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610
■ 609화. 보급 (1) □ ᓚᘏᗢ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반년간 200만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일으키며 종료되었다.
극한의 소모전을 진행하던 소련도 더이상 버티기에는 힘들다고 판단했는지 천왕성 작전을 실행했다.
만약 나치 독일의 양쪽 날개가 버텼다면 나치 독일의 승리가 됐겠으나 90만에 달하는 대군은 막기가 어려웠다.
여기에는 물량도 물량이지만 소련의 기만책도 통했는데, 공세가 아닌 방어로 착각하게 만든 후 허를 찌른 것이다.
나치 독일도 바보는 아니어서 본인들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지만 좀 더 신중했다면 역사가 달라졌을지도 모르는 일.
하지만 역사에 만약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나치 독일은 천왕성 작전에 제대로 당해 수십 만에 달하는 병력이 포위됐다.
설상가상 동장군의 도래로 휘발유가 얼어붙고 고질적인 보급 문제를 겪는 등. 사태는 점점 심각해졌으며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
이렇듯 200만에 달하는 소모전 끝에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소련의 승리로 끝났다. 그것도 전세를 뒤바꿀 정도의 대역전승이었다.
[천왕성 작전은 대성공을 이루었지만, 나치 독일의 겨울폭풍 작전은 반만 성공했다.] [겨울폭풍 작전마저 실패했다면 남부 전선은 완전히 소멸했을 것.] [히틀러의 무능함과 고집이 부각된 패배.]그나마 겨울폭풍 작전으로 전선은 유지시킬 수 있었다만 급한 불을 끈 것이나 다름없었다.
전차나 비행기는 공장으로 찍어내면 그만이지만 사람은 그럴 수 없다. 특히 나치 독일은 만성적인 인구 부족을 겪고 있다.
역사에 기재될 정도로 유능한 지휘관들이 줄줄이 튀어나오고, 당대에 맞는 교리를 정립한 덕분에 인구 부족이 가려졌던 것이다.
하지만 스탈린그라드 전투 한 번으로 80만에 달하는 병력이 말 그대로 소멸했다. 나치 독일로서는 뼈아픈 소실일 수밖에 없다.
[보헤미안 상병을 위해 죽을 수 없다. 히틀러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나치 독일의 군부.] [일반인도 밥을 먹지 못하면 힘을 내지 못한다. 전투에 나서는 군인은 두말할 것도 없다.] [히틀러는 정말로 지도자의 그릇인가? 아니면 그저 시대의 폭주에 우연히 등장한 산물인가?]스탈린그라드 전투에 나섰던 프리드리히 파울루스 장군. 그는 자결하라는 히틀러의 명령을 가뿐하게 씹고 항복했다.
겨울폭풍 작전의 실패로 만성적인 보급문제에 시달렸고, 더 나아가 나치 독일에서도 부대를 사실상 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병사들의 사기조차 바닥을 기었다. 날씨는 빌어먹게도 춥지, 배는 고프지, 소련군은 미친듯이 몰려오지.
결국 동부전선에서 가장 전투 경험이 많았던 제 6군이 문자 그대로 삭제됐다.
역전을 당한 나치 독일에게는 어떻게든 숨기고 싶은 패전이겠지만, 규모가 규모다보니 숨길 수도 없었다.
애당초 엎치락 뒤치락하던 전투다. 우리가 이길 것 같다가도 저쪽이 몰려오고, 저쪽이 이길 것 같다가도 우리가 이기고.
이런 식이었다보니 나치 독일도 패전을 숨길 수 없었다. 허나 용의주도하던 나치 독일은 오히려 이걸 이용한다.
[제군은 총력전을 원하는가? 만약 필요하다면, 오늘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도 더 급진적이고 총력적인 전쟁이 되기를 원하는가?] [총통 각하와 함께 조국의 방패로서, 전선의 국방군의 배후에서 그들을 지탱하며, 고통을 함께 하고, 가장 어려운 과업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제군들에게 묻겠다!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총통 각하를 믿고 따르며 그 어떤 고난과 어려움도 이겨낼 각오가 있는가?]바로 그 유명한 괴벨스의 ‘총력전 연설’이 등장한 것이다. 이 연설 한 방으로 나치 독일은 더욱 확실한 전쟁경제를 발동한다.
온 국민이 오직 ‘전쟁’ 하나만을 바라보며 싸우는, 총력전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체제.
나치 독일을 향한 국민들의 광신적인 믿음과 괴벨스의 훌륭한 선동이 합쳐진 결과물이었다.
[혹시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었는가? 나도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나치 독일의 국민이었다면 자진해서 나섰을 것이다.] [나치 독일 국민들은 스스로가 범죄 정권을 돕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다. 프랑스 점령을 기점으로 이미 자정 능력을 잃었으니.] [용서할 수 없어도 멋진 단체라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추종하는 이유가 있다.]독자들도 총력전 연설을 보며 감탄했다. 솔직히 감탄하는 게 당연하다.
자국민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마약이나 다름없는 국뽕과 자부심. 이 둘을 투입시키면서 자발적인 참여로 이끌었다.
이 연설을 기점으로 승승장구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 실제로 제 3차 하르코프 공방전에서 대승을 얻기도 한다.
허나 나치 독일은 끝까지 나치 독일이다. 그 놈의 만성적인 보급 문제로 인해 결국 베를린까지 점령당할 것이다.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끝나기 전, 미국은 과달카날 전투를 마무리지었다.]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회담이 진행됐다. 단, 스탈린은 스탈린그라드 전투로 참석하지 못했다.] [연합국이 원하는 건 무조건 항복. 확실한 항복으로 하여금 또다시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소련이 스탈린그라드에서 소모전을 치르고 있었다면, 미군은 과달카날 전역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당시 미국은 태평양 전선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는데, 심지어 그 마셜조차 유럽에 우선 순위를 두며 뒷일로 미루었다.
이는 응당 당연한 조치였다. 일본은 석유가 없어서 태평양을 건너오는 게 불가능했지만 나치 독일은 아니었으니.
미국으로서는 태평양보다 유럽 전선에 힘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저 회담 이후 막대한 보급이 쏟아졌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스탈린그라드가 소모전의 극치라면, 과달카날 전투는 전쟁이 인간을 광기로 빠뜨리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태평양 전쟁은 유럽 전선과 다르게 서로 다른 인종끼리 맞붙은 전쟁이다.
그러나 그 인종이 일본이었다는 것이 문제다. 군국주의로 무장한 일본은 정말 ‘야만인’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었으니.
반자이 돌격도 반자이 돌격이지만 일본군의 진정한 무서움은 그 야만성에 있다. 중세 시대에서 볼 법한 기사의 용기를 엿볼 수 있다.
저 용기 덕분에 호감을 얻기도 했다. 비호감 콤보 스택을 연달아 터뜨리는 바람에 호감따위는 모조리 없어졌지만.
포로 대우 및 학살, 제네바 협정 위반, 부비 트랩, 포로로 잡혔음에도 자폭 공격 등등. 사람의 탈을 쓴 짐승 그 자체였다.
이건 내가 한국인이라서 그런 게 아니고 실제 역사에서 행한 기록들이다. 죄다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때문에 친절했던 미군조차 일본군은 모조리 죽여야 된다며 이를 갈았다.
[일본군은 당해도 싸다. 미국은 훌륭한 포로 대우를 해줬지만 그들이 던진 건 똥이다.] [나치 독일조차 ‘동급’이라 생각한다면 포로 대우를 적당하게 해줬다. 하지만 일본군은 그런 거 없다.]근대로 넘어가는 이 세상조차 포로는 대우해줘야 된다는 문화가 깔려있다.
기본적으로 ‘인권’ 개념이 일찍 박힌 영향도 있었으며 노동력 및 포로 교환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했으니.
그러나 일본은 다양한 의미로 포로를 공정하게 대했다. 장난감 내지 사냥감처럼 말이다.
문화가 달라서 그럴 수 있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 실제로 말도 안 통하는데 저 놈이 나에게 무슨 짓을 할지 무서웠을 것이다.
다만 일본도 한때 심한 내전을 겪었던 역사가 있었는데 포로 대우가 없는 게 더 이상하다.
그 놈의 사상과 세뇌가 1차적인 문제였으며 전쟁의 가혹한 환경이 2차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피와 강철은 미래의 전쟁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변하지 않는 것도 보여줬다. 그건 바로 보급이다.] [보급으로 병사들이 굶거나 피로를 호소하는 장면이 매번 등장하고 있다. 심할 경우 내부적인 균열까지 야기시켰다.] [그 어느 나라든 간에 보급 문제를 겪지 않은 곳이 없다.]평범한 사람을 광기로 몰아넣는 전쟁들이 각 전선에서 터지고, 동시에 결과도 나왔지만 사람들은 점차 깨닫기 시작했다.
보급이야말로 전쟁의 기승전결과 똑같구나라는 것을. 보급이 없으면 정신력이고 뭐고 없다는 것을.
미국조차 태평양 전쟁 초반부만 하더라도 보급에 애를 먹었다. 무려 그 미국이 말이다.
미드웨이 해전과 과달카날 전투을 통해 제해권을 얻지 못했더라면 차후에도 애를 먹었을 확률이 높다.
일본이 그 전에 자멸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처럼 보급은 미국조차 머리가 터지는 일이다.
[미국은 사실상 세 곳에 보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의 소련, 북아프리카의 영국, 태평양은 본인이 직접. 과연 이게 가능한 것인가?] [군사 전문가들의 대답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 박아······ 판타지니까 가능한 거라며 일축.] [군사 가문의 자조 섞인 비평. 만약 이런 국가가 존재한다면 그 국가는 전세계를 지배했을 것.]그래도 미국이 양면전쟁을 펼치면서도 수월하게 보급하고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사람들은 이게 가능하냐고 군사 전문가에게 물어봤고, 대부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직 기술이 발달되지 않았기에 그런 거겠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더구나 철도조차 제대로 발달되지 않은 이 세상은 현지 조달밖에 답이 없다. 마차로 끌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
[군대는 모든 기술이 총집합된 집단이다. 이만한 보급이 가능하다는 건 기술도 발전됐다는 것.] [기술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부분도 훨씬 진보돼 있을 것이다. 도대체 미군은 어떻게 이런 보급 역량을 구축한 것인가?] [세상 어딜 가나 밥 잘 먹는 군대는 용맹하고 정신적으로 잘 무장돼 있다.] [엘프랑 마족조차 힘든 것이 대규모 텔레포트.]엘프와 마족의 마법도 힘을 쓰지 못 하는 것이 보급 조달이다.
텔레포트는 가벼운 물건이면 쉽게 옮길 수 있지만, 무게가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위험 부담이 커진다.
자칫하다가 그 막대한 양의 보급품이 전부 싸그리 날아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에너지 소모량이 막대하다.
시간이 흘러 좀 더 텔레포트가 좀 더 발전하고 질량-에너지 동등성이 입증된다면 또 모르겠지만 이건 나중으로 넘어가자.
지금 내가 궁금한 건 단 하나다.
“어떻게 그 먼 북부 지대까지 보급을 할 수 있던 거예요?”
“저 말씀이십니까?”
“네. 책 속에 등장하는 마셜과 이름이 똑같은 당신이요.”
마셜(칼라스) 이 인간은 어떻게 그 머나먼 북부지대에 보급을 원활히 해줄 수 있던 것일까.