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465
■ 464화. 입질 (1) □ ᓚᘏᗢ
아이작이 ‘히틀러는 제논이다!’라는 신문을 보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였다.
수많은 독자들은 피와 강철을 순수 ‘판타지’처럼 취급하고 있었으며 과학 및 사상이 드러나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나마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사람들도 있긴 했지만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여서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상에 마나와 마법이 없는 세상이라니? 그것도 인간밖에 없다고? 용케 멸망하지 않고 살아남았네. 너무 약할 거 같은데?
위의 생각이 바닥에 깔려있다 보니 몰입할지언정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대다수에 한해서.
소수의 사람들은 피와 강철에 대해 진지한 마음으로 고찰하는 중이다.
“흐음······”
이중에는 미네르바 제국에서 단 3곳밖에 없는 후작 가문들 중 하나이자, 국경 지대를 담당하고 있는 마티우스 후작도 포함돼 있었다.
사자갈기처럼 기른 갈색 머리카락을 꽁지머리를 묶었으며 뺨에 난 기다란 자상으로 하여금 야수 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남자.
게르트 벤 마티우스. 그는 현재 피와 강철 2권 결말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중이었다.
‘반란이 일어나겠군.’
마티우스 후작은 그리 생각하며 책을 가볍게 덮어버렸다. 군대가 존재하지 않는 바이마르 공화국과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
마지막으로 혜성처럼 등장하여 세를 불리는 혁명가. 이런 상황에서 그 영웅이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잡는 건 역사적으로도 빈번했던 일이다.
덕분에 다음 스토리는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으나 마티우스 후작이 신경 쓰는 건 따로 있었다.
이에 그는 2권이 아니라 다시 1권으로 돌아갔다.
1권은 독일 제국이 1차 세계 대전에서 패배한 이후의 상황을 보여줬지만 히틀러가 소속된 군대 또한 짤막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여기서 마티우스 후작의 시선을 잡은 건 단연코 ‘총’과 ‘군대 계급’이었다.
‘소수에게 쥐어주는 게 아니라 개인 무기라······’
방아쇠를 당겨서 발사체가 날아가는 건 석궁과 비슷하다. 다만 그 석궁조차 철갑옷을 뚫기는 요원한 일이다.
헌데 피와 강철에서 등장하는 ‘총’은 철갑옷은 ‘따위’로 취급했으며 심지어 개개인마다 주어지는 개인 무기다.
석궁병이 아니라 궁병을 양성시키는 것조차 어마어마한 시간 및 비용이 소모되는 게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고급 병종으로 취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이 개인 무기라는 건······
‘양성이 비교도 안 되게 쉽다.’
활은 거의 인생을 갈아야만 숙달할 수 있는 반면, 총은 그런 거 없이 양성이 쉽다. 방아쇠만 당기면 끝인데 뭐가 필요한가.
마티우스 후작은 몇 안 되는 정보만으로도 사령관답게 총의 장점을 명확히 캐치했다.
‘대신 화력이 일정하다는 게 한계겠지.’
또한 총의 최대 단점도 제대로 짚어냈다. 모든 이를 마법사로 만든다는 과학의 지팡이라 설명했으나 발사체는 어딜 가나 똑같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 세상의 기준으로 잡았을 때의 이야기다.
피와 강철 세계관, 즉 지구는 마나가 없기에 총만으로도 막강한 위력을 보이겠지만 이 세상은 약간 다르다.
막말로 붉은 사자로 명성이 높았던 호크에게 총을 쥐어준다고 치자. 방아쇠를 당기는 게 아니라 매타작을 하듯이 일일이 때려잡는 게 더 낫다.
잘 훈련된 기사가 오우거도 토벌할 수 있는 세계. 사람이 마법을 부려 재앙을 펼칠 수 있는 세상.
그럼에도 총의 등장은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선사했으며, 과연 이게 존재가 가능한 것인지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양성이 매우 쉽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시무시한 이점이다.’
양성이 쉽다는 건 즉, 신체 건장한 사람을 데려가다 훈련을 시키면 끝이라는 뜻이다.
현실로 따지자면 궁병을 무한대로 징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가능만 하다면 군사력이 몇 배나 증가할 것이리라.
미네르바 제국은 현재 징병제가 아니라 모병제를 추진하고 있다. 특별한 사유(전쟁)가 생긴다면 대부분 용병을 고용한다.
허나 그렇다 해서 병사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군대에 입대하여 마나를 깨우치면 기사가 되고, 그렇지 못한다면 병사가 되는 식이니.
‘평범한 재능을 지닌 자가 마나를 느끼긴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3년이 걸리고, 그걸 이용해 신체를 강화시키는 건 2년이 걸린다.’
이것만 해도 5년이 걸리는데 마나를 검에 두르는 것, 흔히 말하는 ‘검기’를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재능마다 차이가 극심하다.
누구는 1년만에 검기를 발현시키는 반면, 누구는 10년을 노력해도 제자리 걸음이니.
사실 ‘마나’라는 것 자체부터가 불합리의 극치를 달린다고 보면 편하다. 괜히 마족과 엘프를 개사기 종족이라 칭하는 게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인간 연합은 종족전쟁에서 승리했다. 알븐하임이 자멸한 것도 있지만······’
전쟁은 물량빨이다. 이건 종족 전쟁에서도 통용되던 말이며 마티우스 후작도 깊이 공감하고 있다.
종족전쟁에서 인간 연합이 승리를 점한 이유에는 알븐하임의 자멸, 헬리움의 물밑 지원, 마지막으로 무시무시한 물량이다.
엘프 전사 한 명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10명의 기사가 달라붙어야 됐지만 그걸로도 충분했으니.
종족전쟁 이후에 펼쳐진 전쟁들도 다를 바가 없다. 하늘에서 무시무시한 마법이 떨어져도 결국 땅을 점령하는 건 전사다.
‘이 총이라는 걸 만들 수만 있다면······’
미네르바 제국은 물론, 이 세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인간이 제대로 된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망상’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피와 강철에서도 제대로 된 위력이 묘사되지 않았다.
2권밖에 나오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마티우스 후작은 좀 더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만약에, 정말 만약에 총보다 더욱 강력한 무기가 등장하게 된다면. 그런 무기는 어떤 위력을 선보일지 기대가 됐다.
‘무기도 무기지만 군 계급도 정립할 필요가 있어.’
총 다음으로 집중할 건 바로 군사 계급이다. 주인공(?), 히틀러의 계급은 상병이었으며 그 외의 계급들도 등장했다.
물론 국가가 패망하고 군대가 해산되어 무의미해졌으나 마티우스 후작은 여기에 관심을 가졌다.
미네르바 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는 군사 계급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경력 혹은 실력에 따라 차이를 둘 뿐.
계급은 어디까지나 평민과 귀족을 가를 때나 사용하는 것이지, 군대에 적용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확실한 계급 체계가 있다면 편제를 꾸리기도 편할 테지. 명령 체계의 혼란도 덜할 테고.’
군대는 상명하복이 원칙이며 기둥이다. 하지만 그 기둥이 여러개로 나뉘어져 있다면 누구의 명령을 따라야하는가.
당장 제국 안은 평화롭지만 바깥의 상황은 평화와 거리가 멀다.
북쪽은 야만수인이 슬금슬금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동쪽은 스타비크르 민족이 독립을 외치고 있다.
남쪽은 바다를 끼고 있다지만 라이벌이자 숙적인 테르스 왕국이 떡하고 버티는 중이고.
“으음······”
마티우스 후작은 점점 복잡해지는 생각에 미간을 꾹- 꾹- 눌렀다.
과거에 너무 많은 피를 보는 바람에 군사와 관련된 인재는 귀족이건 평민이건 전부 다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인재들의 수다. 인재가 적은 게 아니라 너무 넘쳐나서 골치를 썩는 상황이다.
[군인이 되는 순간 계급을 반납해라.]위의 어구를 보듯이 미네르바 제국군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철학이다. 이 말에 반하는 순간 가차없이 추방시킨다.
이런 특유의 문화 덕택에 수많은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군사에 발을 디뎠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어디에 써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물론 적절한 용병술은 사령관의 덕목이자 능력이다. 마티우스 후작도 이 점을 명시하고 있으며 다른 군사 가문도 마찬가지.
‘근데 병참 관련은 왜 이렇게 적은 건가······’
결정적으로 군사에 뛰어든 인재들 대부분이 ‘전술’에만 관심이 높다. 이것이 제일 곤란한 부분이다.
화려한 전술로 적을 유린시키는 지휘관? 겉으로 본다면 정말 화려하며 실제로 명성을 얻기에 딱 좋다.
하지만 마티우스 후작 눈에는 ‘씨발’이라는 단어가 절로 나올만한 상황이다.
군대라는 집단은 예로부터 돈 먹는 하마, 아니 드래곤으로 유명한 곳이다. 생산성 같은 건 하나도 없다.
‘이것 때문에 마력 기관차에도 손을 쓸 수가 없고······’
제일 빡치는 상황이 바로 마력 기관차다. 제논 일대기에 등장했던 증기 기관차를 보자마자 평소 조용했던 가슴이 두근거렸지 않은가.
이것만 있다면! 이것만 발명시킬 수 있다면 그 좆 같은 보급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북쪽에서 야만수인과 박터지게 전투 중인 병력들에게 좀 더 풍족한 지원을 할 수 있다!
마법을 이용한 보급? 그건 마법을 손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엘프나 마족만 가능한 이야기다.
작은 물건이라면 모를까, 한꺼번에 많은 양을 텔레포트로 옮길 수 있다면 진작에 했겠지.
자칫하다가 보급품 전체가 가루가 될 수도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어서 어지간해서는 마차를 이용하고 있다.
“하아······ 차라리 굶어죽는 묘사라도 넣어주지.”
마티우스 후작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제논 즉, 아이작이 미워도 너무 미웠다.
제논 일대기는 분명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서적이 맞다. 이건 딱히 부정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제논 일대기는 어디까지나 영웅의 서사시에 가깝지, 참혹한 전쟁은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다.
설령 보여주더라도 장엄하고, 또 희생 정신이 가득한 장면만 묘사할 뿐이지.
심지어 그거 하나 때문에 전술에만 관심을 두는 ‘초급자’만 늘어나는 상황이라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폐하께서 힘을 주셨으면 좋겠다만······’
에인스가 발명 중인 마력 기관차는 수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어 이권을 얻어내려 안달이다. 여기에 마티우스 후작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에인스는 원작자(?)인 아이작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못을 박았으며, 아이작은 후작인 자신조차 만나기 어려운 위인이다.
그나마 인연이라 할 수 있는 레킬리스 공작가를 통해 만남을 성사시키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힘든 상황.
베리트 황제마저도 알아서 하라는 입장을 취한지라 정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
‘히틀러도 왕이 되는 순간 전쟁을 할 테니 한 번 지켜봐야지.’
마티우스 후작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억누르며 책을 힐긋거렸다.
군사 가문의 가주로서, 히틀러가 정권을 잡는 순간 전쟁을 일으키라는 것 정도는 예상하고 있다.
연설과 선동으로 패배감에 물든 국민들의 마음은 흔들 수 있어도,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화려한 실적을 내야 된다.
실적이라 함은 당연하게도 전쟁이다.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히틀러가 진정한 의미의 ‘영웅’이 될 수 있겠지.
‘진짜 영웅이라면 전쟁을 할 때 굶주린 자들을 신경 쓰겠지. 그게 아니면 그냥 운이 좋은 폭군에 지나지 않을 거다.’
마티우스 후작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물론 아이작의 작품인만큼 폭군이 아니라 진짜배기 영웅으로 성장할 터.
지금은 지켜보기만 하면 끝이다. 그는 다시 한 번 긴 한숨을 내쉬며 보고서를 집어들었다.
그 보고서에는 스타비르크 지역과 제국내 군사 가문이 충돌을 빚었다는, 쉬이 흘려들을 수 없는 정보였다.
똑똑똑-
보고서를 읽던 와중에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마티우스 후작은 문에 시선도 두지 않고 무뚝뚝하게 입을 열었다.
“들어오게.”
마티우스 후작이 허가를 내리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남자 한 명. 뚜벅뚜벅거리는 걸음소리가 사무실 내에 울려퍼졌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소리에 마티우스 후작은 그를 잠깐 힐긋거렸다. 그리고 안 그래도 험악한 인상이 더욱 구겨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남자는 웃음기를 지은 채 서서히 다가왔다. 이윽고 마티우스 후작 바로 앞까지 도달하자 우렁차게 외쳤다.
“마티우스 후작님! 그동안 강녕하셨습니까!”
군인인 것인지 절도 있는 몸가짐과 우렁찬 목소리. 마티우스 후작은 읽던 보고서를 내려놓고 그를 바라봤다.
한심하다는 표정조차 숨길 생각이 없었는지 후작의 얼굴은 벌써부터 피로에 휩싸여있었다.
“그래. 이번에는 무슨 일로 찾아왔는가. 칼라스 자작?”
칼라스 자작이라 불린 남자는 세련된 제복을 착용한, 누가 봐도 ‘나 군인이오’라고 알려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탁한 금발을 뒤로 전부 넘겨 넓은 이마가 훤히 드러났으며, 무언가에 열광하는 것 같은 벽안이 그의 성격을 대변했다.
여기서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두터운 입술. 여러모로 기묘한 외모를 가진 남자다.
그리고 마티우스 후작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괴짜’라 칭하고 있다.
“제가 올렸던 보고서를 확인하셨는지 묻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그건 내가 사람을 따로 보내면 되는데 왜 굳이?”
“참을 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하아······”
마티우스 후작은 벌써부터 혼이 빨려나가는 것 같은 기분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칼라스 자작의 성격은 더 높은 계급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화끈한 성격이다.
물론 좋게 말해서 화끈한 거지 그냥 눈치를 밥 말어먹은 사람이다. 그런데도 멀쩡히 직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
‘믿을 새끼가 이 개새끼밖에 없다는 게 참······’
유능하니까. 특히 마티우스 후작이 선호하는 병참 쪽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군대는 잘 먹어야 진격한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으니 말다했다. 실제로 보급 난이도가 가장 힘든 북부는 칼라스 자작이 맡고 있다.
뒤가 없는 성격 때문에 그렇지, 능력 하나는 인정하고 있어서 그냥 곁에 두는 중이다.
“그 놈의 ‘포격’인가 뭔가 하는 건 제발 집어치우면 안 되겠나? 차라리 마법을 쓰는 게 낫잖나.”
하지만 보급은 몰라도 이상한 사상에 빠져들어서 골치를 썩고 있다.
마티우스 후작의 부탁에 칼라스 자작은 어림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더니 단호히 입을 열었다.
“마법사를 양성하는 건 찬성입니다. 어쩌면 효율적일 수도 있죠.”
“그런데 왜······”
“마법사만으로는 화력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그 마법사가 사망한다면? 여러모로 문제가 많겠죠. 차라리 대포를 더 발전시켜 마력에 버금가는 위력을 보이면 되지 않습니까? 대포를 사용하는 건 마나를 사용하지 못하는 병사조차 운용이 가능합니다.”
“허허허허.”
마티우스 후작이 어이가 없다는 듯 너털웃음을 흘렸다. 말로만 들으면 정말 쉬워 보인다.
그러나 그걸 발명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해야 되는지 모른다. 차라리 그 돈으로 마법사를 양성하는 게 낫지.
“거절하겠네.”
“어째서입니까?”
“마법이 더 나아.”
마티우스 후작의 단호한 거절에도 칼라스 자작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봤자 자작 따위가 뭘 하겠나.
그냥 있어야지. 그래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알겠습니다. 만약 생각이 바뀌신다면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생각이 바뀔 일은 없을걸세.”
피와 강철에서 ‘총’이라는 무기가 등장했으나 아직까지는 망상에 불과하다. 마티우스 후작도 당장은 그리 생각하는 중이다.
만약 그 책에 ‘포격’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면 생각이 뒤바뀌겠지. 그런 일은 없겠지만.
“그나저나 네이비 기사단의 보급품 중에 요청 사항이 있나?”
“아, 네. 있습니다. 그런데 저도 처음 보는 거라······”
“처음 보는 거라고?”
“예.”
칼라스 자작은 의문에 찬 마티우스 후작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네모난 판과 흑과 백으로 나뉜 돌······ 이랍니다.”
“······그걸로 뭘 하려고?”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재 부대 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일단 원하는대로 줘. 네이비 기사단은 알아서 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런데 예산만 조금 주신다면······”
“안 돼.”
이미 거대한 입질이 걸려든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