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307
■ 306화. I am (1) □ ᓚᘏᗢ
이 세상의 교통수단은 매우 열악하다. 비행기는커녕 기차조차 이제야 막 개발 단계에 돌입했으며 교통이라 해봤자 마차밖에 없다.
심지어 그 마차조차 한 번 사용하는데 가격이 매우 비싸다. 전략 자산으로도 이용되는 ‘말’이었기에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내가 전달했던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나라와 나라를 건너야 되는 사람에게는 매우 부족한 시간이라는 뜻.
제아무리 텔레포트 기관이 있다지만 그건 한정된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그것조차 수도와 수도의 이동만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제시했던 기간은 다시 말해 고위급 귀족만 찾아오게 만드는 기간이다.
하지만 이걸 기회로 인맥을 넓히기 위해 참석하는 귀족들도 많았으며 평민도 마찬가지.
숫자는 평민이 훨씬 많으니 찾아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평민인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렇다 보니 전시회 못지 않은 인원이 마이샬 영지로 우글우글 몰려들었으며 이걸 기회로 본인의 예술품을 들고 온 사람들도 몇몇 존재했다.
대신 공식적인 전시회가 아니다 보니 공연이나 연극 같은 무대는 없다. 오로지 마이샬 영지를 구경하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지.
다만 비율만 따지자면 귀족들의 숫자가 더 많아보였다. 귀족과 평민은 옷 차림새부터 차이가 났기에 분간이 가능했다.
물론 이것조차 적은 수일 것이다.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여관에만 있는 사람도 많을 테니까.
무엇보다 이 이벤트는 평민들보다는 귀족이 더 큰 관심을 표하고 있다. 그 이유가 매우 단순한 것이, 평민은 제논이 누구이던 간에 큰 관심이 없다.
정확히는 관심이 덜하다고 볼 수 있으며 크게 두 가지 분류로 나뉘어져 있다.
세실리나 케이트처럼 나를 시대의 구원자라 생각하는 쪽, 아니면 오로지 작품 그 자체를 사랑하는 쪽.
광신도와 팬의 차이라고 보면 편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종이 한 장 차이다. 때문에 종종 두 그룹이 서로 말다툼을 벌이고, 더 나아가 싸움까지 번진다는 소식도 있더라.
반면 귀족은 평민과 달리 순수한 의미의 팬으로 남을 수가 없다. 나와 엮이는 순간부터 온갖 구설수에 휘말릴 뿐더러 그에 따른 힘까지 얻을 테니까.
멀리 가지 않아도 아르웬과 머스크를 보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제논과 연관돼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힘든 생활을 지내는 중이다.
이번 이벤트에 귀족이 많은 이유도 대부분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다. 세상이 성자라니, 신이 선택한 인물이라니 떠들어 대도 결국엔 사람이니까.
콩고물이라도 주워먹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을 테고, 그게 아니라면 순수한 목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있을 터.
그만큼 제논이라는 이름이 세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아이작 님.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아. 케이트 씨.”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인 공연장의 대기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예정 시간에 긴장하고 있던 나는 익숙한 얼굴과 마주했다.
오늘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케이트. 그녀는 늘 그렇듯이 백색의 수녀복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상냥한 미소로 대하고 있다.
대기실은 마족의 마법 및 기술력 덕분에 밝은 빛으로 채워진 상태. 그러나 황금밀밭을 연상시키는 케이트의 머리카락에 비할 수 없었다.
“정말로 루미너스 님이 허락해주셨대요?”
“네. 루미너스 님께서도 아이작 님의 부탁이라면 기꺼이 들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내 질문에 케이트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만족스러운 대답을 꺼냈다. 오늘 케이트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다.
내가 무대에 서서 정체를 밝히더라도, 과연 사람들이 곧이곧대로 믿어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아마 제논이 대변인을 내세웠다고 생각할 게 뻔하다. 테르스 왕족이 아닌 다른 사람이 보기에 이번 이벤트는 너무 뜬금없으니까.
하지만 케이트가 직접 보증해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케이트의 직급은 추기경, 그것도 현재 세이비어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케이트가 마음만 먹는다면 공연장을 일시적으로나마 신의 영역으로 선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가능한 건가요? 일시적으로나마 성역을 선포한다는 게?”
나는 궁금함에 질문했다. 말은 엄청 쉬워보이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케이트는 말도 안 되는 걸 가능하다고 답한 것이다.
애당초 신이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은 신전을 제외하면 없다.
“전 가능합니다.”
“얼마나요?”
“다른 곳이라면 10분. 이곳에서는 30분 정도 가능합니다. 이 영지는 다른 곳과 달리 무려 2명의 신이 존재하는 곳이니까요.”
하지만 케이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새삼 그녀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리고 그녀가 어째서 신의 은총을 받았는지 알 것 같다.
비록 이상한 부분에서 상식이 어긋나 있지만 그렇기에 루미너스를 향한 믿음이 확고한 거겠지.
‘책에 넣어야지.’
성녀라 칭해지는 릴리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기술. 다른 기술과 달리 현실에서도 사용 가능하니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성역을 선포하는 순간 신이 직접 지켜보고 있는 셈이니 그 누구도 악행을 저지르지 않을 터.
내가 무대 위에 당당히 나설 수 있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더군다나 지금 나에게는 세실리가 걸어준 방어 마법까지 있다.
신의 눈을 속일 수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 어찌어찌 들어온 악마 숭배자가 기습을 가해도 멀쩡하다는 뜻이다.
“헌데 아이작 님.”
“네?”
“정말 그 옷만 입고 나가실 생각입니까?”
케이트가 의문이 담긴 표정으로 나에게 묻는다. 나는 그녀의 질문을 듣고 내 옷차림을 체크했다.
정신없이 옷을 골랐던 일이 무색하듯, 현재 내 옷차림은 매우 단출하다.
휘황찬란한 장식은커녕 밋밋하기 그지 없는 붉은색 예복. 와이셔츠조차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와이셔츠다.
좋게 말해서 세련된 복장이지만 이곳 사람들, 특히 귀족들 눈에는 잘난 곳 하나 없는 복장.
실제로 내가 이걸 입겠다고 고집하자 여자들이 한사코 만류했던 기억이 있다.
“네. 어차피 사람들은 저를 보러 온 거지, 옷을 보러 온 게 아니잖아요? 저는 이걸로 충분해요.”
“아이작 님은 검소한 분이시군요.”
“좋게 말하면 검소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귀족답지 않게 돈 쓰는 방법을 모를 뿐이죠.”
케이트의 말마따나 검소하다는 말은 많이 듣지만 실제로 돈 쓰는 방법을 모른다.
돈을 쓴다고 해봤자 원고지 몇 장밖에 더 있겠나. 심지어 마법필과 타자기조차 선물받은 거라 돈이 나갈만한 곳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줄 때 지출이 좀 나가긴 해도 많이 쓰는 편은 아니다.
“케이트 씨는 검소한 사람을 선호하시나요?”
“전 아이작 님처럼 이 세상에 빛을 퍼뜨리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하하. 제 얼굴에 금칠을 하시네요.”
“금칠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빛의 씨앗은 언제 주실 거죠?”
“··· ···”
“전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건가. 나는 케이트의 결의 어린 말을 듣고 헛기침을 토했다.
“흠. 흠. 그나저나 케이트 씨. 최근에 별 일 없으시죠?”
“무슨 말이시죠?”
“그··· 얼굴에 상처 있잖아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아까부터 신경 쓰이던 부분을 언급했다. 케이트의 뺨에 선명히 나 있는 긁힌 상처.
짐승에게 당한 건지, 아니면 본인이 직접 긁은 건지 몰라도 꽤 심한 상처가 도장처럼 찍혀있었다.
잡티 하나 없는 케이트의 피부였기에 더욱 눈에 띄는 상처.
괜히 상황이 어색해질까봐 꺼내지 않던 주제였는데 이대로 넘어가긴 뭐해서 언급했다.
“아··· 이건···”
내가 질문하자마자 케이트가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손으로 뺨의 상처를 슬며시 가린다.
제아무리 광신도적인 면모를 띄고 있더라도 케이트도 여자는 여자인지 얼굴에 난 상처가 꺼림칙한 모양.
그런데 이상하다. 케이트라면 저정도 상처는 곧바로 치료할 수 있을텐데 왜 방치한 것일까.
하물며 그녀는 대심문관이다. 이단과 더불어 악마 숭배자를 직접 처치하는 의무를 지닌 성직자.
그런 케이트에게 흉이 질만한 상처가 새겨졌다는 건 필시 위험한 일이 발생했다는 뜻일테니 걱정이 안 될래야 안 될 수가 없었다.
“···아이작 님.”
“네. 케이트 씨.”
“실례지만 손을 좀 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한동안 입을 열기를 망설였던 케이트가 조심스레 제안했다. 푸른색 눈동자는 간절함 비슷한 감정으로 채워져 있다.
나는 그 반응을 보며 의문을 가진 것도 잠시, 그녀가 원하는대로 손을 빌려줬다.
손을 빌려주자 케이트는 공예품을 다루듯이 내 손을 더듬거렸다가 이내 꽉 맞잡았다.
샤아아아-
손을 잡자마자 나타나기 시작한 황금의 빛무리. 따스함과 동시에 신성함이 느껴진다.
성직자만 발현할 수 있는 신성력. 그 신성력이 현재 내 손에 일렁이기 시작했다.
“···아이작 님.”
“말씀하세요.”
“이제 그 손으로 제 상처를 쓰다듬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묘하게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나에게 부탁한 케이트. 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과 마주했다.
무언가 긴장한 것 같기도 하고, 애원하는 것 같은 표정.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표정이었으며 거부할 이유도 없다.
이에 나는 신성력이 일렁이는 손을 뻗어 케이트의 뺨에 갖다 대었다. 도중에 약간 망설였지만 말 그대로 잠시였을 뿐.
뒤이어 손을 갖다 대자 케이트가 눈을 천천히 감으며 감촉을 만끽하기 시작했다.
샤아아아아-
뺨에 손을 갖다 대자마자 놀랍게도 뺨의 상처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흉터조차 남지 않고 본래의 피부로 되돌아온다.
신성력에 치유 효과가 있다는 건 알고 있어도 직접 마주하는 건 처음이어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하아···”
“···끝난 건가요?”
머지않아 상처가 모두 치료되었을 때 케이트가 달뜬 신음 소리를 내었다. 나는 미묘해진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물었다.
그러자 케이트는 뺨에 갖다 댄 내 손을 살포시 붙잡더니 눈을 천천히 떴다. 눈을 뜨자 촉촉하게 젖어있는 푸른빛 눈동자가 빛을 발했다.
“감사합니다. 아이작 님.”
“제가 뭘 했다고···”
“아니에요. 더럽혀진 게 모두 씻겨져 나가는 이 느낌.”
뒤이어 그녀가 달콤하게 젖어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직 아이작 님만이 가능하신 일이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 ···”
무언가 이상한 스위치가 켜진 듯한 느낌이 든다.
* * *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면서 공연장은 인산인해를 이루기 시작했다. 이미 착석한 사람들은 물론, 어떻게든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까지.
이 모든 게 다 제논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다. 지난 전시회 못지 않게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다.
만약 자리에 착석하는 공연장이 아니라 사교회 같은 공간이었다면 북적거리는 느낌이 더 강했겠지.
공연장을 발표장으로 채택한 건 귀찮게 돌아다닐 필요도 없고 자리에 앉아있기만 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일부러 일주일이라는 시간만 준 건가? 어차피 소문이 도는 건 빠를 테니까.”
레오르트는 앞으로 제논의 정체가 드러날 무대를 바라보면서 의견을 내었다.
본래 이런 대규모 이벤트는 최소한 한 달로 잡아야 정상이지만, 왜인지 몰라도 기간이 매우 짧았다.
하물며 소식이 전세계로 퍼지기까지의 시간도 고려해야 된다. 그런만큼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고위급 귀족을 제외하면 촉박하다.
“올 사람만 오라고 메세지를 던진 게 아닐까요? 여기서 시간을 더 늘렸다간 사람들이 더 많아질테니까요.”
레오르트의 말에 옆에 앉아있던 리나가 의견을 제시했다. 그녀의 의견에 레오르트도 일리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작 아이작은 정말 아무 생각없이 일주일로 잡은 거지만 그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그런데 리나. 정말로 괜찮은 거냐?”
“전 괜찮아요, 오라버니. 성격도 나쁘지 않고 외모도 출중하잖아요?”
“서로 합의 하에 구색만 맞춰도 상관없다만···”
두 남매가 나누는 이야기는 대충 예상했겠지만 정략 결혼이다. 아이작이 정체를 밝히는 순간 리나는 정략 결혼을 할 수밖에 없다.
비록 아이작은 마리와 약혼을 했으나 황실에서도 ‘선물’을 해야 할 테니까.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관계가 꼬여버린다. 대외적으로는 리나가 정실이 되어야 정상이나 사실상 마리가 정실이다.
물론, 제논의 위상을 고려하자면 그가 원하는대로 맞춰야 되지만 사람 마음은 그리 쉽게 되는 법이 아니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전 괜찮아요. 게다가 원래부터 생각하고 있던거라 이제는 별 생각도 들지 않고. 그냥 좋은 남자에게 갔다고만 생각하면 편하지 않을까요?”
“네 생각이 그렇다면 말은 하지 않겠지만 남녀 관계라는 건···”
“됐어요. 그런 말 하기 전에 오라버니부터 생각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히리야 왕녀도 이미 끝났고 다른 쪽도 찾아야죠.”
리나의 역공에 레오르트도 할 말이 없어졌는지 쓰게 웃었다. 실제로 그녀의 말마따나 당장 본인부터 반려를 찾아야 된다.
본래라면 히리야 왕녀가 후보였지만 모두 알다시피 아이작이 뺨을 때린 순간부터 끝났다.
이후로 국내외를 뒤져보며 적당한 신붓감을 찾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리고 할 거면 제가 결혼하기 전에 하는 게 좋을 거예요. 아니면 눈이 너무 높아져서 후보를 찾는 것조차 힘들 테니까요.”
“알았어, 알았어. 내가 알아서 찾을 테니까 그만 좀 긁어.”
리나가 먼저 결혼하게 되면 매부가 제논이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과연 누가 선뜻 제안을 할 수 있을까.
레오르트는 속을 박박 긁는 리나를 물리고 주위를 한 번 살펴봤다. 거의 다 익숙한 얼굴들이지만 몇 명이 다르다.
특히 헬리움의 국왕이자 세간에서 ‘마왕’이라 불리는 데스칼. 현재 데스칼은 왕비, 아이실리아와 나란히 착석해 있다.
세실리도 마찬가지. 아이작이 없기 때문인지 세실리도 그들과 앉아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동안 떠들석하겠군.’
레오르트도 리나를 통해 세실리가 아이작과 교제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건 훗날에 커다란 폭풍이 되어 돌아오겠지.
이외에도 테르스 왕국도 마찬가지. 미네르바 제국 입장에서 테르스 왕국이 자폭을 한 건 좋은 현상이지만 그 후가 문제다.
폭풍은 한 번 스쳐가면 고요함만이 찾아오지만, 이번에 찾아올 폭풍은 단순히 폭풍 수준이 아니다.
‘일단 경호 인력부터 짜야겠군.’
레오르트가 머릿속으로 아이작의 경호 인력을 차근차근 파악하고 있을 쯤이었다.
“응? 저 사람 누구야?”
“누가 무대 위로 올라왔는데?”
“설마?”
귀에 속속 들어오는 사람들의 웅성거림. 레오르트는 서둘러 무대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시선을 옮기자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당당히 걸어오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시작이구나. 레오르트는 그 남자를 보자마자 기대된다는 미소를 지으며 집중에 들어섰다.
그사이 붉은 머리카락의 미청년, 아이작은 무대 중앙에 당당히 서고 사람들과 똑바로 마주했다.
“··· ···”
아이작이 당당하게 서자마자 금세 수그러드는 웅성거림.
웅성거림이 잦아들자 아이작은 한 번 가볍게 훑어보고는 목을 풀기 위해 기침을 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그리고 아주 조용히.
“제 이름은 아이작 듀커르 마이샬.”
평온한 목소리로.
“제논 일대기의 작가, 제논입니다.”
처음부터 폭탄을 떨어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