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257
■ 256화. 귀인 (3) □ ᓚᘏᗢ
평민이 귀족에게 안내를 해달라는 부분은 아마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고 저 놈이 미쳤나라는 의문이 들기에도 충분하겠지.
어디까지나 겉보기에는 말이다. 비록 오고 가는 대화는 짧았으나 그 사이에는 많은 뜻이 포함돼 있다.
나는 머스크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드러냄과 동시에 악수 신청을 건넸다. 만약 몰랐다면 그래서요? 라는 말만 나왔겠지.
일종의 비지니스 파트너 간의 만남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머스크는 아버지를 제논이라 착각하고 있었지만 내가 그의 아들이니 당연히 나 또한 알고 있을 거라 판단한 모양이다.
보기보다 리스크가 큰 도박이다. 그러나 돌아오는 리턴도 상당했기에 머스크가 먼저 나에게 말을 건 것이다.
무엇보다 머스크는 제논 일대기 사이에 얽혀있던 신의를 끝까지 지키면서 신뢰 관계를 착착 구축해나갔다. 오죽하면 내 쪽에서 머스크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머스크도 이걸 잘 알고 있었기에 용기를 낸 것이 아닐까. 그가 제논 일대기를 어떻게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만 적어도 ‘숭배’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아니지. 다른 의미의 숭배겠지. 제논 일대기가 평생 벌어도 못 벌 돈을 다 퍼주고 있으니까.
아무튼 나와 머스크 사이에 쌓이고 쌓인 신뢰 관계에서 신분 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머스크만한 인물을 찾기 힘들고, 머스크도 제논 일대기만한 걸작을 찾는 건 불가능할테니.
서로가 서로에게 이득을 취하고, 그렇다고 선을 넘지 않는 비지니스 관계. 이 말이 딱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안내를 해주겠지만 저도 사실 우리 영지를 잘 모릅니다. 제가 아카데미 학생이라 영지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거든요.”
“허허허. 괜찮습니다. 사실 안내는 핑계고 잡담만 나누고 싶었거든요.”
안내를 요청한 것도 말만 그런거지 실상은 대화를 하기 위함이다. 나는 머스크라는 인물을 처음 만났고, 머스크는 아버지를 만났을지언정 나를 처음 만났으니.
지금은 영지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잡다한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데 몸은 괜찮으세요? 듣자하니 악마 숭배자들에게 기습을 당하셨다고 들었는데···”
“하하. 그건 이제 괜찮습니다. 혹시 몰라 비상용 포션을 항상 들고 다니거든요.”
호탕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걸 보면 괜찮긴 괜찮은 모양이다. 따지고 보면 머스크도 수혜자임과 동시에 피해자였으니.
하지만 살이 찐 상인은 관록을 보여준다고, 머스크는 내 질문을 듣자마자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넌지시 물었다.
“헌데, 그 사실은 어떻게 아신 겁니까? 저는 분명 편지를···”
듣는 사람이 있을까봐 말을 흐렸으나 무슨 뜻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자기는 분명 저택에 보냈는데 아카데미에 있던 내가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냐고.
아까도 언급했듯이 머스크는 내가 아니라 우리 아버지를 제논 일대기 저자로 착각하고 있다. 1권의 초고를 아버지가 출판사로 갖고 왔을 뿐더러 이후로는 심부름꾼을 시켰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계속 그렇게 착각해도 문제는 없으나 머스크는 믿을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 더군다나 아버지로 착각했다고 한들 한 다리 건너뛰는 셈이니 밝혀도 문제는 없다.
이에 대답없이 미소만 슬쩍 지어줬다. 다양한 뜻이 담겨있는 내 미소에 머스크는 눈을 살짝 크게 뜨더니 이내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 그런 거였군요. 의외라면 의외입니다.”
“뭐가 의외라는 거죠? 제가 너무 어려서?”
“그것도 그렇지만 대놓고 알려줄 줄은 몰랐거든요. 그만큼 저를 믿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나는 농담과 진담이 두루 섞여있는 질문에 미소만 지어줬다. 사소한 실수를 저지르고 리나의 말에 따르자면 탈세 혐의까지 적발된 머스크다.
그렇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원래 사람은 적당히 청렴하고 적당히 부패해야 신뢰할 수 있다.
너무 청렴하면 고집이 세고 완강하여 믿음을 쌓기가 힘들고, 반대로 너무 부패하면 배신을 밥 먹듯이 해버리니까.
하물며 머스크는 원로원의 사주를 받은 알븐하임의 귀족들에게까지 압박받았으나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이것 또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수 없다는 생각 하에서 나온 판단일 터.
반대로 말하자면 내가 황금알을 꾸준히 낳는다면 머스크가 배신할 일은 절대 없다는 것이다.
“···허허.”
머스크는 내가 아무 말없이 미소만 짓자 머쓱했는지 코 밑을 닦았다. 반응을 보아 정말로 농담으로 던진 모양이다.
나는 분위기가 어색하게 흐르기 전에 다른 질문을 날렸다. 가장 시급한 건 그의 출판사다.
제논 일대기의 원고가 완성되었다고 해서 출판사가 운영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그나저나 회사는 언제쯤 이주되는 거죠?”
“송구스럽지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건물 자체는 교단의 힘을 빌려 거의 다 완성했으나 아직 직원들이 준비 중에 있거든요.”
“그럼 회사 일이 다시 원활하게 진행되려면요?”
“아마 넉넉 잡아 2주일 정도가 소요될 겁니다. 회사만 옮기는 게 아니라 직원들의 거주지까지 옮기는 일이니까요. 사실 이것 또한 교단이 도와줘서 그런 거지, 아니었으면 더 오래 걸렸을 겁니다.”
본래 출판사가 있던 곳은 다들 예상했다시피 수도다. 그리고 수도와 우리 영지 간의 거리는 짧은 편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기차는커녕 자동차도 없다. 다시 말해 그 무거운 이삿짐들을 오직 수레와 마차로만 옮겨야 된다.
이렇다보니 거주지를 옮기는 행위 즉, 이사를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 한 지역에 정착하는 편이며 모험가가 아닌 이상에야 밖으로 잘 나서지도 않는다.
이런 시대상을 보았을 때 머스크의 판단은 파격적이라 볼 수 있다. 그나마 다행히도 이사하는 거리가 짧다지만 지출이 어마어마할텐데 직원들을 위해 감수한 것이다.
“지출이 꽤 나갔을텐데 괜찮습니까?”
“여태까지 번 돈에 비해서는 새 발의 피도 안 됩니다.”
“··· ···”
걱정스럽게 물은 내가 바보처럼 느껴지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기야 제논 일대기가 벌어준 돈에 비해서는 새 발의 피겠지.
머스크는 내가 민망하다는 표정을 짓자 특유의 너털웃음을 흘렸다. 문득 돈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제논 일대기로 얼마나 벌었을지 궁금해진다.
물론 머스크가 아니라 내가. 만에 하나, 추적이라도 당할까봐 염려되어 지금까지 출판사에게 맡겨놓은 상황이다.
레오르트와 리나에게 정체를 반쯤 들키고, 휴재 사태가 발발한 이후에는 협조를 받아 금액을 옮기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세한 건 모른다.
나는 제논 일대기를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닌 어디까지나 취미로 시작했으니까. 일단 확실한 건 평생 놀고 먹고 살 수 있다.
정확한 금액은 아니더라면 비유적으로나마 듣고 싶었다. 전세계적으로 뻗어나간 책인데 과연 얼마나 팔렸을지.
“실례지만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뭐든지 물어보십시오.”
“얼마나 버셨나요?”
물건을 파는 상인에게는 다소 직설적인 질문이었을까. 머스크는 내 질문에 흠칫하더니 어색하게 미소를 띄었다.
자그마치 제논 일대기이니 그에 따른 수익은 어마어마할 터. 그러나 망설이는 걸 본다면 필시 무언가가 끼여 있다.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나는 잠자코 머스크의 대답을 기다렸다.
이윽고 머스크가 헛기침을 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것이··· 대답하기가 곤란하군요.”
“뭐가 곤란하다는 거죠?”
“파이가 너무 큰 나머지 입에 들어가지도 않는데 어떻게 한 입에 먹을 수 있겠습니까?”
“아.”
나는 그의 대답을 듣고나서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말해 덩치가 너무 큰 나머지 계산조차 힘들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사람 진짜 평민이 맞긴 한 건가. 비유를 정말이지 여느 귀족 못지 않게 우아하고 찰떡같이 한다.
평소 사람을 상대해야 되고, 더 나아가 귀족까지의 압박까지 고스란히 흘려야 했으니 자연스레 말발이 늘어난 걸까. 아마 그쪽에 가능성이 있겠지.
아무튼 간에 제논 일대기로 벌어들인 수익은 감히 상상조차 못할 정도로 비대하다는 걸 알게 됐다. 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책이었으니 당연한 거겠지.
“아. 혹시나 하는 말이지만 수익은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머스크는 아까 전의 비유로 괜한 의심을 품었을 거라 생각했는지 안심시켜줬다. 난 그 말에 무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리나에게도 들은 적이 있다. 탈세는 하더라도 우리 가문으로 오는 수익은 하나도 떼먹지 않았다고.
‘계약’으로 묶여있는 돈에 대해서는 철두철미하지만 세금 같이 짜증나는 구석은 묘하게 부패한 사람이다. 사실 그 탈세라는 부분도 벌금만 물린 걸 보면 일종의 편법에 가까웠다.
여러모로 호감이 드는 사람이다. 상인으로서의 덕목도 완벽하며 황금알의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만큼 멍청하지 않다.
그토록 많은 돈을 벌었다면 살짝 떼어도 별로 티가 나지 않을 텐데. 아까 그가 언급했던 파이에서 부스러기 정도는 가져가도 상관없다.
“신기하네요. 부스러기 정도는 가져가도 눈치채지 못 할텐데.”
“하하.”
그 의미를 담아 의아하다는 뉘앙스로 물으니 머스크가 다시 한 번 웃음을 흘렸다.
뒤이어 뒷짐을 진 채 사뭇 근엄한 자세를 취하더니 헛기침을 통해 목을 풀었다. 허세 가득한 모습이라 하마터면 실소가 나올 뻔했다.
“죄송하지만 전 돈을 버는 걸 좋아하지, 계약자를 떼먹는 건 상인의 도리가 아닙니다. 지킬 건 지켜야죠.”
“그런 사람이 세금을···”
“어허. 그건 어디까지나 편법이었어요. 이렇게 멀쩡히 나온 걸 보면 알지 않습니까?”
여기까지만 해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으나, 곧바로 이어진 뒷말을 통해 한 가지 더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떼먹으려면 정당한 방위로 떼먹어야 합니다.”
“정당한 방법이라 함은?”
“당연하게도 계약이죠.”
이 사람이 귀족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만약 귀족이었다면 이 사람한테 탈탈 털리는 사람이 한두 명 정도가 아니었겠지.
그래도 확실하게 돈을 벌어다 주는 상대에게는 계약으로도 장난치지 않는 사람이다. 이건 자기 자신에게도 피해가 올 수도 있으니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는 걸 테고.
굳이 제논 일대기가 아니었어도 대성할 사람인 건 확실하다. 무엇보다 제논 일대기를 끝까지 놓지 않고 손에 쥔 것조차 실력이라면 실력이다.
원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 가장 피곤하다고, 그걸 중간에서 철저히 방어해준 머스크를 만난 것도 큰 행운 중 하나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머스크 씨를 만나서 행운이네요.”
“저야말로 행운입니다.”
“혹시 원하는 거라도 있으십니까?”
나는 머스크에게 호의를 보였다. 그가 악마 숭배자들에게 당한 것도, 큰 액수를 지출하면서 우리 영지를 옮긴 것도 따지고 보면 제논 일대기 때문이다.
작가로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약소한 부탁은 들어줄 생각이다. 지금까지 신뢰 관계를 구축해준 사람에게 응당 해줘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하지만 머스크의 생각은 조금 달랐던 모양이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점잖게 대답했다.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사양하겠습니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거든요.”
“흠··· 알겠습니다. 필요하신 게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부탁해도 됩니다.”
어쩌면 우리 둘의 대화를 듣고 의심을 품을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와 머스크의 정체를 알고 난다면 그 의문은 풀릴 것이다.
머스크는 제논 일대기와 계약을 맺은 출판사 사장이고, 나는 그 출판사가 들어올 예정인 가문의 차남이다.
제논 일대기 작가와 출판사 사장이 아닌, 가문의 차남과 출판사 사장의 만남이었으니 의심을 품어도 깊게 파고들 여지는 없다.
“오늘 정말로 유익한 시간이 되었군요.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이네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머스크 씨를 알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하하. 제 얼굴에 금칠을 하시는군요.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각자 헤어져야 할 시간이 돌아왔다.
나는 나대로 영지를 시찰해야 했으며 머스크 또한 회사와 직원의 상황을 살펴봐야 했으니.
그래도 서로 간에 얻을 건 얻었으니 손해는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이쪽에서 머스크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게 되었으니 이득이지.
“혹시 아이작 씨께서는 미래를 약속하신 분이 있으신가요?”
“네. 있습니다.”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지만요. 그 말은 꾹꾹 눌러담았다.
그러자 머스크가 진심으로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탄식했다.
“그건 정말 아쉽군요. 한 번 제 딸을 소개시켜줄까 생각했는데.”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저도 여러모로 난처한지라···”
더이상 늘렸다간 제 약혼녀에게 맞아죽을 수도 있어요. 이것 또한 목구멍 너머로 삼켰다.
머스크는 내가 완고한 태도를 보이자 곧바로 포기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보통 딸은 아버지를 닮는다는데 설마 똑같이 닮은 건 아니겠지. 내가 그 생각을 하며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을 때였다.
“허허허. 제 딸은 저와 달리 곱고 아름답습니다.”
어떻게 안 거야. 내 표정에 그렇게 티가 나는 건가.
머스크는 내가 당황하여 얼굴을 더듬거리자 미약한 웃음을 흘리며 품 속을 뒤적거렸다. 이어서 작디 작은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나에게 보여줬다.
나는 그 종이의 정체가 사진이라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이 시대에 웬 사진이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이것 또한 마법 아이템이며 알븐하임에서 발명된 물건이다.
‘전통’과 ‘기록’을 중요시 여기는 엘프인지라 사진기 같은 건 진작에 발명된지 오래다. 그 가격이 더럽게 비싸다는 게 문제지만.
아무튼 이건 넘어가고, 나는 사진 속에 나란히 서 있는 인물들을 확인했다.
가장인 머스크는 중앙에 앉아있고, 그 양옆에 두 명의 여자와 두 명의 남자가 나란히 서 있다. 보아하니 남자는 아들이고 여자는 부인과 딸인 것 같은데···
‘아니. 이게 말이 되나?’
나는 사진 속의 인물과 지금의 머스크를 번갈아 보았다. 딸로 추정되는 여자는 내 기준으로도 확실한 미인이었으나 그것보다 충격적인 건 머스크 본인이다.
사진 속의 머스크(로 추정되는)는 날렵한 턱과 부리부리한 눈매, 마지막으로 두터운 송충이 눈썹이 인상적이다. 반면 지금을 보아라.
특징이라고 할만한 건 남았으나 뒤룩뒤룩 찐 살들이 그걸 다 깔끔히 묻어버렸다. 살 하나로 사람이 이렇게 바뀌는 게 가능한가.
그런 내 생각을 읽었는지 머스크가 특유의 너털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최근 살이 좀 쪄서 그렇지, 저도 한때 미남으로 유명했습니다. 부인도 그때 만난 거고요.”
“아··· 네. 정말 죄송하지만 다시 이때로 돌아갈 생각은 없으세요?”
“그때도 인기가 좋아서 부인이 골치 아파했는데 지금은 오죽하겠습니까? 살이라도 찌워서 차단해야죠.”
“··· ···”
자뻑 같지만 사진 속의 인물을 본다면 결코 자뻑이 아닌 것 같다. 더군다나 지금은 제논 일대기로 벼락 부자가 되었으니 꼬이는 사람도 많겠지.
나는 속으로 어처구니 없어하면서 사진을 머스크에게 돌려줬다. 머스크는 사진을 품 속에 소중히 보관하고는 나에게 조언 아닌 조언을 전했다.
“그러니 아이작 씨도 조심하십시오. 약혼녀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는 순간 그 리턴은 2배가 아니라 제곱으로 환산됩니다.”
“··· ···”
“그리고 약혼녀의 눈물은 갚을 수 없는 빚으로 계산되죠. 이 부분은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뼈가 실려있는, 지극히 상인다운 충고였다.
‘그나마 다행히 빚은 안 쌓았구나.’
덕분에 마리에게 더욱 잘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