그에 호크가 한 쪽 눈을 치켜뜨며 반문했다.
“신성한 땅이라고 하셨습니까?”
“네. 루미너스님에게 선택받고, 더 나아가 세상에 추악한 어둠을 몰아낼 기회를 주신 분. 제논 님이 태어난 땅이니까요.”
“··· ···”
“그 위에 신전을 세우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신의 보호 아래에 전시회가 개최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축복 또한 받을 테니.”
케이트는 그 말을 하면서 호크의 눈을 정확히 직시했다. 초록색으로 빛나는 눈동자에 뚜렷한 신념이 담겨있었다.
호크는 그녀의 확고한 눈빛을 보다가 공사 현장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듣기만 해서는 무슨 말인지 모를 수도 있겠으나, 케이트의 말은 이거다.
[마이샬 영지를 ‘성지’로 만들겠다.]그 누구에게도 더럽혀지지 않고, 깨끗함만이 남는 땅으로 만들겠다.
호크는 그 저의를 깨닫고 착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무엇보다 가장 심상치 않은 건 따로 있다.
“제논 님이 보신다면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상상만 해도 짜릿합니다.”
“··· ···”
“아아. 어서 빨리 이 땅이 루미너스 님의 축복으로 가득 채워졌으면···”
그건 바로 케이트의 광신도적인 면모였다. 이미 호크는 그녀가 아이작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간파했다.
허나 아이작을 향한 그 태도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름이 끼친다.
붉은 사자라 명성을 날리면서 온갖 걸 다 본 자신이건만, 슬금슬금 물러날 정도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게냐, 아들아···’
호크는 다시 한 번 착잡한 한숨을 내쉬며 공사 현장을 바라봤다.
‘설마 마족 공주님도 이걸 보고 따라하시는 건 아니겠지?’
불현듯 그런 생각이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