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521
■ 520화. 체리 (1) □ ᓚᘏᗢ
이제는 억까가 아니라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될 것 같다.
좀 더 원활한 이해를 위해 삽화를 넣은 것도 나고, 히틀러가 원래 개새끼라는 진실을 숨긴 것도 나니까.
마리에게 들어보니 젤트는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1순위에 드는 권위를 갖고 있단다.
그런 사람이 직접 영감을 받았다고 말할 정도니 그 파장을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영감만 받았을 뿐, 제논의 허락 없이는 따라 하지 않을 것. 하지만 이 특유의 각은 정말 예술적이다.] [모두가 화려함만 추구하고 있을 때 제논은 수수한 아름다움으로 마음을 빼앗았다.] [이런 사람이 미래인이 아니면 말이 안 된다.]기승전미래인 십팔. 그런데 디자인 자체는 사실상 미래에서 온 거니 할 말이 없다.
이어서 젤트는 디자인에서 영감만 받을 거라며, 절대 제복과 똑같이 만들지 않을 거라고 선언했다.
자신이 따라하는 순간 베끼는 것밖에 되지 않을 뿐더러 나에게 대한 모욕이라나 뭐라나. 그래서 그냥 한 마디 해줬다.
[······마음대로 하세요.]언론에 내놓는 입장 표명상 미사여구를 덧붙였으나 요약한 게 저거다.
늘 그랬듯이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인드는 절대 아니다.
젤트도 영감을 받았을지언정 도용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지구에서도 나치 독일 제복을 입고 다닌다면 죽탱이를 맞는데 디자인만 참고하는 거면 괜찮다.
더구나 아르웬의 말마따나 이 세상 시선으로 피와 강철은 판타지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말.
제논 일대기와 달리 찝찝함만 느낄 가능성이 농후하며 설사 분위기가 그런 식으로 흘러도 내가 풀어줄 예정이다.
‘그래도 독을 푼 건 똑같으니까.’
만약 길 가다가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진다면 올 게 왔구나 하며 넘어가야지.
덕분에 트렌치 코트 및 제복 열풍이 불어왔으나 그 놈의 대공황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황.
마력 기관이 도입되고 방직기가 돌아가는 순간부터 해결될 테니 지금은 디자인만 주구장창 뽑는 중이다.
[전세계로 불어오기 시작한 열풍. 특히 트렌치 코트는 겨울의 혹독한 추위도 막을 수 있어······] [제복은 군인들만 입을 수 있다. 그러나 멋있는 제복을 입기 위해 노력하는 자들도 많다.] [멋은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것.]예상했던 대로 귀족 및 군사 가문 쪽에서 강한 관심을 드러냈다. 제복은 본디 계급이 높은 귀족 또는 기사들만이 착용할 수 있는 복장.
제복이 일종의 상징 같은 거라서 어쩔 수 없다. 다시 말해 평민이 제복을 착용하기 위해서는 기사가 되는 게 답이다.
물론 기사가 아니더라도 제복이 더럽게 비싼지라 어지간한 평민은 꿈도 못 꾼다.
아무튼 간에 전세계의 귀족들은 더 멋있는 디자인을 뽑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많고 많은 이유가 있지만 기사단에 좀 더 많은 인원을 보충하기 위함이다.
당장 네이비 기사단의 제복도 내 기준으로도 충분히 멋진 편이지 않는가.
니콜과 데이브가 그걸 입을 때마다 가슴을 쭉 펴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아름다움에 현혹된 자들은 대개 말로가 좋지 않다.] [그런 걸 추구할 바에야 차라리 예산을 더 주는 게 낫지 않은가?] [시국이 시국인데 이런 현상은 옳지 않아······]물론 이런 열풍을 달가워하지 않는 자들도 있기 마련이다. 당장 군사 가문 내에서도 이견이 오가는 중이다.
아니. 당장 예산도 빠듯한데 겨우 저딴 제복 하나 뽑자고 이 지랄을 하는 게 말이 되냐?
디자인이 멋진 건 인정하지만 저거 하나에 매달리는 건 안 좋지 않느냐.
솔직히 저들의 말도 맞다. 나치 독일의 제복도 멋과 달리 실용성이 하나도 없어 소련에서 다 얼어죽었다.
꼰대와 젊은이들의 싸움이 아니라 현실을 추구하는 자들과 이상을 추구하는 자들의 갑론을박인 것이다.
나는 이 상황에서 가만히 입 다물었다. 둘 다 맞는 말이라 누구의 편을 들기에도 곤란했거든.
조용히 책만 내면서 지내다가 벼락 맞을 때까지 기다려야지. 성호를 그리며 참회한다면 용서하시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한다.
“체리는 어땠어? 아무 일도 없었어?”
“아무 이상 없던데? 세실리가 따로 뒷조사까지 했는데 그냥 평범한 생활을 지내고 있대.”
기숙사로 돌아온 후에는 마리로부터 체리의 근황에 대해 물었다.
다행히 우려하던 일은 없었지만, 친구 하나 없이 혼자 다니며 우울한 기색을 풍기는 중이라고.
사회성이 바닥인 탓에 비자발적 아싸 라이프를 즐기고 있단다. 다른 의미로 눈물이 나는 상황이다.
“아무리 그래도 친구 한 명 없는 건 좀······ 이상한데? 체리의 존재감이 옅은 것도 아니잖아.”
“가슴이 크긴 하지. 보니까 세실리보다 큰 거 같은데.”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고.”
내가 어처구니 없어 하면서 부정하자 마리가 시시덕거렸다. 새하얀 치아를 다 드러낸 게 장난꾸러기 같다.
“가슴? 푹신푹신한 거 맞지?”
“아.”
하지만 머지않아 아차하는 표정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마리의 대화를 들은 아리엘이 불쑥 끼어들었으니.
더 이상 저택에만 맡길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기숙사로 데리고 온 그녀다.
덕분에 평소와 달리 말조심해야 되지만 단기간에 적응하기는 어렵다. 마리도 본인의 말실수를 깨닫은 뒤 아차했고.
“누가 뿔 달린 엄마보다 푹신푹신해? 뿔 달린 엄마보다 큰 사람은 벚꽃 언니밖에 없는데?”
어느새 마리의 무릎 위로 올라간 아리엘. 뒤이어 마리의 가슴 부위를 꾹꾹 누르면서 입을 열었다.
마치 고양이가 꾹꾹이를 하는 것 같은 모양새다. 물론 입에서 나온 말은 마리의 신경을 건드리기 충분했지만.
“······아리엘. 그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돼요. 특히 같은 여자끼리라도 하면 안 된단다.”
“왜?”
“자존심과 깊은 연관이 있어서 그래. 아무튼 하면 안 돼. 알겠지?”
“하지만 뿔 달린 엄마가 가장 큰 건 사실이잖아.”
그 어떤 말재주보다 팩트가 가장 아픈 법이라고, 아리엘은 순수하디 순수한 얼굴로 의문을 꺼냈다.
마리 입장에서는 눈 밑을 꿈틀거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겠지.
독심술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는 그녀로서는 아리엘의 말이 진담인 걸 알아차렸을 터.
순간 뿜을 뻔했지만 간신히 억눌렀다.
“그, 그건 맞지. 그래도 그런 말은 꺼내면 안 된단다. 알겠지?”
“왜?”
“사람 마음에 상처를 입힐 수도 있거든.”
“우웅······ 알겠어.”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일단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아리엘. 그녀는 마리의 가슴을 쿠션 삼아 등을 기대었다.
마리도 아리엘이 기대자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거나 새싹을 살살 만져줬다.
순간 울컥했겠지만 마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보아하니 최대한 억누른 모양이다.
나는 콩트를 찍는 듯한 두 사람에 잔잔하게 웃다가 슬그머니 쿠키를 건네줬다.
당연하지만 이 쿠키는 아델리아가 직접 구워준 쿠키다. 날이 가면 갈수록 더 맛있어진다.
“이거 먹으렴.”
“와아!”
쿠키를 건네주자마자 아리엘이 환한 미소를 띠며 잽싸게 받았다. 그리고는 입 안에 넣어 오물오물거린다.
젖살이 빠지지 않아 오동통한 볼살이 흔들린다. 한 입 깨물어주고 싶을만큼 귀여웠다.
똑똑똑-
그때 누군가 기숙사 문을 노크한다.
쿠키를 먹느라 바쁜 아리엘을 제외한 나머지가 문 쪽을 바라봤다.
[아이작. 체리 데리고 왔어. 들어갈게.]듣기만 해도 매혹될 것 같은 세실리의 목소리다. 내 부탁대로 체리를 데리고 온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내가 직접 체리를 데리러 가고 싶었으나 그렇게 되면 나와 그녀의 관계가 들통날 가능성이 있다.
들통나도 큰 상관은 없지만 적어도 그녀에게 의견을 물어야 되지 않겠는가.
최근동안 신경 써주지 못한 것도 있고 오늘의 대화를 통해 이것 저것 풀 생각이다.
끼익-
“안녕하세요······”
세실리와 함께 온 체리가 수줍은 건지 아니면 어두운 건지 모를 인사를 한다.
나는 그녀의 인사를 받으며 무슨 변화가 있는지 한 번 훑어봤다.
지난번에는 교복 상의가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외쳤는데 지금은 아니다. 적어도 여유는 있어 보였다.
또한 눈동자에 살짝 빛이 감돌고 있다. 전까지만 해도 어둡고 우울하기 그지 없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나아졌다.
“우와. 벚꽃 언니다!”
“아, 안녕······”
그때 아리엘이 쿠키를 오물거리다가 체리를 발견하고는 크게 외쳤다. 체리는 벚꽃 언니라 부르는 모양이다.
체리도 아리엘을 보고는 흠칫했다가 이내 손을 살살 흔들어줬다. 여러모로 위축된 그녀여도 아리엘의 귀여움 앞에서는 무너졌다.
“저번에 아리엘에 대해 소개했지?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인가?”
“네에······ 그때 제 가슴을 만졌는데······”
“뿔 달린 엄마보다 더 푹신푹신한 언니꺼 만져도 돼?”
“어허. 그거 성추행이야. 그러면 안 돼.”
뒤에서 들린 대화는 무시하자. 악의는 전혀 없는데 그게 더 문제다.
체리 또한 아리엘의 대화를 들었는지 얼굴을 살짝 붉혔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자기 가슴을 가리더라.
아이의 교육을 잘못한 건 엄연히 부모의 책임. 나는 눈을 감으며 조용히 사죄했다.
“······미안. 나중에 교육시킬게.”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약간의 해프닝이 발생했으나 어찌저찌 넘어갔다. 체리는 아리엘의 존재는 알고 있었으니 괜찮다.
이제 남은 건 세상에 아리엘의 존재를 보여주는 것. 그때까지는 정리할 거 다 정리할 계획이다.
우선은 체리의 작품, 붉은 노을을 다시 한 번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지.
바쁘다는 이유로 너무 오랫동안 케어를 못해줬지만, 이건 바쁘다는 핑계를 했으면 안 됐다.
꿈이 한 번 짓밟혔다가 겨우겨우 자라난 체리인데 자칫했다가 불안감을 심어줄 수도 있었으니까.
이건 정말 무책임한 일이며 다시 한 번 내가 얼마나 그릇된 놈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럼 체리랑 이야기하다가 올게.”
“알았어.”
“아리엘도 엄마 말 잘 들어야 된다?”
“··· ···”
아리엘에게 다정히 인사했는데 반응이 뭔가 이상하다. 왜인지 몰라도 어딘가 멍해 보이는 눈이다.
나는 그 표정에 의아해진 것도 잠시, 그녀가 쳐다보고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정확히 체리가 서 있었다. 근데 체리는 아리엘이 아니라 나를 보고 있더라.
“······체리?”
“네······?”
“어······ 아냐.”
뭔가 찝찝하긴 해도 지금은 넘어가자. 나중에 물어보면 되겠지.
이윽고 둘만의 대화를 나누기 위해 방 안으로 들어갔을 때쯤, 아리엘의 말이 귀에 들어왔다.
“우으······ 어지러워······ 저번보다 더 어지러워······”
체리의 속마음은 대체 어떤 식으로 돼 있는 걸까.
나는 무럭무럭 차오르는 호기심 및 궁금증을 억누르며 방으로 들어섰다.
방에는 미리 준비해둔 테이블, 그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다과가 올려져 있다.
또한 체리를 위한 선물인 타자기까지. 이건 세실리에게 따로 부탁한 물건이다.
시간이 시간인만큼 그녀의 작품은 거의 다 완결이 되었을 테고, 차기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타자기를 연습하면 될 터.
그동안 신경 써주지 못 했으니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곁에서 보조해줄 것이다.
드르륵-
“여기에 앉아.”
“고맙습니다······”
나는 그녀의 맞은 편에 앉았다. 이렇게 마주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체리는 다과도 다과지만 작가 아니랄까봐 본능적으로 타자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물론 그녀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도 타자기를 처음 봤을 때 저런 표정이긴 했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그녀여서 색달랐을 뿐.
“그동안 잘 지냈어?”
“네? 아, 네······ 잘 지내고 있었어요······”
“다행이네.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을 때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걱정했거든.”
“······걱정했다고요?”
이해가 가지 않는지 체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자아냈다.
인지조차 못하는 걸 보면 자존감이 회복된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녀답지 않은 말을 하지 않았겠지.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무슨 말부터 할지 고민하다가 우선 사과부터 하기로 정했다.
“그······ 전에 네가 나에게 부탁했잖아. 다 괜찮으니까 버리지만 말아달라고. 그런데 최근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너를 챙기지 못했고······ 신경 쓰지 말라는 말까지 하니까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기분이더라고.”
“··· ···”
“응.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거야. 그동안 신경 써주지 않아 미안해.”
“······저 따위가.”
“응?”
내가 사과를 하자 체리의 반응이 영 심상치 않다. 뭔가 잘못 건드린 느낌인데.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고개를 살짝 떨구더니 우울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감히 저 따위가 선배님을 걱정하게 만들다니······ 죄송해요······”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선배님 입장을 고려하고 편지를 썼어야 했는데······”
“체리야? 똑똑? 거기 있니?”
미치겠네. 무슨 선택지 하나하나가 지뢰일 수가 있냐.
스스로를 자조하는 체리를 말리느라 애를 썼다. 내가 걱정했다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는 큰 민폐였던 듯했다.
자존감이 돌아오긴 돌아왔는데 티클만큼 돌아온 상황.
게다가 나와 관련된 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나락부터 시작하는 중이다.
“너무 그럴 필요는 없어. 버리지만 말아달라는 요청을 난 들어줬고,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너를 멀리 했지. 절대 네 잘못이 아니야. 알았지?”
“네······”
“그, 그럼 원고를 보여줄 수 있어? 완결까지 얼마 남지 않았던 걸로 아는데.”
“완결은 지었어요······”
부럽다. 아니, 이게 아니지.
나는 그녀의 원고지를 받아들였다. 2권 내외로 완결이 된다고 했는데 정말 완결을 지었다.
혹시 몰라 말하는 거지만 체리의 처녀작, 붉은 노을을 다시 한 번은 두말할 여지가 없이 뛰어난 히트작이다.
제논 일대기와 피와 강철에 가려져서 그렇지, 여타 작품들보다 훨씬 많은 판매량을 찍어내는 중이다.
특히 로맨스라는 특징 덕분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지난 레킬리스 공작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을 때, 여성들은 피와 강철보다 체리의 작품을 더 많이 거론했다.
‘로맨스는 남주와 여주가 이어지는 순간 웬만하면 갈등이 없어지니까.’
이런데도 길게 쓰지 않고 빠르게 완결 지은 이유는 로맨스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로맨스는 대부분 짧고 굵은 편이며 억지로 늘려쓰고 싶어도 매우 힘들다.
체리의 작품도 마찬가지.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이어지고 2권만에 완결을 지었지 않았는가.
그 사이에 온갖 다사다난한 사건사고들이 터지긴 해도 여주인공의 활약으로 굳건히 버텼다.
회귀물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 미래 지식. 체리는 첫 작품인데도 훌륭하게 매듭을 지었다.
‘진짜 이런 애가 그냥 그대로 묻혔을 수도 있었다는 거잖아.’
나는 흐뭇하게 웃으며 페이지를 넘겼다. 앞에서는 체리가 내 눈치를 보면서 다과를 오물오물거리고 있었다.
마지막 장면은 임신한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호수를 거닐고 있는 장면이다.
둘이 처음 만났던 그 장소에서, 여주인공이 자신의 비밀을 밝히는 내용. 여주인공 입장에서는 비밀을 밝히는 거라 망설였다.
하지만 반전으로 남주인공은 이미 눈치를 깠다는 것. 전부터 꾸준히 암시를 넣고 있어서 놀랍기만 하지, 개연성이 없는 건 절대 아니다.
그리하여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재차 확인하고 부드럽게 입맞춤을 한다.
여기까지만 끝나면 훌륭한 완결······
[여름이었다.]“······?”
······이었을 텐데.
뭐야,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