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502
■ 501화. 편집자 (1) □ ᓚᘏᗢ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마키나의 혁명은 드워프 삼인방 즉, 가이스트의 승리로 끝을 맺었다.
세계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전차’의 위력을 보여줬으며 동시에 한계까지 드러냈다.
듣자하니 드래곤에게도 유효한 쇠창을 사용했다고. 완전 관통은 아니어도 전차의 두터운 전면부를 관통했단다.
이것만 해도 놀라운 수준인데 더 믿을 수 없는 건 부르주 5세의 최후다. 왕관이 용광로에 빠지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빠졌단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골룸과 흡사한 최후다. 골룸은 절대반지에 타락했고 부르주 5세는 탐욕에 물들었다는 게 차이점이지.
아무튼 이것만으로도 전세계를 요동치기에 충분했지만 다음에 이어진 에인스의 발언은 더 큰 파급력을 낳았다.
[가이스트의 당수, 에인스. 마력 기관의 설계도를 전세계에 뿌릴 것.]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전세계의 눈길을 끌었던 마력 기관. 그 마력 기관의 설계도를 공유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마력 기관은 사람이 아닌 다른 물질로도 마나를 생성시킬 수 있는 불세출의 발명품.
당연히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으나 ‘설계도’를 공유하는 거라 문제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설계도가 존재해도 과연 그걸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드워프니까 가능한 것이지, 다른 종족은 따라하는 것만 해도 수십 년이 소요될 것이다.] [물리와 수학, 그리고 ‘공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을······]수십 년간 기술을 연마한 장인에게 필요한 건 단 한 장의 설계도다. 허나 ‘수십 년간 기술을 연마한 장인’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드워프는 종족부터가 장인으로 태어났으니 괜찮다지만 다른 종족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족히 몇 년은 걸릴 것이다.
특히 가장 난색을 표하는 건 단연코 수인과 마족이다. 엘프와 인간과 달리 이 두 종족이 난항을 겪을 예정이다.
수인은 몸이 너무 좋은 나머지 머리를 쓰지 않았으며 마족은 너무 오랫동안 고립된 나머지 기초적인 학문이 떨어진다.
설계도 하나만 던져주고 뚝딱뚝딱 만드는 건 드워프나 가능한 일.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에너지를 생산하는 건 심도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 [이건 물리나 수학과 비슷하지만 똑같다라고 할 수 없는 개념이다. ‘기계’라는 분야에 집중된 학문이 필요하다.] [건축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건물을 지을 때 설계도가 필요한 것처럼 기본적인······]마력 기관의 등장 이래에 ‘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조금씩 태동하기 시작했다.
공학이라는 개념 자체는 문명이 건설된 이후로 꾸준히 존재했지만, 학문으로 분류되는 건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다.
건물을 짓는 토목공학도 마찬가지. 토목공학은 지구 기준 18세기부터 연구되던 분야니 이 부분은 약간 이르다고 볼 수 있다.
[에인스 당수는 세계를 바꾼 위인에게 ‘제논상’을 수여할 것으로 발표해······]이외에 혁신적인 발명품을 만들 거나 그에 상응하는 업적을 세운 사람에게 제논상을 수여한다는 소식까지.
이걸 듣고나서 내가 잘못 본 건가 싶어 한참을 눈을 비볐다. 하지만 몇 번을 바라봐도 제논상이다.
본명도 아니고 내 필명이 노벨상처럼 돼 버린 상황. 이미 팔릴대로 팔린 이름이라 부끄럽진 않지만 황당하다.
무엇보다 내 의견은 전혀 묻지 않았잖아. 에인스가 정치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리가 없고 내가 보기에는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른 거다.
[다른 국가들의 반발. 그런 명예로운 상에 발명품만 있는 건 드워프가 너무 유리하다. 다른 조건도 포함해야······] [발명품이 아닌 각 분야를 지정해야 할 것. 평화를 비롯하여 인류의 문명 수준을 한 단계 진보시키는 것도······]그런데 이거 가지고 싸우더라. 만약 제논상이 아니라 다른 이름이 붙었다면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
하지만 내 이름이 붙은 상이다. 모두 알다시피 내 이름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다 못해 뚫어버린 지 오래.
지구의 노벨상이 세상에서 가장 권위 높고 명예로웠던 상인 것처럼, 제논상은 그보다 더 높은 명예를 지닌 상이다.
이 탓에 다른 국가도 눈에 불을 켜고 다른 분야도 넣으라 요청할 수밖에 없겠지. 에인스 말대로라면 드워프들이 가장 많은 상을 탔을 테니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찌그러져 있었다. 내 이름이 팔린 건 조금 그렇긴 해도 국가들끼리 논쟁을 벌이는 이상 개입하기가 껄끄러웠다.
[마키나의 혁명은 끝났지만 세계를 혼란으로 빠뜨린 공황은 끝나지 않았다.] [마력 기관의 등장으로 공황은 끝날 것인가? 아니면 더 큰 공황으로 다가올 것인가?]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대공황이 아직 산재해 있다. 여기서 입을 털었다가 또다른 나비효과를 낳을지 모른다.
게다가 마키나의 혁명이 끝난 이후 희망찬 소식들이 퍼지고 있지만 아직 모른다.
마력 기관 공유화로 인해 공장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지 미지수고 마키나는 현재 정치적으로 불안하다.
군주제가 아닌 다소 특수한 형태의 제도를 만드는 것 같은데 이것만으로도 몇 개월은 족히 넘길 터.
[미네르바 제국. 실업자들을 전부 생산만을 위해 투입시키겠다. 상회 및 상단은 제국의 지도에 따라 업무를 변경하여······] [기근으로 인한 아사자가 나오지 않도록 부족한 노동력을 투입시키고 있다.]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생산에만 집중하는 상황. 소나기는 아니어도 마른 땅을 적시기에는 충분할 것이다.]그나마 미네르바 제국판 뉴딜 정책이 시행됐다는 게 희망적이다. 이건 혁명이 끝나기 전에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나던 정책이다.
실업자들을 모두 생산에 투입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파산 직전인 상회 및 상단의 생산으로 돌리기까지.
덕분에 실업자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무너져가던 상회들도 숨통을 틔웠으나 여전히 부족했다.
하물며 300년 동안 조금씩 성장하던 거품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단순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네 말 확실하지? 마력 기관으로 생산력이 폭증한다는 게?”
“응. 우리 세계도 그랬어.”
“너희 세계랑 우리 세계랑 또 다르잖아. 전생의 힘을 빌리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관점으로 말해줄래?”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협박에 가까운 질문을 건네는 금발의 여인. 나는 그 여인을 보며 쓰게 웃었다.
“웃어? 지금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몰라? 확 찻잔 던지고 싶어지네?”
내 웃음을 다른 의미로 해석했는지 금발의 여인, 리나가 살벌한 목소리로 말한다. 찻잔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걸 보면 장난이 아닌 모양이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서둘러 쓴웃음을 지우며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장난이라도 쳤다간 진짜로 내 얼굴에 찻잔이 날아올 수도 있다.
그에 그녀가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우아하게 차를 마신다.
최근 연달아 발생한 사건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일 법했지만 언행만큼은 우아하기 그지 없었다.
가끔, 아주 가끔 이성이 끊어져 본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어떻게든 이성의 끈을 붙잡고 있는 모습.
“······너도 참 힘들겠다. 잠은 자고 있어?”
마리도 그런 그녀가 안쓰러웠던 것 같다. 평소였다면 내 일 아니라며 깔깔거렸을 텐데 진심이 우러러 나왔다.
그만큼 리나의 상태가 겉보기에도 좋지 않다는 뜻. 실제로 리나의 얼굴은 최근 동안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특유의 화려한 미모는 여전했으나 짙게 내려앉은 다크 서클은 화장으로도 감추지 못 했으니까.
다만 미모가 미모다보니 절벽 위의 꽃 같은 피폐미를 더해주어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응. 걱정 마. 하루에 세 시간은 자고 있어.”
물론 본인은 그딴 거 필요없고 뒤질 맛이겠지만. 마리는 힘찬 대답을 듣고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과로사하기 직전인 얼굴로 저렇게 방긋 웃으며 대답하니 뭐랄까. 안쓰러움을 넘어선 감정이 느껴졌다.
동시에 죄책감까지. 마키나의 혁명을 도와주기 위함이라지만 거대한 나비효과가 발생한 상황이다.
300년동안 알게 모르게 크기를 키우던 거품. 그 거품이 터지면서 미네르바 제국의 약점과 민낯이 제대로 드러난 상황이다.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수많은 공격이 이어지고 있을 터. 나 같았으면 진작에 멘탈이 터졌을 것이다.
“아무튼 마력 기관이 효과가 있는 거 맞지?”
“응. 인간이 할 일을 기계가 대신하는 거니 생산력이 증폭되는 건 당연한 거야. 그런데 금방 도입할 수 있어? 신문에서는 어렵다고 하던데?”
“신문에서만 그렇지, 도입 자체는 어렵지 않아. 우리 제국도 스타비르크 덕분에 기계, 그러니까 공학은 꽤 괜찮은 편이거든. 단지 효율이 바닥을 기어서 투자를 안 했을 뿐이야.”
리나의 설명은 이렇다. 현재는 독립을 외치고 있어도 이전까지 스타비르크 덕분에 공학은 발전한 상황이다.
공학이 발전되어도 효율, 그러니까 ‘인건비’가 기계보다 훨씬 쌌기에 멀리했을 뿐이지.
더구나 마키나라는, 생산력에 몰빵했던 나라가 있었기에 그닥 관심을 끌지 못했다.
기계를 제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동력이 필요하고, 그 동력을 인간이 대신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따른다.
“그럼 진작에 도입해도 되지 않아?”
“또, 또. 그 뚫린 입으로 함부로 말하지? 마력 기관을 도입해도 그 파장은 생각 안 하니?”
다시 한 번 빙긋 웃으며 반협박을 가하는 리나. 나는 입을 조개처럼 다물며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저지른 일이 있다 보니 질문을 하는 것조차 눈치가 보이는 상황.
심지어 마리도 이건 커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지 리나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
“마력 기관의 도입? 말은 좋아. 그런데 그 기관을 만드는 것만 해도 물리······ 아니, 이제는 공학자라 불러야겠네. 아무튼 공학자들이 달라붙어야 돼. 그리고 그 기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재료가 필요하고, 기관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석탄이 요구되지. 마력 기관 하나를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수십 개가 넘는 직군이 달라붙어야 된다는 거야.”
“······많네.”
“엄청 많지. 이제 내가 얼마나 행복한 지 알겠어?”
“미안.”
“미안하면 알고 있는 지식 다 토해내던가. 이 망할 빨간 펭귄.”
최근 급격히 쌓인 스트레스 때문일까. 리나는 평소답지 않게 과격한 말을 뱉었다. 욕을 안 했다는 게 위안 아닌 위안이다.
이처럼 리나를 보듯이 그녀를 포함한 황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야근을 하는 중이다.
그나마 리나는 상대적으로 일감이 덜한 편이다. 베리트 황제와 레오르트 황태자는 하루에 한 시간밖에 못 잔다고.
전에 내가 전달한 뉴딜 정책을 적절히 조절해서 새로운 정책들을 발의하는 중이지만, 이것만으로는 공황을 버티기 힘들다.
“뭐, 일단 마력 기관의 도입은 기정사실로 된 상황이야. 단지 생산에 집중할 단지를 찾아야 된다는 건데, 그곳을 어디에 정할지가 문제일 뿐이지.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지역은 스타비르크 지역이야.”
“응? 거기는 지금 독립하니 뭐니 하면서 난리지 않아?”
미네르바 제국의 국력이 사실 풍선근육이었다. 이 약점이 드러난 이후 곳곳으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고, 내부적으로는 스타비르크가 난리다.
제국의 영향력이 약해진 틈을 타서 독립을 외치고 있었으니. 제국도 군사를 보내기에 적절치가 않아 방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비르크 지역에 공장단지를 세운다니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그 사람들이 외치면 뭐 어쩔 건데? 미네르바 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터져버린 공황이잖아. 그걸 막기 위해 공장지대를 그곳에 세우겠다는데 누가 막겠어? 그리고 스타비르크에는 손재주가 좋은 사람 즉, 공학자들이 많아. 이걸 맡길 만큼 적절한 지역이 또 없지.”
맞는 말이다. 스타비르크가 아무리 독립을 외쳐도 세계적 공황 앞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
때마침 스타비르크는 손재주가 좋은 민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적당한 명분도 있겠다, 공장지대를 건설하고 거기에 노동자를 투입시키면 끝.
중간중간 기계가 고장나도 스타비르크인들이 수리하면 된다. 현재 리나가 갖고 있는 생각이다.
“약간 위험하지 않아? 나중에 그 사람들이 공장을 이용해 무슨 짓이라도 저지른다면?”
“그래서 애매한 구역에 공장을 설치할 예정이야. 스타비르크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면서도 미네르바 제국의 영토인 곳. 만에 하나 독립 전쟁이 발발해도 그 공장을 전부 부수면 돼. 게다가 우리도 바보가 아니니 그때까지 공학에 투자해야지.”
“음······”
듣기만 하면 희망찬 이야기이자 정치의 연장선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가 밑을 힐긋거렸다.
여태까지 테이블 위로 손을 올리지 않아 모르겠지만, 테이블 아래에는 내 손이 있다.
그리고 그 손에는 리나에게 보여줄 ‘원고’가 쥐어져 있고. 오늘 리나를 부른 이유는 근황에 대해 묻기 위함인 것도 있지만 이것도 있다.
‘어떡하지?’
이걸 보여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치다가 시선을 옆으로 옮겼다.
마리는 웃으며 리나와 대화하고 있으나 테이블 밑으로는 내 원고를 꽉 쥐고 있다. 참고로 원고는 마리에게도 보여준 참이다.
그 원고를 보자마자 했던 말은 딱 하나. 광기와 절망에 찬 리나를 볼 수 있을 거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니까.’
리나에게는 정~말 미안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앞으로의 스토리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필요한 사상이었으니까.
이에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원고를 쥔 손을 테이블 위로 천천히 올렸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마리도 내가 결정을 내렸다는 걸 깨달았는지 원고를 쥔 손에 힘을 풀었다.
“저······ 리나?”
“응?”
“이거 한 번 볼래?”
리나는 내가 웬 원고를 건네주자 눈을 깜빡거리며 말했다.
“이건 뭐야?”
“피와 강철 10권 원고.”
“아직 9권도 발매 안 했잖아?”
“그렇다고 집필을 멈출 순 없지. 일단 한 번 봐 봐.”
“흠······”
내 말에 리나는 의심에 찬 눈빛을 보내다가 슬쩍 받아들였다. 뒤이어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원고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야이, 개새끼야!!!”
마리의 예측대로 절망과 광기에 찬 리나를 맞이할 수 있었다. 웃긴 점은 원고를 던지지 않고 테이블 위로 사뿐히 놓았다는 것.
“민족자결주의?! 민. 족. 자. 결. 주. 의?! 이 시국에 장난해?! 지금 군대를 일으키는 순간 내 목이 날아간다고!! 알아?!”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분노는 어떻게 막을 수 없었다. 그녀는 테이블을 박차며 벌떡 일어나 기숙사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크게 외쳤다.
나는 그 분노를 담담히 받아들였고, 마리는 귀를 막으며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델리아는······ 그냥 강 건너 불 구경하는 태도였고. 리나의 분노는 오로지 나 혼자 받아냈다.
“그······ 알긴 알지. 그런데 이거 히틀러가 써먹던 방법이라 반드시 필요한 거야.”
“적당히 각색하면 되잖아!! 대체 이딴 사상이 왜 필요해?! 이 사상이 너한테 무슨 도움을 줬는데!!”
나는 말할까 말까 뒷목을 만지며 고민하다가 소심한 목소리로 답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우리나라가 독립운동을 했다는 거?”
“이런 씹······ 대체 네가 살던 세상은 어떤 세상이길래······”
내가 탈룰라를 시전하자 어딘가 해탈한 듯이 중얼거린 리나는.
“그래. 차라리 히틀러가 안 넘어와서 다행이라 생각하자. 차라리 이게 나아. 응. 낫고 말고. 씨발.”
진짜로 해탈해버렸다.
‘······앞으로 리나한테 원고는 꼭 보여줘야겠다.’
어쩌다 보니 편집자가 생긴 기분이다.
“······아이작.”
“응?”
“혹시 1년 전 나랑 오라버니가 너랑 니콜 씨를 압박한 거 아직도 마음에 둔 거 아니지?”
“······아니?”
진짜 고증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