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592
■ 591화. 콜 오브 듀티 (3) □ ᓚᘏᗢ
머스크의 제안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카드 게임, ‘콜 오브 듀티’는 예상했던 대로 대박을 쳤다.
솔직히 대박이라는 말조차 부족할 정도로 출시하자마자 어마어마한 판매 행렬을 달렸다.
오죽하면 제논 일대기가 절정을 달릴 때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들어가는 족족 매진된다는 뜻이었다.
[콜 오브 듀티는 새로운 문화로 탄생할 것이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즐겨할 수 있는 놀이.] [게임을 좋아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수집용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피와 강철뿐만 아니라 제논 일대기 카드도 섞여있는 콜 오브 듀티. 제논의 작품이 한데 모여있다.]평가도 좋을 수밖에 없었다. 이 시대 가격으로 50쿠퍼, 원화로 500원밖에 안 하는 카드팩이다.
애들 코묻은 돈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으며 카드의 특성상 희귀한 카드는 더 비싸게 팔 수 있다.
특히 제논 일대기 카드 중에는 등급이 나뉘어져 있다. 극히 희박한 확률로 뽑을 수 있는 황금색부터 시작해 일반적인 흰색까지.
심지어 황금색 카드 중에서도 더 높은 등급이 하나 있다. 이거를 뽑는다면 사실상 전생의 ‘로또’ 당첨이나 다름없다.
그 카드는 황금색으로 ‘칠한 게’ 아니라 아예 ‘도금’을 했으니까. 누군지 몰라도 그 카드를 뽑는다면 인생역전이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출시한다면 또 가치가 하락하니까.’
여기서도 머스크의 상술 아닌 상술이 발동됐다. 도금 카드, 즉 로또 카드는 희귀성 하나로 먹고 살아야 하니 한 달에 3장만 출시한다고.
전생의 초콜릿 공장 영화에서 나올 법한 방법이다. 게다가 제논 일대기는 초콜릿 공장보다 더 뛰어난 문화적 가치를 지녔다.
현재 도금한 카드는 디아볼스 영혼을 섭취한 진, 즉 ‘진: 디아볼스’ 카드다.
나는 물론 머스크조차 어디에서 등장할지 모른다.
[속보! 하디칸 왕국에서 등장한 도금 카드가 등장하다!] [어린아이가 뽑은 진: 디아볼스 카드. 현재 아이의 집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그런데 약 이틀이 지나고 하디칸 왕국에서 진: 디아볼스 카드가 등장했다.
광활한 영토로 유명한 미네르바 제국도 아닌, 작디 작은 변방 왕국에서 카드가 등장한 것이다.
당연하게도 세계적으로 난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운이 없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지도 몰랐던 도금 카드다.
헌데 신들의 행운을 듬뿍 받은 꼬마가 그 카드를 덜컥 뽑았으니 눈이 돌아가고도 남지. 나는 만약을 대비해 당부 섞인 협박을 가했다.
[카드를 이용해 어떤 문화를 만들어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카드를 뽑은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다면, 그 즉시 카드 판매를 중지하겠습니다.]이 당부가 통했던 덕분에 아이와 그 부모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없었다.
솔직히 하디칸 왕국 입장에서도 간담이 서늘했을 것이다. 제논 일대기는 그 나라의 문화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화다.
카드 한 장만 바라보고 입에 거품을 문 사람들이 전세계에 널려있다는 것이다. 작디 작은 변방 왕국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들겠지.
이처럼 해프닝이 발생했지만, 단순히 도금 카드 때문이지 모두가 제논 일대기 하나에만 온 신경을 기울이는 건 아니었다.
전생의 카드 게임을 모티브로 삼은 콜 오브 듀티도 천천히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는 게임이다. 그러나 뚜렷한 컨셉을 잡을 수도 있고, 반대로 마구잡이로 싸울 수 있다.] [미국이 나치 독일의 전차를 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반대로 일본이 소련의 병사를 운용할 수도 있다.] [자유도가 매우 높고 간단해 보이는 게임이지만, 깊게 파면 팔수록 다양한 전략전술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된다.]전생의 카드 게임을 모티브로 삼은 콜 오브 듀티. 여태까지 포커 같은 도박성 게임이 대부분이었으나 콜 오브 듀티는 다르다.
자신만의 덱을 만들어 상대와 대전하는 트레이딩 카드 게임이자 유흥 거리다. 물론 나는 반쯤 손을 뗀 게임이다.
발언권은 무시무시하지만 전반적인 규칙과 밸런스는 머스크에게 맡겼다. 듣자하니 학자를 고용했다나 뭐라나.
[여기서도 피와 강철만의 독특한 매력이 나온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숨어있던 효과가 나오는 건 물론, ‘석유’라는 카드가 중요하다.] [석유를 이용해 강철 병기의 위력을 더욱 끌어올릴지, 아니면 보병을 주로 운용할 것인지.] [이외에 사령관을 이용해 어느 병과의 능력치를 올릴 것인지 설정할 수 있다.] [배경이 되는 ‘전장’ 카드도 마찬가지. 바다와 관련된 전장은 해군의 능력치를 올려주고 육군을 낮춘다. 반대인 경우도 마찬가지. 반면 공군은 어디에서나 능력치가 유지되는 카드로······]생각보다 간단하면서도 복잡한 규칙도 포함돼 있었다. 학자를 고용했다더니 정교하게 짜여진 건 덤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나치 독일 관련 팩이 1티어였다. 아무래도 전개가 전개다보니 어쩔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티거 전차’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티거 전차는 애물단지로 평가받는 중이다.
콜 오브 듀티는 피와 강철의 연재에 따라 능력치가 변화할 예정인데, 초기형 티거 전차 카드는 볼품없는 능력치로 등장했다.
1942년 극후반부터 티거 전차가 연합군에게 있어서 ‘공포’ 그 자체로 등장하는 걸 고려하면 조금 재미있는 현상이다.
[일본은 자원만 잘 굴리면 강력한 해군으로 모조리 쓸어버릴 수가 있다. 군국주의 덕분에 전장의 영향도 적다. 다만······] [다른 나라는 협동 능력치가 있는데 일본은 없다. 일본군의 육해군 대립을 보여주는 것 같다.] [미국의 고유 특성은 민주주의. 하지만 초반에 결집이 되지 않는다는 패널티가 있으며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지는······]나라마다 고유의 특성도 있다. 나치 독일은 초반부에 힘을 실어주는 특성을, 소련은 중반부터 힘을 실어주는 특성을.
미국은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지는 특징이다. 일발역전을 노리면서도 뒷심이 굉장히 강력한 특성.
이외에는 많아서 넘어가도록 하겠다. 내가 카드 게임을 할 것도 아니고 깊게 파고들 생각은 없다.
무엇보다 피와 강철도 수집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예를 들자면······
제논 일대기 카드 다음으로 수집 욕구를 채우는 지도자 카드가 있겠다.
피와 강철 지도자 카드도 제논 일대기 카드와 비슷하다. 높은 등급일수록 색이 다르다.
퓌러 히틀러는 도금 카드보다는 아니어도 극악의 확률로 뽑힌다고 머스크가 알려줬다.
대신 밸런스를 위해서 지도자 능력치는 똑같다. 안 그러면 밸런스가 신들의 품으로 갈 거라나 뭐라나.
아까 말했지만 나는 반쯤 손을 떼고 관망하는 처지여서 고개만 끄덕거렸다. 밸런스만 잘 잡으면 갓겜이 되는 거지 뭐.
하지만 초기 발매라는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려했던 문제들이 터졌다. 애들 코묻은 돈으로도 살 수 있는 콜 오브 듀티.
반대로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몇몇 부자 혹은 귀족들이 콜 오브 듀티가 들어올 때마다 전부 구매해······] [이외에 상단과 접촉해서 공장에서 들어오는 물량은 전부 구입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돈으로 산 건데 뭐가 문제냐는 뻔뻔한 대답. 아이들을 위한 카드 게임이 어른들의 더러운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부자들이 카드를 마구잡이로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상단은 귀족과 연줄이 생기니 이득이고, 귀족은 본인이 좋아하는 카드를 보다 더 쉽게 모을 수 있으니 이득이고.
여기서 도금 카드라도 등장하는 순간 아무리 돈 많은 귀족이어도 막대한 부를 손에 쥘 수 있었다.
이처럼 부를 독점한 자들의 대량 구매도 문제지만, 사실 이건 어느 정도 예상한 바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대량 구매를 막을 수도 없는 것이, ‘공장’의 등장으로 그 이상을 찍는 게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단과 귀족 간의 로비만 막기로 생각하려던 찰나,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일발역전을 노리는 사람들. 카드만 잘 뽑는다면 하루에 번 몫보다 더 큰 금액을 벌 수 있다.] [도박사들의 놀이터는 도박장이 아니라 카드팩. 지나치게 싼 가격이 오히려 도박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학자들은 다음에는 좋은 카드가 뽑힐 거라는 기대심리를 두고 연구를······]단순 유흥 거리로 생각한 카드 게임. 허나 이것이 전생의 악명 높았던 ‘가챠 시스템’으로 변질될 기미가 보였다.
좋은 카드를 뽑기 위해서 하루에 번 몫을 모두 투자해 일발역전을 노리는 사람들.
심지어 카드팩을 골라 등급이 더 높은 걸 뽑는 사람이 이기는 도박도 등장했다.
도박은 고금을 막론하고 종교계에서 강력히 탄압하는 행위.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을 악마에 현혹된 영혼이라며 칭할 정도이니 말 다했지.
이건 머스크조차 예상하지 못한 사태여서 나와 따로 진지하게 논의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에 뽑을 수 있는 팩을 정할까요?”
“그리 된다면 매출이 심각할 정도로 떨어질 겁니다. 어쩌면 애들 코묻은 돈이 아니라 어른들의 돈으로 사야할 거고요.”
“이거 쉽지 않네요.”
다른 건 몰라도 도박만큼은 진중하게 다뤄야 되는 사안이다. 난 도박 중독자를 양성할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다.
하물며 종교계에서 강력히 탄압하는 행위이지 않은가. 지구에서도 금지를 때렸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럼에도 도박 중독자가 꾸준히 양성되고 있다. 신들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정도로 중독성이 심한 유흥이라는 뜻이다.
물론 ‘카지노’와 같은 정식 도박장이 없는 건 아니다. 종교계가 때려잡는 건 골드가 백 단위로 돌아다니는 불법 도박장이다.
이건 전생과 비슷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었으나 문제는 카드팩 그 자체다.
“카드팩을 뜯는 행위 자체를 도박으로 여길지, 아니면 평범한 구매 행위로 둘지가 문제인 거죠?”
“그렇죠. 아이작 님의 눈치를 봐서 그렇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입에 거품을 물고 규제를 했을 겁니다.”
“허, 참······”
나는 팔짱을 끼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다시 강조하지만 진짜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단순히 즐거운 유흥 거리를 추가했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더구나 나는 콜 오브 듀티로부터 한 발 물러선 입장이다.
피와 강철만 꾸준히 연재하고, 어떤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는지만 확인할 계획이었는데 벌써부터 틀어졌다.
‘카드 뽑기를 도박으로 규제하지 않으려면······’
대량 구매를 막는 건 지나친 처사다. 아까 말했듯이 공장 덕분에 매진되어도 금방금방 채울 수 있다.
“음······”
“··· ···”
내가 고민하는 사이 머스크는 두 손을 맞잡으며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표정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나는 한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치다가 문득 기발한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어쩌면 신들의 신앙심을 올려줄 수 있으면서도, 도박과 거리가 멀어지게 만드는 아이디어.
“우선 확률부터 알려주는 게 낫겠네요.”
“확률이요?”
“네. 등급마다 뽑을 수 있는 확률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거예요.”
우선 기대 심리 자체를 꺾어버릴 예정이다.
‘다음에는 반드시!’라는 심리가 아닌, ‘에이. 씨발. 운빨좆망카드. 퉷’이라며 짜증낼 수 있도록.
그리고 나는 여기서 한 술 더 뜰 예정이다. 우선 머스크에게 확률에 대해서 언론에 뿌리라고 한 후, 나는 신전으로 향했다.
이윽고 개인 예배실로 들어서서 루미너스에게 조용히 물었다.
‘성직자들은 보편적으로 운이 좋은 편이죠? 신앙심에 따라서요.’
어느 매체에서나 있을 법한 공식.
[그렇긴 한데······ 운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도 예상하기 어려운······]‘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는 거네요.’
[그렇긴 하지······?]신앙 = 행운 공식을 이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