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397
■ 396화. 누구세요 (1) □ ᓚᘏᗢ
케이트가 지하 사원으로 향하고 며칠이 흘렀다. 그녀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내 일상은 여느 때와 다를 바가 없었으나 중간에 변화가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리나가 황궁으로 긴급히 복귀했다는 것. 같은 수업을 듣는 마리에게 듣자하니 지하 사원에 예기치 못한 사태가 터졌다고.
공교롭게도 케이트가 떠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귀에 들어온 소식이라 약간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무력은 분명히 강하다. 대심문관으로서 이단들과 악마 숭배자를 셀 수도 없이 처치했다.
심지어 ‘청염’이라는 칭호까지 붙어있으니 그녀의 무력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빠. 이건 무슨 동물이야?”
“펭귄이라고, 보통 추운 지역에서 살지만 드물게 화산 지대에서 살고 있는 개체도 있어. 대부분 온순한 편이나 화산 지대에서는 난폭하지.”
“그럼 이건?”
“이건 망치코뿔소. 얼굴 부분이 망치처럼 생겼지? 이걸로 나무 정도는 가뿐하게 부술 수 있단다. 숲이나 정글 지역에서 서식해.”
그러므로 지금의 나는 아리엘을 교육시키면 그만이다. 밖으로 나갈 일도 없고, 그렇다고 아리엘을 가만히 방치할 수도 없는 법.
게다가 중간 고사가 이제 막 끝난 참이라 마리도 시간이 널널하다. 어차피 옆방이기도 해서 매일매일 내 기숙사로 찾아오고 있다.
“아리엘. 이것 보렴. 아빠랑 닮았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아리엘을 교육하던 마리가 동물 하나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림이 아닌 사진으로 돼 있는 거라 동물의 모습이 선명히 드러났다.
그 동물의 정체는 다름아닌 펭귄. 그것도 이 세상에서 덩치가 가장 크지만 귀엽게 생긴 개체다.
전생의 황제펭귄과 비슷하다고 보면 편하달까. 그나저나 내가 아직도 펭귄을 닮은 건가.
“이거? 눈 똥그란 펭귄?”
“응. 늠름한 척하지만 귀여움을 못 숨기는 게 딱 네 아빠잖아. 그치?”
“아리엘한테 뭘 가르치는 거야. 그리고 난 늠름한 척하는 게 아니거든?”
솔직히 어이가 없다. 옛날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마리가 언급한 귀여움은 단 하나도 없다.
이번 년도부터 시작된 신체 성장과, 신성력을 통한 훈련까지 거친 덕분에 내 몸은 전보다 훨씬 튼튼해진 상황이다.
어깨가 벌어진 건 물론이고 키도 무럭무럭 성장하여 현재는 185cm나 된다.
아버지가 190cm가 넘는 거한이고, 형 데이브가 187cm이니 아마 이쯤 돼서 성장이 멈추거나 더 커지지 싶다.
유전자가 이러니 클라크가 얼마나 거대한 사람인지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일단 기골부터가 인간을 넘어섰다는 아버지의 증언이 있다.
어쨌거나 유전자에 대한 건 넘어가고, 나는 펭귄이라며 킥킥거리는 마리를 보다가 페이지를 넘겼다.
펭귄처럼 추운 지방에서 사는 동물 중에 마리와 똑닮은 동물이 하나 있다.
“자. 여기 마리 엄마가 있네. 새하얀 털에다가 귀여운 얼굴까지. 어때?”
“곰? 하얀 곰이네?”
전생의 북극곰 혹은 콜라곰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백곰이다. 생김새 자체는 북극곰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흉폭함도 마찬가지. 가끔 가다 집채만한 덩치를 가진 백곰도 있는데 그런 건 몬스터로 분류하고 있다.
“뭐야? 내가 이렇게 크다는 거야? 털이 하얀 건 맞지만 곰은 아니잖아.”
마리는 내가 백곰을 가리키며 비유하자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흘리며 나에게 따졌다.
나는 그녀의 반론에 어깨를 으쓱이며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곰은 겉보기에는 순진하고 우둔해 보이지.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잖아? 흉폭하고 날쌘데다가 거침없지. 너랑 딱 어울려.”
“그럼 지방도? 곰한테 있는 지방도 똑같다 하는 건 아니겠지?”
“이 지방은 아주 좋은 곳으로 갔지. 그리고 백곰의 주식은 여기 있는 펭귄이고.”
“··· ···”
내 말 속에 담긴 뜻을 이해한 마리의 얼굴이 미묘하게 붉어진다. 우리 사이에 낀 아리엘은 웅? 거리며 어리둥절했지만.
나는 귀여운 마리의 반응을 보고 머리를 쓰다듬어줬다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 그러는 와중에 마리가 다리를 이용해 내 종아리를 툭- 툭- 건드린다.
마치 애가 있는데 무슨 소리를 하냐는, 그런 의미를 담은 것 같아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평소에는 털털하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밤만 됐다 하면 180도 달라지니 곰에 딱 알맞다.
“자. 자. 다음은······ 유니콘이네?”
다음에 이어진 동물은 전설 속의 동물이자 뿔 달린 말, 유니콘. 그러나 이건 전생의 기준이지 이곳에서는 의외로 흔한 편이다.
여러 작업 과정을 거쳐서 기척과 냄새를 모두 없앤 후, 숲 깊숙한 곳으로 진입하면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성깔이 미친듯이 더러운데다가 뿔에서 레이저까지 발사하는 탓에 죽는 사람이 상당하다.
그대신 전설처럼 처녀 앞에서는 다소 순종적이고, 먼저 자극하지 않는 이상 자기 할 일만 유유히 한다.
“유니콘은 숲의 수호자 역할도 해. 숲이 더러워질 기미가 보이면 그곳으로 나아가 정화하지.”
“숲이 더러워져? 어떻게?”
“유니콘이 사는 숲은 희귀한 약초나 동물이 많거든. 때문에 밀렵꾼, 그러니까 나쁜 사람들이 자주 간단다.”
실제로 유니콘이 출몰하는 곳은 사람의 손길이 거의 타지 않는, 미지의 지역이다.
탐험가처럼 여행 그 자체를 즐기는 부류가 아닌 이상 이 세상은 아직 사람의 손길이 안 탄 곳이 훨씬 많다.
광활한 영토를 자랑하는 미네르바 제국조차 관리가 되지 않는 지역이 꽤 있다.
‘이걸 두고 수인이랑 싸우지 않을까?’
인간의 인구수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산업 혁명이 본격적으로 터지지 않는 이상 여기서 더 늘어나지는 않을 터.
반면 수인이 이제 막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시기이며, 인간보다 더 많은 양의 식량이 필요하다.
이걸 두고 서로 싸울 확률이 높겠지. 나는 머릿속으로 미래에 대해 생각하다가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지금은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리엘의 교육이 더 중요했으니.
“뭘 보고 있는 게냐?”
세 명이서 단란히 동물사전으로 공부하고 있을 때, 뒤에서 아버지가 나지막히 우리를 불렀다.
이에 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없이 뒤를 돌아봤다. 뒤를 돌아보니 이제 막 특훈을 끝냈는지 아버지가 당당하게 서 계셨다.
저 뒤에 아델리아가 땀을 뻘뻘 흘린 채로 샤워실에 들어가는 걸 보면 훈련이 모두 끝난 모양이다.
“아리엘한테 무슨 동물이 있는지 알려주고 있어요.”
“동물?”
“네.”
“흠. 동물이라······”
옛날 일이 생각나는지 턱을 긁적거리며 중얼거리는 아버지. 나는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났다.
비록 아버지는 국경 지대에서 근무하시던 분이지만, 국경 지대는 야만 수인을 포함해서 온갖 동물과 몬스터가 득실거리는 곳이다.
전생의 대한민국으로 치자면 최전방이라 생각하면 된다. 무슨 판타지 세계에서 나올법한 야생 동물들이 쏟아지는 곳.
그러면 국경 지대에도 이와 비견되는 동물이 있지 않을까. 이에 궁금해져 아버지에게 질문했다.
“아버지. 아버지가 본 것 중에 기억나는 동물이나 몬스터가 있나요?”
“음? 나 말이냐?”
“네.”
“커다란 도마뱀은 잡아본 적이 있다.”
“··· ···”
아, 맞다. 이 분 드래곤을 토벌하신 경력이 있으셨지.
아버지는 옛날의 상처가 기억난다고 본인의 업적을 잘 언급하지 않는다. 방금 말한 커다란 도마뱀도 실은 드래곤이겠지만 저렇게 표현한 거겠지.
나는 순간 멍해졌다가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었다. 드래곤이 너무 넘사라서 말이 안 나왔으나 그걸 제외하면 될 것이다.
“그거 말고 다른 거는요?”
“다른 거라······ 워낙 괴상한 걸 많이 잡아서 잘 모르겠구나. 굳이 있다면 2m 정도 되는······”
처음에는 2m밖에 안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음에 이어진 동물, 아니 생명체의 이름을 듣고 기함할 수밖에 없었다.
“나방?”
“······예?”
“대충 날개 너비가 2m 정도 되는 나방을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새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나방이더구나.”
“··· ···”
“해를 끼치진 않아도 너무 소름 끼쳤지.”
듣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데 직접 마주하면 어떨까. 애당초 그 정도 되는 크기면 몬스터 아닌가.
역시 판타지 세상다운 스케일이다. 나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 생물에 부르르 떨며 몸서리쳤다.
“아빠. 나방이 뭐야?”
“그건 나중에 아빠가 곤충도감 보여줄게.”
때마침 파브르 곤충도감과 비슷한 책이 있으니 그걸로 보여주면 되겠지.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마리를 힐끔 쳐다봤다. 그녀도 2m 짜리 나방을 상상했는지 안색이 푸르죽죽해진 상태다.
지난번에는 눈 앞에 벌레가 날아다니자 까무러쳤던 그녀다. 옛날에는 바퀴벌레를 봤다가 기절했다나 뭐라나.
‘세실리는 아무렇지 않다고 했었지?’
세실리는 물론이고 마족 전체가 벌레를 비롯한 곤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온갖 괴식이 가득 찬 헬리움이라서 그런지 벌레조차 식량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바퀴벌레마저 식용으로 사용하니 말 다했지.
물론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 게다가 평민의 음식만 그럴 뿐, 그것만 제외하면 다 비슷비슷하다.
나는 서둘러 머릿속에서 2m짜리 나방을 떨쳐버리고 다시 교육에 들어섰다. 판타지 세상답게 별의별 동물들이 즐비해 있다.
딱 하나를 빼면은.
‘기린은 왜 없지?’
이 동물 사전뿐만 아니라 다른 걸 찾아봐도 기린은 찾아볼 수 없었다.
드래곤도 있고, 망치머리코뿔소도 있고, 심지어 유니콘도 있는데 목이 긴 기린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아리엘을 교육하다보니 자연스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에 의아해져 옆의 마리에게 조용히 물었다.
“마리. 혹시 목이 엄청 긴 동물은 없어?”
“목이 엄청 긴 동물? 그게 뭐야?”
“대충 이렇게 생겼는데······”
나는 수첩에 기린의 생김새를 그렸다. 마리와 아리엘은 내가 그린 그림을 유심히 쳐다봤다.
그리고 마리는 내가 완성한 그림을 보더니 해괴한 걸 다 봤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게 뭐야? 전설의 동물이야, 뭐야?”
“본 적 없어?”
“전혀. 뭐 이리 기괴하게 생긴 동물이 다 있니? 몬스터 아니야?”
세상에나. 기린을 몬스터로 취급하다니. 물론 기린이 보기와 달리 꽤 위험한 동물이긴 하나 몬스터 취급을 받을 애는 아닌데.
더 충격적인 건 목이 좀 길다고 해서 전설의 동물로 취급한다는 거다. 여기는 드래곤과 유니콘의 실존이 상식인 곳이라 내게 더 충격적이다.
더군다나 불, 번개, 냉기를 뿜는 새라던지, 눈이 하나밖에 없는 사이클롭스라던지, 심지어 하늘을 나는 하늘 고래라던지.
별의별 괴생명체가 존재하는 세상에 기린만 없다. 이건 말이 안 된다.
혹시 몰라 막 씻고 나온 아버지에게 물었더니······
“이건 또 뭐냐. 몬스터냐?”
“······아니요.”
“그럼 왜 이리 괴상하게 생겼느냐? 목을 채찍처럼 쓰는 것도 아니고. 목이 이렇게 무방비하면 진작에 멸종하고도 남았겠구나.”
채찍처럼 쓰긴 써요. 사자도 한 대 맞고 저 멀리 날아갈 정도로 위력이 절륜하죠. 뒷발차기도 말의 상위호환이고.
이 세상에 환생한지 18년이 흘렀지만, 이처럼 가끔 가다 내가 환생자라는 걸 실감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니면 멸종했을 수도······’
똑똑똑-
아리엘의 교육도 막 끝났겠다, 슬슬 집필을 하려던 찰나에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이에 고개를 문 쪽으로 돌리자마자 문 너머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아, 아이작 님? 케이트입니다. 전에 말씀드렸던 귀빈과 함께 돌아왔습니다.]며칠 전에 지하 사원으로 떠났던 케이트가 복귀했다. 보아하니 루미너스가 데려오라고 했던 ‘귀빈’도 함께 온 모양이다.
케이트도 케이트지만 자그마치 루미너스가 언급했던 귀빈이었기에 서둘러 문 쪽으로 향했다.
덜컥-
“수고하셨······”
문을 열고 수고했다는 말을 하려다 말았다. 어딘가 수척해져 있는 케이트는 둘째치고 그녀의 옆에 있는 것부터가 신경 쓰였으니.
분명 귀빈을 모셔온다고 했는데 웬 커다란 나무 박스 하나가 떡하니 있는 걸까. 설마 저걸 그녀 혼자서 들고 온 건가.
대체 귀빈이 어디에 있다는 거지. 갖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을 때, 나무 박스 안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다 온 거냐? 웬 목소리 하나가 들리는데?]건장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내 귀를 파고들었다. 특이한 점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녹음기를 튼 것 같은 목소리다.
나는 눈을 깜빡거리며 무슨 일이지 싶다가 케이트에게 시선을 옮겼다. 케이트는 나와 시선을 마주치자마자 움찔하더니 고개를 슬며시 돌려버렸다.
왜. 뭐야. 왜 내 눈을 피하는 건데. 평소의 그녀와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에 의아해졌을 쯤, 또다시 나무 박스 안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나가도 되는 거 맞지? 부수기 전에 대답해줬으면 좋겠어.]“······혹시 여기 있는 사람이?”
“··· ···”
여러 의미를 담아 묻자 케이트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화답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내 눈을 피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 안에 ‘귀빈’이 있는 것 같다만 무언가 이상하다. 그냥 데리고 와도 될 텐데 왜 굳이 나무 박스 안에다가 보관한 건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일단 안으로 들이는 게 나을 것 같다. 나무 상자 안에 사람이 있는 건 확실하니까.
“이, 일단 들어오세요. 이건 제가 들게요.”
“아, 아닙니다! 제가······”
내가 든다고 말하니 화들짝 놀라는 케이트. 무언가 죄를 지은 듯한 표정하며, 행동이 전과 딴판이다.
도대체 지하 사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만 그 사이 많은 일이 있던 건 확실하다.
그래도 기껏 고생했는데 이것마저 들고 오라 하기에는 미안하니 내가 하는 게 낫다.
“아뇨. 괜찮아요. 아니면 그냥 나오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어차피 다 도착했는데 굳이 숨길 필요는 없으니까요.”
[오! 그래. 들어보니 도착한 것 같구나!]콰직!
내 말이 끝나자자마 박스 중앙에 구멍이 뚫리면서 무언가 빠져나왔다. 나는 빠져나온 물체를 보며 말을 잃었다.
새하얀 뼈. 팔부분에 보호대가 착용돼 있었으나 손만큼은 살점 하나 없는 새하얀 뼈다.
씨발, 이게 뭐야.
끼이익-
내가 어안이 벙벙해져 아무런 말도 못한느 동안 굳게 닫혀있던 나무 상자가 개봉되었다.
마치 관뚜껑이 열리는 것처렴, 여닫이 형식으로 열리는 나무 상자.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온 건······
[후아. 답답해 죽는 줄 알았군. 아니지. 이미 죽었구나.]“··· ···”
스켈레톤. 그것도 말을 하는 스켈레톤이다.
뼈밖에 없는 주제에 나보다 커다란 키하며, 착용한 갑옷까지. 그런데 그 갑옷이 다 낡고 헤져서 제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대체 뭔데.
[응? 아! 네가 혹시 아이작이니?]“어······ 네?”
[반응을 보아하니 맞는 것 같구나. 내가 네 할애비란다.]“··· ···”
누구세요. 누구길래 친근하게 내 어깨를 토닥거리는 거죠.
“대체 무슨 소란이······”
때마침 아버지도 소란을 듣고 문 쪽으로 나오시다가 상황을 보고 우뚝 멈추셨다. 동시에 스켈레톤의 시선이 아버지 쪽으로 향했다.
스켈레톤은 아버지를 보자마자 정말 반갑다는(어디까지로나 느낌상) 표정을 짓더니 세상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
[아이고! 이 놈아! 벌써 이렇게 컸느냐! 나를 똑 닮았구나!]당신 스켈레톤이잖아. 뭘 닮았다는 거야.
본래라면 악마 숭배자의 습격으로 생각할만한 상황이지만, 너무 어처구니 없었던 것일까.
정말 이런 말씀드리기 미안했지만, 아버지는 세상 멍청한 얼굴로 조용히 되물었다.
“댁은 누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