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414
■ 413화. 기인 (4) □ ᓚᘏᗢ
나는 아카데미 입학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의 전직만 알고 있었을 뿐, 정확히 무엇을 하셨는지 알지 못했다.
물어볼 때마다 아버지는 평범한 기사였다며 대충 둘러댔으며, 다른 가족들에게 물어봐도 비슷한 대답이 돌아왔다.
허나 아카데미에 입학하고나서 그의 과거사가 하나 하나 밝혀질수록 평범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차츰 깨달았다.
사람이 수시로 죽어나가는 국경 지대에서 살아남은 것도 모자라 깨끗하게 만들었으며, 군대의 보조가 있었다지만 드래곤까지 토벌한 위인.
이것만 해도 무시무시한데 황권 다툼까지 연관이 있다 하니 많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운이 없었다고 봐야겠지. 짐은 당시 황권과 거리가 멀었으니까. 내가 그를 고른 이유도 아무런 연고도 없는 평민이어서 그렇다네.”
“자발적으로 네이비 기사단으로 가신 게 아니었습니까?”
“그런 셈이지. 그런데 마이샬 경이 살아서, 그것도 국경 지대를 모두 정리하고 돌아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네. 그거 하나 때문에 모든 일이 제대로 꼬여버렸다고 볼 수 있지.”
황제, 베리트와 예고도 없는 만남이 이루어진 지 바로 다음 날. 상견례 아닌 상견례를 위해 초대받은 내가 그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
세로로 길게 제작된 만찬 테이블의 상석에는 당연하게도 베리트가 앉아있었으며 그 양옆에는 리나와 레오르트가 앉아있다.
대신 베리트의 옆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홀로 앉아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대충 눈치챘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했었지.’
황후가 꾸준히 앓던 지병을 유명을 달리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이건 나도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제아무리 신성력이 만능 같아도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는다. 하물며 질병 같은 경우는 그 증상을 대폭 완화시키지, 완치와는 거리가 멀다.
신성력이 있음에도 의술이 의외로 발달된 이유도 여기에 기인하고 있다. 더군다나 황후는 후유증이 심각하여 명을 달리한 거다.
“아버지가 정계에 입문이라도 하신 겁니까?”
“그건 아니지만 존재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됐다네. 내 형제들이 엉뚱한 착각을 해버렸거든. 마이샬 경이 살아남은 이유는 내가 뒤에서 지원을 해줬기 때문이며, 네이비 기사단의 단장이 된 것도 정치적인 도구로 사용하기 위함이라고. 당장 짐조차 마이샬 경이 전사할 거라 예상한 마당에서 어처구니가 없었지.”
“··· ···”
“또한 국경 지대라는 최악의 문제거리를 해결한 마이샬 경의 입지는 군 내에서 압도적이었다네. 이제 무슨 말인지 감이 잡히는가?”
대충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 같다. 전쟁 영웅, 그것도 나라의 위기를 해결한 영웅은 정계에 입문하는 순간 막강한 입지를 가지게 된다.
가끔 가다가 큰 전공을 세운 장군을 반역죄로 숙청하는 경우를 간간이 볼 수 있을 것이다. 내 아버지는 약간 특수한 케이스지만 이와 비슷하다.
하물며 누가 가도 죽을 게 뻔한 사지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돌아온다? 그것도 아무런 연고도 없는 평민이?
누군가 뒤에서 지원했다는 걸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베리트도 억울하고, 아버지도 억울한 독특한 상황.
분명 아버지는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은 기사로 남겠다고 했을 것이다. 문제는 과연 그 누가 그 말을 믿겠냐는 것.
“그래서인지 다른 형제들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더군. 붉은 사자를 등에 업어 날뛴다면 골치 아파진다고 판단한 모양이야. 짐은 물론이고 마이샬 경도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가만히 지켜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답이네. 진퇴양난이나 다름없는 상황 속에서 마이샬 경도 어쩔 수 없이 짐에게 손을 내밀었지. 하필 그때 마이샬 경도 반려를 찾은지라 위험 요소를 다 처리할 필요가 있었거든.”
“······그런 걸 저에게 얘기해주셔도 되는 겁니까?”
꽤 자세한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황권 다툼은 언론이 완벽하게 통제된, 말 그대로 극비 중의 극비다.
미네르바 제국처럼 황권이 강한 국가에서 내부적인 다툼이 일어난다면 기강이 뿌리채로 흔들리니.
다만 베리트의 즉위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이루어졌으니 당시는 꽤 큰 뉴스감이었을 수도 있다.
“뭐 어떤가? 이미 지나간 일이거늘. 가끔 가다가 마이샬 경이 황실을 불신하거나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나?”
“잘 모르겠습니다. 대신······”
나는 말을 하다 말고 리나와 레오르트를 각각 힐긋거렸다.
그들은 여유롭게 만찬을 즐기고 있지만, 우리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경청하는 중이다.
내 옆에 앉은 마리도 마찬가지. 다소 딱딱한 분위기였으나 대화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다.
“황실에서 귀찮게 굴거나 압박을 가하면 자신에게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말하진 않았지만 그것 때문에 휴재를 할 뻔했죠.”
“크흠. 큼.”
“흠흠.”
내 말에 뜨끔거렸는지 남매가 멋쩍게 헛기침을 했다. 부끄럽다고 생각했는지 리나의 얼굴에 약간의 홍조가 서렸다.
그에 반면 마리는 작은 웃음을 흘렸다. 그녀도 내가 어떤 사건을 말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가진 권력을 절감했던 순간이며 동시에 리나와 말을 놓게 된 결정적인 계기.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때를 말하는 거군. 짐이 대신 사과하겠네. 내 아이들의 열정이 넘쳤던 모양이야.”
“아닙니다. 이미 모두 해소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테르스 왕국에 비해서는 매우 정중했다. 테르스 왕국이었다면 다짜고짜 데려가거나 온갖 협박질을 했을 테니.
지금과 달리 성자로 추앙받기 전이었던 시점이라 심할 경우 미네르바 제국과 테르스 왕국이 서로 충돌했을 수도 있다.
다행히 테르스 왕국이 내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게 위안 아닌 위안이다.
“그거 다행이군. 이러니 마이샬 경이 우리를 더 싫어할 수밖에. 듣자하니 우리가 마이샬 영지에 지원을 보내줘도 믿을 수 없다며 자기가 일일이 확인을 한다고 들었네.”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자네가 대신 이야기해주게나. 그거 때문에 보고가 올라오는 게 많이 늦어지고 있으니. 아, 그전에 마이샬 경은 자네가 우리와 연을 맺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알고 있지 않을까. 황실을 불신한다지만 아버지는 나를 거의 터치하지 않는다.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알아서 하라는 것도 있고, 내 위상이 위상인 것도 있으며 무엇보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다소 고지식하고 고집스러운 면모를 갖고 계신 아버지지만, 자식에 한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우시다.
그러니 내가 리나와 정략 결혼을 해도 불만을 가질지언정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모르고 계시지만 반대는 안 하실 겁니다. 자식 사랑이 워낙 넘치시는 분이라.”
“그렇군. 그럼 결혼 관련은 천천히 정하도록 하지. 자네 옆의 약혼녀가 있는데 이런 주제는 실례니까 말이야.”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내가 아닌 마리가 빙긋 웃으며 진심을 전달했다. 확실히 결혼을 했다면 모를까, 아직 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결혼 이야기는 어울리지 않다.
이렇듯 정략 결혼 사안도 간단하게 해결해버리고, 남은 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밖에 없다.
가령······
“완결은 언제쯤 되는 건가?”
제논 일대기라던지. 솔직히 듣기만 해도 피곤한 정치보다는 이게 훨씬 낫다.
시험 아닌 시험은 정원에서 모두 끝났고,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해서는 모두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가 최고다.
게다가 미네르바 제국 입장에서도 제논 일대기 완결은 은근 중요하다. 왜냐하면 출판사가 미네르바 제국, 그것도 마이샬 영지에 있으니.
돈 관리는 출판사에게 대부분 맡겨놓았으며 미네르바 제국은 그 출판사의 세금으로 알짜배기 이득을 얻는 중이다.
“곧 있으면 완결을 낼 예정입니다. 완결 이후에는 외전까지 낼 계획이고요.”
“외전이라······ 아까 정원에서 들었던 그런 건가?”
“그것도 있지만 다른 것도 있습니다.”
하나는 클라크를 모티브로 삼은 스쳐간 영웅. 또 하나는 if물이다.
진이 죽는다면 내가 예상하는 것 그 이상의 영향이 드러날 터. 성난 민심을 달래주기 위한 보험에 가깝다.
다만 if라는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진이 죽는 건 정사다. 이건 절대 바꿀 생각이 없다.
“재밌겠군. 그러면 외전을 제외한 다음 작품은? 설마 제논 일대기로 끝인가?”
“그건 아닙니다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전혀 다른 이야기?”
“예. 분명 폐하께서 흥미를 가질 부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건 장담할 수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 관한 소설을 말하는 거다. 물론 보다 더 확실한 이해를 위해서 다짜고짜 전쟁에 돌입하진 않을 것이다.
가장 먼저 만악의 근원이던 1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한 후, 독일의 성장 배경까지 요약할 계획이다.
여기에 소련의 공산주의와 독일의 성장력이 되어준 미국의 대공황까지.
본래 2차 세계대전은 단순히 히틀러 때문에 터진 게 아니라, 곪을대로 곪은 게 연쇄작용으로 터진 거라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제논이 장담하는 소설이니 믿어도 되겠군. 혹시 그것도 제논 일대기와 같은 예언서인가?”
“······애당초 제논 일대기도 예언서가 아닙니다, 폐하.”
“아니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을 보여줬네만? 앞으로 쓰게 될 작품에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면 어떻게 할 텐가?”
“··· ···”
여기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어진다. 왜냐하면 전에 루미너스가 해줬던 예언 때문에.
세 드워프가 전차를 끌고 당당히 입성한다는, 듣기만 해도 아찔해지는 예언이다.
게다가 현재 세상은 이제 막 산업 시대에 들어가기 직전이다. 에인스가 마력 기관을 발명했으며 더 나아가 기관차까지 제작 중이다.
한 술 더 떠서 지난번에는 웬 자동차를 끌고 왔지 않은가. 겸사겸사 최초의 음주 운전과 교통 사고까지 내고.
“······그런 거라면 제가 예언한 게 아니라 이 세상의 기술력이 뛰어난 거라고 생각됩니다.”
“아니라고 말은 못하는군. 그러면 다른 질문. 이번에는 무슨 작품을 쓸 생각인가?”
나는 베리트의 말에 대답하기 전, 리나를 슬쩍 쳐다봤다. 아마 그녀는 내가 무슨 글을 쓰려는지 대강 알고 있을 터.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리나는 나를 슬쩍 바라보더니 눈을 조용히 감았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반응. 내가 알아서 하라는 의미에 가깝다. 하기야 글을 쓰고 말고는 내 자유였으니.
이에 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차기작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폐하. 한 번 상상해보십시오. 이 세상에 마나가 없었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했을 것 같습니까?”
“흠. 마나가 없다라······”
“마나는 모든 발전의 근원. 그런 힘도 없이 인류가 발전했다면, 세상은 어떤 형식으로 바뀌었을지 궁금하시지 않습니까?”
“몬스터는커녕 맹수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었을 것 같네만? 수인도 살아남기 힘들었을 걸세.”
재치있게 답했으나 상당히 부정적인 대답이다. 사실 저게 당연한 반응인 것이, 마나가 없다면 엘프와 마족조차 수명만 긴 인류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구의 인류는 잡아먹히는 것보다 살아남는 개체를 더 늘리기 위해 무지막지한 번신력을 얻었다.
하지만 인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먹이사슬 최강자로 자리잡았으며, 결국 자기들까지 멸망시키는 힘에 이르렀다.
‘기술’이라는 것이 탄생하기까지 몇 만년이 걸렸다는 걸 고려하면, 정말이지 막대한 기간이지 않을 수 없다.
“한 번 그런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인류가 마나가 아닌, 기술만 극도로 발전시켰다면 어떤 세상이었을까, 라는 상상에서 말이죠.”
“상상이 아니라 직접 겪었을 거라 생각한다만?”
여태까지 조용히 있던 레오르트가 피식거리며 장난식으로 물었다. 그도 전혀 믿지 않는 것 같다.
문제는 저 말이 나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것.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찌르다보니 흠칫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입을 열었다.
“하하. 재미있는 농담입니다. 그런 거라면 진작에 쓰고도 남았겠죠.”
“하긴. 그런 세상에서 왔다면 진작에 그 기술을 이용했겠지.”
다행히 잘 넘어간 것 같다.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독심술을 갖고 있는 마리조차 정확히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그 기술을 쓰지 못한다는 건 사실이었으니.
“기술이라······”
그사이 베리트는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는지 하던 식사도 멈추고 수염을 매만졌다.
뒤이어 그는 한참동안 생각을 정리하더니 나를 바라보면서 질문을 날렸다.
“그 이야기는 정확히 언제쯤 쓸 생각인가?”
“외전을 마무리하고 난 후, 한 달 간의 휴식기 이후에 곧바로 쓸 예정입니다.”
“정말 미안하지만 차기작은 적어도 3개월 뒤로 미룰 수 있겠나?”
“예?”
전혀 생각치도 못한 제안에 당황보다는 어리둥절해졌다. 이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매한가지.
모든 이의 시선이 베리트 쪽으로 향했을 때,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자네가 말한 세계는 마나가 없는 곳. 또한 마나와 마법이 아닌 기술력을 극도로 발전시킨 세상이라고 했네. 내 말이 맞는가?”
“어······ 네. 맞습니다.”
“다른 사람이 그 세상에 대해 적었다면 쓸모없는 소리라 치부했을 터. 허나 자네는 스스로 부정하던 말던 예언자 또는 미래인이라 취급받고 있다네. 지난번에는 증기 기관차를 따라한 마력 기관까지 등장한데다가 자동차라는 기물마저 발명됐지.”
잠깐 숨을 고른 베리트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 것들이 등장하는 순간 크고 작은 충돌이 빚어질 걸세.”
“충돌······ 말입니까?”
“그래. 헛소리라며 마법을 발전시켜야 된다는 쪽과, 자네가 쓴 책에 나온 것처럼 기술을 발전시켜야 된다는 쪽. 이 둘이 서로 어우러지면 좋겠다만 그러기 힘들겠지. 보수와 진보는 서로 충돌하기 마련이니. 이런 상황은 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퍼져나갈 걸세.”
“··· ···”
점점 이해가 간다. 그의 말마따나 세상 어디에나 보수적인 성향을 띤 사람과, 진보적인 성향을 띤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둘은 항상 충돌하며, 기술을 발전시키려는 쪽은 진보에 가깝다.
제논 일대기와 다르게 성향과 이념 차이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는 뜻. 게다가 어느 한 나라에만 특정된 게 아니라 전세계로 번질 수도 있다.
베리트가 말하는 건 이 상황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는 뜻. 막상 생각해보니 나름 일리있는 말이다.
“안 그래도 악마 숭배자 때문에 골치 아픈데 여기서 정치적인 문제까지 얽히는 건 좀······ 곤란해서 말이야. 어떻게 안 되겠나?”
“으음······한 번 고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네. 다른 사람이었다면 웃고 넘어갔을 텐데 자네라서 쉬이 넘어갈 수 없겠더군.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안이지 글을 쓰는 건 자네 자유라네. 이건 명심하게나.”
나는 머쓱한 웃음을 흘렸다. 완결이라는 들뜬 감정과 차기작이라는 기대감이 두루 섞여서 눈 앞을 가렸던 모양이다.
여기에 더해서 정말 찰졌던 리나의 반응까지. 세상 모든 사람이 리나처럼 찰지게 반응할 거라 생각했다.
‘그래. 일단 완결에 집중하자.’
너무 먼 곳을 바라보다가 가까운 곳을 못 볼 수도 있다. 나는 그리 다짐하면서 만찬을 종료했다.
[진·릴리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들. 진이 죽는다면 장례를 치를 것. 이외에 또다른 계획이 있다.] [진의 죽음을 결사반대하는 인원은 하루가 지날 때마다 늘어나······] [제논은 과연 끝까지 절망을 선사할 것인가?]이후로 눈 앞이 캄캄해지는 소식이 연이어 날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